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탄 괴담이란 무엇인가, 애초에 왜 나폴리탄 괴담으로 불리우는가

숲 속의 한 식당에서 나폴리탄이란 요리를 주문했다가 어색해서 재주문하고, 먹고 나오면서 '주방장형냐 머리가 띵해' 라며 지가 먹은게 나폴리탄이었다는 말을 반복하는 글이 유명세를 타면서 나폴리탄 괴담으로 불리우게 된 것이다.


그럼 그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장르가 왜 유명해졌는가

보통 괴담이라고 하면 영적이거나 물리적인 적대 개체에게 위협을 받는 상황을 암시하며 겁을 주기 마련인데, 이 나폴리탄 괴담은 그러한 진부한 귀신, 살인마, 갑툭튀 그런건 일절 없이 독자로 하여금 '도대체 숨겨진 사실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했길래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던걸까?!' 라는 상상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즉 막말로

'나는 산행을 하고 있었다.'

'발소리가 어색하다.'


이 두줄 똥글만 싸질러놔도 독자들이 '왜 발소리가 이상하단거지?' 하면서

- 산이 이세상의 산이 아니라 저승으로 자진입대 시키는 산이라 토양 재질이 많이 다르다

- 뒤에서 무엇인가 걸음걸이를 최대한 맞춰가며 따라가고 있다.

- 주인공은 쥰내 취해서 게슈탈트 붕괴를 겪어 지 발소리도 낯설게 들리는 것이다.

- 주인공 신발이 달라졌다.


이렇게 다양한 해석을 내놓게 된다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기합찬 근본 나폴리탄인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점심을 나가서 먹고있는 듯한 기괴한 말들을 도배해놓고 말미에 다른 누군가 그 상황을 설명해버리면

이는 독자의 상상의 폭이 줄어들게 되는, 즉 어떤 상황인건지 뻔히 보이는 그런 평범한 괴담이 돼버리는 것이다.

아니 그냥 글귀 도배는 평범한 공포물 소재로도 진부한 클리셰이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선 자극 하면서도 상황을 너무 암시 해주지는 않는 문장들이 근본 나폴리탄에 속하는 것이다.


엥? 이거 딱 규칙서 형식 아니냐? 라고 한다면


그렇다, 규칙서 형식 괴담은 나폴리탄의 형식을 제일 맛깔나게 전달해주는, 좋나 나폴괴담의 반항아 같은 초신성이었다.


호텔 근무 규칙서가 큰 돌풍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허나 규칙서는 훨씬 더 진부해져 버릴 수 있는 소재이다.

까딱하면 어떤 괴이의 존재를 또 암시해버리게 된다.


슬승 진부해질 때 쯤 돌파구가 등장했다. 좀 더 자극적이게 가는 것이다.

이건 나폴갤 산행 규칙서의 내용이 짬뽕되어 기억에 남은 것인데


- 해가 지기 전까지 산장을 찾지 못했으면 자유롭게 등산하십시오.

- 정해진 등산로를 멀리 벗어나 원래 길을 찾지 못하겠다면 자유롭게 등산하십시오.


독자로 하여금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가. 어떻게 되는지는 추호도 밝히지 않아 나폴리탄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너 곧 뒤지든지 할거임' 이라는 극단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이런 소소한 요소가 독자에게 큰 인상을 주고, 간만에 흥미로웠다노 하면서 개추를 척 박아주게 만드는 것이다.


그 유명한 짤방처럼 "으악 파란눈의괴물이다 하지만신체부위를하나던져주면살수이써" <- 이런건 이제 더이상 나폴리탄인지도 애매한 것이다.


하지만 근본 나폴리탄도 갈피가 안 잡히고

규칙서 괴담도 진부한 것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강행돌파의 방식으로 상황을 두1지게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장문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진부한 소재인 괴이 혹은 괴이현상도 그 주의사항과 대처방안을 보는 즐거움은 있으니, 설령 상술한 파 란눈괴물은신체부위 해병님을 또 마주칠지라도, 최소한 '여기가 이러이러한 상황이다' 라는 암시를 줄여서 나폴리탄 요소를 나름 확보하고 또 최소한 '현실적이게' 적었다면 이는 호평을 이끌 수 있는 괴담인 것이다.

막말로 아까 공원까지 20km 떨어져있다고 해놓고 거기까지 죽기살기로 달리십시오 하면 그냥 마라톤 선수 아니면 죽으라는 것 밖에 더 되겠는가.


그때 규칙서 형식의 등장처럼 또 어떤 장르가 초신성같이 등장해 독자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즐거움을 선사할지, 최소한 나 자신은 나의 고찰에 충실해하며 글을 싸지르는지 되돌아보는 작금의 나폴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