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소리와 함께 끝까지 버티던 리브도 외마디 비명과 함께 땅으로 스러졌다'


페니, 아카시아, 하루, 마리안 등 모든 하임델 부대원들은 이미 거친 숨만 내 뱉는

반 사체나 다름 없이 누워서 운명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분석가... 너라도 도망가 날 선택해주진 않았지만 너에겐 아직 지켜야할 사람이 남아있잖아."


이미 쉴대로 쉰 목으로 내뱉는 페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 아니.. 아직이야.. 여기서 물러나면 인류는 멸망이야

 혹시나 하는마음에

 아직 실험중인 반물질 폭탄을 가지고 왔어

여기서 내가.. 내가 끝내지 못하면 끝이야..

아비로써 딸에게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는 해줘야지..

타이탄의 노예로 사는 새장 속의 삶이 아니라.."


"그래 어짜피 전장에서 구르던 몸 이리 될줄 알았어

하지만 정말 괜찮겠어? 우리야 홀몸이지만 

프티야는 남은 일생을 평생 널 그리워하면서 살게 될거야

그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을 가지고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말이야."


하루의 각오와 체념이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어쩔 수 없어 여기서 도망치면 결국 끝이야

도망자로, 노예로 전 인류는 서로 버리고 속여가면서

빠르던 늦던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되겠지

그럴바엔 여기선 내가 끝맺음을 하는게 맞아."



각오를 마친 분석가가 천천히 버튼에 손을 내려놓는 그때

들려서는 안되는 목소리가 분석가의 귓가에 울린다


"어라? 다들 왜 이리 죽상이야 이 천재 미녀 프티야를 기다렸어?"


'환청인가? 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거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는 분석가의 눈에


약해질대로 약해진 프티야의 모습 대신 타오를듯한 

광휘를 내뿜는 프티야의 모습이 보인다


"프티! 대체 왜 여길 온거야! 

말했잖아.. 네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시자로서의 능력이 강해지는 대신

저주때문에 쇠약해진다고! 더이상 전장에 서면 네 몸이 더 이상 못 버텨

왜! 왜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나하나로 끝나면 되는거잖아!"


프티야는 대답 대신 싱긋 분석가를 홀린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계속해서 힘을 끌어올릴 뿐이었다.


"안돼 프티야 제발! 우리 아이는! 우리 아이를 생각해

이그니스는 매번 밖에 나가있던 내가 아니라 너가 필요해 

제발!"


"내 사랑스러운 분석가.. 결국 난 스스로 파멸할 사람이야

오래지 않아 거동도 못 할테지..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고 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 눈물만 훔치는 

나날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그럴바에 내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우고 싶어

내 코드명 알잖아? 리틀썬

태양은 스스로를 태워서 온누리를 밝게 비춰줘야 하는게

자연의 섭리야 나도 그러하고."


이윽고 프티야의 주변이 빛에 물들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프티야 안돼! 될리가 없어! 리브도 페니도 

심지어 최초의 계시자 그 아카시아도 하지 못한 일이야 

연구만 하던 네가 저 거대한 타이탄을 어떻게 

끝내겠다는 거야 제발 지금이라도 멈춰 아직 늦지 않았어!"



"안녕 자기, 

고통은 내 오래된 벗이니 죽음또한 두렵지 않아

수식과 연구에만 몰두하던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사람 진심으로 사랑했어 잘 지내..

나는 불굴이니, 타올라라 태양이여 고통의 끝까지!"


프티야의 마지막 외침과 번쩍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탄의 거체가 광휘에 휩싸인다.


이윽고 쿠쿵하는 소리가 들리고 거대한 산과 같던 타이탄의 거체가 앞으로 천천히 스러진다.



<몇년후> 


"분석가 오늘이 프티야 기일이지..? 마침 우리도 다 같이 프티야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같이 갈까?"


"아니.. 괜찮아 오늘은 아이가 마침 운동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이거든

못난 아빠지만 오늘만큼은 빨리 집에 들어가봐야지."


"그래.. 알았어 그럼 잘 지내 가끔 연락하고 아 참 그리고 페니 너 아직도 기다리더라 페니도 곧 서른인데 재혼할 생각은 없어?."


"페니에겐 미안하지만 내겐 프티야가 전부였고 앞으로도 그럴꺼야 내 행복도 슬픔도 전부 그녀가 내게 준것이었으니..

  나 같은 딸도 있는 유부남보단 더 멋진 남자가 페니에게 어울릴꺼야."


"그래.. 그럼 다음에 봐 분석가"


"그래 리브 너도 전보다 평온해보여서 보기 좋다 먼저 갈께."


이윽고 집으로 들어온 분석가가 신발을 벗을 틈도 없이

기다리고 있던 그의 딸 이그니스가 폴짝하고 그의 품에 안긴다


"아빠! 나 오늘 달리기 1등했어요!"


"아이고 우리 딸 장하다 누굴 닮아서 운동도 잘하고 머리도 똑똑한걸까?"


"헤헤 머리는 엄마를 닮고 운동신경은 아빠 닮았나 봐요!"


그렇게 오랜만의 부녀의 시간을 보내고

땅거미가 내려앉을즈음이 되자 

분석가는 그의 딸을 침대까지 마중해준다


"아빠! 오늘도 책 읽어줘요!"


책 한편, 그리고 두편을 다 읽을때쯤 

이그니스는 이미 꿈나라에 가 있다


"잘자렴 우리 아기,

 Hush my sweetheart, Hush.."


3줄 요약 


1. 분석가는 페니, 프티야와 삼각관계였다

2. 프티야는 죽어서 이제 가챠에서 안나온다

3. 프티야의 영어이름은 Fritia Hush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