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가동교(可動橋)란, 스스로 움직여 다리 위 교통을 막거나 다리 아랫쪽의 교통을 열어줄 수 있는 특수한 기능을 가진 교량을 의미합니다. '교량'이라는 존재 자체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만큼 가동교 또한 (원시적인 외나무다리라든지 이런 건 빼더라도) 고대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습니다. 특히 근대 이후로는 큰 규모의 교량이 건설되고 그 밑을 지나가는 배 또한 크기가 커지면서, 교량이 뱃길을 막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규모의 기계설비를 갖춘 가동교가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 가동교는 한 가지 커다란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교량이 뱃길을 열어주기 위해 작동하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다리 위 통행을 막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다리 위 교통과 다리 아래 교통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교량의 높이를 충분히 높게 짓는 것이지만, 지형적 이유 등으로 이런 식의 건설이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도 가동교 형태의 교량이 애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1. 도개교(Bascule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rVX5TMC0CNA


 

https://www.youtube.com/watch?v=jRFH27cNYlo

[부산 영도대교(일엽도개교)]


 

https://www.youtube.com/watch?v=Bl3akjUfM3U

[런던 타워브리지(이엽도개교)]


 - 상판의 한 쪽(일엽도개교) 혹은 양쪽(이엽도개교)을 들어올려 배가 지나갈 길을 터주는 교량.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가동교의 종류입니다. 
고대부터 존재했을 정도로 만들어진 역사가 매우 오래되며, 구조와 가동 방식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현재도 가동교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현재 한국의 유일한 도개교인 부산 영도대교가 일엽도개교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1-1. 현문(Drawbridge)



 - 성 주변에 파인 해자(垓子)를 건널 때 사용한 일종의 일엽도개교. 

일반적으로 교량의 끝부분에 줄이 연결되어 있어, 이것으로 교량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습니다.

유사시에 교량을 들어올리면 적의 접근을 방지하면서 성문을 이중으로 막는 부수효과가 있으니 방어용으로는 최적이라 할 만합니다. 

해자의 개념이 발명된 고대 이후 세계 곳곳에서 절찬리에 애용되었으며, 중세 유럽의 성에 쓰인 게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도 고려~조선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1-2. 전개교(Rolling Bascule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xkUShjR52tI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페가수스 다리. 1934년 완공.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주요 전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도개교와 유사하지만, 상판을 들어올리는 부분을 축 대신 일종의 흔들의자처럼 만든 다리입니다. 

미국의 엔지니어인 윌리엄 도널드 슈어저(1858-1893)가 고안하였습니다.

참고로 부산 영도대교는 일엽도개교인 동시에 전개교입니다.



2-1. 승개교(Vertical-lift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Cc--9Dv9qXo

[포티지 호 리프트교. 미시간 주 행콕과 휴튼을 잇는 다리로, 현재의 다리는 1959년 완공]


 - 양쪽에 상판을 들어올릴 수 있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양쪽에서 상판을 들어올리기 때문에 들어올리는 부분에 가해지는 부담이 그만큼 적고, 그래서 상판을 더 무겁고 튼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승개교는 무거운 열차가 지나가는 철도교에 적합합니다. 

다만 다리 아래쪽으로 지나가는 데 높이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2-2. 탁자교(Table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VNWc6QnXZhs

[벨기에 투르네에 있는 탁자교]


 - 승개교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상판을 움직이는 기둥이 상판 자체에 달려 있습니다. 

승개교와 달리 거대한 리프트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한결 깔끔한 모양을 띱니다. 

물론 높이 제한이라는 단점은 승개교와 동일하게 가지고 있지요.



2-3. 잠수교(Submersible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AJihG6QgK8Y

[그리스 코린트 운하에 있는 잠수교]


 - (서울 한강에 있는, 낮게 만들어져 홍수 때 물에 잠기는 형태의 '잠수교'와는 다른 용어) 승개교, 탁자교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이번에는 상판을 물 밑으로 내려 배가 통과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두 형태와 비교하여 높이 제한이 없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배의 흘수(물 아래로 잠기는 깊이)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3-1. 수납교(Retractable Bridge, Truss bridge)



 - 상판을 한 쪽으로 치워서 뱃길을 터주는 형태. 중세 때부터 존재했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가 이러한 형태의 다리를 설계한 적이 있을 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다리를 열 때 상판을 보관하기 위해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큰 단점이 있어 현재는 별로 쓰이지 않습니다. 



3-2. 접식교(Folding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E5BF3Lvmi_8

[독일 킬(Kiel)에 있는 회른 다리. 1997년 완공.]


- 접식교는 상판을 옆으로 접어서 치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많은 공간이 필요한 수납교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접히는 부위에 과도한 무게가 걸리기 때문에 건설 및 유지보수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3-3. 전접교(Curling Bridge, Rolling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dRi2RTnp_n0

[롤링 브리지]


 - 접식교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상판을 돌돌 말아서 옆으로 치웁니다. 

이러한 형태의 다리는 2004년 런던에 건설된 보행자용 다리 '롤링 브리지'가 최초이며, 그래서 이러한 형태 자체를 'Rolling Bridge'라 부르기도 합니다. 

역시 구조적으로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4. 비경교(Tilt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S7nXXy1NhpM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영국 뉴캐슬 소재]


 - 상판을 옆으로 기울여 뱃길을 열어주는 다리입니다. 

디자인을 제법 간지나게 만들 수 있어서인지, 높이 제한 등 이런저런 단점이 있음에도 몇 곳에 건설되어 있습니다.


5. 선회교(Swing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IljS76mP4T8

[뉴캐슬 스윙 브리지. 저 뒤에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도 있군요]


- 가운데에 회전이 가능한 기둥을 세워놓고, 그 위에 상판을 올려놓아 기둥이 상판과 함께 회전하는 다리. 

전체 구조를 가볍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기둥을 세우느라 물길 한가운데를 막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어 뱃길을 둘로 나누고(양쪽의 방향을 다르게 하는 식으로 운영), 인공섬에 기둥을 세워 선회교를 건설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6. 운반교(Transporter Bridge)



https://www.youtube.com/watch?v=WPzaf6g6RSM


https://www.youtube.com/watch?v=WVtWf4NrNnY

[스페인의 비스카야 대교. 세계 최초의 운반교]


 - 상판이 움직여 자동차나 사람 등을 실어나르는 구조로, 일반적인 교량보다는 케이블카와 더 유사합니다. 

19세기~20세기 초까지 세계 여러 곳에 건설되었지만, 다리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 교통량이 너무 적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가동교가 개발된 현재는 거의 건설되지 않습니다. 

당시 건설된 다리 중 몇몇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