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때문에 많이 늦었습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부족한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들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면 다음에 수용해서 더 좋은 창작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공백포함 약 5000자 정도의 짧은 소설이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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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대천사의 사랑을 받는자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보이는것은 따스한 햇살...이 아닌 하얀 깃털이었다.


"독자야 일어났어?"


일어나자 마자 내게 잘잤냐고 물어봐 주는 우리엘. 평소에는 자주 입지 않던 흰색 실크 드레스를 입고 내 옆에 앉아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 난 그 모습을 넋놓고 바라보고있었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우리엘."


하지만 인사를 하고 나니 의문이 들었다. 난 분명히 어제 김독자 컴퍼니 건물에서 자고 있었는데 어째서 여기있는 거지?


"우리엘."

"왜 불러?"

"제가 왜 '에덴'에 있는 거죠?"

"내가 데려왔어!"


이건 또 무슨 황당한 말인가. 이 대천사가 또 무슨 사고를 친걸까.


"아까 너 보러 갔는데 너가 자고있어서 데려왔어!"

"우리엘..."


나는 머리가 지끈하고 아파왔다. 나중에 희원 씨에게 한 소리 듣겠군.


"독자야, 우리 오늘 데이트하는 날인건 알지?"

"당연하죠."


사실 거짓말이다. 전혀 기억 못하고 있었다.


"저기 우리엘, 잠깐 옷 좀 갈아입으러 가고 싶은데요."

"내가 빌려줄테니까 가서 씻고와!"


씻고 나왔을 때 우리엘이 내게 건넨옷은 에덴의 제복이었다.


"우리엘, 이건 우리엘의 옷이잖아요."

"응? 아니야, 그거 내가 독자주려고 만들어 논거야."


난 그 말을 듣고 꽤 놀랐다. 우리엘이 옷을 만들수 있었는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뿐이었다.

[우리엘의 제복]

우리엘이 입기에는 사이즈 조금 큰 우리엘의 제복이다. 누군가 입고 역동적으로 움직인 흔적이 남아있다.


"우리엘, 이거 아이템 이름이..."

"응? 왜? 옷이 별로야?"


광기서린 우리엘의 눈을 보자 김독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뇨, 마음에 들어서요."

"그래? 다행이다!"


햇살처럼 밝은 웃음을 지으며 기뻐하는 우리엘을 보고 난 차마 제복을 입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잘 어울린다!"

"우리엘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네요.".


결국 난 제복을 입고 아침을 먹어야했다. 가브리엘은 내게 경멸의 시선을 보냈고 

요피엘은 내 눈앞에서 큰 소리로 웃었고


"푸하하하!"


 메타트론은 웃음을 참으며 내게 경고를 주고 갔다.


"구원의 마왕 크흠, 다음부턴 제게 부탁하면 옷을 드릴게요."

"네."


하지만 우리엘은 날 귀엽게 봐줬다. 남자친구의 옷을 입은 여자친구가 이런 기분일까.


"독자야, 우리 언제 데이트 갈래?"


난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우리엘에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 바로가죠."

"진짜? 오늘 안 바빠?"


내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엘은 음식을 먹던 포크를 내려 놓더니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우리엘의 옷이 바뀌었다.


"어때? 예뻐?"


우리엘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연회'에서 입었던 옷을 입고 있었다. 다시 봐도 천사보다는 소악마에 가까웠다. 나는 얼굴을 붉히고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우리엘 옷이 너무 얇은거 같은데요."


그 말을 들은 우리엘은 놀란 눈으로 날 봤다.


"독자 너 이런거 좋아하는거 아니었어?"


대체 이 사랑스러운 대천사는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어이없다는 눈으로 보지 말고! 연회 때 너가 엄청 좋아했잖아!"

"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내가 언제 저런 옷을 좋아한다고 했지?


"내가 이 옷 입고 갔을 때 나한테 손도 못댈 정도로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아뇨, 너무 부담스러워서 손을 못댄 거였어요."


우리엘은 애써 무시하고 내 옷을 갈아입히고 에덴을 나왔다. 나는 우리엘을 보며 말했다.


"우리엘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요?"


우리엘은 잠시 고민하더니 얘기했다.


"이번엔 독자가 가고 싶은 곳을 가보고 싶어!"


나는 장난기 있는 표정으로 우리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전 도서관을 갈건데 괜찮겠어요?"

"음...졸리긴 하겠지만 독자가 가고 싶다면 갈래!"

"그러면 적어도 한 시간은 같이 있어줘야해요?"

"걱정마! 대신 독자도 나랑 대화 많이 해줘야돼?"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웃어보이는 우리엘을 보며 나는 귀엽다는 듯이 우리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차, 너무 애 취급했나?'


우리엘은 고개를 떨구더니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한번 더 해줘..."

"네? 뭐라고요 우리엘?"


고개를 살며시 들어올린 우리엘은 내게 자신의 머리를 가져다대며 말했다.


"한번 더 해달라고..."


너무나도 귀여운 우리엘의 모습에 나는 우리엘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우리엘, 도서관에서는 조용히해야해요."

"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거든요."

"왜 방해가 되는거야?"


나는 이 순진무구한 대천사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다가 좋은 예시가 떠올랐다.


"우리엘도 성류방송으로 저 볼 때 메타트론이 호출하면 기분 나쁘죠?"

"응!"

"여기도 똑같아요. 다들 자신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보고있으니까요."


우리엘은 그제서야 납득한 뒤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독자는 무슨 책 읽을거야?"

"글쎄요. 다 재밌어보여서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는 내 기분은 마치 놀이공원에 처음 와본 어린 아이같은 들뜬 기분이었다.


'처음 보는 독자의 즐거워하는 표정...귀여워!'


우리엘은 몰래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었고 나는 눈치챘지만 눈감고 넘어가 줬다.


'지루해...재미없어...'


처음 10분정도는 집중해서 읽으려했지만 역시 매일 웹소설이나 보던 우리엘이 소설을 잘 읽을 수 있을리 없었다.


'독자는 책이 재밌나?'


아무 말도 없이 나는 책만 읽었고 가끔 들려오는 우리엘의 질문에 답해주기만 했다. 나는 계속 우리엘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부담스러워 말했다.


"우리엘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우리엘은 살짝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그럼 제가 잘못한거 있어요?"

"아니, 없어."


단단히 삐져있는 우리엘의 태도에 나는 어쩔 줄 몰랐다. 당황하던 나는 심호흡을하고 천천히 생각을 했다.


'김독자, 생각해 여기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러 고민 끝에 나는 책을 덮으며 말했다.


"슬슬 나갈까요?"


우리엘은 확연히 밝아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진짜?"

"우리엘, 쉿...! 여기 도서관이에요! 남들이 알아보면 어쩌려고...!"


우리엘은 조용히 킥킥대더니 내 머리에 딱밤을 날렸다.


"아야..."

"바보야, 그래서 인식 저해 스킬끼고 왔잖아."

"딱밤은 왜..."

"벌이야."


좋아하면서 걸어가는 우리엘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피식하고 웃고는 책을 제자리에 꽃아두고 우리엘을 뒤따라갔다.


"우리엘, 같이 가요."


그 다음 행선지는 노래방이었다.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우리엘은 노래를 잘불렀다.


"어때? 잘 부르지?"


뒤에 기계에 떠있는 100점을 보여주며 칭찬해 달라는 듯이 눈웃음을 짓는 그녀를 보며 난 마이크를 들며 말했다.


"네, 잘 부르네요."


그 다음은 차례로 커플곡을 부르고 나 혼자 부르고 다시 우리엘 혼자 부르고 결국 노래방에서만 3시간을 있다 나왔다.


"히히, 이제 어디갈래 독자야?"


김독자는 무심코 시계를 보고 우리엘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우리엘."

"응? 왜?"


김독자는 시계를 보며 말했다.


"이제 '막차'시간이 다 돼서요."


우리엘은 애써 그 말을 무시했다.


"스티커 사진 찍으러 갈까? 아니면 늦었지만 잠깐 수족관이라도 갈래? 나 오징어 보고싶어."

"우리엘."


점점 우리엘의 목소리가 잠기기 시작했다.


"인형뽑기는 어때? 이번에 나 굿즈로 나랑 염룡이랑 인형나왔거든."

"우리엘?"


이제는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아니면 서점가자 너 책 좋아하잖아."

"우리엘, 책 싫어하잖아요."


결국 뒤돌아선 그녀의 볼을 타고 투명한 물이 한 방울,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 김독자 컴퍼니가서 중혁이, 수영이, 상아, 희원이, 현성이, 길영이, 유승이, 비유랑 그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랑 성좌들이랑 파티하자."


"우리엘 울어요?"

"엄청나게 성대한 파티를 열자."


우리엘은 독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얼굴도 보지 않았다. 독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본다면 그냥 주저 앉고 펑펑 울어버릴것만 같았다.


"우리엘. 전 다시 돌아올거에요. 내년에도 돌아올게요."

"안 가면 안돼? 대체 너가 뭐 때문에 그래야 되는 건데?"


우리엘은 눈물을 머금고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나도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미안해요, 우리엘."


우리엘은 나를 조용히 울려다봤다.


"제가 독자라서."


어느새 주변 풍경이 지하철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아...아..."


우리엘은 절망감이 담긴 신음소리를 내며 내 두 뺨을 그 작은 손으로 감쌌다.


"가지마...그냥 나랑 있어주란말야..."


그 작은 천사가 내 품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난 조용히 눈물을 머금고 마저 말했다.


"꼭 다시 올게요. 내년 이 날짜 이 시간에,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약속한거다?"


김독자는 마치 다시 보지 못 할 사람처럼 마지막 말을 뱉었다.


"우리엘, 키스해줄래요? 우리엘이 하고 싶은 만큼 진하게."


우리엘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스킨십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독자가 먼저 키스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진짜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엘은 김독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우리엘의 입과 혀가 김독자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고 입술을 때지 않고 계속 입술을 비볐다.


"하아...하아..."


서로 숨이 차 입술을 떼는 순간 지하철의 문이 열렸다.


"우리엘, 잘 있어요."

"응, 기다릴게."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가볍게 입을 맞추고 서로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그 날은 2020년 2월 2일 새벽 5시 51분이었다.


[설화, 마왕을 사랑하는 대천사가 쓰게 웃습니다.]

[설화, 대천사를 사랑하는 마왕이 조용히 침음합니다.]

[설화, 대천사의 사랑을 받는...■■■■■■■■■■]


"다시 보기."


1년 뒤인 2021년 2월 2일 오후 5시 50분 30초. 우리엘은 방에있는 자신의 '김독자'들을 보고 있었다. 처음 그를 발견 했을 때부터 마지막 이별까지. 어느새 그가 약속했던 시간까지 30초 밖에 남지 않았다.


"안 오면 죽여버릴거야 김독자."


달라진게 하나 있다면 그녀는 김독자가 마왕화를 했을 때와 똑같은 뿔이 달린 머리띠를 쓰고 김독자의 [무한 차원의 아공간 코트]를 입고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5시 51분 알람이 울렸다. 삐삐삐삐---- 삐삐삐삐----1초, 2초... 시간이 지나 어느새 30초가 지났다. 김독자가 자신을 떠났다는 생각이든 우리엘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흑...흑...김독자 나쁜 ■끼..."


그때 그녀의 귀에 익숙한 메세지가 들렸다.


[■■■■■■...설화, 대천사의 사랑을 받는 자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그녀의 뒷 목에서 바람소리가 들렸고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익숙한 형체의 화신체가 창틀에 앉아있었다.


"미안해요. 너무 늦었죠?"


우리엘은 김독자에게 안겨서 한참을 울었고 김독자는 그런 우리엘을 말없이 토닥여줬다.


"30초나 늦었잖아! 1초의 안 늦을 거라면서!"


"미안해요. 오는길에 차가 좀 막혀서."


우리엘은 그런 김독자를 빤히 바라보더니 조용히 입을 맞췄다. 김독자는 놀랐지만 눈을 감았다. 이번에 둘은 천천히 키스를 즐겼다.

그리고 입을 떼고 우리엘은 김독자를 급하게 침대에 눕혔다.


"우리엘, 이제는 어디 안 가요."


그 말을 들은 우리엘은 독자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천천히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독자야. 나 더이상은 진짜 못 참겠어."


김독자의 그 모습마저 귀엽다고 느꼈는지 그 만의 특유의 웃음을 짓고 말했다.


"오늘은 절 마음대로해도 좋아요."


그 말을 들은 우리엘은 이성의 끈이 끈어진듯 '독자야, 너 그 말 책임져야해.'라고 말한 뒤 김독자의 목부터 혀로 천천히 핥기 시작했다.

방 안에는 두 남녀의 교성으로 가득찼고 점점 분위기가 고조됬을때 김독자가 먼저 말했다.


"사랑해요 우리엘."

"나도 사랑해 독자야."


그렇게 두 남녀의 길고 뜨거운 하루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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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마왕과 대천사의 아이가 조용히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