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도 꽤 많아졌고 나도 유입이긴한데 남녀역전물이 정확히 뭔지 모르는 애들도 꽤 있는 것 같아서 정의에 대한 설명도 할겸 내 생각도 써봄.


1.남녀역전이란?

남녀역전은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사고방식이 바뀐 평행세계로 전생하는 장르를 말한다. 사람에 따라서 역전물, 정조역전물 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선 남역물로 통일해서 쓸거임.


기본적으로 이 장르의 원조라고 부를만한건 아마하라의 정조역전세계라는 작품임. 이갈리아의 딸들이라는 페미니즘 문학이 1977년에 있다고는 하는데 우리가 페미니즘을 소비하려고 남역을 보는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나오는 남역물의 기본적인 틀을 만든건 아마하라의 정조역전세계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작품을 요약 설명하자면 정조관념이 뒤바뀐 세계의 자신과 몸이 뒤바뀐 소년이 남창짓을 하고다닌다는게 원작의 스토리고 이 설정을 바탕으로 몸이 뒤바뀐 여주인공의 일상물이 전연령판의 스토리임. 원작은 7편까지 나오고 더 안나왔고 전연령판은 계속 나오는 중이다. 다들 두 작품 다 한번씩 보자.


기본적인 남역물의 틀은 일반적인 주인공이 남녀역전세상의 자신과 뒤바뀌는게 기본적인 틀이다.

특히 일반적인 주인공이라는게 중요한게 주인공을 돋보이는 장치로써 사용되기 때문임. 


역전세계의 남성들은 우리 기준 여성적 사고방식을 가지고있음. 그러니까 발정을 안함. 작품마다 다르지만 초식남, 절식남 수준으로 성에 대한 흥미가 없음. 그렇다보니 주인공은 우리 기준 일반적인 성적 호기심도 역전세계 기준 여성들에게 충분히 변태수준으로 보인다는 것. 물론 좋은 쪽으로.


2.남역물과 펨돔

여기서 내가 남역물이 펨돔물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가 나오는데 주인공이 펨돔성향을 가지고있다고 한다면 그건 역전세계의 엑스트라 남성들이랑 같은 사고방식이라는건데 이건 주인공이 가지는 특징 하나를 버리는 것임. 주인공으로써의 역할을 버리고 스스로 엑스트라가 되버리는건 바보짓이라는 거임.


그리고 남역물 중에 펨돔이 디폴트인 세계관은 거의 없음. 당장에 이 장르의 원조인 아마하라의 정조역전세계에서도 펨돔성향이 나오진 않는다. 히로아카 남역물이나 걸판 남역물에서 펨돔성향은 안나옴. 펨돔은 역전세계 기준으로도 디폴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장르임. 현실의 SM이랑 비슷한 위치라고 보는게 맞음.


그렇다고 펨돔물과 남역물이 전혀 관련이 없다? 이건 아님. 역전세계의 남성들이 펨돔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작품에 따라서 펨돔이 디폴트인 세계관도 있음. 근데 중요한건 이건 드물다는 것.


펨돔이 디폴트인 남역물은 여성우월주의 세계관인 경우가 많음. 그러나 착각하지 말아야할건 여성우월주의 세계관이 남역물 안에 포함될 수는 있어도 남역물=여성우월주의 세계관 이라고 생각하면 안됨. 


그리고 펨돔성향의 남역물은 대부분 위에서 말했던 전세계의 자신과 뒤바뀌는 부분이 나오질 않음. 남역물의 기본적인 특징이 지켜지지 않는건 대부분 역전된 세계가 필요할 뿐인 경우임. 즉 펨돔물을 위한 편의주의 세계관만 필요한 경우라는 것. 여성우월주의 세계관도 따지고보면 남녀의 정조관념이 뒤바뀐 세계관으로 볼 수도 있음. 근데 남역물의 장르적 특징인 전생 부분이 없는 펨돔성향의 작품들은 남역물로 바라볼게 아니라 펨돔물로 바라봐야하지 않겠냐 라는거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임. 장르라는건 으레 그렇듯이 딱 정해져 있는 틀이라기 보다는 다른 장르들과 파이를 공유하는게 많으니까. 당장에 내가 얘기했던 평행세계와 뒤바뀌는 것도 전생물, 빙의물이랑 겹치는 특징이니까. 내가 보는 남녀역전은 일반적인 부분들인거고 펨돔에 가까운 남역물도 있음.


3.남역물과 톰보이

남역과 펨돔에 대해 너무 상세히 얘기한것 같아서 톰보이에 대해서도 얘기해야할 것 같음. 위에서 말했듯이 남역물은 장르적 파이를 공유하는 부분들이 꽤 있는데 난 양극단에 있는게 톰보이와 펨돔이라고 생각함. 톰보이-남녀역전-펨돔 이런식으로


갑자기 톰보이가 왜? 라는 역붕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톰보이는 남성적인 여성을 뜻하는 장르임. 그렇다고 막 근육빵빵한 아저씨가 여자인게 아니라 쾌활하고 털털한 남성적인 성격의 여성을 의미함. 남자들하고 친하고 활발하게 놀아서 탄 구맃빛 피부에 검은 머리 숏컷 빈유가 톰보이에 스테레오 타입임.

짤은 최근에 나온 신작 슈퍼맨 애니메이션에 로이스레인임. 위에서 말한 특징과 정확히 일치하지? 


남역물이 정조관념이 뒤바뀐 만큼 성격도 바뀐다. 남성적인 성격의 여자가 많다. 톰보이가 많다. 로 연결되기 때문에 남역물과 파이를 공유한다고 보면 됨. 쉽게 설명하면 역전세계의 디폴트 여성이 톰보이라고 보면 편함. 차이점이 있다면 남역물은 기본적으로 성인장르라 더 변태성이 부각된다는 정도. 펨돔이 남역물에서 매운맛의 극에 해당하는 파이라면 톰보이는 남역물에서 순한맛의 극에 해당하는 파이라고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난 펨돔 싫어해서 순한맛의 남역물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얘도 잘 안나옴. 이유는 간단하다. 

톰보이는 많이 있을 필요가 없거든.

톰보이는 기본적으로 장르라기보다는 캐릭터성이다. 그런데 같은 캐릭터성을 가진 애들이 여러개 있으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 남역물에서 펨돔성향이 강해질수록 '이건 펨돔물이지 남역물이 아니야!' 소리 듣는 것 처럼 톰보이가 많을 수록 그냥 남역물이지 톰보이의 캐릭터성이 약해진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톰보이의 캐릭터성 중에 하나는 남성적이지만 성에 대해 부끄러워한다는것. 즉 여성적 사고방식 속에서 하는 행동이 남성적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해도 톰보이가 남역물과 파이를 공유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펨돔이 극단적인 성별반전의 취향을 얘기한다면, 톰보이는 주인공의 행동을 치환해서 생각하는 예시로 사용된다.


예시를 들어보면 남역물의 주인공인 역붕이가 여자애들과 친하게 지낸다고 생각해보자. 친하게 지낼 이유는 많다. 니 사고방식은 정상이니까 여자같은 좆좆좆들이랑 같이 있는게 싫을 수도 있고, 오히려 털털한 여자애들이랑 지내는게 심리적으로 편해서 일수도 있다. 아니면 얘네랑 친하게 지내야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수도 있다. 어쨋든 친하게 지내면서 어깨동무를 했다고 치자.


여기서 남역세계의 여성은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어깨동무를 한 손이 가슴에 닿아서 어쩔줄 몰라하며 온갖 변태적인 생각을 해대겠지? 이걸 톰보이로 보면 여자가 친하게 생각하는 남성이랑 어깨동무를 했는데 옆가슴이 남자한테 닿아서 어쩔줄 모르는 상황이다. 즉 남역물의 또다른 묘미 중에 하나인 현실과 비교해보기로 상황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


4.마무리

솔직히 필자는 펨돔 싫어한다. 이 글 쓰려고 한 이유도 펨돔얘기하고 남역이 이거임? 하는거보고 빡쳐서 썼다. 물론 취향 존중은 하고 글 정리하면서 남역과 펨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생각해서 썼다. 개인적으로 펨돔과 남역의 관계는 위에서 썼던 남역과 톰보이만큼의 관계라 생각한다. 미묘하게 연관되어 있다 정도. 딱 그정도가 맞다고 본다. 나는 여태까지 남역물을 보면서 펨돔이라고는 생각조차 안했었는데 챈 와서 충격먹었었다. 펨돔을 싫어할 뿐이지 취향인 사람들을 욕할 생각은 없다. 내 생각보다 남역물의 파이가 넓은걸 깨달았다고 본다. 그래서 역붕이들이 펨돔 얘기만 하길래 다른 극단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톰보이까지 갔다. 


어쨋든 남역챈의 유입 조공이기도하고 유입들한테 남역에 대한 정의를 설명도 할겸 주저리 주저리 썼다. 도움이 됬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펨돔 취향도 존중함. 근데 펨돔 하위에 남역이라고 하면 죽여버릴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