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쿵
개빡친 누나
잔뜩 겁먹은 남붕이를 창남 보듯이 눈을 내려깔고 쳐다봄.
눈에선 안광이 나오는 듯 하고.
왼손으론 벽을 짚고
오른손으론 자꾸 내려가는 남붕이의 고개를 들어올린다.
내가 ㅅㅂ 지금 장난하는 거 같야?
아 아니요...흑, 흐윽...
뭘 잘했다고 쳐 울어
제, 재송합, 흐윽, 니다...
남붕아, 내가 많이 참아준 거 알지?
근데 네가 자꾸 이렇게 여우짓을 ㅅㅂ 해 대면, 내가 참을 수 있을 거 같애?
그리고 ㅅㅂ 다른 여자들한테는 왜 자꾸 들이대?
너 걸레야?
그냥 남녀 상관없이 들이대는 성격이었던 남붕이는 눈물을 흘리고
구해줄 사람을 찾아보지만 조명 하나 없는 골목길엔 사람들이 눈길도 안 준다.
그때 마침 울리는 남붕이 휴대폰
남순이는 그걸 뺏어서 보더니 전화를 받음
어, 어어, 아니, 남붕이가 술을 많이 마신 거 같아서, 내가 데려다 줄게. 나 남붕이 집 어딘지 알아. 어, 어어 그래 끊어.
넌 오늘 죽은 줄 알아.
그날 오후 10시 술집 앞 모텔 CCTV엔 남붕이와 남순이가 들어가는 모습만 찍히고
다음 날은 잠깐 나왔다가 편의점에서 물이랑 라면 조금, 콘돔 잔뜩을 사서 돌아가는 남순이의 모습.
또 그 다음 날이 되어서야 축 처진 남붕이를 업고 나오는 남순이의 모습만이 CCTV에 남아 있었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