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자-! 너 여기있기 싫잖아!” 


한수영이 흉터가 가득한 손으로 지하철의 문을 내리치고 있었다. 옆에서는 유상아가 계폐장치를 찾아보고있었고, 이현성이 태산밀기로 지하철의 문을 개방 하려 했지만, 그 문은 마치 뚫리지않는 벽처럼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저씨-! 나와! 누가 거기있는거 모를거 같애?” 

“독자씨, 제발, 제발 나와요”

“형…!”


그들의 노력에도 뚫리지 않던 문 너머에서 미약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똑,똑


본능적으로 그들은 깨달았다, 그곳에 그들이 찾던 사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것을, 그들의 세계가 그들의 구원을 바라는것을. 희망이 사람들의 눈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하면 여는거야-!”

“이 인간아, 뭐가 그렇게 미련하게 생겨,,,먹었어!”


후방에서 일행들을 엄호하던 유중혁까지 가세하자, 열차의 문이 조금씩, 또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희미하게 열리는 지하철 문 사이로 한개의 인형이 보였다. 너무나도 작은 아이. 하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고있었다. 


“아저씨!”


신유승이 손을 뻗어 그에게 닿을려고 했을무렵, 그의 눈꺼풀이 차분하게 감기며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너무나도 작아진 김독자를 보며 일행들이 하나까득 참아두었던 눈물들을 쏟아내었다. 다시한번 시나리오들을 달리면서, 마왕을 쓰러트리고, 성좌들 앞에서서 마침내 이 지하철에 도달하기까지. 일행들은 한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지금 그들의 구원앞에서 흘리고있었다. 


“왜 이렇게 작아,,”

“독자씨, 어릴때는 처음보네요”

“하하, 드디어 끝이네 드디어”

“김독자…”


순각 한수영의 손이 멈칫하고 떨렸다. 


“근데, 얘 왜 안일어나? 이상하잖아- 지가 구조요청 보내놓고선, 왜 안 일어나는건데?”

“설마, 김독자 네놈…?”


그 순간 일행들 주위에 있던 모든 빛이 꺼저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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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딘가에 누워있었다. 차갑고, 그러면서도 따듯한 이곳은 나의 무의식일것이다. 손을 올려보니 이제는 전보다 더 작아진 손가락과 발이 눈에 뛰게 보였다. 


“일행들…”


[김독 자는 멍 청한표 정을 지었다. 두리 번거 리며 바보같 은 표 정을지 은 김독 자]


이제는 그만하라고 말하기도 지친다. 조잘거리는 4의벽의 소리도 이제는 적응이 되어가며,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거슬리는건 어쩔수없나…? 아까 나는 분명히 일행들을 보고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그들이 이곳에 다시온건가? 나는 그들에게 씻을수없는 죄를 지었고, 분명히 마지막으로 그들을 보았을떄 그들은 행복했다. 일행들은 한강에서 평화롭게 나의 아바타와 있었는데…. 어째서? 왜? 


숨이 안쉬어진다. 폐가 얼어들어가는것같다. 아바타가 사라지면서 원래 들어왔어야할 기억들이 마치 밀려들어오는 파도처럼 한꺼번에 방대한 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 독자 가 울었 다]


분명히 나는 김독자의 대한 모든기억을 소지하고 일행들 옆에서 웃을수있었다. 평화롭게 한강에서 유중혁이 궆는 음식과, 아이들과 얘기하며,  한수영의 소설을 즐길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욕심이자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나 하나만 희생하면 모두가 평화롭게 살수있다. 그거면 된거아닐까…?


그순간 내눈앞에 보인것은 작은 홀로그램이었다. 그속에는 분명히 내가 있었다. 


추리닝을 입은 이지혜가 방문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우리엘 뭐해-! 빨랑 나와-!”

“우리엘 늦겠어요” 

“어어-! 잠시만!”

그곳에서 보이는 이현성, 그리고 희미하게 들리는 우리엘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의 맴돌았다. 


“우리엘! 늦는다! 기다리고있다!”

“알겠다고!”


그곳에서 나온 우리엘은 원래 입던옷보다도 더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왔다, 검은색 실크로 뒤덮힌 옷, 그 위에는 작은 레이스들이 촘촘히 붙어있었다. 


“이상하게 갈순없잖아!”

“알겠으니까, 빨랑 가자, 정말 늦었어”

.

.


그들이 향한곳은 학교였다. 나의 모교, 악몽으로 가득했던 나의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시작된곳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웃는모습으로 그들을 마주했다. 


“우리엘!”

“독자야-!”

“안와주셔도 되는데…”

“꼬맹이가 오라는데 와야지”


뒤늦게 합류한 김남운이 엄지척을 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어느새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있었다. 하지만 저기서의 “나”는 여기있는 “김독자”랑은 다르다. 나는 저런 일상을 가질수 없고, 가져서는 안된다. 


움직을 기력조차 잃은 몸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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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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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씨- 여기는 또 어디야-!”

“아저씨! 아저씨 어디있어?”

“독자씨-! 어디게세요-...!”


‘방금까지 손에 닿았던 감촉이 이렇게 생생한데..’


신유승이 다시금 떨리는 손을 찬찬히 바라보며, 생각했다 일행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김독자를 찾았지만, 그들은 그의 자그만한 자취도 찾지못했다. 


“김독자의 기척이… 느껴지지않는다”

“진짜 제발 이제는 좀 나오면 안되요? 진짜 이 망할 인간아! 뭐가 그렇게 미련한데..! 진짜…”


온통 하얀색이었다. 주위를 도는 모든것하나 하얀색이지 않은것이 없었다. 어디선가 4의벽의소리가 들려왔다. 섬뜩하리만치 차가운 목소리.


[왜 김독 자 가 필요 해? 이미 시 나리오 는 끝났 어 너 히는 그 가 필요하 지 않아]

4의 벽이 키득키득 웃었다. 

[그거 알 아? 이건 신 의 뜻이야 김 독자 가 이걸 원 한 거라고] 

[이 건 김독 자가 선택한 거 야] 

[인정 해, 김독 자는 너 희 를 필요 로 하지 않아]


“하- 이미 나는 아니, 우리는 우리의 세계의 그를 들여놨어, 그리고 지가 안 원하면 어쩔건데-! 사실은 원하잖아 김독자! 이미 우리를 보고있지?”


나의 손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 사람들을 아직도 나를 찾는것인가? 왜 내가 뭐라고… 


“뭐가 신이야, 정작 우리 마음도 모르면서, 니 맘대로 우리를 속단하지마. 너만 그 시나리오를 헤쳐온것도 아니고, 니만 살아남은게 아니야. 이건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거대설화, ‘마계의 봄’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거대설화, ‘신화를 삼킨 성화’가 오래된 잠에서 깨어납니다!]

[설화, ‘왕이 없는 세계의 왕’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거대설화, ‘빛과 어둠의 계절’이 날뛸준비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쌓아온 역사가 나에게 말하고있었다. 이곳이 내가 있어야할곳이자, 나의 세계였다. 


“돌아와줘- 

          김독자

          독자씨

          형

          아저씨

          김독자


마침내 어디선가의 벽이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수천개의 갈래로 흩어졌다. 


[와장 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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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노을이 접한 지하철안에 일행들이 앉아있었다, 모두 한사람만의 안녕을 기원하며 숨을 죽이고있었을 때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김컴 걍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