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날 4명의 기사가 있었다.

그 기사들은 너무나 용맹해 악인을 지나치지 아니했고

또 너무나 강인해 고목처럼 꺽이지 아니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들을 두려워 했다.


평등을 사랑하던 백기사는 활로 사람들을 쏘며 짖밟고, 병을 퍼트린다는 말이 돌고

평화를 사랑하던 적기사는 검으로 모두를 죽여나가는 전쟁광이라는 말이 돌고

풍요를 사랑하던 흑기사는 자신의 저울로 타인의 재산을 부당히 갈취한다는 말이 돌며

생명을 사랑하던 청기사는 낫 하나로 수많은 죄없는 이들을 베어갔다는 말이 돌았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의심하고, 욕하며 그 기사들의 긍지를 썩혀갔다.


백기사는 하등한 자들의 우물에 독을 타고

적기사는 이간질로 하여금 수많은 이들을 베어내며

흑기사는 진정 타인의 재물을 빼았았지만

청기사만이 그저 홀연히 사라졌다.


사람들은 세 기사를 욕하면서, 청기사 만이 진정한 기사라 추앙했고

다른 세 기사를 처형하면서, 청기사의 동상을 새웠다.


거짓을 믿는 사람들은 알지 못 할 것이다.

기사들이 진정 나빴는지

청기사가 진정 사라진 것인지

본인들의 명줄을 쥐어든 낫이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