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게시물은 '짜장면을 먹을 때 왜 물이 생기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by 이과지망생)

- 정말 열심히 썼는데 다 읽어보시고 피드백이나 의견 부탁드립니다.



짜장면은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pc방, 당구장에서 특히 인기가 있으며 졸업식, 이삿날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는 인기 음식이다.



그런데 단체로 짜장면을 먹을 때면 누군가의 그릇에는 물이 고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끔 이를 보고 특정 사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생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왜 멀쩡한 짜장면에 물이 고이는 걸까?


짜장면에 물이 고이는 이유에 대한 여러 주장과 반박에 대해 알아보자.




1. 면발, 젓가락을 타고 침이 흘러내려 고인다 or 짜장면이 뜨거워서 김이 맺힌 것이 고인다



헛소리다.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


이러한 주장으로 여러 사람에게 부정적 인식이 심어지게 되었다는 게 안타깝다.


그럼에도 반박하자면, 짜장면에 고이는 물의 양에 비하면 택도 없는 소리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람은 짜장면을 먹을 때 스피팅 코브라 만큼의 침을 내뱉는 게 된다.

(당장 침을 흘려서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면 3 숟가락 채우는 것도 버겁다. 졸다가 침 흘린 기억을 떠올려보라. 의외로 양이 적다.)



또한, 짜장면을 처음 받았을 때 랩에 보이는 물방울은 짜장면에서 발생한 수증기 혹은 김이 비교적 온도가 낮은 랩에 닿으며 응결하는 것이다.


조금 더 설명해보겠다. 


공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존재하는데 공기는 온도에 따라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다르다.

1m³에 포함될 수 있는 최대의 수증기량을 '포화 수증기량'이라고 하는데 포화 수증기량은 온도가 높을수록 증가한다. 


따라서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다보면 일정 온도에서 공기가 포화 상태가 되어 더 이상 수증기를 포함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되며, 이때의 온도를 '이슬점'이라고 한다.


짜장면에서 생긴 김, 수증기가 다시 짜장면으로 모인다 한들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요약하면 현실 감각이 없는 주장이다.




2. 짜장면에 있는 전분이 젓가락에 묻은 침이나, 면을 끊어 먹으며 면에 묻는 침으로 인해 분해되어 나온 물이다.


간단히 말하면, 침 속에 있는 전분 분해 효소가 합리적인 이유로 짜장면에 공급되고, 전분이 분해가 촉진되며 안에 있던 물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언뜻 들으면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물론, 근거는 없다.


우선, 전분과 녹말은 같은 것을 지칭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녹말은 나선형의 아밀로스(Amylose)와 분지형의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분자들로 구성된다.



아밀로스(Amylose) 분자의 구조

(저 대괄호가 표기 시 생략된 소단위체를 표현한다. 아밀로스에서 반복되는 포도당 소단위체의 수는 일반적으로 300~3000개이지만, 수천, 수만개가 될 수도 있다.) 


아밀로펙틴(Amylopectin) 분자의 구조

(저 (...) 표시가 생략된 소단위체를 표현한다.)


구조를 보면 알겠지만, 녹말은 정말 수많은 포도당 단위체들이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연결된 '탄수화물'이다.

(글리코사이드 결합은 당과 작용기가 결합하는 공유 결합의 한 유형으로, 결합의 이름이라고 알아두자.)

녹말처럼 고분자 유기물질의 기본 단위인 단량체(monomer)가 둘 이상 중합되어 만들어지는 다량체를 중합체(polymer)라고 한다.


왜 이런 걸 알려주고 있냐? 라고 하면

'중합체는 가수분해를 한다.'라는 사실을 이용하기 위한 빌드업이다.

(모든 중합체는 가수분해를 한다는 건 모르겠는데, 적어도 내가 본 중합체들은 가수분해를 하더라.)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중합체가 만들어지면 물이 생성되고 반대로 중합체가 분해되려면 물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중합체의 탈수축합, 중합체의 가수분해라고 한다.

(탈수축합은 말 그대로 물이 빠지며 결합된다는 뜻이고, 가수분해는 말 그대로 물이 더해지며 분해된다는 뜻이다.)


앞서 말했듯, 녹말(전분)은 중합체이기 때문에 분해될 때 물이 필요하다.


(아밀로스가 아밀레이스에 의해 가수분해가 촉진되며 말토스로 분해된다.)


즉 침에 있는 녹말 분해 효소인 아밀레이스(Amylase)가 녹말의 분해를 촉진하며 중합체의 가수분해 과정을 거쳐 녹말이 분해된다.


즉, 녹말이 분해되면 물이 반대로 적어지지, 많아지는 일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실 과학적인 접근을 하지 않더라도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흰쌀밥은 한국의 식문화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데 이 흰쌀밥, 생각해보니 녹말 덩어리다!


즉, 주장 2가 사실이라면 밥을 먹을 때 흰쌀밥에 침이 들어가 어느 순간 밥그릇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야 한다.


혹시 단 한 번이라도 이런 경험이 있는가?


있을리가...


아~ 쌀은 짜장면의 아밀로스/아밀로펩틴 조성비와 차이가 있어서 반응이 다르다?


이는 중합체의 가수분해 과정을 전면 부인하는 말이 된다. (조성비 따위로 중합체의 가수분해가 안될리가)


그럼 비빔면은 어떤가? 



사실상 거의 같은 아밀로스/아밀로펩틴 조성비인데 그런 경험은 없을 것이다.


비빔면은 국물이 자박하게 먹는 편이라 잘 모르겠다고?


그럼 할 말이 없다.


아무튼 요약하면 침이 전분을 분해한다면 오히려 수분이 말라야 하므로 틀린 주장이다.




3. 짜장면에 들어간 전분으로 인해 형성된 젤화된 점성 물질이 시간이 지나 젤화가 풀려 수분이 나타난다.


들어가기에 앞서, Gel=겔=젤 로 표기 상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용어이다.



전분물은 주로 소스가 있는 음식에 넣는다.


그 이유는 전분물은 소스를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는 특성에 있다.

(바로 전분가루를 소스에 때려 넣으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분을 물에 먼저 풀지 않으면 소스에 전분 덩어리가 뭉쳐 음식을 버리게 된다.)


이렇게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면 소스의 농도가 높아지고, 새우 고기 등을 더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비뉴턴 유체 우블렉(Oobleck)도 옥수수의 전분으로 만든다.


전분물이 걸쭉한 이유는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물과 섞여지며 분자가 엉켜 걸쭉해지는 것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사실 전분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아밀로스에 비해 아밀로펙틴이 수용성이 강한 건 사실)



복잡한 얘기라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물리적으로 녹말을 물과 섞으면 녹말이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으로 분리가 된다. 아밀로펙틴은 수용성이라 물에 잘 녹지만 아밀로스는 그렇지 않아 아밀로펙틴보다 뭉쳐있는 경향이 있다.

이때, 고온 조건에서(혹은 더 큰 물리적 힘으로) 녹말을 물에 풀으면 아밀로스-아밀로스 사이의 수소 결합이 깨진다. 이때 사이사이에 수분이 침투가 되며 용해가 된다.

이후 녹말 용액이 식어지면 이 고분자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점성이 강해진다.  

(참고: BeMiller, J. N., & Whistler, R. L. (Eds.). (2009). Starch: chemistry and technology. Academic Press.)


한 번 더 요약하면, 녹말이 물에 어떻게 잘 녹으면 용액이 걸쭉해진다. 이 걸쭉해진 것을 '젤화되었다'라고 표현한다.

엄밀하게 화학적으로 젤화 상태보다 호화(gelatinization)이지만, 일상 용어로 받아들이자.

(화학적으로 '젤'을 다루려면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생략.)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전분물이 시간이 지나 용액이 냉각되면 전분들이 젤 형태로 침전되며 물을 밖으로 방출하는 이액현상(syneresis)이 나타난다. 이때 전분은 전분 집합체를 형성한다.


이 이액현상을 이용한 음식은 감자 옹심이를 꼽을 수 있다.



생소한 음식일 수 있어 잠시 감자 옹심이 소개 시간이 있겠다.


감자 옹심이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향토음식으로, 감자를 이용하여 새알심 모양과 같이 옹심이라고 하는 알모양으로 만든다. 그 후 수제비 레시피에서 수제비를 빼고 이 옹심이를 넣어 끓인 음식이 되겠다.

수제비와의 차이점은 저 옹심이라고 하는 것이 엄청 탱글탱글, 쫀득쫀득하면서 육수를 한껏 빨아들여 풍미가 있다.

특히 옹심이 특유의 식감으로 매니아층이 있다.


참고로 감자는 대표적인 녹말 덩어리이다.


- 깜짝 감자 옹심이 레시피 일부 공개 타임

출처: 감자 옹심이 수제비 만들기 감자옹심이 끓이는 법 만드는 법 - 네이버 블로그


 


우선 감자를 곱게 갈아 건더기는 통과 못하는 촘촘한 면포에 모은다.



그 후 면포를 짜내어 수분을 모두 쟁반에 담는다.

이 과정에서 큰 건더기는 면포에, 그렇지 않은 것들은 쟁반에 모인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쟁반에 모인 것이다.

쟁반에 모인 것은 단순히 수분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녹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교질용액 상태가 된 전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



쟁반 바닥에는 이액현상이 일어나 바닥에 침전되어 단단하게 굳은 전분 집합체가 보인다. 

사진의 하얀 것이 그 전분 집합체로,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단단하다. 마치 몇 백번 치댄 빵 반죽과 같이 튼튼하다.

비유를 하자면 마냥 말랑말랑하지 않은 지점토 정도의 질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흘러내린다.

(이것이 비뉴턴 유체)


이 전분 집합체와 면포에 모인 감자 덩어리를 잘 섞어 반죽하면 딱 씹기 좋은 옹심이 반죽이 되며,


  

이렇게 둥글게 만들어 수제비 레시피 대신 이 옹심이를 끓는 국물에 넣어 익히면 감자 옹심이 완성이다



아무튼, 정리하면 이러한 이액 현상에 의해 짜장면에 물이 고인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타당한 완성도 있는 주장이다.


이를 반박하려면 변인 통제가 잘 된 실험을 준비하면 되겠다.


이 현상이 짜장면에서 일어나 물이 고이는 것일까?


답은 짜장면의 레시피와 선험적 결과로 유추할 수 있다.


- 짜장면의 레시피

인터넷으로 찾아본 짜장면 1인분에 들어가는 전분물의 양은 많아야 3숟가락, 더 적으면 적었다.

즉, 겔화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짜장면에서 물이 3숟가락 이하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양이다.

(물론, 주장 1보다는 현실성있다.)


- 선험적 결과


'간짜장'이라는 음식을 아는가?'


"나는 짠 거 싫어서 한 번도 안 먹어봄."

"이름만 다르고 같은 프렌차이즈 짜장면 아닌가? 1000원 정도 더 비싸서 안 먹어봄."


위 두 생각은 '간짜장'이 무엇인지 몰라서 나온 생각일 것이다.

간짜장의 '간'은 간을 했다는 의미도, 어떤 프렌차이즈 이름도 아니다.


우선 간짜장의 '간'은 마를 건(乾)으로, 마른 짜장이라는 뜻이다.

(건곤감리 할 때 건 자 맞다. 이때는 '하늘 건'으로 같은 한자임에도 다른 뜻을 가진다.)


"웃기시네, 그럼 건짜장이지 왜 간짜장으로 부르겠냐?"


바로 중국어로 乾의 발음이 Gàn(干; 간) 이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오해 때문에 건짜장이 표준어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그럼 저기 간짜장 소스에 있는 수분기는 기름이냐?"라고 묻는다면


물이 맞다. (기름도 있겠지만)


???


정확히는 전분물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채수(菜水, 야채에서 나온 물)이다.


잠깐 일반 짜장과 간짜장의 차이를 알아보자


일반 짜장은 춘장 소스에 녹말을 물에 풀고 섞어서 묽게 만든 것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

따라서 소스를 잔뜩 만들어 놓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그 소스를 면 위에 뿌려주는 것이다.


간짜장은 녹말 없이, 주문과 동시에 춘장과 야채를 볶아 소스를 즉석으로 조리하는 것이다.

조리에서 부족한 수분은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대체된다.

(소스에 물기가 적은 것이 보인다.)


식물(야채)은 식물 세포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식물 세포에는 세포벽이라는 것이 있다.


(사진의 액포(Vacuole)가 물, 양분, 노폐물 등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물은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 곳곳에 있다.

또한 세포 소기관들이 세포벽(Cell Wall)안에 분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세포벽 안에 수분 뿐만 아니라 세포 소기관이 분포하는데, 열변성에 의해 세포벽이 형질 변형이 되면 안에 저장된 수분이 나온다.

이를 채수(菜水)라고 한다. (고기에 육수가 있다면 야채에는 채수가 있다.)


왜 갑자기 간짜장과 일반 짜장을 비교하고 앉았냐?


간짜장과 일반 짜장의 결정적 차이는 '전분물의 유무'이므로 변인통제가 쉽다는 것이다.


즉, 간짜장을 먹다가도 그릇에 물이 고이면 물 고임 현상은 전분물과 관련이 없는 것이 되므로 주장 3은 자연스레 반박된다.


또한, 선험적 결과에 의해 간짜장을 먹었을 때에도 물이 고인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면, 짜장면에 물이 고이는 이유는 전분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실 간짜장이 일반 짜장에 비해 1000원 정도 비싸 일반 짜장을 간짜장으로 속여 이윤을 취하는 일명 '가짜 간짜장'으로 인해 변인 통제가 오염되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독자들이 대신 실험해 빅데이터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별 뾰족한 수가 없다.

또한, 간짜장은 채수로 춘장을 볶기 때문에 이때 채수가 대량 증발한다. 이 때문에 짜장보다 물이 덜 고이긴 한다.)


요약하면, 젤화된 점성 물질이 이액 현상을 일으키더라도 짜장면에 물이 고이는 현상을 전부 설명할 수 없다.




4. 짜장면에 있는 야채에서 물이 나온 것이다.


(또 앞서, 야채, 채소를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대충 먹는 식물이라고 정의한다. 야채, 채소 차이에 너무 의미 부여하지 않도록 하자.)


주장 3에서 힌트를 얻은 독자도 있을 것이다. 


바로, 채수(菜水).


근데, 그릇에 담긴 짜장면의 온도는 세포벽에 열변성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그럼 뭘까?



바로 삼투(滲透, Osmosis)이다.


삼투란,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농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막을 경계로 물질이 이동하는 현상이다.

(왜 농도 균형이 맞춰지는가는 정말 어려운 얘기이므로 생략한다.)


이때의 막을 반투과성 막이라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이 막은 큰 분자는 통과시키지 못하고 작은 분자들은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투과성 막이 아니라 '반'투과성 막이다.


문제는 이 일부 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큰 분자들 때문에 분리된 두 용액이 같은 양으로는 농도 균형을 맞출 수 없게 된다.


쉬운 예시를 들어보자. 



위 그림처럼 막을 경계로 나누어진 두 부분을 각각 A, B라고 하자.

A에는 소금: 1, 물: 8

B에는 소금: 4, 물: 4

가 있다.


이때 

A의 농도는 1/(1+8)=0.111...

B의 농도는 4/(4+4)=0.5

이므로 농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A랑 B에 각각 소금: 2.5, 물: 6만큼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반투과성 막은 소금이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대신 물은 통과가 가능하다.


따라서 삼투 현상에 의해

A에는 소금: 1, 물: 3

B에는 소금: 4, 물: 9

로 이동하면


A의 농도는 1/(1+3)=0.25

B의 농도는 4/(4+9)=0.308...


로 얼추 맞춰진다.


문제는 그림처럼 용액의 양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A의 양은 1+3=4

B의 양은 4+9=13


농도는 비슷하지만 양에서 무려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것이 삼투의 원리다.


삼투의 원리는 김치에서도 보여진다.




과연 이 삼투 현상이 짜장면에서 나타날까?


짜장면에 많이 들어가는 야채는 '양파'

이 양파는 평균적으로 물 90%를 함유한다.


즉, 삼투 현상이 일어난다면 사실상 (양파의 양) ≈ (물의 양)이 성립한다.


삼투 현상이 일어날 조건은 용액의 농도 차. 더 정확히 말하면 양파 내부 양파 바깥의 농도 차.


우선, 짜장에는 춘장이라는 소스가 포함되는데, 이때 춘장 소스에는 물 분자보다 큰 소금 분자가 존재한다.

(사실상 수용액 상태라 이온, 수화물 별로 따져야 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라 생략)


뿐만 아니라, 짜장면의 소스에는 소금 분자뿐만 아니라 여러 분자가 존재한다.


또한, 주장 2에 등장한 녹말의 분해 산물인 이당류, 단당류 (물 분자보다 매우 크다) 또한 농도 차를 만들기 충분하다.

(주장 2에서 알아봤지만, 분해 산물이 별로 생기지 않으므로 효과는 크지 않다.)


그렇다면, 짜장면에서 삼투 현상이 일어나기 충분하고, 짜장면 1인분에 200g의 양파가 들어간다고 하면 최대 180g의 물이 양파에서 나올 수 있다는 소리다!


즉, 짜장면에 고인 물의 원인은 삼투 현상이다!




5. (외전: 파스타 면은 왜 잘 안 부는가?) 면은 왜 부는가? 이건 물의 양과 관련이 없는가?


앞서 말했듯, 짜장면에 고인 물의 원인은 삼투 현상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짜장면에 고이는 물의 양과 면이 부는 과정을 연관지어 고려하는 독자도 있을 것 같아 다뤄본다.



'면을 익힌다.'의 의미는 면에 수분이 침투하다는 의미이다.


면에 사용되는 재료는 보통 밀가루이며 

밀가루는 그 용도, 품종에 따라 크게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나뉘어지며, 글루텐 함량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밀가루도 녹말이기에 고온 조건에서 물이 침투하는데 이것이 면을 익히는 과정이다.


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파스타면(세몰리나; 강력분)을 익히면 겉에서부터 안쪽으로 물이 점차 스며든다.


보통 잘 익은 면은 겉은 80~90%, 안쪽은 50~70%의 수분함량을 가지며 면을 익히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 Influence of Raw Materials and Processing Conditions on Spaghetti Hydration Kinetic During Cooking and Overcooking)


이때, 시간이 지나면 겉에 있는 수분이 안쪽까지 침투하여 안과 겉의 수분 함량이 비슷해지는데 이를 '면이 분다.'라고 한다.


이렇게 면이 불어버리면 쫄깃한, 꼬들한 식감이 사라지게 된다. (오래 면을 익혀도 같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라면, 짜장면에는 중력분이라는 밀가루가 사용되는데 중력분으로 면을 만들면 중력분 특성상 겉면의 수분이 안쪽으로 스며들기 쉽다.


이와 반대로 파스타면은 세몰리나(분류상 강력분)라는 밀가루가 사용되는데 세몰리나는 일반 밀가루보다 입자가 커서 겉면의 수분이 안쪽으로 스며드는데 오래걸린다.

따라서, 상온에 노출되어도 잘 불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면이 부는 이유는 최초로 면이 익는 과정에서 침투한 수분 때문이다.


즉, 면이 부는 것과 짜장면에 고이는 물의 양은 관련이 없다.


그런데, 면이 부는 과정에서 바깥의 수분이 면으로 침투할 가능성은 0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이건 잘 모르겠다.


정확히는 면발에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인지라 섣불리 말하기 힘들고, 짜장면 또한 그렇다.


직접 해봐서 확인해보는 수밖에...

(대학원 가야겠지...?)



이상 긴 글 마치겠다.

- 정말 열심히 썼는데 피드백이나 의견 부탁드립니다.

- 누가 광고로 달아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