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clear Thermal Rocket, 열핵로켓 또는 핵열로켓은 원자로를 돌려 나오는 열로 추진체를 가열하여 우주선을 추진하는 추진 방식임


사진에 붙은 방사능 마크만 봐도 마음이 심드렁해지지만 저런 방식이 연구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음


일반적인 로켓은 연소반응으로 나오는 가스를 이용하는데, 

로켓 정도 되는 규모의 연소반응을 위해서는 대기 중 산소로는 택도 없고 별도의 산화제가 필요함


산화제를 탑재해서 연료랑 반응시키는데, 문제는 산화제 무게는 조상님이 들어주는 게 아니라는 것

큰 추진력이 필요한 우주선에는 산화제도 많이 탑재되고, 산화제 무게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진력이 필요하고, 산화제를 더 탑재하고, ...

이 과정에서 중량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음 


그런 식으로 일반적인 로켓은 덩치가 커질수록 효율이 팍팍 내려가는데, 열핵로켓의 원자로에는 산소 따위가 필요하지 않음

또한 '적절히 잘 연소되는 물질'이어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고체/액체 로켓과 달리 열핵로켓은 열을 가했을 때 잘 팽창하는 물질이기만 하면 무엇이든 추진체로 사용할 수 있음

연소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같은 문제도 없고, 추진력에 더 최적화된 추진체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열핵로켓의 추진력이 우수함 

열핵로켓은 가동만 할 수 있으면 추진력으로는 날고 기는 다른 로켓들을 다 좆바름 


다만 원자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사능 문제가 있음

열핵로켓의 가장 첫 난점이 이건데, 추진력은 우수하다지만 열핵로켓으로 대기권을 돌파하려면 무수한 방사성 물질을 우주센터와 자국(또는 타국) 상공에 싸지르는 셈이기 때문 



또한 열핵로켓은 원자로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효율이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음

핵분열 반응의 에너지야 차고 넘치므로 온도를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님

다만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 노심용융이 발생함

수많은 원전 사고의 원인이 된 그 멜트다운 맞음


그에 굴할 과학자들이 아님

방사능이야 어차피 우주공간에는 넘쳐나는 거고, 노심이 녹든 말든 온도가 높으면 효율은 올라감

그렇다면 노심이 녹아서 우주선이 작살나지 않도록 제어만 하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원자로를 멜트다운 상태로 굴리는 것도 가능한 범주라고 함 

물론 지금 기술력으로는 먼 이야기



열핵로켓과 궤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정신나간 발상이 또 있는데

오리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1950~1960년대에 연구되었던 내용임 

다른 이름으로는 핵 펄스 추진 (Nuclear Pulse Propulsion)




발상은 간단함

우주선의 뒤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켜, 플라즈마화된 추진체가 우주선 쪽으로 날아들게 함 

우주선은 반사판으로 그 추진체를 받아내고 운동에너지를 획득함 

사진 왼쪽이 추진체를 받아내는 부분임


연구되던 당시 미국의 기술력으로도 조만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음

물론 현실적인 장벽은 산더미임

비용도 비용이고, 원자로를 탑재하는 열핵로켓으로도 모자라 진짜 핵무기를 싣고 우주로 가서 그걸 터뜨려 추진력을 얻는다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자국민이 재앙을 맞고, 우주로 간다던 핵무기가 '실수로' 다른 나라 어딘가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등 

올타임 개망나니로 손꼽혀도 이상하지 않을 발상이긴 함 



열핵로켓의 핵분열 원자로를 핵융합 원자로로 바꾸는 발상도 있음

핵융합이 핵분열보다 에너지 효율이 우월하므로 일단 기술적으로 가능만 하다면 핵분열 열핵로켓보다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추진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음

물론 그걸 우주선에 싣고 날아다닐 때쯤 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쪽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라, 핵융합이니만큼 핵융합에 집어넣을 수소가 필수적임

지구에서야 수소가 흔한 편이지만 우주에서는 또 그렇지만은 않은 환경이라 그것도 관건 



이런 괴이함과 현실적인 난점에도 불구하고 열핵로켓, 핵펄스추진 로켓은 둘 다 현재에도 연구되고 있음

주된 이유는 당연히 기존 로켓이 우주를 항행하기에는 너무나 좆밥이기 때문임 

현재로서는 인류가 태양계를 벗어나는 장거리 항행을 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으로 점쳐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