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관 채널

이름-음양간계(陰陽間界)


창조자: 흑견


세계관 설명: 본래 음양간계의 시작점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행세계였다.

그러나 서기 2015년 8월의 어느 날, 해당 세계에 이변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변화의 시작을 알린 것은 의외로 사소한 이상 현상이었는데, 원래대로라면 어느 정도 노란빛을 띠었을 달의 색이 유난히도 희게 변했던 것.

물론 이 정도는 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었기에 우연히 이를 관찰한 천문학자들도 이를 특별한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기현상은 그로부터 2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 일어났으니.

여전히 창백한 빛을 띠던 보름달의 양옆으로 각각 뷹은색과 푸른색의 또 다른 달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단 하룻밤 사이에 하나이던 달이 세 개로 늘어난 초유의 사태에 세상 만인은 경악했다.

그 다음 날부터 세계의 언론은 이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한 내용을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으로 인해 완전히 마비되었고 종교계에서는 해묵은 종말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또한 자신들이 믿던 진리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각계의 학자들 역시 아연실색하였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점은,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세 개의 달이 유의미한 속도로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본래의 흰 달이 제 위치를 지키는 동안 나머지 달들이 하늘의 중앙으로 모여들고 있었던 것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흰 달을 중심점으로 삼아 세 달이 완벽하게 겹쳐지는 데에는 불과 한 달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고, 바로 그날 밤에 재앙이 도래하였다.

처음에는 난데없이 하늘이 갈라지는 것 같은 굉음이 울리더니, 이윽고 망자들의 혼이 생전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내려와 땅을 가득 채웠다.

이들의 성향은 제각기 달라서 개중에는 산 자들에게 그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거나 선량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한편으론 그들에게 원한을 갖고 해코지를 하는 이들도 존재하였다.

이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비상식적이고 끔찍한 일이었으나, 이후 바다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땅이 융기하며 기후가 수차례 뒤바뀌는 일이 쉼 없이 발생하였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마침내 그 재앙이 일단락되었을 때, 세계의 생명 대부분은 이미 멸절한 후였고 인간의 수 역시 크게 줄어 있었다.

더군다나 이때 죽은 이들은 그 혼백마저 사라졌던지, 망자들의 수 역시 전혀 늘지 않은 채였다.

이에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크게 낙심하였으나, 개중에 몇몇 대담한 이들은 망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각자의 영역을 정하기도 하였다.

비록 당시에는 양측의 일부만이 깨달은 사실이었으나, 재앙의 도래 이후 생자와 망자 간에 육체적 접촉이 오갈 수 있게 되어 더는 망자들이 생자들을 상대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망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협상에 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서로 간의 협상이 이어지고 같은 진영 내에서도 점차 의견이 갈리게 되면서 마침내 양 진영에 각각 다섯 개씩, 도합 10개의 파벌이 탄생하게 되었다.


지리적, 자연적 특성: 기현상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생존 과정에서 특수한 물질들에 동시에 노출되면서 신체적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일단 그들의 체구 자체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으며 노화도 거의 진행되지 않거나 심지어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노화 과정의 역행까지 발생하였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수명과 생식력이 크게 늘었고, 대신 생존에 필요한 칼로리와 수면 시간 역시 그에 맞게 늘어났다.

반면 망자들의 경우 체격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단지 생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오감과 날렵한 몸놀림을 얻었을 뿐이다.

통념과 달리 이들은 주간에도 활동이 가능하며 생존을 위해 음식물의 섭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신 피로가 쌓이면 능력이 저하되므로 가급적 수면은 취해야 한다고.

이들은 변화 전의 인류와 거의 똑같이 생겼으나 체온이 매우 낮고 안색이 창백하다.

이 외에 지리적인 특성 역시 꼽자면 바다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염분이 없는 큰 강과 호수가 늘었으며 기후 역시 전체적으로 온난해지고 지나치게 높은 산과 사막이 사라짐으로써 농경과 목축에 더없이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더불어 생물종의 개변 역시 이루어져, 전체적인 종의 다양성은 이전보다 낮아졌음에도 각 종의 증식 속도는 더욱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망자들 간에 2세의 잉태가 가능해졌는데, 이렇게 태어난 2세들을 아혼(兒魂)이라 부르며 이들은 아동기 때 성장을 멈춘다고 한다.


사회적, 정치적 특성: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대부분의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고, 문명의 산물들 역시 거의 파괴되었다.

지나치게 낮아진 인구 밀도는 하마터면 인류를 부족정 시절로 되돌릴 뻔 하였으나(정확히는 한 번 되돌렸었으나) 머잖아 통합을 이룬 그들은 이내 잠재적 적성세력인 망자들의 제도를 좇아 이전에 보편적이었던 민주정 대신 소수 위정자들이 주도하는 연합 군주정을 채택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양측 모두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며 내부적으로 단합하였으나 양 진영 모두의 분열로 인해 총 열 개의 국가가 형성된 지금에 와서는 그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단합을 하거나 혹은 적대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