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붕이는 후순이를 좋아함

그치만 후순이에겐 후돌이라는 우월한 남친이 있음


그래도 후붕이는 그녀를 여전히 좋아해서 후순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도와주고

후돌이랑 싸워서 감정 쓰레기통이 필요할 때는 후붕이가 감내하며 후순이를 위로함



주변에서는 그렇게 남친 있는 여자에게 헌신해봤자 후순이는 후붕이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거고


그런 관계는 그거대로 한 커플이 깨지게 만드는 꼴이니

후붕이 본인과 후순이를 정말 위한다면 후순이에게 거리를 두라고 조언함



후붕이는 내심 알고 있었지만 부정하고 있었던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며 후순이와 거리를 둠


후순이는 언제까지나 당연히 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후붕이가 안보이니 섭섭함


그치만 후돌이라는 남친이 있으니 딱히 외롭지는 않음




후붕이를 짝사랑해오던 후진이는

요즘 후순이랑 말도 안 걸던데 혹시 둘이 싸웠냐고 알면서도 물음


마음이 싱숭생숭한 후붕이는 후진이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과 후순이와의 관계를 속 시원하게 모두 털어놓음


후진이는 후붕이를 토닥이며 혹시 여친이 필요한 거라면 나는 어떻냐고 노골적으로 어필함


후붕이는 후진이를 그런 시선으로 본게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하고


후진이는 그럼 이제부터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후붕이가 후순이를 좋아해서 주위를 맴돌듯이

후진이가 후붕이 주위를 계속 맴돌음



후붕이는 그렇게 대놓고 어필하는 후진이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고,

점점 그녀가 좋아지는 마음이 커져서 후진이랑 사귀게 됨



후진이는 후붕이를 내것으로 만들었다는 고양감에 취해

여기저기 커플티를 팍팍 냄



후순이는 후붕후진 커플을 보며 축하해줌

그러면서도 본인보다 능력도 외모도 수준이 낮은 후진이랑 왜 사귀는 걸까 궁굼해짐


후진이의 대쉬에 못 이겨서 동정심으로?

본인처럼 우월한 여자를 못 사귀니 대용품으로?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임시로 사귀는 건가?

먼저 다가왔으니 성욕만 해결하고 차버릴 생각인가?


등등 여러 생각이 교차하지만 결론을 낼 수 없어서

혼자 있는 후붕이에게 접근하고 후진이랑 왜 사귀는 건지대놓고 물어봄


후순이에게 마음이 완전히 식은 후붕이는 한때 짝사랑하는 그녀 앞에서 후진이의 장점을 연설함


착하고 배려심 많고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고

나랑 같은 첫 연애라서 모든 면이 풋풋한 게 좋다고 함



후순이는 심드렁하게 그냥 공감해주는 척만 하다가 빠져나옴



도대체 후진이가 나보다 잘난게 뭔데?라며 의구심이 들음

얼굴도 공부도 운동도 집안도 뭐 하나 후진이가 자기보다 뛰어난 게 없으니

결국 도태된 년놈들의 연애놀음 자위일 뿐이라며 결론을 냄


그리고 남친인 후돌이에게 가서 후붕후진 커플에 대한 얘기를 함


가만히 후순이의 이론을 듣던 후돌이는

그럼 현 연인보다 우월한 사람이 접근하면 갈아타는 게 당연한 거겠네? 라며 반박함


후순이는 그 말이 왜 그렇게 되냐고 따짐


후돌이는 네가 말하는 논리대로라면 연애는 잘난 사람끼리 하는 것만이 진정한 연애이니


후붕후진 커플은 진짜 연애를 하는 것도 하니고

후순후돌 커플도 더 우월한 조건을 가진 커플에 비하면 그저 장난인 뿐인 것 아니냐고 받아침



점점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후순이는 우리 커플은 그런 거 아니라고 따지고


후돌이는 아니긴 뭐가 아니냐며

맨날 남들하고 비교만 하고

연예인 커플 보면서 부럽다고 하고

배려는 당연시 여기고

내심 남을 깔보면서

데이트 코스도 비싼 거 아니면 성에 안 차고 

매사에 불만 가득한 너같은 여자는 오래 만날 게 못됀다며


안그래도 얼굴만 이쁘고 성격 더러워서 그동안 헤어질까 고민했었는데

후순이 네가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단 사실까지 알게됐으니 미련없이 떠날 수 있겠다며 이별선언을 하는 거지



그리고 후순이 네가 말했던 대로 난 너보다 더 우월한 여자에게 갈아타러 간다며


너랑 사귈때부터 계속 치근덕대던 H그룹 딸인 후양이랑 사귈 거라고 말함


그동안은 후순이가 여친으로 있으니

더 매력적인 조건으로 다가오는 후양에게 철벽을 쳤지만


이제는 후양이를 받아줄 수 있겠다며


후순이 네가 말하는 대로 난 더 우월한 연애를 할 것이라며 떠남




후순이는 내가 잘못했다며 이제부터 성격도 바꾸고 성형도 해서 몸도 마음도 이쁜 여자가 되겠다며 애원하지만


후돌이는 이미 떠나간 뒤였고


혼자 남은 후순이는 후붕이에게 찾아가서 후진이를 차고 나랑 사귀자고 함


어차피 후붕이 넌 나를 좋아했던 것 아니냐며 내가 후진이보다 더 잘해줄 수 있다며 유혹하고



후붕이는 솔로였던 예전이면 생각해봤겠지만

후진이가 있는 지금은 그럴 수 없다며, 어차피 후순이에 대한 마음도 다 식었다며 받아주지 않고


후순이는 이도저도 못하고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아무나 잡아 사귀기에는 눈이 높아져서 성에 안차고


남친 없이 혼자 지내는 것도 자립심이 부족해 어찌할 바를 몰라

 계속 후돌이랑 후붕이에게 미련을 못버리고 치근덕대는 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