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에 강하게 이끌린듯이 가지게된 프라모델 조립이라는 취미는 초등학생 시절의 온 관심이었던 컴퓨터 게임을 간단히 밀어내버릴 정도로 흥미를 느끼기에 더 할 나위 없이 충분했습니다

지금와서 되돌아보니 그때 영어학원에 가는 버스에서 기사아저씨가 만화영화 채널을 틀어주는걸 귀찮아하셨더라면 그때 만화채널에서 프라모델 광고가 꾸준히 나오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는 목수가 되겠다는 목표도 목수를 통해 제 인생의 계획을 세울생각은 커녕 전문대학에 진학할 생각은 커녕 게임에만 몰두하여 부모님의 피땀에 기생하는 보람없는 자식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본문에 앞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때 초등학생 어린시절 정해진 그 시간대에 흘러나왔던 프라모델의 광고로 인해 접하게된 만화가 만드는 보람과 기쁨을 알게해주었고 그것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12년을 향하고 취미를 통하여 인생의 방향을 정하게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만들다보니 욕심이 생긴 저는 어린시절부터 단하나의 고집이 생겼는데 그것은 물에 담갔다 빼도 멀쩡할 만큼 완벽한 색을 구현하자는 거였습니다
스티커로 색을 재현하는것에 이골이 나버린거지요

하지만 이 작은 고집이 알게모르게 강박증으로까지 자라났습니다
물론 좋은점도 있었죠
남들보다 더 섬세하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았고 눈썰미를 키워주었고 디자인이나 색에 대한 무의식적인 감각을 키워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들을 활용해서 완벽하게 만들어야한다에 매몰되버린것이었습니다

완벽함에 매몰된 저는 곧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고 그 강박증에 지쳐 소위 잘못되어있는것이 보여도 수정할수있음에도 지치면 그냥 내버려둬버리는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 하고자하는 일에 덕을 세우거나 아름답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함에 매몰된 인간은 자신이 해온 모든  것이 아무런 감동이  되지 못하며 회칠한 무덤과 같은 작품을 토해낼 뿐입니다
내가 "낳았다"라는 기쁨이 없습니다

완벽함에 매몰되어 강박적이며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이 잘못되었다고 인식하고는 있었어도 어떻게 다뤄야할지 긴 시간동안 몰랐었습니다
한켠의 작지만 중요한 고민거리였지요

그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너희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신념이나 사상 말씀의 이해와 태도에 주로 풀이 될 수 있지만 특히 제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부족하지 않게 그러나 넘치거나 과하지는 않게

저의 처음 고집은 좀 더 완벽한 것을 만들어내어 가시적인 성장의 결과물에 의한 보람과 실력의 성장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부족하지 않기 위한 성장을 위한 노력이죠

그러나 지금의 강박증과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은 그 부족함을 채우는 것을 넘어 넘쳐버린 매몰되어 치우쳐진 결과물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세계를 창조하시고 창조의 클라이막스로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앞선 모든 피조물보다 우선하여 심히 기뻐하셨습니다

모든 것 위에 세우셨고 기뻐하셨고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 자신의 마음이 동하는 것을 주체하시지 못할 정도로 사랑하셨던 것입니다

매일같이 찾아와 창조한 피조물들과 인간을 보고 또 보고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좌정하시던 보좌에 내려와 직접 아담과 함께 동산을  거니시는 시간을 가지셨을리가 없었겠지요

만드는 취미도 같았던 것입니다
지금의 제가 보기엔 부족함이 많아보이지만 그때의 저는 온전히 만든다는 행위에 기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완성되어 제 앞에 섰을때 수고에 대한 안식감보다 기쁨이 더 앞섰습니다

그때의 결과물들은 아직까지도 책장 한층을 차지하여 방을 오가면서 한번씩 보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그 앞에 서서 멍 때릴정도로 보고 또 봅니다

심지어 6~7여녀전에 무식하게 만든 결과물이 제일 중심을 차지하고 있죠

그러나 기술적인 면으로도 실력적인 면으로도 그때보다 발전했지만 강박적으로 완벽함을 집착하여 만든 결과물들은 책상 아래 구석에 쳐박혀 꺼내는 것조차 귀찮아할 정도로 관심밖에 밀려나버렸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와
부족하지 않게 그러나 넘치지 않게라는 말은 시간이 얼마가 흘러도 관심이 떠나지 않도록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게 하기 위한 말씀임을 경험했으면 하는 하나님께서 마치 아버지가 자식에게 인생의 방향을 조언해주는 잠언인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만드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드는 것에 수고를 들이고 그 결과물이 나왔을 때 남들보기에 볼품 없어도 그 결과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기뻐하시고 심히 기뻐하셨다라는 그 감정을  어렴풋이 이해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