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국가


◆ 아르센 왕국

:인간 내면의 선한 감정을 활용하여 싸우는 나라. 흔히 빛의 왕국이라 불림.


◆ 크라인 왕국

:인간 내면의 악한 감정을 활용하여 싸우는 나라. 흔히 어둠의 왕국이라 불림.


2. 세력


◆ 빛의 기사단

:아르센 왕국의 중심 세력. 마법사, 기사, 사제 등 여러 인재가 모여있음.


◆ 심연의 지배자

:크라인 왕국의 다섯 공왕을 지칭하는 세력. 각각 분노, 질투, 음욕, 나태, 탐욕의 욕망을 관장하고 있음.


◆예언의 아이

:전설로 전해지는 아르센 왕국의 구원자. 예언에 따르면 예언의 아이의 명치엔 구원을 상징하는 징표가 새겨져 있다고 함.



[본 이야기]

 

20년 전, 우리는 크라인 왕국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는 주권을 박탈당하고, 많은 선한 사람이 마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들의 더러운 사상과 욕망에 오염되어 인간 이하의 짓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하지만 ‘빛의 기사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제3의 세력으로 거처를 옮긴 그들은 세력을 규합해 독립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 여러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크라인 왕국의 다섯 공왕 중 하나를 사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리더 또한 잃고 말았다.


바로 나의 아버지이자 빛의 기사단장인 발레릭 레오폴드 경.


그가 심연의 지배자와 함께 전사하며 빛의 기사단을 이끌 리더를 잃고 만 것이다.


“여러분, 고개를 드십시오.”


하지만 침체기에 빠진 빛의 기사단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다시 뭉칠 수 있었다.


아버지 못지않게 어머니 또한 강력한 ‘빛의 힘’을 지닌 마법사였으므로.


어머니를 중심으로 세력을 재규합해 여러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그렇게 내 어머니인 ‘소니아 레오폴드’를 중심으로 여러 게릴라전을 펼치던 중.


우리는 판을 완전히 뒤집을 만한 카드를 쥐게 되었다.


크라인 왕국에게 약탈당하던 마을을 구하던 중 ‘예언의 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제 이름이요? 전 아샤예요. 아샤 슈네르데···.”


이제 막 2차 성징기가 찾아와 조금씩 부풀기 시작한 아샤의 가슴.


다만, 그 예쁜 가슴 중앙에 새겨진 또렷한 희망의 상징.


‘구원자’를 상징하는 별과 구름의 문신.


“아샤, 우리와 함께 가자. 우리가 너를 보호해주마.”


그렇게 어머니는 구원자로 성장할지도 모르는 아샤를 데리고 본거지로 귀환했다.


그 당시 아샤의 나이는 15살로, 나와 동갑인 또래였다.


때문에 어머니는 내게 아샤의 안내를 맡겼고.


나는 아샤를 데리고 우리 빛의 기사단의 룰과 생활 양식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아샤는 나와 함께 다니며 점점 빛의 기사단 생활에 적응해갔고, 모두의 기대를 받는 구원자로 성장해나갔다.


‘빛의 힘’에 대한 그녀의 재능이 설로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아샤, 같이 산책이나 할래?”


“응! 좋아.”


그렇게 아샤가 이곳에 정착한 지 4년.


어느새 나와 아샤는 연인이 되어 있었다.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녀의 아름다운 분위기와 외모에 홀렸던 나는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고.


그녀 또한 친절하게 자신을 가르쳐주는 나를 좋아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우린 3개월 전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지금은 이렇게 평범한 연인처럼 손을 잡은 채 데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어른들의 눈을 피해 우리만의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츄읍··· 우움···.


행복하다.


아샤와 단둘이 키스를 나누는 지금.


난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기분이다.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포개지고.


서로의 혀가 뒤섞이며 끈적한 타액이 넘어오면.


마치 생명의 성수를 받아 마시는 듯 내 몸은 고양감으로 차오른다.


이렇게 아름다운, 어쩌면 아르센 왕국의 구원자일지도 모르는 아샤가 내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이 묘한 도취감을 불러일으킨다.


“읍!”


하지만 그때.

 

아샤가 돌연 고개를 뒤로 휙 돌리며 ‘빛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내 황금빛 오라로 둘러싸인 그녀의 빛이 사방으로 퍼지자, 풀숲 한가운데 ‘윽!’하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샤?”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어.”

 

“뭐?”

 

아샤는 턱짓으로 소리가 터져나온 곳을 가리켰다.

 

그녀의 제스처를 이해한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아샤를 따라 조심스레 풀숲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아, 화장실이 여기가 아닌가?”

 

돌연 풀숲 한가운데 숨어있는 괴한이 엉뚱한 소리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는 괴한의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확 올라오는 짜증을 느꼈다.

 

누군가 했더니 빛의 기사단의 골칫덩이인 ‘벅디’였던 것이다.

 

“벅디,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아, 아니···. 화장실을 찾는 데 안 보여서···”

 

“···이 먼 곳에서 화장실? ····너, 설마 우릴 미행한 거야?”

 

“미, 미행!? 참~나. 야, 루이스. 그거 실례다? 그런 식으로 날 자꾸 매도하는 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런 외진 숲에 화장실이 있을 리도 없고, 애초에 여긴 나와 아샤의 비밀 장소다.


우릴 미행한 게 아니라면 절대로 올 수 없는 장소란 말이다.


“벅디.”


그때, 아샤가 표정을 굳히며 벅디 앞으로 걸어갔다.


벅디가 긴장한 표정으로 아샤를 보자, 그녀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휴지는 가지고 왔어? 화장실에 가는데 손에 휴지가 없네.”


“아. 그, 그냥 오줌만 마려워서.”


“그래? 그러면 이렇게 멀리까지 올 필요도 없었잖아. 숲 어디든 소변 볼 곳은 많은데.”


“아··· 그건 그냥, 참을 만해서? 숲 구경도 할 겸, 천천히 싸려고 했지. 그런데 우연히 여기에 와서··· 어··· 그러니까··· 어! 이제 막 오줌싸려는데! 갑자기 팍! 빛의 파동이 날 스치더라고? 아샤, 설마 네가 한 거야?”


“·······.”


“아~ 그럼 안 되지! 아프잖아~? 나 진짜 딱 오줌 싸고 가려고 했는데.”


슬슬 참기가 힘들어진다.


벅디는 항상 저런 식이었다.


어떻게든 잘못을 회피하려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탠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었다.


“···후우. 그래, 아팠다면 미안해. 근데 우리, 데이트 중이라서. 자리 좀 비켜줄래?”


“······.”


“자리, 비켜줄래?”


벅디의 주근깨가 꿈틀거린다.


뭔가 불만이 있을 때 나오는 녀석의 특징이다.


이후에 빨간색 빡빡머리를 벅벅 긁는 것도.


혀를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은 채 돌리며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는 것도.


오랫동안 녀석을 봐오며 알게 된 특유의 습관이다.


이윽고 벅디가 피식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오케이. 오줌만 싸고. 오줌 싸러 왔으니까, 오줌만 싸고. 댓츠롸잇?”


“···그래.”


“오케이. 그럼 나 오줌 싸러 간다. 훔쳐 보지마라~?”


벅디는 궁시렁거리며 구석으로 갔다.


녀석이 점점 멀어지자, 아샤가 내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부들부들 떨리는 내 손을 잡아주었다.


그녀의 포근한 목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잘 참았어. 상대하지마. 우리 계속 데이트하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꽉 쥔 내 주먹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내 마디마디에 끼워 넣어 깍지를 끼워주었다.


분노로 들끓던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아, 방금까지 존나 마려웠는데, 왜 안 나와.”


다만 이어지는 벅디의 혼잣말 때문에 평온을 찾던 표정이 굳어버렸다.


성기를 꺼내도 한참이나 소변보지 못하는 꼴을 보니 역시 녀석은 오줌 따위를 싸러 온 것이 아닌 게 확 티가 나는 것이다.


-쪼륵···.


그렇게 녀석은 억지로 쥐어짜낸 오줌을 우리와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싼 뒤, 빨간 빡빡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마치 시위라도 하는 듯 성기를 과장되게 툭- 툭- 툭- 툭- 툭- 턴 뒤, 허리띠를 채웠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휘파람을 불며 퇴장했다.


-쪼옥.


그때, 내 볼에 부드러운 감각이 느껴졌다.


아샤가 내 볼에 뽀뽀를 한 것이다.


벅디에게 쏠려 있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장난치듯 내게 말을 건네었다.


“이봐요, 루이스 씨. 지금은 저한테 집중하시죠?”


“하하하. 미안 미안.”


다시 화가 가라앉는다.


내 시야에 그녀의 얼굴이 가득 차자.


다시 세상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치. 내게 규칙을 알려준 건 자기면서, 또 규칙을 어기려 하고 있어. 단원끼리 싸움은 절대 금지! 알지? 또 어겼다간 진짜 큰일 나.”


···물론, 알다마다.


하지만 힐끔힐끔 아샤를 훔쳐보는 녀석의 시선이 신경 쓰여 어쩔 수 없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벅디 녀석은 항상 사고를 치던 놈이었고.


나는 녀석 때문에 언제나 곤란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특히 아샤를 처음 발견했을 땐···.’


특히나.


아샤를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녀석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옷이 찢어나 드러난 아샤의 젖꼭지를 멍한 얼굴로 바라보는 녀석의 표정.


노골스럽게도 녀석의 아랫도리는 부풀어 있었다.


그럼에도 녀석은 한참이나 멍한 얼굴로 아샤의 젖꼭지를 빤히 바라보았고.


그 모습이 역겨웠던 나는 서둘러 아샤에게 달려가 내 망토를 풀어 그녀를 가려주었다.


···그런 사건이 있다 보니 이곳까지 우리를 미행한 벅디 녀석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팥빵 사건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다만, 아샤를 향한 노골적인 욕망이 아니더라도 나는 벅디를 원래 싫어하고 있었다.


6년 전 쯤인가 중급 기사단 형이 나와 벅디에게 팥빵 심부름을 시켰는데.


원래는 20실링에 9개가 들어있어야 할 팥빵이 7개밖에 없던 것이다.


그래서 기사단 형이 왜 이것밖에 없냐고 물으니.


벅디는 가격이 올랐다며 이제 20실링에 7개라고 답했다.


-응? 그럴 리가 없는데? 방금 내가 팥빵 먹고 왔는데?


그런데 옆에 있는 다른 형의 증언 때문에 벅디의 거짓말은 탄로 나고 말았다.


이에 심부름을 시켰던 기사단 형은 벅디에게 네가 몰래 2개 먹은 거 아니냐고 따지니, 벅디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런 말을 내뱉었다.


-아! 아니요! 제, 제가 먹은 건 절대 아니고, 루이스가 먹었어요!


내게 삿대질을 하며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벅디.


···당연하게도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같이 심부름을 가던 중 나는 잠시 화장실을 들렸고 벅디가 팥빵을 계산했기에.


몰래 먹은 사람이 있다면 벅디 밖에 없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뻔뻔하게도 그걸 나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던 것이다.


-찡긋! 찡긋! 찡긋! 찡긋! 찡긋!


다만 녀석은 다급하게 내게 윙크를 하고 있었고.


얼마 전에 심하게 혼났던 녀석이 안타까웠던 나는 실은 내가 먹은 거라고 쉴드를 쳐주었다.


그러자 기사단 형은 벅디가 훔쳐먹은 걸 알면서도 피식 웃으며 ‘배고프면 말하지’라고 웃어넘겼고.


벅디도 빨간 빡빡머리를 벅벅 긁어대며 ‘그러게 임마’라고 내 어깨를 툭 쳤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 녀석의 이빨엔, 팥이 잔뜩 끼어 있었다.


‘···후. 생각만 해도 열 받네.’


다만, 녀석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중에라도 나를 찾아와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했다면 괜찮다고 해주었을 텐데.


녀석은 끝까지 자신이 팥빵을 훔쳐먹은 게 아니라며 네가 훔쳐 먹어놓고는 까먹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날 이후 나는 녀석을 구제불능 쓰레기라고 단정했고.


지금까지 담을 쌓아놓은 채 지내고 있다.


“루이스!”


그때.


와락 나를 안으며 내 이름을 부르는 아샤의 행동에 상념이 흩어졌다.


그녀는 뾰로퉁한 표정을 지은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집중 안 해애애~?”


“아. 진짜 미안.”


“치. 그런 녀석 생각도 하지 말라니까.”


“하하··· 미안미안. 이제 진짜 다른 생각 안 할게. 너만 생각할래.”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샤를 끌어안았다.


벅디 같은 쓰레기 따위를 신경 쓰기엔 그녀와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단장님··· 괜찮겠지?”


그때, 아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 얘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내일 임무 때문에 엄마의 상태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괜찮을 거야. 우리가 잘 보필해드리면 되지.”


약 세 달 전.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의 본거지에 잠입을 시도했던 엄마.


다만, 그 임무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필이면 임무를 수행하고 빠져나오던 중 심연의 지배자와 마주쳐 그와 격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단장님은요····?

-······.

-단장님은···. 아니, 엄마는 어디 있죠?


그 결과 엄마는 부하들을 모두 후퇴시키고 자신만 그곳에 남게 되었다.


심연의 지배자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는 기사단장인 엄마뿐이었기에, 시간을 끌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던 것이다.


-단장님은 어디 있냐구요!

-···미안하다.


그렇게 엄마는 실종되어버렸다.


우리는 어떻게든 엄마를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결국 다 소용없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엄마가 상대했던 심연의 지배자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채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라는 소식뿐이었다.


즉, 녀석과의 대결에서 엄마가 승리한 것이다.


-엄마, 제발··· 엄마마저 떠나면, 기사단을 이끌 사람은···.


하지만 엄마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일주, 보름.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우리는 엄마 또한 녀석과의 전투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염두하여 ‘전사’를 가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사단 전체에 침울한 기운이 내려앉을 때였다.


-다, 단장님!


두 달.


약 두 달 만에 드디어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엄마는 녀석과 싸우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고.


운 좋게 어느 힐러의 구조를 받아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만, 워낙에 상처가 깊었던지라 시간을 들여 몸을 회복할 수밖에 없었고.


몸이 완전히 회복되어 안전하다고 판단됐을 때 이곳에 귀환했다고 했다.


-힘이··· 예전 같지는 않구나.


다만 엄마는 그 과정에서 많은 힘을 잃고 말았다.


원래라면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가득 차오르던 빛의 힘이, 아무리 쥐어 짜내도 샘솟지 않는 것이다.


-···괜찮아. 그런 눈으로 볼 거 없어. 이젠 나도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됐잖니. 무엇보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겐 강한 전력이 있고.


다만 엄마는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날이 강해지는 나와 아샤를 믿음직한 얼굴로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제는 너희도 정식 기사단원이 될 때가 됐어. 내가 한 수 가르쳐주마.


그렇게 엄마는 귀환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임무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에게 내려지는 첫 임무를 지도해주기 위해서다.


“보여드리자.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하여 나는 엄마가 보내는 신뢰에 보답하기로 했다.


아샤 또한 나를 끌어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우리는 빛의 기사단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데뷔전을 치를 것이다.




***




“후─욱 후─욱 후─욱 후─욱”


야심한 밤.


농염하게 응축된 가쁜 숨소리가 숲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음탕하고 추잡한 숨소리를 내뱉는 자는 다름 아닌 빛의 기사단의 단장.


소니아 레오폴드였다.


그녀의 고결한 얼굴에선 절대 찾을 수 없을 법한 천박한 표정을 지으며 흥분으로 달아오른 숨을 내뱉는 것이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다만 그녀의 추잡한 행위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평생 자위라곤 해본 적도 없는 그녀가 애액으로 반들반들한 보지를 쑤시며 눈을 까뒤집고 있는 것이다.


-찌쁩.


그리고 그녀의 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돌연 질 안에 손가락을 쑥 집어넣어 헤집기 시작하는 그녀.


이윽고 뭔가가 손에 닿은 그녀는 헤벌쭉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질 깊숙한 곳에 쑤셔박혀 있던 콘돔이 딸려나왔다.


콘돔 안에는 이미 누군가의 정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후후··· 후후후···♥ 후─욱 후─욱”


비정상적인 소니아의 눈빛.


그녀는 자신의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뺐다.


그리고는 남편의 유품이자 레오폴드 가문의 상징이 새겨진 반지를 콘돔 안으로 쑤셔 넣었다.


풍덩- 결혼반지가 정액 덩어리에 빠지며 끈적한 액체가 레오폴드의 상징을 가려버렸다.


“주인님····♥


다만 소니아는 끔찍이도 아끼던 남편의 유품이 더러워졌는데도 상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옷을 벗어 던져 자신의 탐스러운 유방을 만천하에 드러낸 뒤.


분홍빛 유두에 연결된 반지 피어싱을 해체했다.


“후─욱··· 후─욱··· 저는, 주인님의 여자···♥


그리고는 심연의 지배자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반지를 자신의 약지에 끼웠다.


그 상태로 결혼반지가 담긴 콘돔을 입에 문 채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음탕하고 천박한 소리가 숲에 울려 퍼졌다.


“오옷♥ 오오오옷♥♥ 후오오오옥! 오오옥!!♥♥♥


이내 그녀는 절정에 달했다.


항문과 보지를 움찔거리며 소변과 애액을 동시에 분출했다.


“옷♥♥♥ 호옷♥♥ 흐오오옷♥♥


풀숲에 발라당 쓰러진 채 항문과 보지를 움찔거리는 그녀.


그 모습에서 더 이상 기사단장의 늠름한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오직 음욕과 쾌락의 노예가 된, 암캐 한 마리만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그녀는 아랫배에 새겨진 음문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욕망을 중얼거렸다.


“내일, 주인님에게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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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와는 다르게 1화는 자꾸 빌드업으로 끝나네;;;


반응 나쁘지 않으면 본방으로 달려가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