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길을 잃은 어린양. 당신은 나름대로 착하게 산 모양이지?


그러니까 이런 천국에 온거겠지 뭐.


그래. 틀림없는 천국.


고통도 목마름이나 배고픔도 없고 죽음도 없는


그런 완전한 천국.


그런데 초쳐서 미안한데 당신 지금 X된거야.


여긴 당신말곤 없어. 당신이 할것도 없지.


여기에 영원히 남고싶어? 그건 아니겠지?


그럼 이것부터 보고 밖으로 나가자. 가능하면 빨리.


나 두번 경고 안한다. 시간도 없고.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도 믿고 싶지 않으면 그냥 쪽지를 그냥 아무곳에나 버려.


이 쪽지는 당신의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 사라질거야.


쪽지를 버리고, 뒷일은 내 알빠 아니니 당신 마음대로해.









여기까지 본다는건 나가고 싶다는거겠지? 그럼 잘들어. 무조건 기억해.


0.여긴 당신만의 천국이야. 명심해. 이곳에 당신이 아닌 인간은 존재할 수 없어.


당신이 어디의 천국에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당신의 천국에서 존재할 수 있는건 당신과 천사, 악마뿐이야.


가끔 천사나 악마가 스스로의 모습을 속이고 올때가 있는데


그 어떤 천사도 악마도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속이지는 않거든?


그런데 당신 외에 누군가가 당신에게 다가가서 이곳에 좀 더 남자던가, 혹은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마.


당신은 천국에 와서 이젠 죽지도 않고 고통도 느끼지는 않으니 저 따라다니는 존재가 무엇이든 괴물보다는 낫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곳에 갇혀서 영원히 그것이나 쫓아다니다보면 생각이 좀 달라질걸?


1. 잠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봐.


당신 천국이 어떤 유형인지부터 확인해야하니까.


1-1. 먹구름이 끼여있는 하늘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는 폐허.


당신 운이 엄청 좋네. 당신이 어디로 향하든 얼마 지나지 않아 천사, 혹은 악마와 마주할거야.


그 밖에 널 위협할 것들은 아무것도 없지만 단 한가지. 절대 천사가 네게 말을 걸어오더라도 절대 대답해선 안돼.


이곳은 그놈들의 영향력이 약해. 당신이 정확히 어디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야.


모르니까 아무곳에나 질문이나 말을 거는거지. 혹시나 누군가가 들을까 하고.


근데 네가 그 말에 대답한다. 혹은 먼저 말을 건다?


그 말은 천사들에게 "악마에게 위협받고 있어요 살려주세요."하는것과 같아.


그러면 그 후에는 X된거지. 악마들도 머리는 있어서 굳이 천사들과 마주하는걸 꺼려하거든?


그럼 넌 여기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천국으로 보내질거야.


그리고 천국으로 보내지면 알지? 그땐 탈출구도 없는거야.


악마를 마주했다면 5번의 세부항목에 따라 행동해. 널 안전하게 집으로 보내줄거야. 대가는 좀 받겠지만.


1-2. 끝이 보이지 않은 절벽과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드넓은 평야.


당신은 가장 일반적인 부류의 사람이야. 대부분은 이곳으로 오고, 또 이곳에 갇히지.


걱정마. 내 지시만 따르면 그래도 살확률은 높으니까.


일단 몸에 있는 모든 장신구나 옷을 버려. 가급적 땅바닥에 묻으면 더 좋고.


땅에 묻든 멀리 버려두든 다 끝났으면 해가 떠있는 반대방향으로 걸어가.


명심해. 해가 떠있는 곳 반대방향이야.


1-2-1. 만약 해가 두개가 떠있다면, 해가 떠있는 곳을 유심히 바라봐.


하나가 해의 모습을 한 눈동자라면 서둘러 움직여. 네가 옷을 벗은 시점에서부터 네가 탈출할 생각이라는걸 눈치챘으니까.


1-2-2. 만약 둘 다 해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아무방향이나 움직여.


혹시 알아? 아주아주 적은 확률로 네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지.


1-2-3. 만약 해가 세개 이상 떠있다면 유감이야.


쪽지도 땅바닥에 묻어두든가 버리던가 해. 이제 쓸모 없을테니까.


1-3. 사방이 발목까지 차오른 호수위에 떠있는 기차역.


저런. 당신 선행을 좀 많이했구나? 


당신은 평범한 사람보다 선행을 많이해서 이곳에 도착했어. 당연히 탈출하기도 힘들지.


그래도 걱정하지마. 이곳에 온 사람들중 이곳에서 탈출한 사람이 없지는 않으니까.


당신은 마음내키는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가. 절대 멈추지는 않고.


또 절대 포기하지마. 혹시 알아? 네가 그곳에서 탈출한 행운의 주인공이 될지.


1-4. 새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져있는 신전 내부 혹은1-1를 제외한 신전이 보이는 곳.


축하해. 이 쪽지는 이제 필요없어.


평생 착하게 살았던 자신을 원망하며 신전 안에서 영원히 고통없는 삶을 즐기라고.


2.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어느 시점에서 네 키의 두배정도 크기가 되어보이는 나무가 하나 보일거야.


그 나무아래를 유심히 봐.


2-1. 그 앞에 아무것도 없다면 안심하고 그 방향으로 쭉 나아가.


2-2.만약 어느 부분이 없는 조각상을 마주한다면 그 조각상의 어느 부분이 손상되었는지 확인해.


어느곳을 바라봐도 손상이 없다면, 안심하고 갈길가.


여기서 주의할점은 이 조각상이나 나무에는 절대 손을 대서는 안돼.


그거 신성모독이다. 만지는 순간 이곳보다 더한 곳에서 영원히 불탈거야.


2-2-1. 만약 어딘가가 손상이 되었다면 눈을 감고 그 부위를 공헌한다고 생각해,


그저 생각뿐이면 돼. 너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그나마 네가 없어서는 안될 부위가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라고.


2-2-2. 만약 조각상이 없는 부위가 네가 살아감에 있어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부위(예:머리, 가슴, 상반신 전체나 가슴아래 하반신)라면 그냥 이 쪽지를 나무 뒤 땅에 곱게 묻어둬.


그리고 이 쪽지는 그냥 미친놈의 헛소리로 생각해. 그게 차라리 마음편할거야.


2-3.만약 나무에 기댄 천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축하해. 당신 엄청 운이 좋네. 눈앞의 천사에게 다가가 "가장 오래된 악에게 영광을"이라고 속삭여줘.


천사는 기괴하리만치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네게 거래를 제안할거야.


이때 너는 그 거래조건을 수정하거나, 혹은 제안을 거절할 수 있어.


네가 듣기에 괜찮은 조건이라면 수락해.


다만 이때의 악마는 너의 물질적인것이나 신체보다는, 기억이나 정신적인 면을 원하니 주의해.


궁금하면 해봐. 나야 뭐 네가 껍데기로 남는 말든 상관없잖아? 알려줬음 됐지.


2-4.가도가도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면


희망을 잃지마. 네가 멈춰설때까지 나무가 나올 확률은 언제나 존재하니까.


하지만 너도 사람이니 언젠가는 지치겠지?


그러다가 더이상 도저히 걷지 못하겠다. 이제는 더 나아갈 수 없다.


그러면 쪽지는 그냥 아무데나 버려.


가급적 희망도 같이 버리면 좋고.


3.나무를 지나쳐서 걷다가보면 가끔 주위가 현실로 변하는 때가 종종 있어.


그거 니가 너무 많이 지쳐서 잠깐 머리가 어떻게 된거거든?


제발 그거 믿고 옆으로 빠지거나 멈추지 마라.


아. 설마 천국이 그렇게까지 악랄할까 싶냐?


꼬우면 믿든가 말든가.


거듭 말하지만, 난 네가 여기 남든 말든 상관없어. 선택은 전적으로 네 몫이야.


책임도 물론 네가 지는거지.


4.길을 걷다보면 서서히 이 천국에 네 몸이 물들거야.


너가 먹지 않아도 되고,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지치지 않는다는건 아니거든?


시간끌리면 너만 답이 없어지는데 천국에 너무 오래 있어서 힘들고 지친다.


이러다가 진짜 쓰러질것 같다. 혹은 


그러면 네 몸의 신체부위를 공헌해.


어디든 상관없는데 이왕이면 네 삶에 지장이 없는곳으로.


네가 바친곳의 양에 비례해서 잠깐이나마 괜찮아질거야.


공헌이라고 해서 무서워할 수 있는데 어차피 여기 탈출 못하면 다 의미없다.


당장엔 뭐 티도 안나니 겁낼 필요도 없고.


물론 그렇다고 다 바꿔먹으라는것도 아니다.


자세한건 아래 참고.


5.네가 아주 성실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악마를 마주하게 될거야.


그 악마의 외형은 정말 다양해. 어떤때에는 마치 그림으로 그려낸듯한 악마의 모습을 하고있고,


어떤때는 너에게 친근한 누군가로 보일 수 있고


또 어떤때에는 인간이 아닌 물건이나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을수도 있지.


이제부터 너가 해야할 일은 간단해. 악마에게 거래를 요청해.


그럼 백이면 백 네 정신이나 네가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요청할거야.


혹은 말을 돌리면서 네가 혹할만한 제안을 네게 건넬텐데


이거 호구잡는거다. 넌 무조건 탈출만 요구하고 대가도 신체를 걸어야해.


그리고 당연한 소리지만 네가 가지고 있는 신체만 대가로 걸 수 있고.


내가 위에서 공헌을 많이 하지 말라한 이유기도 해.


공헌한 신체는 네꺼 아니다. 그건 신의 것이지.


5-1. 너가 공헌한 위치를 잘 외워라.


한번이라도 이미 공헌한 곳을 거래 조건으로 꺼내면....뭐 다음은 알아서 생각해라.


5-2. 그리고 악마들은 외부신체 말고 내장도 거래대상으로 걸 수 있는데


정신 못차리고 심장이나 폐 이딴거 걸면 탈출해도 바로 뒤지는거다.


그리고 곧바로 천사앞으로 끌려가겠지. 이번에는 악마와 거래를 했다는 중죄를 지은채로.


아. 그럼 네가 탈출하려고 거래하면 죄 짓는거 아니냐고?


꼬우면 쪽지 버려라. 아직 안늦었다.


6. 악마와 천사를 구별하는법은


간단해. 눈앞에서 공헌을 하면 되니까.


아주 작은 양이라도 눈앞에서 공헌을 하면, 천사는 그 신실함에 네게 감사를 표하며 고개를 숙일거야.


뭐 반대로 악마라면....네가 거래할 수 있는 수단 하나가 줄어든거지.


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다. 부디 그때도 네가 거래로 내세울 부분이 많이 남아있길 빌게.


7. 만약 악마와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면 넌 네 방안에서 깨어날거야.


다만, 네가 거래조건으로 내건 신체와, 네가 신에게 공헌한 신체는 사라져있겠지.


걱정마 고통은 없어. 그리고 애초에, 살았으면 된거아냐?


네가 끝까지 살아남길 빌게.


살아서, 꼭 발버둥치다 희망을 버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