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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어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 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있다가, 

다급한 사연들고 달려온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맞이할 수 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 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정답: 봄 1000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