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채널 (비)
왕정이든 독재정이든간에

장기집권 지도자 하나한테 의존한 정치체제는 그 인간의 목숨이 너무 중요해짐

박정희가 적당히 한 12년 해쳐먹고 퇴임한다? 그럴싸해 보이고, 민주정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독재정에서는 불가능함.

박정희 개인은 어떤 식으로든 잘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지지세력에게 문제가 생기니까.



박정희 지지세력 입장에서 보자.

박정희 물러났다가 김영삼 김대중 같은 사람이 집권하면? 감옥 안 가고 요직 쫓겨나는 수준이면 다행이고, 좀 핵심 인물들은 감옥행 or 심하면 사형이쥬?

박정희 물러나고 우리 세력에서 후임자가 나온다고 한다면, 과연 그걸 누가 하느냐가 문제임. 차지철? 김종필? 누가 되었든 간에, 후임자가 제대로 내정되어있지 않으면 피터지게 싸워야 할 거임. 이긴 쪽은 세력이 더 공고화 되겠지만 진 쪽은 야당이 정권잡았을 때랑 별 반 다를 바 없겠지. 어쩌면 더 지독하게 보복당할지도 모름.

아예 박정희가 후임자를 찍어둔다? 이게 그나마 평화로운 방법인데, 후임자의 정치적 역량이 박정희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함. 그 후임자가 믿을만한 놈인지, 박정희 세력 전체를 모두 규합할 만한 사람인지도 중요하고. 거기다 다른 후임자 후보들이 가만히 있을까? 이 역시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음.

아예 후임자가 박정희 만큼 뛰어난 역량과 세력을 갖추고 있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이의가 없다? 그럼 뭐하러 후계자 될 때까지 기다리냐? 그냥 지금 당장 박정희 죽여버리고 자기가 대통령하면 됨 ㅇㅇ. 박정희도 바보는 아니니 후임자가 그 지랄 하도록 내버려 둘 리가 없지. 그러니 충성경쟁을 시키면서 계속 2인자로 평가되는 사람들을 교체하거나 정계에서 떨어트리거나 갖은 방법을 다 썼지. 실제로 결국 누가 후계자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자너



결국 박정희 지지세력 입장에서는 혼란 생기거나 내부분열 하는 것 보단 그냥 니가 좀 고생하세요 하면서 박정희가 계속 집권하는 게 답이고

박정희 입장에서도 스스로 위기상황을 초래하거나, 권력이 흔들릴만한 여지를 남기는 것 보단 그냥 자기가 계속 하는 게 답임



이러니 장기집권이 유지될 수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