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고 아카데미의 교장이 명예도 지위도 모조리 내다버린채 바닥에 넙죽 엎드려 부탁했다.

"..."

교장의 뒤에 선 비서도 무릎을 굽혔다.

인간을 앞두고 자세를 낮추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만큼은 지우지 못했지만.

뒤집어서 말하면 안드레고 아카데미는 그만큼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뜻인가?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까지 부탁하는거지?

용사의 이름을 딴 교육기관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지, 난 도저히 상상 못하겠는데."

마족들과 화친을 맺었고, 전세계에 다양한 던전들이 나타나고 있어 모험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느때 보다 많다.

자연스럽게 모험가들을 육성하는 아카데미도 성행할텐데...

"그 용사가 문제란 말입니다."

비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경 너머로 노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군.

"정확히는 용사를 포함한 그들의 동료 전부가 원인 제공자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아카데미 교장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 그게 말입니다요...
올해 초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이 좀 많아서..."

뭐야, 무슨 대단한 일인가 싶었더니만 고작 해야 좀 불량한 꼬맹이들 뿐이었나.

...아니지, 잠깐만.

나 뿐만 아니라 내 동료들 전부가 원인 제공자라는 뜻은...!

"—후계자들이구만."

비서가 눈살을 찌푸렸다.

"어째서 웃고 계신거죠?"

"왜기는."

그 놈들과 헤어질 때 약속했기 때문이지.

다음에 만날 때는 각자의 미래를 들고 오기로.

설마 이 날이 벌써 오게 될 줄이야.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네.


"좋아!
너희들의 제안, 받아드리지.

그 문제아들의 교사는 이 용사 안드레고가 맡는다!"

------------------

어째 요즘 들어 영웅들 2세물 소재들이 계속 생각 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