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지마루 리츠카'는 마술사로는 몰라도 마스터로써는 일류였다.


칼데아 예장의 힘을 빌어서라지만, 수십명의 서번트들을 사역할 수 있는 놀라운 생명력, 재능의 부족에 더해 마법사로 지낸 시간이 짧아 패스가 약한 탓에 전장에 서면서도 냉정한 마음을 유지하며 지휘를 이어나가는 마음까지.


그러나 그 장점이 늘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후지마루 리츠카는 어쩐지 안달나는 듯한 표정을 한 상태로 의료반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넘치는 생명력 탓일까. 아니면 위험한 전장에 뛰어들다 보니 쌓인 스트레스 탓일지도 모르겠으나 리츠카에게는 남들과는 비교도 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렬한 성욕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리츠카가 그 성욕에 휘둘린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가 진실로 성욕에 휘둘리는 이었다면 자신의 주변에 있는 아름다우면서도 헌신적인 여성들의 몸을 범했을 것이나, 그의 강력한 이성은 자신의 욕망에 목줄을 채운 상태로 충분히 잘 제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욕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소리지 결코 해소하기 위한 자위행위까지 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니다.


아니, 아니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까.


후지마루 리츠카는 어쩐지 안달난 듯한 표정으로 중간 중간 마주치는 서번트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며 의료반을 향해 어쩐지 황급한 걸음을 이어나가 문을 벌컥 연다.


"선배?!!"


그러나 그의 상황과는 다르게 이미 의료를 받던 이가 있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신뢰와 믿을 주던 후배, 마슈가 이미 자리에 앉아 무언가 진료를 볼 준비, 혹은 진료를 보고 나온 듯 헐렁한 복장만 겨우 입고 있던 모습을 바라본 리츠카는 크게 눈을 뜨며 노크도 없이 의료반에 들어왔음을 깨달았다.


극상의 여성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희고 아름다운 살결엔 늘 전방에서 방패를 들고 서 모두를 지키는 이답게 붉은 멍들이 나 있으나, 그 멍들은 마슈의 아름다움을 해치긴커녕 오히려 더 가련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된다.


리츠카가 잠시 멍하게 바라본 탓일까, 그 시선을 피하는 듯, 어색하게 자신의 몸을 주변에 있던 천으로 감싸 몸을 가리는 마슈의 모습에 리츠카는 뱃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꼼틀거리는 듯한 감각을 느끼다가 하복부에 강한 통증을 느끼며 넘어지듯 쓰러졌다.


"으윽!"  "선배!"


갑작스러운 통증에 주저앉자 마슈는 놀란 목소리로 달려왔으나, 오히려 그 촉촉하게 물기가 살아있는 분홍색 입술에서 나온 걱정의 말은 그의 통증을 더 가중하는 요소가 되었으니.


침착하면서도 감정이 없는 목소리가 마슈의 뒤에서 울려퍼진다.


"미스 마슈. 다시 돌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시술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뚜벅거리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다가온 분홍빛 머리를 가진 여자. 나이팅게일이 입을 열고 상황을 정리한다는 듯 말을 이어나간다.


"마스터?"


그제서야 바닥에 넘어진 리츠카의 모습을 바라본 나이팅게일은 그를 내려다보며 또 왔냐는 말을 담담하게 내뱉었다.


"지금은 미스 마슈의 진료 탓에 바쁘니 마스터께서는 잠시 대기해주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처치가 전부 끝나자 마자 처리를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냉랭한 말 탓일까.


마슈는 어쩐지 얼굴을 붉히며 선배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둥, 자신의 순서를 양보하려 했으나, 잠시 엎드려 있던 덕에 통증을 지워낸 리츠카는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야. 마슈. 내 상황은 그리 급한 것이 아니니까."


침착해진 리츠카의 말에도 걱정이 되는지 얼굴을 붉힌 상태로 리츠카를 먼저 치료하자고 나이팅게일을 설득하는 마슈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 나이팅게일, 미안하지만 마슈의 치료가 끝내면 내게 왕진을 와 줄 수 있을까?"


"당연히 환자에게 필요한 일이니 당연히 그러겠습니다, 마스터. 미스 마슈, 이리로 오시죠."


그 말에 리츠카의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단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 그제야 마슈의 안절부절 못하던 표정이 진정된 듯 보였고 그래도 왜 아픈지 캐물어보는 마슈의 말에서 도망가듯 리츠카는 등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스 마슈, 혹시 모르니 그분도 불러주시겠습니까? 마스터 왕진이 끝나고 오면 되니 시술이 끝나고 약 삼십 분 후 약속을 잡고 싶군요."

"네...? 하지만..."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단지 위생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니 미스 마슈의 시간을 빼앗을 생각은..."


두 사람의 목소리를 피해 도망가듯 리츠카는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 단단한 철 덩어리의 감촉을 무시하려 애쓰며 방으로 돌아온다.


나이팅게일이 채워둔 정조대의 감촉은 언제나 그러하듯, 그에게 통증과 흥분을 함께 준다는 사실을 억지로 무시하면서 느린 걸음으로 방으로 되돌아온다.





2


리츠카가 이런 정조대를 차게 된 것은 약 한 달 전의 일이었다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특이점을 해결하고 땀투성이가 된 서번트 사이에서 흥분을 느껴 급하게 방으로 돌아와 황급하게 자위행위를 반복하고 있을 때.


분명 잠가뒀다고 생각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나이팅게일에 의해 자위행위를 하던 모습을 들킨 것이다.


"마스터.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그녀의 냉정한 목소리에 방 안을 가득 채워버린 어쩐지 누리끼리한 색이 되어버린 휴지 사이에서 손을 멈추지 않고 자위를 하던 리츠카의 모습을 발견한 나이팅게일은 현 상황의 위생에 대한 상황과 과도한 자위행위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담담히 토로하며 그에게 의료용이라며 정조대를 채운 것이다.


물론 대가가 없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항했겠으나, 정조대를 채우기 전, 나이팅게일의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자지를 훑던 손길에 아무 저항도 못하고 정조대가 채워지는 것을 방치한 것에 더해 쌓일 때마다 '의료 행위'란 이름으로 달콤한 쾌락을 선물받던 일이 반복되자 곧 리츠카는 정조대를 자신의 손으로 벗을 생각조차 못하고, 성욕이 자신을 괴롭힐 때마다 나이팅게일에게 쾌락을 구걸하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리츠카는 자신의 비참한 모습에 어쩐지 부끄러운 흥분감을 느끼며 침대에 누웠다.


오로지 나이팅게일. 그녀의 부드럽고 달콤한 손이 또 얼마나 많은 쾌락을 선물할지.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게 되어버린 상태로. 성기는 비참하게도 발기조차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튀어나와 가슴을 답답하게 두드리지만, 이미 이 기다림을 참으면 쾌락을 얻는다는 사실을 학습한 리츠카의 머리 속에는 지금 이 모습마저 달콤하게 느껴졌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 너머에 하이힐이 또각거리는 소리가 약하게 들리더니. 곧 노크가 울린다.





페그오 해본 적 없어서 안 쓰려다가 갑자기 꼴려서 써 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