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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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붕이는 거 침소안에 있는가?"

영특해 마지 않지만, 요즘들어 침소에 다같이 찾아오는 일이 잦아져 어느 정도 두렵기도한 셋째 부인 박연홍의 부름에 남붕은 의관을 정제하고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부르셨습니까, 셋째 부인?"

"잠시 사랑방으로 나오시게. 긴히 할말이 있으니."

하늘같은 부인의 말씀에 남붕은 발걸음을 사랑방으로 옮겼다. 사랑방에는 아직 양반다리가 익숙치 않은 지 불편하게 앉아있으며, 허리춤에는 왜검을 찬 여인이 있었다.

"아... 셋째 부인. 이분은....?"

"인사올리게. 임자의 네번째 부인이라네."

남붕이가 흘깃 보아하니 그 여인은 남붕이보다도 키가 조금 크거나 비슷한 것 같은 작은 체구였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단단하고 강한 기세가 느껴지는 그러한 여인었다.

"아.... 반갑습니다."

"....음. 반가브소."

'.....응?'

애초에 많은 부인을 두는 것이 뭇 남자의 의무라, 어떤 바깥주인이 오더라도 거기에 쑥스럽게 함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당연한 덕목이지만 남붕은 살짝 어눌한 네번째 부인의 말투에 의구심이 들었다.

"셋째 부인, 혹시 넷째 부인이...."

"항왜라네. 이번에 정착하고자 이 마을을 찾았는데, 때마침 관아의 권고도 있고하니 네번째 부인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네. 대화를 나눠보니 식견이 어두운 편도 아니고 말이야.

그리고 언제까지 셋째 부인이라고 부를건가? 우리 부부사이에 말이야."

"아.... 죄송합니다. 박씨 부인."

침묵을 견디지 못한 여인, 네번째 부인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내 이르믄 정여문이라 하오. 앞으로 잘 부탁함세."

이에 셋째 부인.... 박씨 부인이 다시금 말의 물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래, 정씨 부인이라고 부르면 되는 건가? 이렇게 된 거, 남붕이도 정씨 부인이라고 부르도록 하세. 이제 부부관계가 더 화목해져야하지 않겠는가."

".. 잘 부탁드리겠소. 박씨 부인. 그런데, 이 남붕 댁의 첫째 부인과 둘째 부인은 어디에 있소?"

"지금 첫째 부인과 둘째 부인은 활터에 가있소. 마침 첫째 부인도 무관출신이니, 서로 말이 잘 통할 것 같네만?"

"조선은 칼솜씨는 몰라도 활은 매섭기 그지없었소. 부덕하지만 이 정여문, 기대하고 있겠소."

여인들의 대화라, 사내인 남붕은 비록 그들의 대화를 전부는 이해하기 힘들어도 최소한 부인들을 불편히 만들지 않도록 자리를 피하거나 참이라도 내올까 생각 중이었다.

그러나 그런 남붕이의 딴짓은 박씨 부인의 말에 쏙 들어가며 동시에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그럼 정씨 부인의 밤솜씨는 어떠한가?"

".. 부끄러우나, 요사이 전란때문에 남자를 안을 수가 없었소. "

이 말과 함께 남붕이에게 맹수같이 날카롭게 눈짓을 주는 정씨에게 남붕이는 이전 세 명의 부인이 합심하여 자신의 침소로 들이닥쳤던 때처럼 겁에 질렸다.

"후후, 본디 정력이 넘치는 것이 죄는 아니잖소? 이제 곧 나머지 부인들도 돌아올 때이니, 오늘 한번 정씨 부인의 밤솜씨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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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틈타는 밤을 맞아 남붕과 네 부인의 집은 음양의 합일을 치루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 때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아으으으윽♡ 제발... 멈춰......"

"뭐라고 했소, 남붕댁? 잘 들리지 못하오."

정씨 부인이 남붕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은, 쌀가마니를 들어올리듯 남붕이의 엉덩이를 잡아올려 단단히 붙잡은 후 정씨의 국부에 남붕의 양물을 박아넣는 이국의 체위였다.

이런 기묘하지만 경이로운 몸놀림에 첫째 부인 임씨는 과연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정씨, 그 체위는... 대체 무엇이오?"

"내 고향에서 여자들이 남자를 다스릴 때 많이 쓰곤 했던 체위요. 에키벤이라고 한다만...."

"에키벤이라... 뭔가 확 와닿지 않는데..."

"들박 어떻습니까? 남자를 들고 그 양물을 박아넣으니, 실로 그 어감이 신묘합니다."

"오오... 참으로 어감이 신통하구려. 역시 셋째 부인의 영특함은 따라갈 수가 없네."

"아으으...♡ 살려줘....."

계속된 정씨의 들박에 녹아버린 남붕이의 신음에 첫째 부인 임산월은 본디 무관출신이었던 만큼 거기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정씨? 정씨가 끝난다면 다음은..."

" 임씨 부인도 들박을 하고 싶으신 것이오? 알겠소."

"그마안.....♡ 나 죽겠어....."

"미안하지만 조선말은 아직 잘 모르오. 좋다는 뜻으로 알겠소."

이에 질세라 둘째 부인 장채선도 동참한다.

"나.... 나도! 나도 들박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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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자들은 한 명의 남자를 따먹으면서 서로 동지애도 느끼고 하는거임
오늘의 모티브는 당연히 항왜입니다 물론 모독의 의도는 단 한치도 없음
and i also 댓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