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라고 하기에는 나도 너무 오래 못 읽어서 가물가물해. 아마 양질의 리뷰는 아닐거야.
하지만 내가 느꼈던 감정과 인상깊은 부분을 위주로 최대한 열심히 리뷰해볼게.
내 인생 소설 중 하나야.

*먼저 이건 노벨피아 아니고, 현대문학에서 출판한 소설 책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수많은 자기개발서, 소설, 만화... 어디서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답을 제시하지.
하지만 모스크바의 신사의 주인공, 알렉산드로 로스토프 백작만큼 매력적인 해설을 제시한 인물은 없었어.











...시대는 1920년대 러시아.
시린 바람보다 잔혹한 두번의 혁명이 러시아를 할퀴고,
알렉산드로 로스토프 백작(이하 백작)은 사상이 의심된다는 시를 썼다는 이유로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다행인지 불운인지, 백작의 행실과 재산으로 사형대신 평생 '메트로폴 호텔'에 구금이 구형된다.






한 발자국이라도 호텔 밖으로 향하는 순간 즉각 사형.
죄목에 비해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모두들 입모으지만,
백작은 전혀 불만갖지 않는다.





공간에 지배당하는 삶이 아니라, 공간을 지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구금은 그저 새로운 생활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발사, 웨이터, 벨보이, 뜨개질꾼과 나누는 백작의 우아한 대화와

백작을 골칫거리로 여기는 호텔의 총책임자의 찌질한 암투,

생각지 못한 인연이었던 니나를 통해 열리는 백작에게 열리는 새로운 세계.

그리고 다시 한번 약동하는 러시아와 세계의 흐름.

스쳐지나가거나 새로이 머무르는 인연들이 러시아의 명문 호텔 메트로폴에서 겪는 이야기









모스크바의 신사다.









백작의 인간성과 놀라울 정도로 넓고 깊은 지식, 즉각적인 상황에서 빛나는 위트와 센스는

자칫 우울한 분위기로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쾌하고 신선하게 상황을 풀어나가는 게 특징이야.



정발본이 723p, 0.8kg이라는 무게감 나가는 분량임에도,

읽을 때 앞에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어렵거나, 문체가 쉬워 읽으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를 본 적 있어? 소설에선 핑크색은 아니지만.

그만큼 강렬하고 순수하게 이 공간에 들어온 기분을 받을거야.

낯설지만 편안하고,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급스러운 호텔의 환경이
매력적이고 세련된 문장으로 눈에 선하게 표현되거든.

단순히 호텔만이 아니야, 호텔 밖의 러시아의 향취는 손님과 고객들을 통해 전달돼.

마치 웨이터의 손에 담긴 뚜껑 덮인 오리요리처럼, 우리 눈앞에서 묘사되기 전까지는 상상력을 돋구다,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짜릿하게 러시아 문학 특유의 표현들과 상황들이 드러나.

그래도 너무 긴데 끊어읽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돼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

외우기 빡센 러시아식 이름도 짧게 부르거나,
거의 대부분 인물과 관련있는 환경으로 대응시켜 '아 걔구나?' 하고 즉각적으로 연상이 돼.


어제 챈떡 중에 보기만 해도 읽기 싫어지는 책이라던게 있더라고.
나는 '너무 두꺼운 책'은 '경량화의 노력이 부족한 책'이라고 생각해 읽기 싫어지는데,
이 책은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즐거워 예외가 된 첫번째 책이야.


좀 큰 도서관이면 어렵잖게 찾을 수 있을거야.
대학생이면 학교 도서관에 있을 수도 있어.
시간내서 읽기 좋고, 언제 다시 읽어도 좋은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