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녀의 결혼식이다.


옷장에 박혀있던 정장을 오랜만에 꺼내입고.

내 차를 운전하며 추억에 사로잡혔다.


'그래도 전에는 연인이긴 했는데...'


잡아놓은 식장에 도착하고,

김독자 컴퍼니 두번째 결혼식이라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만 앉아 기다리다 보니,


"아저씨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이제 대학생이 된 이지혜가, 정장을 차려입고 식장에 도착했다.


"지금 2시인데, 밥은 먹고 왔어?"

"난 먹고 왔는데, 아저씨는 먹고 왔어?"

"다이어트중이다."


이지혜를 시작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독자씨. 오랜만입니다."

"어, 요즘 안 보이시더니, 오랜만이네요?"

"아, 요즘 희원씨와 출장중이라..."

"그쪽은 결혼 언제하나요?"

"아...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차려입고 온 이현성.


"아저씨!"

"형!"

"왔어?"


교복을 입고 온 막내들, 이제 내년에 성인이 되지만


"오랜만에 결혼식이군."

"가장 최근 결혼식이 저희 아닌가요...?"


우리 김독자 컴퍼니 첫 부부.


"한수영씨 남편 되시는 분이 좀 잘생기셨던데요?"

"전 한수영이 아깝다고 봅니다만."


늘 입던 정장을 입고 온 유상아까지. 

대충 둘러봐도 많은 사람이 모인 것 같았다.


***


그렇게 앉아있다 보니, 곧 결혼식 시작이였다.

나도 내 자리를 찾아가서 기다리다,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고개를 드니 어머니가 계셨다.


"이제 갈 시간이야."

"아직 좀 남았잖아요."

"그럼, 먼저 가있을게."


이렇게 기다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한수영과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또각, 또각.



앞에서 구두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웨딩드레스를 입고 온 한수영이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수영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 눈을 뜨지 못할 정도였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난 그때 생각했다.

만약 내가 더 빨랐다면.


"너는 이런 날에도 울고있냐..."


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수 있었는데.


"너는 울음이 너무 많아."


한수영이 내 눈물을 조심스레 닦으며 말했다.

나는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다시 한수영이 입을 땠다.


"그래도 이제 곧 결혼식 시작이야."


그리고 말을 이었다.


"화장 다 지워지겠다."


그리고 나는 커튼을 걷고 긴 무대를 바라보았다.


"너 먼저 입장인 거 알지?"

"....알아."


커튼을 걷고 나아가자, 등장곡이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 먼발치 너머까지 떠나가고"


만약.


"나 홀로 제자리에 남았다고 생각할 때"


이 이야기가 하나의 문장이라면.


"막상 뒤를 돌아보니"


이것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가 될 것이다.


"나 생각보다 많이 걸어온 것 같네."



***


마지막에 노래가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김독자와 가장 어울리는 노래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노래죠ㅎ

부족한 글솜씨에, 뜬금없다고 생각되는 끼워넣기.

이 정도인 저이기에, 마지막 노래가 어울리진 않지만.

제가 요즘 힘들 때 많이 듣던 노래라,

헌정소설?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쓰레기글 읽어주신 전독시챈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