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인벤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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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에임론'이라는 걸 썼던 사람인데


오버워치는 유독 티어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천차만별임.

리그 활성화, 1인칭 팀 게임의 한계, 팀 보이스 부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에임', 즉 티어마다 DPS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이었음.


낮은 티어에서 아나메르시를 왜 선호했는가? 그들은 최고로 안정적인 HPS를 선사하기 때문이고

낮은 티어에서는 아나메르시의 HPS로 상대 탱딜의 DPS와 맞불을 놓을 수가 있었음. 다들 총알이 안 맞으니까.


중간 티어로 올라가면 메르시 선호도는(어디서 들은 게 있어서) 좀 낮아지지만, 아나는 여전히 고정이었음.

야타, 브리 들었을 때 힐 부족하다며 눈 흘기는 소리 안 들어본 힐러는 없을 거임.

중간 티어쯤 가면 죽여야 하는 건 죽일 수 있는 DPS가 나옴. 그래서 딜러는 나름 하이딩을 함.


하지만 탱커는 여전히 '맞아가며' 탱킹을 함.

이게 무슨 뜻이냐면, 어정쩡한 위치 선정 탓에 필요 이상으로 맞는다는 뜻임. 탱커는 아직 그렇게 해도 안 죽으니까.

탱커 똥꼬에만 에임 두고 사는 아나가 왜 중간 티어에 그토록 많은가를 생각해 보자.


높은 티어에서는 자연히 '비교적' 아나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음. 어차피 힐 부족 운운하기 전에 뒤질 놈은 뒤지거든.

탱커든 딜러든 머리 내놓는 순간 피가 반토막인 건 물론이거니와, 그렇게 힐 자원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상대에게 턴을 주는 행위임을 모두가 앎.

물론 높은 티어에서도 아나는 많이 쓰였고, 그만큼 성능이 좋았지. 다만 아나 없다고 팀원이 무작정 힐징징거리는 일은 잘 없었다는 거임.


이렇게 티어마다 다른 에임, 즉 DPS에 따라 게임 흐름이 천차만별이었음. 같은 게임이라고 볼 수가 없을 정도.


위에 힐러 위주로 적어서 그렇지 낮은 티어 딜러들이 왜 플랭킹을 안 돌겠음?

그들도 본능적으로 아는 거임. 내가 옆에서 혼자 몇 발 쏴봤자 킬 못 내고 나는 두 대 맞으면 도망쳐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시간 아깝지, 다시 피 채우는 시간 아깝지, 그사이 딜량 낮게 표시되면 정치당하지.

사이드를 갈 필요를 전혀 못 느끼는 거임.

서브 딜러가 사이드에서 시선 끄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된다? 그건 눈에 안 보이는 지표라 깨닫기가 너무 힘듦.


이런 이유로 유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물에서는 옹기종기 뚜샤뚜샤만 하기 일쑤였고

거기에 맞춰 패치하자니 천상계가 울고

천상계에 맞춰 패치하자니 광물 밸런스가 깨지는 상황이 몇 년 동안 지속됐음.


천상계에서는 왜 맨날 나오는 조합, 나오는 픽만 나왔느냐. 

티어마다 전혀 다른 게임들을 하고 있으니 도저히 밸런스 맞출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냥 좋은 거 돌려 쓰라고 방치한 거임.


그런 점에서 이번 패치의 탄 판정 강화는

각 티어마다 존재하는 '에임에 따른 이해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봄.


낮은 티어 힐러가 왜 안 땡기는가? 자기 괴롭히는 겐지 트레를 때려서 몰아내질 못하니까 못 땡기는 거임.

낮은 티어 딜러가 왜 사이드를 안 도는가? 돌아봤자 에임 구려서 변수 못 내는데 뭐하러 돎?

낮은 티어 탱커가 왜 그렇게 처맞는가? 처맞아도 안 죽으니까. 상대 에임이 구려서.


아무리 대가리 빈 힐러라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면 앞으로 갈 것이고

자리싸움 하나도 모르는 딜러라도 총알 잘 맞으니 영웅심리에라도 플랭킹을 해볼 것이고

패치 이후로 엄청 아프다는 걸 깨달은 탱커는 알아서 사리면서 할 거임.

다만 한동안 탱커 기피 현상이 극심해질 것 같음. 양쪽 딜러들 여전히 서서 총만 쏘는데 너무 아프니까 그냥 고기방패 역할밖에 안 돼.


지금 당장은 상상 이상의 판정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도 많고

내가 겜 좀 돌려본 결과 여전히 한심한 포지셔닝으로 총알만 잘 쏘는 놈들이 광물에 수두룩하지만

이게 장기적으로 가면 전반적인 유저들의 게임 이해도를 올려줄 거라고 생각...

하지는 않지만

뭐 패치하는 개발진의 의도는 그럴 거라는 거임. 


솔직히 광물 유저들은 원체 캐주얼한 게임을 원할 텐데, 괜히 이것도 잡숴봐, 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세 줄 요약

1. 이번 패치의 탄 판정 강화는 각 티어마다 존재하는 '에임에 따른 이해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것.

2. 티어별 DPS 간극이 좁혀지고 나면 낮은 티어 사람들도 자연히 상위 티어의 이해도를 어느 정도 따라갈 테니까.

3. 다만 그게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고, 이해도 없이 총만 잘 쏘는 사람만 늘어나 버리면 탱커 기피가 더욱 극심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