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성하는 수식의 변수 중 하나에 음수값을 집어넣었다면, 다른 변수에도 음수값을 집어넣어야 이치가 맞는 법. 


자고로 ‘역전세계’ 라면 남녀 외에도 뭔가 더 역전되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남녀에게 각각 노동과 재생산을 배분할 수 있는 우리와 달리, 여성이 둘 모두를 담당해야 하는 이 세계에서는 여성의 삶 속에서 재생산과 노동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동체의 인구를 늘리는 것과 부를 늘리는 것.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위정자와 철학자가 나름의 해법을 내놓았고, 이를 기반으로 세워진 수많은 문명들이 피고 졌습니다. 


켜켜이 쌓인 수많은 실패 위에, 이 세계는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복지와 부의 재분배가 갖는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아래는 그러한 변화로부터 살아남은 국가의 일부입니다. 





  1. 한반도


해방 이후, 한반도는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북쪽에는 전제주의 러시아 제국의 후원을 받는 대한제국이, 남쪽에는 사민주의 미합중국의 후원을 받는 조선인민공화국이 세워졌습니다. 피를 피로 씻는 전쟁과 기나긴 대치 끝에, 두 국가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1-1. 조선인민공화국 People’s Republic of Korea




해방 후 국내에 잔존하던 좌파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건국준비위원회는, 일본에서 탈출한 황족과 먼 방계 황족이 이끌고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제치고 미합중국이 주도하는 신탁통치기구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조선인민공화국의 역사는 비극으로 얼룩졌습니다. 식민 지배로 얼룩진 땅은 북쪽의 대한제국과 벌어진 전쟁으로 다시 한 번 초토화되었고, 부패하고 무능한 권위주의 정부를 타도하고 진정한 사회민주주의를 실천하려던 학생들의 혁명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추종하는 군부의 공산주의 쿠데타 앞에 스러졌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철저한 계획경제와 농촌 현대화로 국가를 발전시켰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철권통치로 국민들을 짓눌렀습니다. 


그러나 사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20세기의 끝자락이 다가왔을 무렵, 꽃다운 학생의 죽음으로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마침내 기나긴 공산주의 독재를 끝마쳤습니다. 문민정부가 세워지고, 경제는 발전을 거듭했으며, 문화는 보다 자유롭게 변했습니다. 


오늘날, 조선인민공화국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국입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조선의 음악을 듣고, 음식을 먹으며, 한 번쯤 여행오기를 꿈꿉니다. 공산주의 시대의 유산인 조선업, 자동차 등 중공업과 문민정부가 추진한 차세대 IT, 반도체 산업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으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군사력이 안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선진국의 초입에 든 경제는 서서히 성장이 정체되고 있으며, 과도한 노동시간과 박봉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짝을 만나고 아이 낳기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사회는 점차 늙어갑니다. 북쪽에서는 한때의 형제들이 위험한 불장난을 벌이고 있으며, 최대의 수출 시장이었던 중화제국과 혈맹 미합중국의 사이가 벌어지며 안보와 경제 양쪽에서 위태로운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괜찮았지만, 앞으로도 괜찮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앞을 쫓은 이들은, 이제 쫓을 이 없는 미지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언어 문제를 겪지 않습니다. 


— 특수 이벤트: “간첩이다!” 


    — 당신은 군사 훈련 중 이곳으로 떨어졌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 특유의 디지털 패턴 군복, 본 적 없는 총기, 그리고 어깨에 박힌 선명한 사괘 태극기는 모두 미치광이 윗동네 군대의 특징입니다! 


    * 착용 상태에서 발견될 경우, 조선인민공화국 군대와 경찰의 추격을 받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육군과 검거율 99%에 빛나는 경찰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면, 어디 뿌리쳐 보십시오. 연약한 남자의 몸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 군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집을 방문한 사람은 일정한 확률로 당신이 숨긴 군복과 총기를 발견합니다. 관계도에 따라 인민경찰에 신고할 수도, 추궁할 수도, 아니면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 전투와 기동 시 상향 보정을 받습니다. 



1-2. 대한제국 Empire of Korea




 일본의 패배 이후, 고향을 찾은 옛 대한제국의 황족들 대부분은 ‘공화주의 역도’들을 피해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극동에 새로운 사민주의 국가가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러시아 제국은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제주의 정부를 구성합니다. 물론 내각은 전부 친러파였지만, 나라를 돌려줬는데 그 정도는 해야죠? 


미러 양국의 군정이 끝나고, 중화민국의 축출과 중화제국 건국에 고무된 황실은 감히 수도 한성을 훔쳐 천것들끼리 정부를 꾸린 역도들을 토벌하려 전쟁을 일으킵니다. 대한제국군은 삽시간에 반도 대부분을 장악했으나, 사민주의 진영의 대반격으로 전쟁은 대한과 조선 모두를 초토화한 뒤에야 끝나고 맙니다. 


전쟁 이후, 황실은 입헌군주제로의 이행을 요구하는 내각과 민중을 무자비하게 짓밟았고, 나라의 모든 것을 장악하며 완전한 독재 정권을 이룩합니다. 정치적 경직과 러시아의 지원만으로 돌아가는 경제는 무섭게 발전하던 남조선에게 추월당했고, 전제정치 특유의 극단성과 비상식적인 경제정책은 대한을 신용불량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대한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불량국가입니다. 국가의 얼마 안 되는 부는 임시수도 평양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 대부분은 만성적인 빈곤과 치안 부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치안조직들이 난립하여 서로를 견제하는 감시 사회가 된 이곳에서 반란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군대는 숫자만 많을 뿐 배식조차 어려운 오합지졸이며,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오직 핵탄두 뿐입니다. 지원을 구걸할 러시아 제국은 그로기 상태에 빠졌으며, 중화제국은 사민주의 진영과 타협하며 대한을 버렸습니다. 제재를 피해 보내주는 알량한 지원만이 대한제국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러나 최근,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에 모든 것을 건 러시아 제국은 대한의 탄약고에서 썩어 가던 수많은 탄약들을 웃돈 주고 사들이고 있고, 사민 진영과 대립하기 시작한 중화제국은 옛 동맹의 지정학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없는 살림을 끌어모아 만들어낸 핵무력은 마침내 신대륙의 공화 반도들을 타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광반조인가, 성상의 은덕인가. 다시 한 번, 전 세계가 이 죽어가던 전제주의 국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언어 문제를 거의 겪지 않습니다. 


— 특수 이벤트: “말투가 어이 그러니?” 


    — 서슬퍼런 제국 경시청과 보위부는 남반부 역도들의 ‘퇴폐문화’가 대한에 스며드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모든 매체는 검열되고, 소식은 차단됩니다. 말투조차 교정의 대상입니다. 


    * 말투 교정에 실패할 경우 치안 당국의 주목을 받습니다. 수많은 치안 관련 부서들 중 어느 곳에 잡혀가건, 잡혀간 이들이 돌아오는 경우는 손에 꼽으니, 이성과 타협이 통할 거란 생각은 버리기 바랍니다. 


    *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는 그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검문에 걸릴 경우 대가를 지불하고 벗어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바칠지는 당신의 몫입니다. 뭐, 적어도 여자들보다는 바칠 게 하나 더 있긴 하네요. 





2. 일본 공화국 Republic of Japan 




칼 찬 전사들이 지배하던 이 섬나라는 극동에서 가장 먼저 사회주의의 복음을 전해들은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뜻 있는 유신지사들이 사회주의 국가의 꿈을 좇아 몸을 던졌고, 일본은 20세기가 지나기 전에 동아시아에서 가장 서구화된 국가가 되었습니다. 청나라와 러시아를 차례로 거꾸러뜨리고 명실상부한 열강이 된 일본은 본격적으로 ‘혁명 수출’에 착수하였으며, 대만과 조선반도를 ‘해방구’로 삼고 일본 연방을 건설합니다. 


그러나 해는 뜨면 지는 법. 황제에서 주석으로 직함만 바꾼 교토의 천황가가 세습 주석을 맡고, 각 지방의 군벌에서 기인한 군부와 내각이 통치하는 이 기묘한 연방은 점차 사회주의의 본의를 잊고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유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국가사회주의는 군의 젊은 엘리트들을 현혹했고, 이들은 수 차례의 ‘유신’으로 국가를 장악하기에 이릅니다. 끝없는 팽창욕구는 만주를, 화북을, 이어서 동남아시아를 짓밟았습니다. 이 끝없는 폭주는 연합군이 열도의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을 띄우고서야 멎었습니다. 


점령군은 일본을 올바른 사민주의 국가로 개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옛 국가사회주의자들은 한반도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며 목숨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천황가도 계속해서 주석직을 세습하게 되었습니다. 


평화 속에서 경제는 발전을 거듭했고,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미합중국의 자리를 넘보기도 했습니다.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는 눈에 띄게 발전했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며, 세습 국가원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기묘한 국가 시스템은 전제주의 진영과 사민주의 진영 사이에서 줄을 타는 데 매우 유용했습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일본 공화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의 물결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좋았던 시절 이후 경제는 제자리걸음 뿐이고, 줄어들고 늙어가는 인구는 갈수록 내수 시장의 목을 조이고 있습니다. 외부로는 중화제국과 영토 분쟁이 있고, 키타칸코쿠(北韓國)는 허구한 날 미사일을 쏘며, 일단은 동맹인 조선인공과의 사이도 역사 문제 덕분에 삐걱대고 있습니다. 


전쟁의 물결이 섬나라의 파도를 들이치고 있지만, 아직 이들에게는 시간이 있습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일본어’ 언어가 필요합니다. 





3. 중화제국 Empire of China 




태평천국, 의화단 운동, 중화민국. 장장 일백 년에 걸친 서구식 사회주의의 도전과 실패는 중원의 인민들에게 깊은 회의감을 선사했습니다. 일본의 침략으로 절정을 찍은 대륙의 혼란 속에서, 그들은 누구라도 이 고통을 끝내 주길 간절히 바랬죠. 


팔로군은 그런 중원 인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중화의 영광과 사회의 안정을 외치는 팔로군은 국민당의 탄압과 일본의 침략 속에서도 꾸준히 세를 불렸고, 20세기의 절반이 지났을 때는 마침내 중원을 일통하고 새로운 왕조를 개창했습니다. 


그러나 장칭의 통치는 한 사람이 중원을 통치할 수 있는 시대가 끝났음을 증명하기만 했습니다. 대약진이 실패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사했으며, 늙은 황제는 제 아집을 꺾으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분명 훌륭한 군사지도자였지만, 이상적인 통치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혼란이 마무리되었을 때, 간신히 소집된 내각은 ‘중국 특색 전제주의’를 제창하며 망가진 나라를 조금씩 보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중화의 황제는 오직 한 분 뿐이시다’라는 명분 하에 죽은 황제의 시신을 보존 처리하고, ‘승상’직위를 신설해 10년 임기로 국가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초대 승상은 흑묘백묘론을 설파하며 전제주의적 얼치기 계획경제 대신 서방의 경제제도를 받아들이고, 저렴한 인건비와 수많은 노동인구로 세계의 공장을 자처했습니다. 계획은 먹혀들었고, 중화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베이징에서 개최된 올림픽을 그 발전은 정점에 달했고, 종국에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오르며 중화의 기상을 온 세계에 떨쳤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중화제국의 영광은 조금씩 그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인구는 감소하고 늙어가며,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승상은 10년 임기를 철폐하고 영구집권으로의 길을 열었으며, 베이징의 은밀한 그늘에서 그가 승상 이상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중동의 수렁에서 빠져나온 미합중국이 중화민국이 지배하는 대만섬을 놓고 제국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15억 중화민족의 어버이를 대리하는 중화제국 내각과 승상부는 자신들이 쌓아 둔 명분과 신민들의 열망, 그리고 공화주의자들의 강력한 군사력 사이에서 위험한 불장난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불장난이 그저 장난으로 끝날지, 아니면 세상을 불태우는 화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관화’ 혹은 ‘광동화’ 언어가 필요합니다. 


— 특수 이벤트: “그래, 이름이 뭐라고?” 


    — 숨막히는 신분제 사회에서, 사회 진출이 극도로 제한된 남자가 가장 빠르게 출세하는 방법은 높으신 분의 첩, 얼나이(二奶)가 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아내’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거주지를 제공받고 일정한 월급을 받습니다. 만약 물주님이 공직자라면 공직자 기강 단속을 피해 외국에 거주지를 마련해 줄 수도 있습니다. 공짜로 외국 생활을 하는 거죠. 


    — 하지만 얼나이의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늙었거나 추한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수많은 동종업계의 경쟁자들은 당신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며, 당신은 결코 그 시도를 대놓고 차단할 수 없습니다. 물주님이 질려 떠나가면 당신은 그저 끈 떨어진 연일 뿐입니다. 그뿐인가요? 밉보였다가는 순식간에 죽느니만 못한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물주들은 그럴 능력이 있어요. 


    — 그 모든 경쟁과 위협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물주들은 숙청과 병환, 파산과 암살 등의 수많은 이유로 개복치처럼 죽어나갑니다. 이 위험한 직장에서 당신은 ‘갈아탈 말’을 끊임없이 물색하고, 보다 좋은 말로 갈아타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덕목은 배가 침몰할지 파악하고, 끊임없이 옮겨탈 배의 ‘티켓’을 쟁여 두는 겁니다. 열심히 영업하고 다니세요. 


    — 바람 피우면 보복당하지 않냐구요? 걱정 마세요, 얼나이 같은 창놈에게 그런 걸 요구하는 물주님은 없으니까요! 그랬으면 진작에 사오싼(小三)이 되어 알콩달콩 불륜 로맨스를 하고 있겠죠. 오히려 얼나이를 공유하는 건 많은 높으신 분들의 취미입니다. 정절을 지키겠다는 소리는 농담으로라도 하지 않길 바래요. 세상에 어떤 장난감이 갖고 놀 사람을 고르나요?


    — 같은 의미에서, 물주님의 정실 남편에게 있어 당신은 경쟁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남편의 장난감일 뿐이에요. 테니스 선수를 강간해서 얼나이로 만드는 아내를 망 봐주는 남편도 있는 판인걸요. 하지만 사오싼이 되었다면 조심하세요. 정실남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묻어버리려 시도할 겁니다. 물리적으로요. 


    — 시간은 흐르고, 당신의 미모와 하물도 언젠가는 시들 겁니다. 이때까지 살아남은 업계 종사자들은 거액의 퇴직금을 받고 은퇴하게 됩니다.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당신의 자유입니다. 장사를 하거나 건물주가 되는 방법이 가장 인기가 많고, 누군가는 이민을 가거나 투자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돈 많은 독신 남자는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매력 수치가 기준치 이상이고 상류층 화류계에 투신할 경우 발동됩니다. 




4. 러시아 제국 Russian Empire




유럽이 사회주의의 물결에 뒤덮였을 때조차 굳건했던 제국은 개혁군주 알렉산드라 2세의 치세에 들어 보다 유연하고 진보적인 형태의 정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국가 두마(의회)가 설립되고, 농노들은 해방되었으며, 군주의 권한과 권리, 의무를 명시한 헌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성질 급한 빨갱이들은 차르의 은혜를 저버렸습니다. 흉탄에 맞은 차르가 사경을 헤메이는 사이, 개혁을 못마땅해하는 ‘보수주의자들’이 폐하를 시해했다며 대대적으로 봉기한 급진주의자들은 그대로 차르정을 폐하고 혁명정부를 수립했습니다. 차르 일가는 한순간에 권력을 잃었으나, 지방의 귀족들과 그 사병들, 그리고 농촌의 지지를 기반으로 황제의 자리만은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도시의 부르주아들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설립된 혁명정부는 그리 유능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농노에서 해방된 농민들을 과도하게 쥐어짰고, 지방 군사귀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 군사력도 보잘것 없었습니다. 혁명 정부는 크림 반도에서 패하고, 극동에서 패했으며, 결국 유럽에서조차 패했습니다. 세계대전의 겁화가 서부 러시아를 뒤덮었을 때, 마침내 복고의 물결이 러시아를 뒤덮었습니다. 


피를 피로 씻는 내전 끝에, 러시아는 다시 제국이 되었습니다. 직계 왕위계승자가 모조리 살해당하는 참극 끝에 간신히 황위에 오른 키릴 1세의 정부는 강철의 재상 스탈린의 영도에 따라 빨갱이들과 구태의연한 지방 사족들을 정리하고, 중공업을 육성하며 현대 러시아 제국의 기틀을 닦았고, 이러한 통합은 전쟁광 독일의 침략을 막아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세기말이 다가오기 전까지, 러시아는 세계의 절반인 전제주의 진영을 지배하는 명실상부한 초강대국이었습니다. 제국의 강역은 옛 독일 동부에서 극동까지 이어졌고, 제국의 군대는 세계 곳곳에서 미합중국이 이끄는 사민주의 빨갱이들을 저지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왕실들을 수호했습니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제국의 중심 파벨 1세께서 승하하셨을 때, 그의 슬하에는 오직 아들 하나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남자의 작위 계승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 계승법에 따라, 수많은 황족들이 황제의 자리를 놓고 실력행사에 들어갔고, 그 끝은 제국의 분열이었습니다. 


5년 가까이 이어진 혼란은 안드레아 1세의 치세 아래 간신히 봉합되었지만, 이미 수많은 반도들이 제국의 영토에 공화국을 선포한 뒤였습니다. 독일을 마주보던 국경은 백러시아까지 쪼그라들었고, 스텝 지대의 수많은 국가들도 제국을 이탈했습니다. 그나마 체첸을 회복하고 크림 반도를 점령하며 다시 건재함을 알리는가 싶었던 제국은 끝없는 경제 불황에 신음하고 있고, 죽어가는 제국을 간신히 지탱하던 안드레아 1세의 죽음은 한때의 계승권자들과 결탁한 채 숨죽이던 군부의 폭주를 불러왔습니다. 


오늘날, 제국은 우크라이나의 공화 반도들과의 전쟁에서 그 밑천을 다시금 드러냈습니다. 황위 계승권자들은 손쉬운 승리로 자신의 즉위를 장식하고자 했지만, 수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제국이 얻은 것은 크림 반도를 간신히 연결하는 위태로운 육로와 유럽 최빈국과 무승부에 그치는 군사력에 대한 비웃음이 전부입니다. 전 세계가 그들에게 등을 돌렸고, 오직 중화제국만이 간신히 죽지 않을 만큼의 지원만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모를 일입니다. 전쟁의 와중에도 마침내 정당한 자리를 되찾은 파벨의 아들 요한은 남자의 계승을 인정하지 않는다던 제국 최강의 용병대가 일으킨 반란을 희생 없이 진압했고, 전장에서는 서방의 지원이 뜸한 틈을 타 제국의 군대가 조금씩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국의 재기의 발판이 될지, 혹은 그저 화광반조에 불과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스크바가 결코 혼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러시아어’ 언어가 필요합니다. 


— 특수 이벤트: “라다를 받았습니다” 


    — 비록 공식적인 총동원령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1선급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는 무자비한 징병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도, 아니, 징병버스에 실려 떠난 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내와 딸들을 두 눈 뜨고 빼앗긴 가정에는 소정의 ‘답례’가 지급됩니다. 양배추 한 덩이, 참치 뱃살, 양 한 마리, 보드카 한 궤짝 중 한 가지를 골라 가져갈 수 있습니다. 


    — 남자인 당신은 징병 대상이 아니지만, 당신의 아내는 징병 대상입니다. 한심하게도, 당신의 아내는 징집 통지서가 왔는데도 다락에 숨은 채 벌벌 떨고만 있습니다. 그나마 나가던 일용직 노가다조차 나가지 않으니, 이대로라면 셋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일을 하려고 해도, 남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된 제국에서 고등학교조차 간신히 졸업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몸을 바쳐 집주인을 달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 하루는 징병관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우르르 밀고 들어온 여자들은 온 집안을 뒤집어 엎으며 남편을 찾았습니다. 소득이 없자 거구의 징병관은 당신을 벽에 밀어붙이고 아내를 어디 숨겼냐며 을러댑니다. 모른다고, 집을 나가서 들어오지 않았다고 둘러대자, 그들은 그럼 어디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며 당신의 옷을 찢었습니다.


    — 징병관이 방문할 집이 많았던 덕에 짧게 끝난 추행 이후, 간신히 몸을 추스른 당신은 풍비박산난 집안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봅니다. 다행이 이번에는 천장 패널에 교묘하게 숨겨진 다락문을 들키지 않았지만,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 


    — 아픈 몸을 움직여 집안을 정리하던 당신의 눈에 낡은 TV에서 흘러나오는 광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징병 기피자를 신고한 이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이번 달에 입대하는 이들의 가정에 신형 라다 자동차를 제공한다는 광고입니다. 


    — 순간, 가득 쌓인 빈 보드카 병에 눈길이 돌아갑니다. 하는 일도 없이 술만 축내고, 허구한 날 주먹을 휘두르는 아내에게 생각이 미칩니다. 해맑은 미소로 ‘아버지 러시아를 위해, 탕아들을 영광스런 자리로 돌려보내 주세요!’ 라며 외치는 리포터의 미소가 당신의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 어쩌면 조만간, 장롱에 처박아 둔 운전면허를 다시 꺼낼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결혼 후 관계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벤트가 발동됩니다. 아내를 징병사무소에 신고하거나, 계속 숨길 수 있습니다. 


    * 신고할 경우 소정의 보상금과 자동차를 받습니다. 조선인민공화국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한 소형 세단에는 에어백도, 파워 스티어링도, 제대로 된 공조장치도 없습니다. 그런 걸 만들 자원은 전부 수입을 제재당하고 있거나, 있더라도 군수품 생산에 우선적으로 할당됩니다. 차를 팔 경우, 그 돈과 셋집 보증금, 그리고 보상금을 합치면 교외의 작고 낡은 아파트를 사거나, 혹은 약간의 사치를 누리며 반 년 정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 뒤는 뭐, 징병사무소에 팔아넘길 만만한 여자라도 찾아볼까요? 


    * 신고하지 않을 경우, 징병관의 방문 빈도가 점점 늘어납니다. 발각 확률은 매일 1%씩 증가합니다. 발각되기 전에 외국으로 도망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교통편이 필요합니다. 


        * 가장 쉬운 방법은 육로를 통해 중앙아시아나 조지아로 탈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경은 이미 폐쇠되었거나 치밀한 검문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높은 확률로 밀입국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정착한 후 한정된 비자 기간 동안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 하며, 실패할 경우 그대로 본국으로 송환됩니다. 


        * 운이 좋다면 핀란드나 벨라루스, 에스토니아나 라트비아 국경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국경을 몰래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특히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는 러시아인의 입국을 막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인의 입국을 막지는 않지만, 징병 대상이라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즉시 아내를 러시아 당국에 인도할 것입니다.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국경을 봉쇄하고 있습니다. 


        * 충분한 용기와 배짱이 있다면, 전쟁터가 된 동부 우크라이나를 돌파해 우크라이나 인민군에게 투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높은 확률로 러시아군에게 사살당하거나, 지뢰를 밟거나, 전투에 휘말리거나, 우크라이나군에게 오인 사살당하겠지만, 성공한다면 당신과 아내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홍보물이 되어 보다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둘 중 하나만 살아남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 해로를 통할 수 있다면, 접근 가능한 지역이 더 늘어납니다. 발트 해의 사민주의 국가들 중에는 여전히 난민을 받는 국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러시아 국적의 빈민 둘을 받아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오히려 아내보다는 당신이 정착 허가를 받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흑해로 접근할 수 있는 터키와 루마니아, 불가리아는 러시아인이 운신하기에 조금 낫지만, 전쟁터인 흑해의 해안에 접근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 머나먼 여행을 견딜 수 있다면, 시베리아를 횡단해 극동으로 향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대한제국은 몰라도, 일본과 조선은 정착하기 좋은 곳임이 분명합니다. 단, 징병제 국가인 조선은 징병 회피라는 당신들의 망명 목적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경로를 택하건, 지금의 러시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현금이 필요합니다. 훨씬 비싸진 교통비, 검문을 통과하기 위한 뇌물, 기나긴 입국 심사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브로커 고용비까지. 그러니 적어도 출발하기 전에 충분한 자금을 벌어 두시기 바랍니다. 





5. 미합중국 United Socialist States of America, USSA




미합중국은 온 나라가 반으로 갈라져 싸운 내전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났습니다. 대영제국의 압제를 피해 도망쳐온 이들은 유럽 각지의 혁명 과정에서 발생한 망명자들을 받아들이며 사회주의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신대륙 특유의 자유주의는 이들을 사민주의자들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민주주의자들로 만들었습니다. 


비록 이름 중간에 S가 하나 추가되긴 했지만, 사민주의 미합중국은 여전히 자유와 기회의 땅입니다. 사유재산 인정은 물론이고, 모든 인민들은 경제적 활동의 자유가 있습니다. 이들의 경제활동은 눈부신 국가 성장으로 이어졌고, 유럽이 세계대전의 겁화에 휩싸였을 때 이들은 그 구원자가 되며 강대국으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사회주의를 숭앙하는 독재자들이 미국과 러시아의 손에 무너지고 난 뒤, 미합중국은 진정한 의미의 초강대국이 되었습니다. 사회주의 진영의 수호자 미합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압제의 씨앗을 뿌리는 러시아인들의 사악한 손길을 물리쳤고, 끝내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며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주의 합중국의 패권은 세계 곳곳에서 도전받고 있습니다. 중동의 신정일치 전제주의 테러리스트들, 옛 왕가의 후예들을 중심으로 복벽운동을 전개하는 남미의 반미주의자들, 옛 숙적 러시아 제국, 그리고 세계 2위로 우뚝 올라선 중화제국이 세계 곳곳에 전쟁의 불씨를 지피며 합중국의 능력을 시험합니다. 미합중국 총서기장 선거에서 미치광이를 뽑은 대가로, 미국의 동맹국은 미합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신뢰를 재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내적으로도 끝없이 퍼지는 마약, 분열되는 정치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전쟁과 전염병을 계기로 불어닥친 경제 위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합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입니다. 바다에서, 땅에서, 하늘에서, 세계 최강의 군대가 합중국을 수호하고 있으며, 혁명의 아버지들이 세운 법과 제도는 삐걱거릴지언정 여전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혁명의 정신이 합중국을 떠나지 않는 한, 미합중국은 굳건한 사민주의 진영의 수호자로서 그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영어’ 언어가 필요합니다. 





6. 독일 민주 공화국 German Democratic Republic




1848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이 온 유럽을 뒤덮었을 때, 지성과 과학의 국가 독일 역시 시대의 흐름에 탑승했습니다.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하는 북독일 일대를 장악한 공화정부는 예니 베스트팔렌 서기장을 중심으로 민족주의적이고 급진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독일 연방은 유럽의 적폐 합스부르크가 지배하는 오스트리아를 깨뜨리고, 이어 보아르네 3세를 황제로 옹립한 ‘혁명의 배신자’ 프랑스마저 격파하며 유럽 최강의 국가로 거듭났습니다. 20세기가 도래했을 때만 해도,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의 국가였고, 영원히 그럴 것만 같았습니다. 


세르비아의 복벽주의자들이 오스트리아 공화국 외교부장을 암살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첫 번째 세계대전은, 독일이 일궈 온 모든 것을 무위로 돌렸습니다. 사회주의 형제 국가들이 갈라져 싸운 끝에 독일이 패배하고, 러시아에서 제정이 복귀하고, 한때의 혁명동지들이 정복자로서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 것을 본 독일 국민들은, 빈의 한 맥주홀에서 폭동을 일으킨 여자의 말에 조금씩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두체가 창안한 국가사회주의를 제창하며 정계에 뛰어든 에바 브라운의 국가 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 이하 나치당은 급격하게 세를 불리며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유대-복벽주의자들과 혁명의 배신자들이 혁명의 기수 독일의 등을 찔렀다는 주장이 독일 국민들의 마음에 쏙 들었던 탓입니다. 


협상국의 비호를 받으며 베를린에 복귀한 호엔촐레른 황가를 다시 한 번 쫓아내고 재무장을 선언한 나치 독일은 온 유럽과 싸운 끝에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혁명의 적 러시아 제국과 불가침조약을 맺어 세계를 놀라게 한 브라운 총통은 전쟁을 두려워한 프랑스와 영국이 침묵하는 사이 오스트리아와 체코에 혁명을 수출했고, 폴란드와 프랑스조차 굴복시킨 끝에 전 유럽의 패자로 등극했습니다. 


사회주의 진영의 유일한 입헌군주국 영국만이 외로이 바다 너머에서 검은 혁명의 물결에 저항하는 사이, ‘혁명의 배신자들’과 ‘혁명의 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열등종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이 유럽 전역을 뒤덮었습니다. 사악한 국가사회주의자들의 탐욕은 갈수록 커져 마침내 제정 러시아를 침공하기에 이르렀고, 유럽의 동쪽에서는 피를 피로 씻는 끔찍한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제주의자들이 피와 살로 전쟁기계 독일군을 붙잡는 사이, 자유로운 사민주의자들의 물결이 이탈리아와 아프리카를 넘어 마침내 프랑스의 해안에 닿았고, 오랜 전쟁 끝에 엘베 강에서 사민주의자들과 전제주의자들 사이의 기념비적인 악수가 이루어졌습니다. 


패배한 독일은 동서로 분단되어 사회주의 진영과 전제주의 진영의 최전선이 되었습니다. 러시아 제국의 점령지였던 동쪽에는 프로이센의 호엔촐레른 왕가가 다시 한 번 돌아왔고, 사회주의 진영이 점령한 서쪽에는 독일 민주공화국이 세워졌습니다. 


갈라진 나라는 20세기의 끝자락이 다가오고서야 다시 합쳐질 수 있었습니다. 한계에 봉착했던 프로이센 왕국은 사라지고, 그 영토와 인구는 독일 민주공화국이 고스란히 흡수하며 현재의 독일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늘날 독일은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의 경제대국이자 유럽 연합의 좌장입니다. 눈부신 경제 발전과 군사적 퇴보라는 명암을 가진 독일은, 이제 동쪽에서 다시 몸을 일으키는 위협을 맞아 다시금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동유럽을 불태우는 사이, 동부에 웅거한 근왕주의자들은 반란 모의가 분쇄되었고, 남부에서는 다시금 국가사회주의적 주장을 펼치는 극좌 정당이 지지율을 높이며 사민주의의 대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여전히 하나입니다. 사회주의 혁명동지들의 연대는 굳건하며, 새로이 합류한 동유럽 국가들은 누구보다 먼저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고 독일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서양 너머 미합중국 역시 그 요청에 함께 화답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세계대전이 유럽의 문을 두드린다면, 독일은 마침내 승리자의 편에 서 있을 것입니다. 





— 이 지역에서 스타팅할 경우 ‘독일어’ 언어가 필요합니다. 




사용된 국기는 각각

건국준비위원회-조선인민공화국 국기

대한제국 태극기

일본공산당 당기

중화제국(원새개) 국기

러시아 제국 황제기

카이저라이히 아메리카사회주의공화국 국기

독일민주공화국(동독) 국기



써놓고 보니까 남역 느낌 너무 안 나서 좀 현타가 옵미다 

원래는 맨 위에 역전 남북한에서 조선인공 특수 이벤트에 적은 시나리오를 소설로 써보려다가 도저히 뭐가 안 나와서 접었스빈다

다른 특수 이벤트들도 사실 소설로 써보고 싶었는데 영 별로라서 여기다 짬때린 것들이에요. 사실 저것들 쓰려고 만든 세계관인데 어쩌다 본말전도되어버린... 일본 미국 독일 특수이벤트도 그래서 없습니다 

TRPG 시나리오나 전략게임 배경 설정처럼 적어보고 싶었는데 동북아 주변국가들 다 적고나니까 소재가 고갈되서 여기서 끝

독일은 전체적인 역사 설명글을 써놨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적당히 다듬어서 붙였어요

봐 줘서 고마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