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가, 나무라이버들! 나는 나무위키에다가 고악기와 음악이론에 대해서 기여하고 있는 DLtheCreator라고 해! 전공하는 것은 클래식 음악인데,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클래식만 듣지는 않아. 그래서 고음악에서 현대음악, 심지어는 대중음악까지 두루 듣는 놈이야. 전에 [늦깍이 음악가들을 위한 학교, 한국의 콘서바토리에 대해서 알아보자.]라는 글을 읽고 댓글란을 보는데, 누가 이색적인 악기에 대해서 올려달라고 글쓴이에게 요청하더라고! 나도 한 번 이색적인 악기들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 볼까 해.

 

 

 

일단 브금으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 (Freiburger Barockorchester)가 연주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No.1를 깔고 갈게. 왜냐하면 이 곡이 현재 널리 연주되는 거의 유일한 비올리노 피콜로를 위한 레퍼토리거든.(0:35부터)

 

 오늘 포스팅 해 볼 악기는 피콜로 바이올린(Piccolo Violin)이라 불리는 악기야. 물론 이름에서 풍기는 삘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은 음역의 바이올린이야. 위에서 말했던 피콜로 바이올린이라는 명칭은 사실 비올리노 피콜로(Violino Piccolo)라는 명칭과 같이 쓰여. 다른 이름으로는 디스칸트가이게(Diskantgeige)나 콰트가이게(Quartgeige), 비올리노 알라 프란체세(Violino alla Francese, 말 그대로 프랑스 바이올린)라고도 불려. 아마 주위에서 많이 본 적은 없을거야. 왜냐하면 로코코 시대, 즉, 하이든,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시기에 사멸했기 때문이야.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자!

 

 

(위 그림은 지롤라모 아마티(Girolamo Amati, 1551~1630)가 만든 1613년산 비올리노 피콜로)

 

비올리노 피콜로는 높은 소리를 내는 만큼 악기의 몸통이 쪼꼬매. 현대의 기준으로 봤을 떄, 몸통은 1/4바이올린 만하고, 넥은 2/4만해. 쉽게 말하면 어린 꼬꼬마들이 배우는 바이올린만한 크기야. 짐작이 안 간다고? 그럼 이 다음에 보여줄 사진에서 확인해봐.

 

(사진 속의 인물은 그리고리 세두크(Grigory Sedukh), 다만, 사진의 피콜로바이올린은 최근에 칼린 허친스(Karlin Hutchins)가 만든 것.)

 

보통의 바이올린과 크기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어. 이에 대해서는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연주법이라는 책에서도 언급이 되고 있어. 

 

"이 바이올린은 다른 바이올린보다 훨씬 더 높이 조율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피콜로나 하프, 또는 그와 비슷한 악기들과 합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작은 바이올린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모든 것은 보통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대에서 연주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튜닝 자체도 바이올린보다 높게 조율해. 간단해. 보통 바이올린보다 3도나 2도 높게 조율해. 

 

그런데, 여기에서 불편한 점이 있어. 관악기를 하는 나무라이버들은 알겠지만, 관악기는 이조(Transposition)을 해서 연주하잖아? 신기한 점은, 이 악기도 이조를 해서 기보한다는 것이야!

이 악보는 브금을 틀고 있다면, 들었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 1번 1악장의 첫 마디야. A클라리넷을 읽는 방법과 같이, 3도 올려서 읽으면 실제 음이 나와. 이렇기 때문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꽤나 골치아픈 악기이기도 해.

 

그런데, 이걸 염려할 필욘 없어. 위에서 읽었듯이 "작은 바이올린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모든 것은 보통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대에서 연주된다."라고 나왔잖아? 맞아. 바이올린을 하는 사람들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 5번을 생각해봐.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반에 이르러 낭만 시대에 오면서 늘어나는 청중을 수용하기 위해 지은 넓은 홀에서도 충분히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더욱 강한 악기가 필요성이 대두되었어. 그래서 어떻게 하면 소리를 키울수 있을까를 찾던 장인들이 바이올린의 바로크 바이올린에서 목이 더 길어지고, 지판 자체도 조금 더 길어진,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바이올린의 형태를 완성시키게 돼. 보통의 바이올린이 이 협주곡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높은 음역도 쉽게(?) 소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 피콜로 바이올린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고, 결국 묻혔어. 게다가 아래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몸통이 작아서 음량이 비교적 작았기 때문에 도태되었어. 비올족 악기들이 도태된 것과 마찬가지인 이유야.

 

 

 하지만 현대에 와서, 다시 연주되고 잇어. 위에서 보여준 한 사진의 주인공인 그리고리 세두크(Grigory Sedukh)가 이 피콜로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를 하고, 마스터클래스까지 하고 있어. 관심있을 위키러들을 위해, 피콜로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차이콥스키의 '러시아 무곡'과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을 올려두고, 그리고리 세두크의 채널 주소까지 올려놓을게!

 

 

그리고리 세두크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4K6_nn2yLspE1iIGbTTsvQ

 

이 긴 글을 읽어주느라 수고 많았고, 다음 [이색적인 악기들을 알아보자]에서는 무슨 악기를 다룰지 덧글에다가 써줬으면 해! 재미있게 읽었으면 추천 눌러줬으면 좋겠어, 이상, DLtheCreator였어! 안녕!

 

참고로, 이 악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어. 왜냐하면 작은 바이올린은 있는데, 넥이 짧아서 불편하고, 일반적인 바이올린 줄로 하면 이 음가까지 돌리다가 줄이 끊어져서 애먼 돈을 날리게 돼. 아마 외국에 가서 구해오거나, 우리나라에서 주문제작하는 것이 나을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