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셀럽같은 분들이 셀카 찍을때 "셀카봉"이라는걸 쓰던데...

셀카봉을 뻗어서 자기 얼굴을 찍고 있으면, 자기 얼굴은 항상 화면 가운데에 보임여.


그 상태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주변 풍경은 이렇습니다~"하고 소개하면

도는건 자신인데 셀카에서는 마치 세상이 돌아감. 얼굴은 항상 화면 가운데에 있음.


구체적으로, 셀럽이 윗쪽으로 theta, 왼쪽으로 phi만큼 틀은 방향으로 셀카봉을 들었다고 해봐요.

처음에는 논의를 쉽게 하기 위해 theta = 0을 가정할테니 걍 상하로 틀어진건 신경쓰지 말아보셈.


phi를 증가시키면서 "주변 풍경은 이렇습니다~" 하고 주변의 눈 내린 풍경을 소개하다보니

막 주변에 눈사람 만드는 사람도 있고 눈싸음하는 사람도 있고 그럼.


근데 팔로워들이 셀카 화면으로 보니까 눈뭉치들이 죄다 오른쪽으로 조금씩 휘고 있는거임ㄷㄷㄷ


눈치를 못챈 셀럽이 이번에는 직접 눈뭉치를 던져보기로 했음.
셀카를 돌리기 전에 (즉 phi=0으로 일정)

"셀럽 입장에서" 앞 방향을 +x, 오른팔 방향을 +y, 머리 위 방향을 +z로 하는 xyz 좌표계를 생각해봅시다.

힘차게 앞방향으로 눈을 던져서, (v, 0, 0)의 속도가 났음. (앞방향이니 v > 0)


중력을 생각 안하면 얘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서 영원히 (v, 0, 0) 방향으로 날아가겠죠?

즉 시간 t에서 눈뭉치의 위치는 (vt, 0, 0)임.


이제 셀카봉의 phi가 증가하고 있으니,

phi = omega t라고 합시다. (omega > 0)


셀카 안에서는 이 방향이 마치 (vt cos(omega t), vt sin(omega t), 0)로 보임.

v > 0, omega > 0 이니까 vt sin(omega t)가 t에 따라 증가할거고 오른쪽으로 갈거임.

몬가 거의 코리올리 개념 근처까지 다온 느낌이 팍팍 남.


하지만 셀카 화면으로 볼때 "오른쪽으로 간다" 자체가 코리올리 현상인게 아닙니다.

막말로 눈뭉치니 뭐니 다 때려치우고 옆에서 걍 풍경이나 가만히 구경하던 할배도 셀카를 왼쪽으로 돌리면 위치가 오른쪽으로 돌아감.

그건 코리올리 현상이라고 이름붙일 것도 없이 너무나도 당연한거임.


하지만 집에서 유튜브로 셀카를 구경하는 내가 눈뭉치의 가속도를 구하기 위해 저 위치를 두번 미분하면


가속도 a

= (vt cos(omega t), vt sin(omega t), 0)''

= 2 v omega (- sin (omega t), cos(omega t), 0) - v omega^2 t (cos(omega t), sin(omega t), 0)

임을 계산으로 확인할수 있습니다.


뒤에꺼는 가속도가 속도 방향이랑 같음.

앞에꺼는 방향만 따지면 (마이너스 싸인, 플러스 코싸인) 꼴이라 딱 속도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모양새임.

(앞서 왼쪽으로 돌리는걸 + phi 방향으로 정했으니, 마이너스 싸인은 오른쪽으로 드리프트)


이제 누가 저한테 저 셀카 영상을 보여주는데,

셀카봉 돌리는 각속도 omega가 너무 느려서 저는 저게 돌아가면서 찍은건지 몰랐음.

뭐 그런가보다 하고 보는데 셀럽이 던진 눈뭉치가 오른쪽으로 휘고 있는거임ㄷㄷㄷㄷ


저게 무슨 일이고? 하면서 중딩때 배운 F = ma 공식 넣어서 푸니까

2 m v omega에 비례하는 힘으로 오른쪽으로 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옴ㄷㄷㄷ


충격받은 저는 이걸 "etale 포스"라고 명명하기로 함.

...... 이런 짓을 1830년대에 코리올리가 먼저해서 코리올리 포스가 된겁니다.

이게 다임... 아니 다는 아니고 두 가지만 더 해주면 됨...



1. theta = 0 가정 없애기

셀럽이 얼굴 각도 잘 나오게끔 셀카봉을 살짝 위로 들었다면,

theta > 0이고, 이제 theta 방향 회전도 생각해서 다시 계산해야함. (빡침)

그래도 선형대수 배우면 도움 많이 됩니당.

잘 계산하셨다면 아마도 코리올리 힘은 방금 구한 2 m v omega 에서 sin theta 정도 곱한 값으로 나올듯.

즉 적도 theta = 0 에서는 sin theta = 0 이라서 코리올리 힘 없음!



2. 탄도 계산이나 푸코의 진자 같은 실제로 지표면에서 돌아가는 경우.

위 예시와 달리 관찰자 시점 = 회전의 원점 (0, 0, 0)이 아니라서 고려해줘야 합니다.

왜냐면 보통 관찰자도 지표면에 같이 붙어있거든요.

굳이 자전의 회전중심에서 보겠다고 맨틀 뚫고 핵까지 가진 않을테니...

근데 어차피 원리는 같아서, 두번 미분하면 코리올리 힘에 해당하는 항 나오는건 똑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