시리즈 용사는 태어나지 않는다. 만들어진다.


“세계수 혁명당 당대표의 지시를 받았다?”


“…네, 그리고 그녀는 칸틀러의 애착인형이니까 사실상 칸틀러에게 지시를 받은것과 마찬가지에요.”


“하청의 하청이라는 말이로군.”


어느정도 예견한 일이다.


엘프의 우두머리씩이나 된 녀석이 양아치 부류에게 이런 시시껄렁한 일을 직접 의뢰 할 일은 없을태니까.


게다가 이런 더러운 짓거리는 본인 손 더럽히기 싫어서 따까리들에게 넘기는게 국룰이니까.


“그렇다면, 그 당대표라는 년을 족치겠다.”


“…”


“네 년, 뜨끈한 민트초코 햄버거가 식기 전에 당대표년과 관련된 증거를 넘겨라. 녹취록이던 영상이던 그 어떠한 것이라도 말이지.”


“…증거?”


“같은 말 반복시키지마라. 좋은 말로 할 때 내놓도록.”


“…”


마치, ‘그런게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라고 대변하는 듯 한 파충류년의 낯빛.


이 몸이 병신도 아니고, 그런 증거가 있다는 걸 간파하는 건 어려운게 아니다.


오직 영악한 자만 살아남는 이 바닥.


수 십년을 같이 한 형제같은 사이도 눈 돌아가서 뒤통수치는게 일상사인 이 바닥.


믿을 것이라곤 자기 자신인 이 바닥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증거를 남겨두는 건 당연한 생존전략이다.


더더구나 저 년의 상대는 뒷골목의 같은 부류가 아닌 정치권이지 않은가?


수 틀리면 쥐도새도 없이 제거 당할 수 있다는 걸 저 년도 알고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책을 지닌 건 불 보듯이 뻔하다.


그래야 상대방이 함부로 자신을 토사구팽하지 못할태니까.


“왜 아가리를 여무는거지? 당대표라는 년과 동토가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가위치기 조진 사이가 아니면 어서 실토해라.”


“…아…아니, 뭐…뭐라고요…?”


“말 그대로다. 떡정 들어서 말 못할 사이가 아니라면 좋은 말로 할 때…”


“으으어어…!”


“흐음?”


“어…어…음…어어…!”


어라?


잠시만, 이 년 봐라?


가위치기라는 말에 ‘아니, 그건 또 어떻게 알았지?’ 라는 듯 붉게 달아오른 낯색을 띄고있지?


농담 삼아 던진 말에 불과한데, 그 날 밤의 마찰열을 잊지못한 듯 얼굴을 붉히고 지랄이지?


거기다가 암컷 소리를 내면서 다리를 오무리는 이유는 또 무엇이지?


“네 년, 정말 조진거냐?”


“…”


“남극에 사는 화이트베어가 실향민이 될 정도로 비볐냐 이 말이다.”


“…”


“윗주둥이는 다문 주제에 밑주둥이는 닫힐 틈 없이 개같이 해댔군.”


“…”


이 몸의 의도와 달리 개인의 성벽을 들춰버린 상황.


아마, 마왕년이 이 광경을 목도했다면 ‘오호라! 역시 모쏠아다 새끼다운 화법이구나!’ 라며 꼽을 줬거나 혹은…


“용사여, 그대는 고소가 두렵지 않은게냐? 짐이 알기론 그런식으로 막말하다 걸린 소송 건만 수백으로 알고 있다만.”


라며, 쓸대없는 개소리를 시전 했을 텐데…가 아니라…


…이 년, 언제부터 이 몸 곁에 있던거지?


“쿠후후! 쿠후후후…! 왜 이리 못 볼 걸 본 사람 같은 와꾸를 하는게냐?”


“…마왕, 이 몸은 분명히 밖에서 망보고 있으라고 했을텐데?”


“그러기로 했다만, 어디서 모쏠아다 새끼의 저질스러운 성희롱 냄새에 참을 수 없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음흉한 눈웃음을 치는 마왕년.


그 모습은 실로 꼴받기 그지없으나 이대로 한 마디 더 던지다간, 저 년의 페이스에 휘말릴 수 있으니 그냥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왕, 지금부터 심문을 해야하니 초치지말고 얌전히 있도록.”


“쿠후후! 더 이상 심문 따위 할 필요 없다네.”


말을 마치는 동시, 자신만만한 표정과 함께 꼬리 속에서 무언갈 꺼내든 마왕년.


“아…아아앗!!! 그…그건! 분…분명히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겼을텐데…!”


동시에, 그것을 보자마자 동공에 소용돌이가 일어난 파충류년.


“…흐음.”


그 반응을 보니, 그것이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 열쇠라는 걸 단박에 알아 챌 수 있었다.


“마왕, 그런 자료들은 어디서 가져온거지?”


“쿠후후! 2층으로 올라갔더니, 왠 비릿한 멸치액젓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었다.”


“그래서?”


“그 냄새에 이끌려 구석진 격실로 향했더니…이런 자료들이 침대에 덩그러니 놓여 있더구나. 아! 격실 내부 광경은 그대의 상상에 맡기겠네. 참으로 장난 아니더구나.”


이윽고, 파충류년에게 시선을 향한 마왕년.


그 시선이 마치, ‘장난감으로도 부족해서 그런 물건도 쓰는게냐?’ 라고 말하는 듯 비춰졌다.


“…뭐, 큰 일은 침대에서 벌어지는 법이라곤 하지. 아무튼 수고했다, 마왕.”


“쿠후후! 확인해보지 않겠는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으면 당사자에게 물어봐야 할 터이니.”


“당연하지.”


그렇게, 여전히 당혹감에 어버버거리는 파충류년을 뒤로 수정구를 어루만진 이 몸.


파사아아아ㅡ!

 

치지직…

 

치지지직ㅡ!



「흐으읏ㅡ! 」


「여기가 좋아? 아니면…」


「흐으으읏ㅡ! 언…언니…너…너무 좋아요! 조…조금 더 윗 쪽으로오옷ㅡ!」


「후후훗! 자기는 여기가 약하구나?」


「흐헤에에엣ㅡ! 또 가버려어어엇ㅡ!」



“…이런 시발.”


“오호라~ 가위가 닮아서 쇳조각이 될 기세로 비비는구나!”


약간의 노이즈와 함께 재생 된 수정구의 영상.


그 영상에선 차마 말로 형용하기 위험한 그런 뜨거운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쇠가 녹아내릴 온도 2,000℃ 를 넘어갈 정도로 뜨거운 장면이…



「흐읏ㅡ! 언…언니, 저 이…이번에도 잘했죠? 상 주실거죠?」


「물론이지. 우리 자기가 너~무 잘해서 족장님도 기뻐하셨다고?」


「정…정말요?! 그렇다면 저…저도 다음에…!」


「당연한거 아니야? 내가 책임지고 다음 선거 때 텃밭에다가 꽂아줄게~」


「공천으로 또 가버려어어어엇ㅡ!」



마찰열 가득한 가위치기 장면에서 들려온 대화내용.


침대에서 서로 비비면서 나눌 내용으론 뭔가 이상하지만, 더욱 더 유심히 그녀들의 체위…가 아닌 대화에 집중했다.


두 번 강조하지만, 두 년이 흔들어대는 젖탱이와 빵댕이가 아닌 대화에 집중했다.

 


「자기야, 그 녀석은 재대로 마무리 했지?」


「허억ㅡ! 허억ㅡ! 물…물론이에요. 처…처음엔 발버둥을 쳐서 귀찮게 했지만 재…재대로 처리했어요.」


「그래 그래, 여자의 맛을 알아버렸으니까 더 이상 반항 따윈 못하겠지.」


「언니, 그런데 허억ㅡ! 허억ㅡ! 그 녀석을 암…암컷타락 시킨 이유가 있나요?」


「으응? 그게 무슨 말이니?」


「지…지금까지 타겟들은 드…드럼통에 공구리 쳤잖아요? 이…이번엔 좀 달라서요.」


「흐흥~ 우리 자기는 몰라도 돼~」


「흐아아아아아앙ㅡ! 언니이이이잇ㅡ!」



“…”


그렇게, 파충류년의 아헤가오 더블피스와 함께 종료된 뜨거운 그날 밤의 현장.


코 끝을 자극하는 스파이시한 조갯살 냄새에 미간을 찌푸리며 영상의 주인공에게 시선을 향했다.


“어이, 파충류년. 부끄러워서 혀 깨물고 뒤지기 일보 직전이군?”


“…끄으으으!”


“그러게 이런 걸 왜 찍은거지? 하다못해 찍었으면 들키지 않을 곳에 보관했어야지.”


“들키지 않을 곳에 보관한 걸 찾은게 당신들인데…”


“아무튼, 네 년과 미칠듯이 비벼댄 언니라는 년이 당대표 년인가?”


“…네.”


“좋다. 그렇다면…”


이내, 파충류년을 뒤로 마왕년이 챙겨온 서류로 시선을 향한 이 몸.


“…정말 착실하게 뜯어먹었군.”


그 서류는 다름아닌 대금리스트.


날짜와 거래내용, 거래처, 비고란 등등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그런 대금리스트였다.


“흠…”


또한, 대금리스트에 적혀있는 수 많은 명단.


“고블린년의 가설이 틀리지 않았다.”


흐름상 당연하겠지만, 명단은 고블린년이 보여준 기사에 언급된 행방불명된 정치인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다.


물론, 최근에 납치당해서 암컷타락당한 시장의 이름까지 말이지.


“어이, 파충류년.”


“네…?”


“수정구 영상을 아카식 레코드 위키에 초고화질로 올리기 전에 장부의 내용을 설명하도록.”


“…보시는대로, 언니…아니, 당대표의 알선으로 그들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줬어요.”


“무슨 사업자금이지?”


“저…저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어요. 물어볼 때 마다 어물쩍 넘어갔으니까요. 아…아무튼 전 그저 시킨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렇다면, 네 년이 납치하고 암컷타락 시킨 시장의 위치는?”


“그…그것 역시 모르겠어요. 작업을 마치고 그녀에게 인도했거든요. 진…진짜 몰라요!”


저 억울함이 그대로 서려있는 파충류년의 낯색으로 보아 진짜 모르는게 분명하다.


더더구나 영상에서도 비슷한 맥락이 흘러나왔으니까.


‘다소 아쉽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사건의 윤곽이 밝혀졌으니까.’


그렇다.


남은 건, 기승전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당대표를 족치면 되는 일.


사업자금은 무슨 용도이며, 납치당한 이들의 행적은 어디에 있으며, 또한 그들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에 대한 전말.


이 전말은 당대표를 족치는 것으로 밝힐 때다.


“좋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그 년은 어디에있지?”


“그게…”


“호오? 재깍재깍 대답하지 않겠다? 어이, 마왕! 이 수정구 영상을 당장 초고화질로…”


“알…알겠어요! 지…지금 이 시간이면 아마도 뒷골목 유흥가에 위치한 호스트바에 있을거에요!!”


“호스트바? 참으로 난잡한 년이군.”


그리하여 정해진 새로운 이정지.


이제 그것으로 또 다시 발걸음을 향할 때다.


꼬여있던 실타래, 그 실타래 속에 숨어있던 진실.


기승전결을 품고있는 진실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