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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장면은 게임 토라우만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톱니바퀴식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가 있었음을 알고 있는가?


바로 해석 기관이라는 것이다.


해석기관의 구상은 1837년 수학자 찰스 배비지에 의해 발표된다.
동력은 증기기관으로 입력은 천공카드를 써서 톱니바퀴와 기어를 움직여서 계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보편 튜링 머신의 조건을 충족하는 거의 최초의 기계이다.


"아니 그래서 보편 튜링 머신이 뭔데 씹덕아 적어도 그걸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

튜링 머신은 유명 수학자 앨런 튜링 이 1936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계산하는 기계의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다.

일단 현대에 와서 보편 튜링머신의 조건이라 함은 크게 2가지를 의미한다.


1. 보편 튜링 머신은 하나의 조건하에 하나의 명령을 넣으면 정해진 하나의 동작을 수행한다

예) 상태가 1일때 기호 A를 읽으면 ㄱ을 기록하고 정지한다

      상태가 1일때 기호 B를 읽으면 ㄴ을 기록하고 정지한다

      상태가 2일때 기호 A를 읽으면 ㄲ을 기록하고 정지한다

      상태가 1일때 기호 C를 읽으면 ㅂ이나 ㅈ을 기록하고 정지한다 < 튜링머신이 아니다.


2. 보편 튜링 머신은 다른 보편 튜링머신이 하는 일을 흉내(simulate) 낼 수 있다.

이 부분이 이해하기 좀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인데 예를 들어보자.

튜링머신 1은 A를 읽으면 ㄱ을 출력한다고 생각하자.

튜링머신1의 안쪽에는 A를 읽으면 ㄱ을 출력하게 하는 구조 (혹은 프로그램)이 들어있을 것이다.

해당 구조와 그 출력값을 그대로 복사해서 다른 튜링머신에 넣었을때 똑같이 A를 읽고 ㄱ을 출력한다면 이는 보편 튜링 머신의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다.


예) 윈도우로 안드로이드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며 동시에 안드로이드로 윈도우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 보편 튜링머신이다.
      전자식 계산기 1개로 둠의 프로그램을 전부 계산하는것은 불가능하다
(계산 결과를 저장하지 못해 모든 프로그램을 계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전자식 계산기가 계산 결과를 전부 종이에 작성하는 부분까지 있다면 무한한 종이 띠가 있을 때 둠의 모든 프로그램을 계산할 수 있다 (즉 이 경우 보편 튜링 머신의 조건을 충족한다)


즉 우리가 보통 '컴퓨터' 라고 생각하는게 바로 보편 튜링 머신이 되는것이다.

해석기관은 50자리 숫자 1000개를 저장하며 동시에 이를 기록하고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편 튜링 머신의 조건을 충족한다.
이 말은 매우 느리긴 하나 현대의 컴퓨터가 하는 일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 근데 내가 알기론 최초의 컴퓨터는 z1이고 그 뒤로 ABC, 애니악, 콜로서스 가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거임?"

컴퓨터의 역사를 배운 길붕이라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길붕이가 알고 있는게 맞다!


해석기관은 시대를 앞선 발명이었으나 너무나도 앞선 설계와 그 정밀성 때문에 제작 중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여 결국 완성되지 못했다.

똑같이 찰스 베비지가 고안한 차분기관(해석기관의 하위버전으로 이해하자) 은 1991년에 제작되었으나 해석기관은 현대에 와서도 제작되지 못하였다.

만일 만들어졌다면 인류의 역사가 크게 바뀌지 않았을까?



여담.

1. 


베비지의 동료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은 완성되지도 않은 해석기관의 설계도만을 보고 베르누이 수를 구하는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 했다.
이에 따라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해당 알고리즘은 버그가 있긴 한데 논리적인 이유는 아니고 부인의 오타 때문이라고...

2.

약간 다른 미래를 그린 게임 프로스트 펑크 에서는 차분기관의 대 성공으로 증기기관이 엄청나게 발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스팀펑크의 시대를 이루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빙하기가 와 인류는 멸망을 직면하게 된다...


3.

이 글 쓰면서 자료 찾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페그오에서 찰스 베비지가 캐스터로 등장한다.
스팀펑크의 시대를 열 '뻔' 했던 전적에 걸맞게 증기를 내뿜는 로봇 형태의 갑옷을 입은 모습이다.
위에서 언급한 러브레이스 부인도 지나가는 설정으로 언급된다고 한다.



요약하면 

1. 보편 튜링 머신 조건을 만족하는 톱니바퀴 컴퓨터는 이론상 존재했다 

2. 보편 튜링 머신의 조건은 첫째 1:1 상호작용으로 값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3. 둘째 다른 기계에 같은 구조와 출력값을 나올때 같이 같아야 한다(흉내)

 4. 셋째 기록, 출력, 저장이 동시에 가능해야 한다. 

5. 예산의 부족으로 프로젝트가 공준분해 당했다.


정확히는 2번과 4번이 가능하면 이론상 무한한 시간이 있으면 3번이 가능하다는 소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