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십시오.

무엇이 보이십니까?

눈을 아프게 하는 햇빛?

또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달빛?

푸른 하늘과 구름?

아닙니다. 우리가 믿으며 살아온 모든 것들은 거짓 입니다.

눈을 뜨십시오. 

바닥을 바라보십시오.

무엇이 보이십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푸른 초원?

부드러운 모래로 가득한 사막?

또는 딱딱한 돌과 나뭇가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아아- 그들이 경고를 줄 때 우리는 무시했습니다.

하늘의 마지막 경고를 우리는 무시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신의 빛도, 신의 땅도, 쏴르르 흐르는

시냇물도 없습니다.

하늘엔 짙은 어둠 뿐 입니다.

바닥엔 딱딱한 무언가 뿐 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이미 신의 가호를 받지 못하게 된 우리는,

이렇게 숨어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눈을 감아주십시오.

눈을 감고, 모든걸 잊으십시오. 

이 곳은 우리의 유일한 낙원입니다.

진실 따윈 필요 없습니다. 비록, 그 것이 거짓되고

올바르지 않은 길 이더라도, 눈을 감으십시오.

우리에겐 눈을 떠야 보이는 희망과 광명 따윈 없습니다.

아무리 눈을 뜨려고 해보아도 안될 것 입니다.

이제 편히 눈을 감으십시오. 눈을 뜨려고 해보아도

눈은 감아지고 짙은 어둠 뿐 일 것이며, 바닥은 보이지 않습니다. 느껴지는 감촉으로는 딱딱한 무언가라는 것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시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