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 이제 그만...그만하자.."

"하...."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는 여자.. 

몹시 지친다는 표정으로 공원의자에서 일어났다. 


"지윤아... 그런의미가 아니고..."


165는 넘어보이는 키에 다리가 늘씬한 여자는 다시 안경을 쓰고

자신의 남자친구인 우석이를 바라봤다. 지윤은 하얀피부에 쌩얼이었지만

그래도..길거리에서 보면 예쁘다, 스타일좋다 정도의 느낌은 받는

외모였다. 


"그렇게 섹스가 하고싶어?"

"아니.. 그냥 나는 너하고 몸과 마음 다 같이 사랑해보고싶은거지 그게 하고싶은게 아니야.."

"그게 그거지.. 그걸 못참니?"

"1년은 참았어.. 4년되니까 못참겠어.."


우석은 답답했다. 4년을 가까이 사귀었고 고무신도 거꾸로 신지않은

그녀였지만.. 그런 고마움보다는 그저 자신과 섹스를 하지않는 지윤이가

너무 답답했다. 



생각해보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것 같았다. 

대학교 2학년 첫 수업에서 예쁘장하고 단아한 외모의 신입생에 눈이 꽂혔다. 

재수를 한 지윤은 동갑이었지만 학번은 낮아 후배였다. 

동갑이라는걸 확인하고 서로 말을 편하게 놓으면서 

수업, 조별과제를 하며 친해지다가 사귀게 되었다. 


그 다음해 우석은 군대를 갔다올 동안에도 

고무신 거꾸로 안신고 기다려준 여자였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윤은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며... 

대학생때 스쳐지나갈 남자친구와 섹스.. 이런건 생각안한다고 했다.

확실히 결혼할 남자한테 최고의 선물을 줄거라고 연애초반 말했는데... 


당시 우석은, 섹스정도야 참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대학교 1학년때 첫 연애때 사귄 여자와의 섹스도 그냥 그랬기에..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4년은 너무했다. 군대 휴가를 나와서도 섹스를 못했으니 

그때부터 우석은 서운함과 분노, 그리고 짜증, 애원 등등 

복잡한 감정이 들며 그녀에게 틈만나면 1년에 3~4번은 섹스하자고 권유를 하곤했다. 

그때마다 이렇게 냉랭한 거절을 받긴 했지만... 




오늘처럼 거절을 하지만.. 지윤도 미안한지 우석을 안아준다.  

하지만 그날따라 우석도 짜증이 치받쳤는지 그런 지윤을 밀어냈다. 


"사람은.. 성욕이라는게 있어... 그게 성욕이 더러운게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과 몸과 살을 맞대고 정서적으로 교감하고싶은거야..

 너도 배워서 알잖아. 어린아이들을 엄마 아빠가

 왜 안아주고 목욕같이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육아법이 있는지..."


"....."


"나는 그게 있다고. 너는 그런데.. 그런게 없다고하니 정말 사람 안같고 너혼자 도덕적이고 고결하고 정말... "


"이건 내 가치관이야. 이걸 뭔가에 비교하면서 나쁘다라고 단정지을순 없어"

지윤은 우석의 손을 놓고는 지친다는 표정을 지었다. 


"벌써 2시다.. 나 이제 연구실 가야해.."

지윤은 폰을 보더니 이제 우석과 헤어지려고 했다. 

멀거니 서있는 우석을 보며 지윤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끌었다. 

"나 연구실 데려다 줘..." 

라는 그녀의 말을 듣고 우석은 정신을 차렸다.

건조하게 손을 잡고 걸어갔다. 




...




과방에 온 우석은 가방을 던지고 한숨을 쉬었다. 뭔가 짜증이 나는데

그때 과방에 11학번 형이 들어온다. 

"뭐하냐?"

"그냥 있어요"

"미친 ㅋㅋㅋ 취업준비안하냐?"

"하고있어요"

"어디가려고"

"합격시켜주는회사요"


형이 자리에 앉더니 툭툭 물어본다


"뭐 좆같은일 있냐? 표정이 영 씹창인데?"

"아오... 지윤이랑 방금 좀 싸워서 그래요"

"음...? 왜 싸웠는데"

"아 뭐 그런게 있어요"

"사랑싸움ㅋㅋㅋ 좋을때다"


우석은 갑자기 몸을돌려 형에게 물어봤다

"아니 시발... 형은 형 여친이 섹스는 결혼후에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요?"

"안만나지~"

"사귀는데 그러면요?"

"헤어져야지. 시발 야. 섹스도 못하는데 왜 사귀냐? 

섹스못하게하는 여자는 그냥 사람말할줄아는 애완견이야. 너 애완동물하고 섹스하냐 안하냐?

안하지? 딱 그거야"


우석이 ㅋㅋㅋ거리며 웃었다. 

"그럼 형은 섹스하려고 사귀어요?"

"섹스[도] 하는거지 섹스[만]하는건 아니고"


우석이 별 말이 없자 형이 킥킥댄다

"왜 지윤이가 안대준대?"

"뭐.. 그렇죠.."

"대주다가 갑자기?"

"아니... 뭐... 4년간 한번도 안하는 혼전순결 주의자니까.."


형이 푸하하하 하고 웃는다. 

"씨발 담배나 피러가자"


형은 우석을 데리고 과방 옆 베란다로 갔다. 

학생회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며 형이 진지한 조언을 해준다

"니가 매력이 없는거거나.. 분위기를 못잡는거거나.. 그런건 생각안해봤어?"

"뭐.. 그런건 해봤죠.. 같이 여행가서 와인도 마시고.. 

분위기잡고.. 키스까지는 어떻게 갔는데 몸에 손을 못대게 하니까...."



"뭐... 답 없네..."

"제일 뭐같은게요.. 자기는 성욕이 없는걸 우월하다고 느끼는 그 태도가 좆같아요"

"응?"

"그런 욕구 하나 못참는 개변태 발정난 개새끼처럼 절 만든다니까요?"

"호오... "


담배를 쪼오오옥 빨고 형이 꽁초를 끈다. 


"야.... 술을 진탕 먹여봤니?"

"네.. 근데.. 그때 한번 해보려다가.. 강간죄로 신고한다고 하더라고요"

"하..."

긴 한숨을 쉰 형이 우석의 어깨를 툭툭친다. 


"내가보기엔 처음에 잘못 끼우긴 했다. 그냥 헤어지지 왜.."

"기다린게 아까워서요.. "

"매몰비용이구만.." 

"그리고.. 군대도 기다려준 여잔데.. 이걸 이유로 헤어지는건 좀.."

"좀?"

"좀 그래요. 어쨌든 다른 사람들은 저새끼 고무신해준 여자를 차네.. 이럴꺼아닙니까"


형은 담배를 한개피 더 꺼내 피운다. 


"그... 영화중에 내 아내의 모든것이었나.. 거기서보면 이선균이.. 아내 이혼하려고.. 제비 붙여서 꼬시거든.."

"근데요?"

"니 여친도 훈남, 모델, 잘생긴 남자 붙여서 꼬시게 해봐. 그리고 헤어지면 되겠네.."

"아유..."

"꼬셔서 흔들리면 그거가지고 -야 쟤는되는데 난 왜안돼? - 

하고 비벼버려도 되고.. 2지선다를 할수있는거지. 지금같은 원웨이티켓으로는 답이안나와"



...




우석은 집에가면서 형과 했던 이야기를 곱씹었다. 

뭐 좀... 그런게 효과적일까 하다가도.. 지하철에서 보이는 수많은

커플들을 지켜보았다. 

'지금은 다들 저래보여도... 모텔에서 서로 앙앙대고 하고 그러겠지'

커플들이 부러워보였다. 아까 형이 했던말때문일까.. 

커플의 남자들 얼굴만 주욱 보면서 귀가하는데..

잘생긴 남자, 못생긴 남자, 키 큰 남자.. 몸매좋은남자.. 등등 별별게 다 보였다. 


우석은 집에 도착해 침대에 몸을 뉘었다. 천장의 무늬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문득 대학교1학년때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생각이 난다. 

지금 지윤이랑 사귄지 2달쯤 됐을때.. 도서관 입구에서 새 남자친구와 엄청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는 모습.. 

'뭐.. 걔도 남자친구랑 섹스했겠지...' 하는 상상, 

그리고 다른 남자와 뒹구는 전 여친을 상상하니 괜히 기분이 울렁거리고 이상했다. 


지윤과 헤어지는 상상도 해봤다. 헤어지고.. 새 남자친구... 

뭐 그래 연구실 대학원 조교오빠나 동기와 눈이맞아서 사귀고.. 

근데 그새끼가 씹마초적이라서 그냥 따먹어버리고.. 

나와는 안했는데 그 누군가 가상의 미래 남친과 섹스하는 상상을 하니 흥분이 되면서도 열이 받았다. 


'뭔 상상을 하는거야..' 하면서 우석은 도리질을 했다. 

하지만... 형이 아까 이야기해준... 다른남자에게도 철벽일까? 하는 의구심은 계속 따라다녔다. 

우석은 멍 하니 천장을 보다가.. 자기 친구들과 지인들 중, 제일 잘생긴 놈을 생각해냈다. 


'고등학교 동창인데 지금 엄마 사업 물려받아서 미용실하는 성규가 제일 잘생기긴 하지..'


성규라고.. 고등학생때 2, 3학년 같은반인 친구가 있었다. 

걔는 일찌감치 학업을 접고 엄마 사업 물려받는다고하여 미용의 길로 간 친구였다. 

동작구 어딘가에서 미용실 하나 하는데.. 걔는 옷도 잘입고 스타일도 좋고, 

그리고 작업수완이 좋아서 이미 대1때 10명을 따먹었다고 자랑하던 놈이었다. 미용실 누나들도 왕왕 따먹고.. 부러워했는데.. 


잘떡잘이라고 잘생긴놈이 떡도 잘친다는 말처럼 그 놈이 생각났다. 

우석은 성규에게 전화를 해봤다. 친한 편이라 지난달 즈음

같이 술마시고 노래방가고 친구 해병대 배웅해주고.. 한 기억이 났다



"어? 우석아 "

"야 잘 사냐?"

"나? 뭐 깍새가 다 그렇지 뭐"

"ㅋㅋㅋㅋ 깍새가 뭐냐 깍새가.. 잠깐 통화 돼?"

"아, 지금 곧 예약손님 오실거라.. 이따 전화줄게"


우석은 성규에게 전화를 끊고 다시 천장을 보고 누웠다. 

지윤을.. 성규의 미용실에 보내고... 거기를 몇번 가서.. 

거기서 지윤이 어떻게 될까.. 를 상상했다. 

그녀가 나와 똑같이 성규에게 철벽을 치면.. 좋은건가 나쁜건가

아니, 넘어가면 좋은건가 나쁜건가 잘 모르겠지만.. 

지루해진 4년차 연애에 일종의 테스트다 생각하고 비벼보기로 했다. 



2시간 뒤 성규에게 전화가 온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우석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목적을 말했다. 


"야... 내 여자친구좀...."

"여자친구좀? 뭐 파마 싸게 해달라고?"

"아니 아니.. 내 여자친구좀 꼬셔줘.."

"뭐?ㅋㅋㅋㅋ"

"그러니까...."

우석은 성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4년가까이 사귀었는데.. 

못했다는 내용... 근데 이게 거짓말같기도 하다..재수할때 사귄 남친이 있었다는데... 

걔랑 해본게 아닐까 등등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다 털어놨다. 


"허허..."

"좀 꼬셔봐보라고... "

"좋아.. 근데 만약에.. 내가 그 여자친구랑 잤다고 치자. 너 감당할수있냐? 나 죽이려는거 아니지?"

"안그래 그냥 여자친구를 시험해보고싶은거야"

"뭐.. 좋아.. 아 근데 괜히 이러다 좆같아지는거아닌가..."

"뭐가?"

"친구의 여친 아다 따먹은 새끼 되는거지 내가..."

"내가 원한거니까 그리고 둘이 비밀로하면 되는거아닌가.."

"그럽시다.... ㅎㅎㅎ 실패할수도 있으니까 염두에 두고" 

"알았어"



우석은 이번주 토요일 오후, 지윤과 함께 미용실을 가기로 했다. 

약속을잡아놓고, 예약을 미리 하고.. 성규와 전화를 마무리지었다. 



...




"이번주? 갑자기?"

"응.. 미용실 예약해놨어. 너 지난번에 머리숱도 빠지는거같고 

두피도 간지럽고 머릿결도 박살난거같다며.."

"뭐... 공부하고 랩생활 하니까.. 관리할 틈이 없지 뭐... 돈도 돈이고"

"가자 같이... 엄마친구분이 하는 가게라, 싸게해주신대"

"알았어 ㅎㅎㅎ"


지윤은 괜히 기분이 좋았다. 우석이와 엊그제 싸운게 내심 마음에 걸렸는데, 

그래도 자기 머리 하러가자는 그의 말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토요일이 되었고, 우석은 지윤과 만나 성규가 기다리는 미용실로 들어갔다.  

큰 미용실이었다. 화장, 메이크업, 신부화장, 네일도 다 하고.. 

두피관리 스트레스 관리까지 다 하는 곳이었다. 



다양한 미용을 해주는 곳이라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안내해주는 여자가 나와 이름을 물어본다. 

"이우석으로 예약...했는데요"

"아... 네 박성규 선생님..앞으로 예약하셨네요"

"네.."


여자는 안쪽으로 들어가 선생님을 부른다. 훤칠한 키의 남자가 나와

손을 털며 웃는다. 


"처음오셨죠?"

"아.. 네"


정신없는 안내에 지윤은 가운을 입고 머리를 올린뒤.. 성규를 따라갔다. 

우석도 성규를 따라 바로 옆 샴푸실과 케어실로 따라들어갔다. 


"두피 마사지 하고.. 샴푸.. 오일케어.. 그렇게 할게요"

"네..."


"남자친구분은 밖에서 기다려주세요"

"네. 이따봐 지윤아"

"응"


성규가 케어실 옆 의자를 가리킨다. 우석은 별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물 소리가 들린다. 성규는 지윤의 머리에 손을 넣어 머리카락을 만졌다. 

어떻게 할까... 하면서 일단 대화로 긴장을 풀기로 했다. 

가벼운대화, 그리고 두피마사지, 목 뒤근육 풀어주는 마사지 등...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확실히 이런 서비스업을 오래 한 탓에 대화나 웃음 매너도 탁월했다. 


"남자친구랑은.. 오래 사귀셨나요?"

"네.. 한 4년쯤..?"

"와... 공부하면서도 연애라니 대단하네요"

하면서 손으로 두피를 자극했다. 누워있는 지윤이 인상을 쓴다

"여기가 좀 아픈가요?"

"네..."

"대학원생이라더니 머리 많이쓰시나보네요"

"ㅎㅎㅎㅎ"

성규는 부드러운 손길과 미지근한 물로 그녀의 머리...뒤통수.. 

그리고 목 뒤까지 풀어줬다. 그리고 귀와 관자놀이를 매만지며.. 두피 마사지를 이어갔다. 

지윤은.. 누군가가 자신의 목, 귀.. 관자놀이와 두피를 이렇게 부드럽게 만져준적이 없었는데 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왔다. 


'아... 기분 좋아.. 나른해'

지윤은 성규의 손에 몸을 맡기고 두피마사지를 즐겼다. 처음에는 머리가 아팠지만 이제 아픈것보다는 말랑말랑한 손길에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마에서부터 정수리까지 눌러주면서 목까지 근육이 이완되며 붕 뜨는 기분좋은 졸음이 몰려온다. 


"음..?"

성규는 피식 웃었다. 지윤이 그대로 잠들어버린것이다... 그래도 마사지는 계속 했다. 눈썹이.. 참 예쁘고 코도 예뻤다. 안경을 벗기니 더 예쁜얼굴같은데.. 이 여자.. 어떻게 꼬시지.. 하며 고민했다. 코스를 다 하고 찬물로 바꾸자 지윤이 흠칫 하며 깼다. 


"아...ㅎㅎㅎ 잠들어버렸네요"

멋쩍게 웃는 얼굴도 예뻐보였다. 성규는 살짝 웃었다

"다들 이거 하다보면 스트레스 많으신분들은 잘 주무시더라고요"

"아...네.."

"머리 말리고 오일케어 할게요"

성규는 지윤을 일으킨 뒤 수건으로 머리를 꽉 짜고.. 드라이를 해주었다. 나른한 기분이 계속 들었는데, 그 상태로 목 뒤쪽을 한번 더 주물러주었다. 

"어때요?"

"좋아요.. 시원하네요.."



...



두피마사지와 머리 영양주는게 끝나고 입구에서 성규가 나와 우석과 지윤을 배웅했다. 

"다음번 예약은 언제... "

"한번 아니에요?"

"이거 10회권이라... 9번 남았어요"

지윤은 우석을 쳐다보더니.. 카운터 앞 달력을 본다

"목요일 오후..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우석은 지윤에게 목요일을 가리키며

"나 이날 약속있는데, 혼자올수있지?"

"응"

목요일 오후로 약속을 잡고 미용실을 나왔다. 지윤은 기분이 좋은지 우석앞에서 머리를 찰랑거린다. 

"봐바봐바 전지현 엘라스틴같지? 빤딱빤딱하지?"

"ㅎㅎㅎ 그래 예쁘네 머리"

"아니 아까.. 마사지받다가 나도모르게 잠이든거야 ㅎㅎㅎ"

"오옹..."

"저 선생님 손이 아주 부드럽고 잘하더라고..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ㅎㅎㅎㅎ"

"나 스트레스 많이받고 그래서 두피가 아픈거래.. 다음번엔 덜아플거라던데"

"그래? 다행이다"


우석은 지하철역에서 지윤과 헤어졌다. 지윤은 학교근처 자취방으로 가고.. 우석은 집으로 갔다. 가는길에 성규와 통화했다

"야... 의외로 쉬울수도?"

"응?"

"다음번엔 두피마사지 - 목마사지 -얼굴 마사지.. 하고, 다다음번엔 뭉친거같다고 오일마사지를 팔, 다리 해줄거야.. 네일도 해주고.. 그러다가 전신마사지 하면서 성감대 자극하면서 반응 보면 될거같은데?"

"그리고는?"

"그 다음 내가 밖에서 따로 만나야지.. 만나서 또 뭔가 해보려고 ㅎㅎ"

"그래 알았어"



우석은 전화를 끊었다. 성규의 저 자신만만함이.. 기대되면서도 행여나 너무 쉽게 지윤이 넘어갈까 걱정도 되는 복잡함이 배를 채웠다. 






========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성규가 인사를 받아준다. 지윤은 빙긋 웃으며 가방을 내려놓는다. 카운터 여자가 나와 그녀의 짐을 보관해주고 가운을 입혀준다. 


"안으로 가시죠.."

지윤은 지난번 받았던 두피마사지를 또 받았다. 누워서 머리 감겨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공부이야기.. 고민들.. 여러가지 이야기를 성규와 나눴다. 성규도 말재주가 없는편이 아니라서 대화는 잘 이루어졌다. 


"오늘은 잠드시면 안돼요 ㅎㅎㅎ"

"네...ㅎㅎ"


지윤은 부끄러운듯 웃었다. 성규는 누워서 웃는 지윤을 보더니 다음 수를 쓰기 시작했다. 


"얼굴에 특히 미간에 주름이 살짝 보이네요?"

"네?"

"안경쓰셔서 그런가.. 안경 밀어올리거나 인상쓰는 버릇있으면 여기 주름이 생겨요"

"아... 네..."

"오늘 두피 해드리고, 제가 얼굴 마사지 가볍게 해드릴게요. 괜찮죠?"

"네네..괜찮아요"


성규는.. 두피마사지를 마치고.. 안쪽의 마사지베드로 안내했다. 

보송보송한 수건이 깔려있는... 지윤은 마사지를 처음 받아보는데..

신기하기도 기대되기도 했다. 


카운터의 여자가 수건과 오일을 가지고 들어온다. 

"누우세요"

하더니 이것저것 깔아준다. 곧이어 성규가 들어왔다. 


"볼하고 턱, 그리고 미간 주름 마사지 해드릴게요. 집에서도 간단히 하시면 좋아요"

"네..."


성규는 섬세한 손길로 지윤의 얼굴과 턱, 그리고 이마를 마사지했다. 

눈을 감은 지윤의 모습을 한참 내려다봤다. 이 여자를 꼬셔야하는데.. 

라는 고민이 들다가 잊어버리기로 했다. 강박에 사로잡히면 오히려 될것도 안된다고 느꼈다. 


"몇살이세요?"

"25살이요.."

"아.. 저와 동갑이네요?"

"정말요?"

"25살인거에 비해 피부가 아직 어려요"

"그런가요.."

"보통 화장 많이하면 피부가 건조한데, 수분은 참 많네요..."

"화장 잘 안해요 선크림정도만 바르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풀어준 성규는 좀더 속도를 늦춰

부드럽게..얼굴을 애무한다 생각하고 눈꺼풀.. 눈썹을 만졌다. 

지윤은 그 손이 너무 부드럽고 폭신해서 기분좋은 한숨을 쉬었다. 

몽롱한 느낌이 오래갔다. 


"끝났습니다"

"네.."

"좀 피곤하시면.. 잠시 누워계실래요? 어차피 뒷손님예약까지 좀 있어서"

"네..."


성규는 마사지실에 커튼을 치고 밖으로 나왔다. 카운터 보는 여자는 커트 손님이 와서 머리를 잘라주고있었다. 성규는 서랍에서 아로마 초를 꺼내 불을 붙인뒤 마사지실에 넣어놨다. 


누워있는 지윤 옆에 인기척이 나서 눈을 떴다. 성규가 향초를 넣어두고 있었다. 

"좀 쉬세요"

"네.."



....



"어떠셨어요?"

"괜찮았어요"

"ㅎㅎㅎ 다음 예약은 언제...로? 하실래요?"

"어...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월요일로 할게요"

"아, 월요일 저희 정기휴무인데.."

"그럼 일요일 오후는 어때요?"

"네 그럼 일요일.. "


다음예약을 잡은 지윤은 가벼운 걸음으로 미용실을 나왔다. 성규는 창 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본 뒤 우석에게 전화를 했다. 안받는다. 문자를 남겼다. 


[야, 일요일에 오일마사지해서 할거니까.. 토요일이나 금요일에 빡센 몸쓰는 데이트라도 좀 해라]


하고... 보내놨다. 




우석은 수업중이라 전화를 못받았는데 문자가 날아왔다. 대충... 작전대로  지윤에게 토요일 볼링을 치러가자고 했다. 그녀는 별다른 의심없이 볼링을 치러갔다. 간만의 볼링이었다. 지윤도, 우석도 그날은 볼링을 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4게임이나 쳤다. 




...



일요일 오후, 지윤은 우석과 함께 미용실을 같이 찾았다. 

그날도 두피마사지, 오일케어.. 그리고 얼굴마사지까지 같이 했다. 목 뒤를 주물러주는데 성규는 짐짓 모르는듯 물어봤다


"목이 좀 뭉치셨는데... 여기 어깨까지.."

"아..."

"운동하셨나요?"

"어제...볼링 쳤어요"

"갑자기 근육을 써서 그런가... 많이 뭉친거같아요.."

"마사지도 할줄 아세요?"

"미용마사지 정도..? 부기 빼는거 정도는 해요"

"아..."

"괜찮으시면 여기좀 풀어드릴까요?"

"네..."


마사지베드에 엎드리라고 한 뒤, 성규는 부드럽게 어깨를 주물렀다. 


"흐으응..."

"아파요?"

"조금요..."

성규는 그녀의 어깨와 팔을 마사지했다. 확실히 왼팔보다는 부어있어서 마사지로 부기를 빼는, 그런 마사지로 부드럽게 매만졌다. 


"흐응.."

"흑...!"


하는 신음소리가 난다.  밖에 앉아있던 우석은 지윤의 신음소리가 들리자 흠칫 놀랬다. 물론 고통에서 나오는 소리였지만.. 그녀의 신음소리는 사귀는동안 처음 들어본것 같았다.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신음소리에 살짝 발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더 들리진 않았다. 


"많이 아프네요.."

"ㅎㅎㅎ 평소에 근육들이 많이 뭉쳐있나봐요.. "

"맞아요. 저 피곤하면 다리하고 팔 몸 잘 부어요"

"자주 마사지 받으셔야겠는데... "

성규는 어깨를 주물러주며 제안을 하나했다

"내일... 내일.. 휴무긴 한데 나오시면 제가 오일마사지 해드릴게요"

"괜찮아요?"

"네 그냥 해드릴게요. 저만 나오면 되니까..."


지윤은 눈을 감은채로 내일 일정을 생각했다. 특별한건 없다. 오전에 시간이 비기에, 오전에도 되냐 물어봤다. 성규도 오전은 괜찮다고했다. 

마사지를 끝내고 나오자 우석이 서있었다. 


"왜 서있어?"

"그냥ㅎㅎ 잘 받았어?"

"응.. 내일 오전에 또 오래.. "

"그래..뭐.."

뒤에 성규가 나온다. 손에 화장품같은게 들려있다. 


"아 손님.. 이거 챙겨가세요"

"이거 뭐에요?"

"두피 에센스에요. 머리 말리고나서 두피 건조해지니까 이거 뿌리세요. 서비스로 드리는거에요"


성규의 호의에 지윤이 빙긋 웃는다. 감사하다며 인사를 한 뒤

가방에 에센스를 넣었다. 


우석은 지윤과 함께 미용실에서 나왔다. 헤어진 우석은 집에가면서 성규와 통화했다. 

"내일 뭐할거야?"

"마사지...를 빙자한 성감대 자극이지 뭐..."

"내일..."

"내일?"

"몰래 녹음좀 해줄래?"


우석의 부탁에 성규는 점점 이상해지는 친구가 낯설었다. 

지윤...이라는 여자... 자주 보니 예쁘긴 했다. 눈썹도.. 눈도.. 특히

눈이 예뻤다. 군더더기없는 몸도.. 지금 자기 여자친구보다 솔직히

키나 길이, 비율은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 뭐..."



...


월요일 오전, 지윤은 성규의 미용실로 갔다. 클로즈 라고 걸려있었지만 문을 밀어보니 문이 열린다. 성규가 간단한 청소를 하고있다. 

"안녕하세요"

"오셨네요. 잠시 기다리세요"


지윤은 그날 자기때문에 출근해준 미용실 선생님에게 미안해서 커피를 두잔 사들고왔다. 모닝커피 겸해서 들고왔다. 


"이거 드세요.. 아침 드셨어요?"

"아.. 간단히 먹고왔어요. 커피 잘마실게요"

청소하는 성규를 뒤로하고 여기저기 미용실 구경을 했다.

이름이... 박성규... 지윤은 상패나 명함에 새겨진 이름을 봤다. 

"선생님 이름이 박..성..규님 이셨군요"

"네 맞아요"

"손님 이름은..권지윤님..이죠?"

"네 ㅎㅎㅎ"


이름을 처음으로 통성명 했다.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온다. 

성규가 눈이부셔서 블라인드를 친다. 


"들어오셔서..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으세요"

"옷..이요?"

"오일마사지로 붓기 빼려면 옷입고는 못해요"

지윤은 살짝 긴장했다. 뒤로 가니 깔끔한 탈의실이 있었다. 그 안에 마사지용 속옷들이 있었다. 살짝 까끌거리는 부직포 속옷이었는데.. 팬티 위에 입는 것 같았다. 지윤은 부직포 속옷으로 갈아입었다. 브래지어도.. 풀르고.. b컵보다 크지만 c컵보다는 작은.. 가슴이 튀어나왔다. 부직포 속옷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위아래로 입은 뒤 거울을 둘러봤다. 


'부끄럽네... 하지만 뭐...'


지윤은 탈의실에서 슬리퍼를 신고 나와 마사지 베드로 갔다. 성규도 옷을 헐렁한 셔츠로 갈아입고 마사지 준비를 한다. 


"오일을 데울게요"

엎드려있는 지윤의 등위로 성규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지근한 오일이 등에 묻는 느낌이 난다. 움찔 했다. 

"긴장 푸시고 여기 이렇게 팔, 등부터 할게요"


성규의 마사지가 시작됐다. 팔을 부드럽게 훑으면서 손끝부터 겨드랑이쪽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남자답지않게 섬세하게 만지면서 그녀의 근육과 살결 하나하나를 매만졌다. 오일도.. 향도 은은하면서 몸에 살짝 열을 내는 시나몬 오일을 사용했다. 


미용 붓을 들고 오일을 적신 뒤 예민한 안쪽 팔에 붓칠을 하자 지윤은 움찔거렸다. 

"간지러워요.."

"붓이에요 붓.. 오일바른다음 마사지하려고요"

성규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서서히 팔을 마무리하고 등으로 넘어갔다. 

손바닥으로 눌러주고 주물러주자 지윤은 기분이 나른해짐을 느꼈다. 


"누워보세요"

지윤은 몸을 돌려 누웠다. 성규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빙긋 웃더니 

자기 얼굴에 손수건을 덮는다. 팔을 들어 훑어내리듯 쓸어내린다. 


"팔에있는 림프액을 림프절로 보내야 붓기가 빠진대요.."

신기했다. 전문적인 느낌도 들고.. 지윤은 팔이 살짝 저리긴했지만 곧 성규의 손이 지나가면 근육이 나른한 기분이 든다. 


"잠시만요.."

성규는 밖으로 나가더니 뭔가를 들고왔다. 지윤의 겨드랑이에 끈적한 액체를 바른다..

"뭐하세요..?"

"여기 제모 살짝 할게요. 하다보니 몇가닥..."

지윤은 부끄러웠지만 일단 그의 손에 몸을 맡겼다. 겨드랑이를 제모하긴했지만.. 크게 신경쓰지않았더니 가느다란 실같은 털이 몇가닥 있었다. 


제모를 마치고 다시 마사지가 이어진다. 


다리.. 종아리.. 발가락.. 발바닥... 허벅지.. 나른한 느낌으로 계속 몸이 붕 뜬 느낌이다. 허벅지 근육의 붓기를 빼준다고 붓으로 오일을 바른 뒤

섬세하게 만져주는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흐응.."

"아파요?"

"아니...흐응..흑.. 시원해요"

"아프면 이야기해요.."


성규는 섬세하게 그녀의 몸을 마사지했다. 한바퀴 전신을 다 돌고나자, 지윤은 몸에서 열이오르는게 느껴졌다. 살짝 더웠다. 


'이제 성감대가 대충 어디인지 알았으니까..'

성규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의 성감대 부분을 자극하기로 했다. 

나른한지 긴 한숨을 내쉬는 지윤을 내려다 봤다. 뱃살없는 잘록한 허리.. 긴 다리가 예뻐보였다. 


손에 오일을 바른 성규는 그녀의 아랫배 옆 골반뼈가 튀어나온 부분부터 만지기 시작했다. 아랫배를 만지다 갑자기 골반뼈를 만지자 지윤은 화들짝 놀랬다.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긴장 풀어요... 림프절은 사타구니 안쪽에도 있으니까.. 다리에 퍼진 림프액이 잘 모이도록 풀어주는거에요.. 그래야 다리로 액이 안새서 붓지않아요.."


"네..."


성규의 설명에 지윤은 몸을 맡겼다. 그냥.. 지금와서 자기가 따져도 어떻게 할수없는 상황이라.. 그의 손에 맡기는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너무 간지럽고 기분이 이상했다. 짜릿한 느낌이 몸에서 퍼져나갔다. 간지러움과는 다른 감각...


'내 몸에도 이런 감각이 있나...' 하며 지윤은 자신의 몸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성규는 계속 골반뼈와 아랫배를 애무했다. 이제 마사지를 빙자한 성감대 애무로 봐야할 정도로 끈적하고 느리게 만졌다. 

아랫배, 골반뼈, 그리고 옆구리를 부드럽게 만지다니 허벅지 옆으로 내려왔다. 다리를 살짝 벌리고 허벅지 안쪽을 쓸어주면서.. 무릎과 무릎뒤를 손가락으로 눌러주듯 애무했다. 


"하윽..."

다리에서부터 찌릿한 자극이 뇌로 전달된다. 간지러움인지 뭔지 모를 감각이다. 기분이 야릇하고 간지럽다. 참는게 점점 힘들어진다. 몸에 땀이나는 것 같았다.  성규는 발바닥에 땀이 나는걸 보며 지윤이 이제 점점 자신의 마사지를 느끼고있음을 알게되었다. 


한참을 무릎뒤와 허벅지 안쪽을 만지며 애를 태웠다. 몸이 움찔거리는게 보일정도로 지윤은 성규의 자극에 몸둘바를 몰라했다. 

"하응...."

"흥..."

"흐응..너무 간지러워요.."

"하아..."


그렇게 숨이 헐떡이자 성규는 다리를 내려놨다. 


" 양반다리처럼 해주세요"

지윤은 성규의 말대로 순순히 움직였다. 누운채로 다리를 교차하자 지윤의 가랑이가 벌어졌다. 마사지용 속옷이 살짝 땀으로 젖은게 보였다. 사타구니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집었다. 

"아...!"

"아프죠?"

"네..."

"림프액이 모인거에요.. 이거 풀어드릴게요"


사실 이건 성규가 손으로 장난친 트릭이었다. 손끝에 힘을주고 콱 집으니까 아픈거였다. 

하지만 지윤은 그걸 모른 채 자신의 보지 바로 옆 사타구니를 허락했다. 


성규는 그 부분을 엄지와 중지로 집고 풀어주는척하며 검지로는 지윤의 클리, 

보지 바로 윗부분을 톡톡 치듯 건드렸다. 어느부분에 검지가 닿자 지윤이 움찔했다. 


'여기가 클리인가 보군...'

성규는 놓치지않고 그 부분을 톡톡치며 풀어주었다. 




지윤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만지는 성규의 손길에 처음 겪는 느낌을 받고있었다. 아까의 마사지로 아랫부분이 뜨거워짐을 느끼고있었다. 솔직히... 우석과 첫 키스나 여행가서 포옹하고 잘때 느끼던 그런 포근함과 설렘이 지나간 뒤 자신의 속옷과 보지가 뜨끈해지는걸 느끼곤했는데 그 감각이 지금 마사지를 받다가 느껴버렸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장 예민한 부위를 톡톡 건드릴때마다 지윤은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며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흑... 흑....흡... 흣..."

지윤의 신음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성규도 흥분이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살짝 발기가 되었다. 하지만 일단은 마사지에 집중했다. 예쁜 여자의 몸을 이렇게 주물럭거리는것만으로도 흥분이 됐다. 


양쪽 사타구니를 애무하듯 자극을 꽤 오랜시간 줬다. 시계를 보니.. 12시.. 

거진 2시간을 계속 만져대니 성규도 손이 살짝 뻐근했다


"이제 안아프죠?"

"하아... 네.."

살짝 숨을 거칠게 내쉰 지윤은 자신의 몸이 근육 한올한올 풀려버린듯 했다. 손을 수건으로 닦은 성규는 마사지베드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았다. 


"아직 오일이 몸에 흡수되야 피부도 좋아지니까 20분정도 누워계세요.."

"네.."

"좋았나요? 어땠나요.. 저도 이거 자격증딸때 이후 전신은 처음이라"

"좋았어요.."


땀이났는지 지윤은 목을 손으로 훑었다. 마른 수건을 새로 주자 지윤은 목을 닦고 머리뒤도 닦는다. 


"더워요?"

"네.. 땀이 좀 나네요"

"혈액순환 잘되나보다.."

"그런가봐요"


온몸이 붉어진 느낌이다. 성규는 그런 지윤을 보더니.. 한가지 유혹을 던졌다. 


"더 좋은 마사지 있는데.. 받아볼래요?"

"뭔데요...?"

"센슈얼마사지라고.. 소프트한 느낌을 주는 거에요.. 예민한 부분을 부드럽게 자극하면 감각이 붕 뜨면서 좋거든요..."


지윤은 그게 뭔지 잘 몰랐지만.. 듣기만해서는 나쁜것같지 않았다. 

"오래..걸리는건가요?"

"사람에따라 달라요.. 한번 콜?"

"네.."


지윤은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오늘 아침부터 너무 몸이 배배 풀리며 전신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는 그런 느낌이들었다.  그 사이 성규가 실리콘 붓과 오일을 가지고 들어왔다. 지윤을 엎드리게 한 뒤 성규가 오일을 찍어 허벅지 뒤쪽부터 살살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손끝으로 닿을락 말락.. 만지며 엉덩이로 향했다.  엉덩이를 마사지용 부직포 속옷위로 닿을락 말락 만지자 지윤은 온몸에 짜릿한 감각이 들었다. 싫지않은 감각.. 처음 느껴보는 묘한 감각이 계속 스쳐지나간다. 엎드린채로 다리를 벌리더니 붓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온다. 


"흑....몸이 이상해요.."

"어떻게 이상해요?"

"근질거리고 찌릿해요.."


지윤이 엎드린채 자신의 감각을 설명했다. 성규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거.. 성감대 자극하는거라.. 간지럽고 자극적일거에요.."

"성감대...요?"

"자극하면 성적으로 흥분하는곳이요.. 모르세요?"

 지윤은 성규의 말에 당황했다. 만지면 흥분하는곳이라니.. 

"아... "

성규는 지윤의 대답에 조금 당황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성감대도 모르는지... 완전 쑥맥이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런 자극을 못받아서 이 즐거움을 모르니, 우석과 섹스를 안했던건가.. 싶기도 했다. 모르는척.. 성규는 지윤에게 말했다. 


"남자친구분하고... 사귀면 스킨십..안하시나요?"

"아... 뭐... "

성규는 인심쓴다는 듯 말했다. 

"잘 모르시면 오늘 알려드릴게요.. 제가 붓으로 지나갈테니 좀 기분이 이상하거나 찌릿하고.. 좋으면 말해주세요"

"네...."


성규는 다시 지윤을 눕혔다. 그리고는 오일적신 붓으로 쇄골...어깨로 이어지다 가슴..유두를 지나갔다. 꼭지가 서있는게 보일만큼 마사지용 속옷 위로 도드라져 있었다. 


"하응.."


"여기...인거같고요.."

그리고 붓으로 내려와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까지 내려갔다. 허벅지와 무릎사이를 지나자 또 움찔 했다. 


"여기도.. 성감대같네요.."

"성감대를 만지면.. 어떻게 돼요?"

"기분 좋아지면서 성욕이 해소되죠.. "

"성욕이 없으면요..?"

"성욕이 생기죠.. 신기한 부위에요 몸은.."

미용사지만 의사같은 설명에 지윤은 자신의 몸이 신기함을 느꼈다. 

왜 음란물에서 여자들이 남자가 막 만지면 신음을 내는지 이해가 됐다. 


이어서 성규는 붓으로 지윤의 아랫배.. 그리고 둔덕을 지나 클리가 있을거같은 부위로 지나갔다. 부직포속옷때문에 잘 안눌린것도 있지만 일부러 붓으로 세게 눌렀다. 


"흐응..."

"여기..도 성감대군요"


지윤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오므렸다. 제일 짜릿한 자극이었다. 

성규는 일부러 붓으로 그 부분을 계속 눌러 비벼댔다. 


"아흥...하응... ...이상한데.."

"10번만 더 눌러볼게요"

라며 자연스럽게 지윤의 손위에 손을 올려놓자. 뭔가 애탔는지 지윤은 성규의 손을 잡았다. 성규는 자신의 손을 잡은 모습에 쾌재를 부르며 붓으로 그녀의 클리를 애무했다. 


10번을 지나는 동안 지윤은 신음소리를 내며 온몸을 배배꼬았다. 참을수없는 자극이 나른한 온몸에 퍼져나간다. 딱 10번을 하고 난 뒤 붓을 떼자 지윤은 숨을 헐떡거렸다. 


"가슴, 허벅지 앞, 무릎, 그리고 여기가 성감대니까.. "

붓을 내려놓은 성규가 마저 설명했다. 

"잘 알아두세요.."


지윤은 누워서 자신의 몸을 휘감은 자극을 곱씹었다. 


"끝났습니다. 좀 쉬시다가 나오시면 됩니다"

성규가 손을 닦고 도구를 챙겨 나갔다. 지윤은 한참을.. 누워있다가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오일이 묻은 속옷을 버리고.. 자신의 팬티를 열어보았다.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부끄러워...'


옷을 입고 나오는 지윤에게 성규가 비타500을 한병 준다. 떨리는 손으로 들어 뚜껑을 따는데 힘이 잘 안들어간다. 성규가 비타500을 따서 줬다. 


"저... 선생님.."

"네?"

"오늘일은... 비밀로 해주세요"

"뭘요.."

"그냥.. 뭔가 하면 안되는걸 한거같아서.."

"에이... 자신의 몸을 너무 모르면 안돼요.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생각하시고.. 성인인데 성인의 생활이라는게 있잖아요"


차마 지윤은 그에게 자신이 처녀고 성경험이 없다고는 말을 할수없었다. 

"좀 놀래서 제가.."

"별로였나요?"

"아..아뇨.. 마사지는 좋았어요. 신기한 감각이라 참 좋았는데.. 이게.."

"이게?"

"선생님이 남자라서 그런가... 좀 부끄러워서.. "

"ㅎㅎㅎㅎ손으로한게 아니라 도구로 한건데도요?"


성규는 남자마사지사가 힘도 좋고 악력도 쎄서 대다수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윤은 뭐 알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외간남자에게 몸의 은밀한 부분을 무기력하게 허락했다는 게 믿기지않았다. 


"한번 더 받아볼래요 다른날에?"

성규의 제안에 지윤은 망설였다. 확실한것은.. 자신의 몸이 기분이 좋았고 처음드는 감각에 놀랬고.. 더 뭔가 있는거같은 느낌을 받았다. 


"네..."

"다음주 월요일에 오세요 그럼... "

"네.."

지윤은 고개를 조심스럽게 끄덕였다. 그리고 미용실을 나가는데 문득 뭔가가 생각났다.


"아, 그리고.."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오늘 이 마사지는 비밀로..해주세요"

"네"



...


성규는 마사지실로 들어왔다. 사물함 옆에 둔 폰을 열어, 녹음기를 껐다. 대충 큰 파일이지만 여튼 저장해서 우석에게 보냈다



[우석아. 니 여친.. 성감대 마사지해줘서 보냈다..다음주에 또 온대 비밀로해달란다..]

우석은 성규의 문자를 받고, 링크를 눌러 파일을 다운받았다. 


이어폰을 연결한 뒤.. 방 안에서 조심스레 들었다. 

뒷부분에.. 지윤이의 신음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린다. 우석은 점점 자지가 커지는걸 느꼈다. 배신감도 들었지만.. 결국 이 여자도 한마리의 암컷같이 애무를 당하자 신음소리를 내는 사람이라는것에 별거아니게 보였다. 


자지를 꺼내고 눈을 감은 뒤 신음소리를 내는 지윤이를 상상했다. 

손놀림이 빨라진다. 신음을 들으며 사정했다. 전과는 다른 양이 분출됐지만 자지는 이 초유의 자극에 껄떡대며 죽지않고있었다. 


'나..이런취향이었나..'

자신의 연인이 애무당하면서 신음하는걸 들으면서 흥분하고 자위까지하다니.. 이상했다.. 

하지만 그어떤 자위보다 달달했다. 



....





같은 시각 지윤도 집에 돌아왔다. 젖어버린 속옷을 세탁기에 던지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오후에 랩실을 가야하지만.. 이미 늦었고 온몸이 나른하고 이 자극에 중독된 듯 침대에 누워서 오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뭐야.. 내 몸에 이런게.. 성감대라니..'

자신은 지금까지 그런 유혹이나 감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믿고있었다. 남들처럼 섹스, 자위, 음란물 보지도 않았다. 그런게 필요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워서 폰으로 성감대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유튜브로 검색하자 여러가지 영상들이 나왔다. 여자 유튜버가 설명하는 영상들이었다. 


'한번 봐보자....'

지윤은 마른침을 삼켰다. 여성의 성기.. 성감대... 오르가즘 등등을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몇개의 영상을 다 보고 지윤은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봤다. 몸이 괜시리 근질거렸다. 


'만져볼까..'

지윤은 자신의 몸을 만져볼까 고민했다. 성감대를 스스로 자극하는게 자위행위라는걸 알았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는지... 하지만 하면 안될것 같았다. 할까 말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윤은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다. 


'내가 내 몸 만지는게 왜...' 라며 스스로 가슴을 만졌다. 그리고는 아까 붓이 지나간곳을 만져보려다가.. 손가락으로는 만지기 무서워 속옷위로 형광펜을 꺼내 비볐다. 붓과 비슷한 느낌이 났다. 슬슬 가슴을 만지면서 형광펜으로 자신의 보지를 비비다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왔다. 


"흐응..."


황급히 놀란 지윤은 입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없는 자취방인데.. 괜히 부끄러웠다. 지윤은 자위행위를 그만 뒀다. 

머리속 한켠에..

'그냥 다음주에 박선생님 보고 해달라고 하자..'

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자신의 몸을 섬세하게 자극할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