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능력자들을 ‘히어로’라는 경찰과는 다른 팀으로 묶고, 주인공은 그 안에서 언제 사라져도 이상할 게 없는, 아무도 모르는 히어로임.

 

초능력은 액체 조종이지만 한 번에 움직일 수 있는 양은 2L도 안 되고, 분출하는 것도 강한 수돗물 정도여서 동기들한테 없는 놈 취급을 받으면서 살고 있음.

 

어느 날, 은행강도와 대치하던 과정에서 강도가 인질을 잡자, 무의식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주인공은 강도의 눈으로 모든 피를 이동시켜 눈구멍으로 2L가 넘는 피를 쏟아내게 함, 인질이 도망친 사이 그의 발치에 놓인 눈알에 아찔한 쾌락을 느낌, 처음으로 회식 자리에서 마음 착한 동료들에게 칭찬도 받고 하며 히어로 생활 첫날만큼의 만족감을 느낌.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가 죽인 강도가 가족 병원비가 부족해 범행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언론은‘사회적 약자에게만 가혹한 공권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움, 그가 대치중에 경찰 둘, 시민 하나를 찔러 죽인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음.

 

주인공이 처음으로 이상함을 느꼈던 순간은 그의 이웃이 그가 항상 짓던 어정쩡한 웃음을 짓던 순간이었고, 소집 당해 히어로본부로 가는 길에서 들리는 수군거림과 벌레 보듯 쳐다보는 그 시선들에 그의 이상함은 절정에 달함.

 

불려간 곳에서 국장이 위의 이야기를 해주고, 국장은 그에게 강도집단 검거에 대한 포상으로 휴가를 주기로 함, 당연하게도 그는 그것이 해고통지와도 같은 것임을 직감함.

 

다시 협회를 나오는 길의 비웃음, 불쾌함, 분노 등이 가득 담긴 시선을 어떻게든 무시하며 가려고 했지만, 평소에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던 동료의‘버러지 새끼’라는 말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버림.

 

그에게는 분명 범죄자를 처벌했음에도-범인이 저항하면 사살해도 좋다는 무전이 추가되면 좋을 듯-욕을 먹는 지금의 사태와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어주던 사람들의 싸늘함을 넘어 적개심을 내비치는 동료들, 분명 그들을 지켜주려 항상 노력했음에도 한순간에‘이래서 히어로들은 안된다.’의 표본이 되어 버린 그의 처지가 너무 웃겼고,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주인공은 정말 크게 웃고, 동료들의 질렸다는 시선과 함께 집으로 갔고, 그곳에서 자신에게 온 엄청난 양의 악플과 편지에 한참을 울음의 중간단계에서 고통받다가 밤이 돼서야 그의 아파트 옥상에서 세상을 내려다봄.

 

밤의 세상은 참으로 번쩍이고 멋져 보였고, 그의 행색은 밝음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차림에 한 번 더 신나게 웃어 재끼고 뛰어내리려는 찰나.

 

그날 그가 구해줬던 인질이 그를 찾아옴.

 

새하얀 옷을 입고 있는 그녀에게 어딘지 모를 박탈감을 느낀 그는 그가 세상에 가진 분노를 전부 쏟아내고 여자는 진심으로 경청하고 위로해 줌, 그리고 그제야 그는 겨우 통곡함.

 

그녀는 그에게 당신을 욕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며, 그러니 삶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함.

 

들으면서도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던 그였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바보처럼 생각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그는 그녀의 말대로 훨씬 더 노력하기로 함.

 

그리고 다음 날,갑자기 집으로 쳐들어온 여주와 함께 그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됨.

 

동료들의 눈초리를 무시하며 그는 휴가를 반납하고 다시 범죄소탕에 뛰어듬.

 

당연하게도 한번에 나아지지는 않지만, 그녀의 도움과 그 자신의 노력으로 결국 꿈을 이룸.

 

당연하게도 여론은 반전되고, 국장이 그를 직접 불러 표창을 수여할 정도로 뛰어난 히어로가 됨.

 

그리고 어느 날 중상을 입고 돌아온 주인공은 결국 그녀에게 고백하고, 식을 올림.

 

그리고 그 다음날 표창이 그의 가슴에 달리는 순간, 그는 다신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함.

 

표창의 무게인지 그는 행정직으로 빠지고, 수많은 히어로들의 사표-정부의 감시 하에 일상을 누리는-를 수리하고, 히어로들의 희생이 불 보듯 뻔한 작전을 허가하는 그런 일들에 울렁거림을 느낌.

 

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밝게 맞이해 주는 그녀와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작디작은 소망에 그는 애써 무시함.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한 작전을 지시받는데, 그 작전은 절대 성공할 수도 없고 오히려 히어로 측에 엄청난 손실을 불러올 게 불 보듯 뻔했음.

 

당연히 그는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부는 무시했고, 최후의 수단으로 사직서까지 올려보지만 반려당하고, 결국 작전이 시작됨.

 

주인공 보정+생각지도 못한 운들로 작전은 약간의 인명피해를 제외한다면 성황리에 마무리됨.

 

문제는 그 인명피해에 그녀 또한 들어갔다는 거지.

 

평소에 입는 새하얀 옷은 피에 절여져 시커먼 색으로 변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피를 뽑아내는 것뿐이었음.

 

그리고 인명피해 5명은 언론을 다시 움직였고, ‘성공한 히어로, 실패한 지도자’라는 타이틀로 언론은 주인공을 십자포화합.

 

이미 그들이 찬양한 언더독은 없으니 이젠 그냥 그들과는 달리 노력해 꿈을 이룬 사람이었기에 이미 그들에게는 이미 질투와 증오, 그리고 그들을 이렇게 개만도 못한 쓰레기 인생을 살게하는 주범이었기에 다시 악플을 싸지르기 시작함.

 

사람들은 공식 석상에서 사과하러 나온 그에게 계란과 돌을 던졌고, 그는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함.

 

그럼에도 그는 선함을 잃지 않았음, 그는 후배들의 멸시에도 히어로 일을 이어 나갔고, 성과도 내보임, 그가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점점 세상이 그를 조여오고, 군중이 범죄자를 응원하는 소리를 들은 순간, 그는 처음으로 범죄자를 죽였던 것처럼, 하지만 이번엔 아예 몸 안에서 피를 뿜어내게 만들어 그와 대치중이던 범죄자를 말 그대로 터트려버림.

 

군중은 혼비백산해 도망가고, 그는 이미 고깃덩어리가 되어 버린 범죄자의 시체를 마구 즈려밟으며 평소 그녀와 있을 때 짓던 미소가 아니라 정말 숨이 넘어가라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함.

 

그리고 그는 그가 처음으로 죽인 강도가 속해있던 범죄조직에 단신으로 쳐들어감.

 

당연하게도 수많은 범죄자가 막아서고, 결국 우두머리에게까지 도착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체력이 바닥나 결국 기절함.

 

깨어나니 그 범죄자집단의 지하였고, 놀라울 정도로 청결한 병실과 일반 병원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봉합부위를 보고 그는 의아함을 느끼고, 예의가 바르기까지 한 간부들을 보고 의아함은 절정을 찍고, 그 우두머리를 다시 만났을 때 그냥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반인인 것에 의아함을 넘어 공포를 느낌.

 

왜 자신을 살렸느냐는 말에도 그냥, 왜 범죄자를 육성해 안보를 위협하냐는 말에도 그냥, 왜 사람을 죽이느냐는 말에도 그냥이라고 답하는 그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던 주인공은, 문뜩 왜 그날 내 아내를 죽였는지를 물음.

 

“난 당신 아내가 누군지도 몰라요, 아, 그래도 언론에서 당신을 십자포화하는 건 꽤 오랜만에보는 제대로 된 코미디 같아서 즐거웠습니다.” 이 말에 주인공의 이상은 정말 말 그대로 사라짐.

 

우두머리는 입단을 권유하고, 선선히 그는 입단함.

 

그들의 일은 단순히 욕망대로 사는 것이고, 주인공의 “이론이 빈약한데?”라는 말에 빈약하면 빈약할수록 자기 멋대로 해석하기 마련이라는 말에 픽 웃어보이곤 그는 자신만의 욕망을 실현함.

 

그를 펜으로 죽인 기자들을 미라로 만들곤 분쇄기에 갈아 신문사 앞에 가져다 두고, 그를 막으러 온 히어로들을 물 감옥에 가둬 익사시키고 물을 그들의 입에 처넣어 협회 앞에서 터트리는 엽기적인 살인들을 이어나감.

 

그는 그 누구라도 자신이 틀렸다고 말하길 바랐음, 그가 히어로로 생활할 때 항상 틀렸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지금도 틀렸다고 할까 궁금했고, 그 결과는 뉴스 댓글창에 ‘범죄자는 죽어도 싸다.’라는 요지의 글이었음.

 

닉네임이 특이하기도 했지만, 그날의 논란에 ‘당신의 행동이 민폐다.’ 라는 주제로 기다란 욕설과 희롱으로 그를 절망의 구렁텅이 밀어 넣었기에 그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고, 그는 결국 그의 모든 행동이 대중에게는 선행이든 악행이든 그저 하루의 유희라는 것을 알고는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함.

 

그날 이후로 히어로 정책은 어느 미친놈의 학살로 완벽히 실패하고 언론과 국민들은 마구 조리돌리고 헐뜯음, 그리고 그다음 날 일어난 엄청난 양의 학살에 언론과 국민은 다시 태세를 바꿔 대대적인 초능력자 탄압을 주문하고 결국 초능력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차별법으로 귀결됨.

 

당연하게도 학살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시민들이 자경단도 만들어 보고 했지만, 자경단 전체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반신부터 터져나가는 걸 보고 결국 정부는 외출 금지로 타협하고, 시민들은 한밤중에 들리는 광소에 공포에 떠는 것으로 마무리됨.



더럽게 못쓰긴 했지만 그래도 사족을 더 붙이자면 저 행복한 생활은 ㅈㄴ 달달하고 행복하지만 전체에서는 ㅈㄴ 짧고 나머진 전부 주인공이 ㅈㄴ 고통받는 게 보고싶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