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채널 (비)

일본이 맘만 먹으면 한국에서 돈을 회수해서 제 2의 IMF가 올 수 있다는 말은 틀렸다. 

가짜 뉴스 급이다. 

하지만 저 틀린 사실을 믿는 사람이 아주 엄청나게 많다면 저 틀린 사실은 맞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저걸 믿는 사람들이 불안해서 한국 자산을 팔고 금이나 달러를 살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실제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외환보유고가 넉넉해서 그런 수준까지 저런 사실을 믿는 사람이 많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예상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말은 경제학에선 통하지 않는다. 

전쟁이나 전술에서는 통한다. 

기습은 예상하지 못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고, 기습이 예상되면 사령관이 기습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에서는, 위기가 예상되면, 위기를 대비하는 개개인의 행동이 대부분 사회 전체적으로는 위기를 촉발시키는 쪽으로 움직인다. 

시장 전체가 이렇게 움직이면 대응하는 정부 정책 당국이 그걸 막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게 자기 실현적 위기라는 개념이다. (이준구 교수님 글에 이 이야기가 또 언급되었다) 제 2의 IMF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을 믿는 사람들이 꽤 많이 생긴 모양이긴 하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금값은 꽤 많이 올랐다. 

이 중에는 아마도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인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일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맘만 먹으면 제 2의 IMF가 온다는 가짜뉴스를 믿고 금과 달러를 산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 아니면 다들 말로만 제 2의 IMF 하면서 여전히 한국 자산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으려나?


가짜뉴스와 일부 보수언론이 경제에 미친 해악을 measure할 수 있지 않으려나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