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읏……’’

 위아래로 진동하는 버스. 리코의 허벅지가 슬그머니 움직인다

 “……읏…’’

 최대한 소리를 참아보는 리코. 하지만 방광은 이미 상당한 무게의 오줌을 담고 있다. 버스의 진동에 따라, 리코의 방광 역시 흔들리며 리코를 괴롭게 한다.

 지금 리코는 오랜만에 본가로 향하는 길. 리코의 본가는 꽤나 멀어서, 버스를 타고 족히 4시간은 가야 하는 일정이다. 당연하게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버스에 타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일을 봐야 할 터. 하지만, 리코는 그러지 않았다.

 “하읏…읏……”

 충분한 시간도 있었고, 버스에 타기 전에도 오줌은 마려웠다. 화장실에 가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리코는 화장실에 가지 ‘못’ 한 것이 아니다. ‘안’ 간 것이다.

 “(오줌…마려워…)’’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는 버스 안. 리코는 자신의 방광을 열심히 달래는 중이다.

 

 얼마 전의 카페에서의 한계방뇨 이후, 리코는 ‘오줌을 최대한 참아야 하는 강박’이 생겨 버렸다. 물론 여전히 오줌을 참는다는 것은 괴롭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이를테면 ‘아까운’ 것이다. 기왕 오줌이 마려운데, 이걸 별로 마렵지도 않은 상황에서 싸서, 한계방뇨의 쾌락을 포기하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중독이란 그런 것이다. 하고 싶지는 않아도, 왠지 안 하면 안 될 것만 같은. 지금 당장 끌리지는 않아도 하면 즐겁다는 것을 알기에 또 다시 찾게 되는, 리코에게 한계방뇨라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그래서 일부러 물을 많이 마신 상태로, 화장실에 가지 않고 버스에 탄 것이다. 이론적으로 두 번째 휴게소에 들를 때쯤, 오줌 마려움은 거의 한계를 찍을 것이고, 변기에 앉아 2~3분 정도 방광을 누르며 오줌을 참으면 한계를 찍을 것이다. 오모라시 카페 일을 하며 방광의 용량에 대해 빠삭해진 리코는, 이제 자신이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방광에 오줌이 얼마나 들어가는 지 등을 감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참아…조금만…참아……”

 그 결과, 출발한 지 2시간 반이 되는 버스 안에서, 리코는 열심히 오줌을 참고 있는 것이다.

 “(하…하마터면 내려서…화장실 갈 뻔 했어…)”

 불과 45분 전에 버스는 첫 번째 휴게소에서 15분 정도의 시간을 정차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간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삼삼오오 모여 내렸지만, 리코는 조용히, 그러나 힘껏 다리를 꼬고 버스에 그대로 있었다. 휴게소의 여자 화장실이 시선에 보이자, 방광에 밀려오는 파도에 자기도 모르게 손을 가랑이에 집어 넣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버스에서 내려서, 화장실에서 오줌을 모두 싸고 싶었지만 그러면 왠지 지금까지 참아온 것이 너무나 아까웠다. 리코도 이런 자신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중독이란 무서운 것이었다.

 “(빨리…빨리 휴게소……빨리…)”

 오줌을 싸는 것이 기분 좋을 지라도 오줌을 참는 것은 여전히 괴로운 일이다. 리코는 5분 간격으로 시계를 확인하며, 어서 2번째 휴게소가 나오기 만을 기다렸다.

 “(싸겠어…빨리…오줌 누게 해줘……오줌…)”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이런 욕정 가득한 일을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건 처음에 잠시 든 생각이었고, 지금은 오줌을 싸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 지금이라도…세워달라고…아, 안 돼……)”

 혹여나 혼자서 오줌을 참으면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갈 수도 있기에, 버스라는 달리는 밀실은 그 욕구를 억눌러주는 좋은 도구였다. 리코는 그 좋은 도구를 좋은 기회로서 활용할 뿐이다. 다만, 버스의 진동과 차의 움직임,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간이 화장실들은 리코의 방광을 계속해서 자극시켰다.

 “엄마, 나 물~”

 “자, 여기. 조금만 마셔! 화장실 가고 싶을라.”

 “엄마도 참, 화장실 정도는 미리 다녀왔다고! 나도 다 컸는걸~”

 앞자리의 모녀의 대화를 들으며, 찔리는 감정을 느낀다. 9살 남짓으로 보이는 저 여자아이도 어엿하게 화장실을 가리는데, 정작 리코는 성인이면서 버스에서 최선을 다해, 그것도 자의에 인해 오줌을 참고 있다. 앞의 모녀가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리코는 왠지 모르게 수치심을 느꼈다.

 “흐아앗…”

 리코는 다리를 계속 교차해서 꼬았다. 오른다리를 위에 놓았다가, 풀었다가, 왼다리를 위에 놓았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하며 오줌을 참았다. 이미 허벅지와 얼굴은 진땀이 흐르고, 표정도 제법 다급한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진동도 심하고, 차체가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했다. 가끔씩 ‘덜컹’ 하고 차체가 크게 흔들릴 때마다, 리코는 양손으로 가랑이를 잡고 온 힘을 요도괄약근에 주저야만 했다. 눈을 꽉 감았다가 뜨면, 눈물이 고여 앞이 뿌옇게 보이기도 했다.

 “(빠…빨리……오줌…빨리……)”

 리코의 다급한 성원과는 다르게, 시계 초침은 천천히, 천천히 흘러간다. 남들 같았으면 벌써 속옷을 적셨을 양을, 리코는 조용히 참고 또 참는다.

 

 “하읏…하으읏……”

 결국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작게 내는 리코. 두 번째 휴게소까지 앞으로 5분이 남았다.

 “(빨리…빨리…!!! 제발 빨리 도착해…!! 오줌, 싸겠어…!!!)”

 한계에 가까운 요의에, 리코는 ‘버스 안에서 싸버리면 어떡하지’라는 공포를 느꼈다. 혹여나 충격으로 인해 오줌이 걷잡을 수 없이 나오게 된다면,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오줌을 지리게 된다면, 리코는 카페에서 느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치심을 느낄 것이 뻔했다.

 그래서 이제는, 오히려 그 공포심에 빨리 오줌을 누고 싶어하는 리코이다.

 “(더…더는 못 참겠어…빨리…빨리…!!!)”

 리코의 방광은 이미 빵빵하게 부풀러 단단해졌고, 리코는 도무지 시계에서 눈을 떼지를 못했다. 양손을 가랑이를 누르고, 다리도 허벅지와 무릎이 계속해서 맞붙여서 비벼졌다.

 “흐으읏…흣……”

 리코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어느새 리코는 버스에서 오줌을 참는다는 선택을 살짝 후회하기도 했다.

 “(그냥 오줌…눌 걸 그랬나……이거…많이 위험해…싸, 싸겠어…!!)”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어떻게는 오줌을 참는 리코. 리코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버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순간, 리코의 시야에 저 멀리 휴게소가 들어왔다.

 “(휴, 휴게소…!! 조, 조금만, 조금만 참아…!!!)”

 괴로움의 끝에서, 드디어 마주한 휴게소. 오줌을 쌀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러, 동시에 요의도 증가한다.

 “하, 하읏…흐으읏……”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된다. 조금만 참으면, 화장실에 갈 수 있다. 조금만, 조금만. 그 작지만 분명한 희망에 의지하며, 리코는 엉덩이를 좌우로 비빈다.

 휴게소의 이름이 점점 가까워진다. 조금씩, 조금씩, 그 글자가 커진다.

 “(빨리, 빨리 들어가…!!! 더는 못 참아…!!)”

 그렇게 휴게소의 글자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숨을 내쉬던 리코의 눈에, 믿지 못할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고 만다.

 버스는,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어…어…?!”

 판단할 새도 없이 버스는 빠른 속도로 휴게소를 지나쳐간다. 오줌을 눌 수 있는 장소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간다.

 “어?! 어어?!”

 리코는 순간 패닉에 빠진다. 바로 방금 전까지 오줌을 눌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버스에서 오줌을 싸버지리 않았다는 안도감에 마음을 놓았는데.

 “(어, 어떻게 된거야?! 휴, 휴게소는?!?!)”

 버스의 운행 일정상 두 번째 휴게소를 들를 터였다. 리코는 한 손으로 가랑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고속버스 사이트를 확인했다. 그 때,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알림’ 하나.

 “12번 고속노선의 경우 휴게소 자체적인 공사로 인해, 첫 번째 휴게소만 들르게 됩니다. 이용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휴…휴게소를…안…들려……)”

 겁에 질린 표정. 터질 것만 같은 방광. 도착지까지 남은 거리는, 한 시간. 리코의 희망은 산산히 부서지고, 까마득한 시간이 리코의 눈 앞에 툭 털어진다.

 “(어…어떡해…어…어떡…해……)”

 리코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슈르르르……

 

 리코의 속옷에 아주 조금, 오줌이 새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