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에서 밥먹는 장붕이들이라면, 심심할 때 마다 뉴스에 나온 "레고랜드 사태"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을거임.

정확하겐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절차 선언 및 이로 인한 채권시장의 파란"이 맞지만 정확하게 알 필요는 없다.

뭐 여튼 모기지 얘기, 금리 얘기도 나온 김에 채권 얘기도 여기서 다뤄보면 괜찮을 것 같아서 써봄.


1. 채권의 뜻


채권이란 아주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채무에 대한 권리"라고 요약할 수 있다.


채무는 쉽게 말해서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말한다.

이는 돈을 빌리든 안빌리든 상관 없이 같음.

예를 들어서 장붕이가 회사에서 점심을 배달시켜 먹는데,

각자 계산하기 귀찮으니 한 사람이 다 몰아서 시킨 다음 그 금액을 N빵한다면

그 순간 장붕이와 주문한 막내는 서로간의 채무가 발생하는 셈이다.


채권은 이런 돈을 받아낼 "권리"를 서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물건이다.



2. 왜 필요할까?


바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싶어서 그렇다.

비슷한 성격의 주식을 예시로 들자면

주식의 목적은 바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채권도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대출을 받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랑 일일이 채무계약을 작성하는 것도 일이니까

그냥 대충 "1년간 이율 10%로 100만원 빌려주실 분 선착순 5만명~~" 하고는 100만원 채권 5만개를 시장에 투척하는 셈이다.

주식도 똑같이 "우리 회사에 100만원 투자하실 분 선착순 5만명~~" 하는 거임.

정확하겐 저렇게 금액을 박아넣지는 않는데 이건 나중에 가격 결정 파트에서 설명하겠음.



3. 채권의 종류


발행자, 만기 기간, 이자 지급 방식, 원금 지급 방식, 발행 방법, 선/후순위, 옵션 기타등등 엄청 다양한 종류의 채권이 있지만

장붕이들은 딱 두가지만 배울 거다. "이표체"와 "할인채".

나머지는 채권투자에 들어갈 장붕이들이 열심히 알아서 공부하세요.


3-1. 이표체

짜잔~ 이렇게 생긴게 바로 '이표채'다.

보면 1억원 채권 밑에 쿠폰이 붙어 있다.

지정된 날짜에 해당 쿠폰을 잘라가서 가져가면, 이자를 지급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마지막 만기일에 남은 쿠폰 한 장이랑 채권을 동시에 가져가면 원금+이자를 주는거지.

고전적인 채권은 모두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서 지금도 채권시장에선 종종 이자를 '쿠폰'이라고 부른다.


근데 솔직하게 말해서 일일이 찾아가서 이자 받아내는 것도 귀찮잖음.

그냥 만기일에 한꺼번에 받으면 안됨?

당연히 되죠!!



3-2. 할인채.


그래서 이렇게 만기일에 한꺼번에 원금+이자 둘 다 받는 걸 '할인채'라고 부른다.

"근데 왜 이름을 '할인채'라고 해요? 가격을 깎아주나요?"


정답이다.

요즘 채권의 표면금리는 채권자 입장에선 알빠임? 상태이고, 실질적으로는 다 할인채로 판매하고 있다.

만기일에 지급할 '원금+이자' 금액만 표기하고, 이자는 판매할 때 선이자로 떼어줬다고 치는 거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표채에선 중요함. 근데 할인채에선 중요하지 않음.


좀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서 보자.

100만원, 3년 만기, 연 10% 이자, 만기 일시상환으로 생각하자.


일반적인 대출일 경우

100만원+(이자 10만원×3년) = 130만원 이므로 3년 뒤에 130만원을 갚으면 된다.


하지만 할인채의 경우

77만원+(이자 7만7천원×3년) = 100만원으로 맞춰서 77만원을 빌리고 3년 뒤에 100만원을 갚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면 일단 채권을 발행해버리면 기업 입장에선 무조건 3년 뒤에 100만원을 고정지출로 잡아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 채권시장에선 이자율을 '할인율'이라고 부른다.

이 할인 개념이 채권의 가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이므로 무조건 알아야 한다.



4. 가격 결정.


자 우리는 앞서 이표채와 할인채, 그리고 할인율을 알아봤다.

근데 이표채는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 엄청 많은 것들을 계산해야 한다.

원금, 표면금리(쿠폰), 시장금리, 남은 만기 기타등등....


그러니까 우리는 대충 계산해도 되는 할인채만 가지고 와서 채권의 특수한 가격 결정법을 배울 거임.


"금리 인상 = 가격하락"

보통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가 인상되고, 결국 빚쟁이들이 받을 돈이 늘어나서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채권은 다름.

아까 말했듯이, 할인채는 내가 받을 돈이 고정되어 있고, 내가 빌려준 돈은 알 바 아님.


일반대출의 금리에 따른 상환금을 보겠음

보다시피 금리가 오르면 상환금도 오른다.

근데 이건 원금이 고정되는 케이스임.


하지만 계속해서 말하다시피 할인채는 상환금이 고정이다.

그럼 원금이 바뀌는 셈이지?

어떻게 바뀌는지 보겠음.


금리가 오르니까 원금이 내려간다.

그리고 저 원금은 사실상 현재 채권의 가격이라고 봐도 무관함.


이런 신묘한 상황으로 인해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 이자 상승 = 할인율 상승 = 채권 가격 하락'

이라는 뭔가 납득은 안가는데 반박은 못하는 시장이 형성된다.



5. 마무리


이로써 킹반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금리인상 = 채권 가격 하락에 대해서 배워봤다.

머리아프지? 그러니까 착한 장붕이들은 남들이 한강으로 라스트 다이브 하는 거 구경만 하고

무시무시한 금융투자는 하지 말도록 하자.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