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아기, 유년기에 긴 시간을 함께 보낸 남녀는 서로에 대한 성적 흥미를 느끼기가 어렵다는 가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최소한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내가 소꿉친구(이하 누나 혹은 그녀로 칭하겠다.)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이, 그리고 그녀에게 성적인 욕망을 품기 시작한 것이 상당히 오래 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이 그렇다.


두 가정의 부모님은 모두 맞벌이를 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애들끼리라도 붙여 놓으면 조금은 안심이 된다’ 같은 이유를 붙여 우리가 같이 노는 것을 거의 열광적으로 좋아했다. 그것이 이유의 전부인지는 지금까지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랬다.


맞벌이로 바쁜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우리를 붙여 놓았던 점, 고작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사는 곳이 바로 옆집이었다는 점. 

이로 인해 우리는 각자의 부모님보다도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은, 그야말로 유사 친남매로 지내왔다. 


물론 그때의 우리는 이성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 이성을 대하는 방법에 관한 사회 통념 등을 숙지하지 못한 단순한 어린아이들이었고, 어른 언저리가 된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울 만한 짓들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누나를 좋아하게 된 시점은 그런 ‘부끄러운 일들’을 서스럼없이 했을 때는 아니었다. 그런 감정을 깨닫기에 그 때의 나는 너무 어렸다.


내가 누나에게 그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스스로 자각한 건, 누나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진급할 때쯤, 여성 특유의 약간 빠른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그 감정은 말 그대로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것이었다. 

누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긴장하게 되고, 누나 살갗의 포근하면서도 야한 냄새를 맡으면 아랫도리가 시큰해지고, 언제부턴가 점차 커지기 시작한 누나의 엉덩이에 시선을 사로잡히는 등, 평범한 그 나이대의 풋사랑이 내 안에 자리잡았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 때의 나는 누구나 마주하는 짝사랑의 딜레마를 만났다. 

누나에게 받는 이성적 사랑을 매우 격렬히 원하였으나, 누나와 어색한 사이가 되거나 누나와의 인연이 끊어지는 미래-그러한 리스크에 대하여 나는 더욱더 격렬한 거부감을 느꼈다.


이 딜레마와 마주친 수많은 짝사랑 동지들과 마찬가지로, 리스크를 과감히 짊어지지 못한 나는 점점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해 가는 누나를 그저 지켜보며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가 이야기의 전부라면 나는 단순히 미인 소꿉친구 누나를 좋아하는,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흔한 남자 중 하나에 불과하였을 것이다. 


허나 이야기의 핵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누나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서 ’평범하다‘ ’흔하다‘ 같은 속 편안한 형용사를 영원히 떼어내버린 아주 임팩트 있는 두 사건들이 일어나고야 말았으니. 


 


2.


미리 말하자면, 어릴 때부터 그녀는 대변 혹은 방귀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자주 만들었다(본 글의 제목 또한 이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니, 이는 누나라는 사람의 대표적인 캐릭터성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매우 활발한 장 운동과 비교해 그녀의 항문 괄약근이 가진 힘은 썩 강하지 못했다. 

그에 더하여 누나는 내 앞에서 “나 응가하고 올게”라고 통보하는 데 있어서도, 장내 가스를 내보내는 데 있어서도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도 했다.


누나와 하루종일 놀았던 어느 날, 그녀는 내게 '응가하고 올게'를 총 네 번 말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미취학의 나는 부모님께 "왜 그 누나는 하루에 응가를 세 번씩도 하고 네 번씩도 해?"라고 물었다. 

부모님은 둘 다 폭소할 뿐이었다. 머지않아 체질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지금 그 일을 생각했을 때 누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조금은 느낀다.


누나와 함께 레고를 조립한다거나 휴대용 게임기를 가지고 놀 때, 누나는 몇 번이고 ‘푸스으-’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가끔은 ‘뿌우우욱-’하는 소리와 함께 대놓고 엉덩이를 들고 방귀를 뀔 때도 있었다.


소리가 울려퍼지고 냄새가 스멀스멀 다가올 때마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누나는 오히려 그런 나에게 핀잔을 주며, 매번 같은 멘트로 대응하였다.


 “우리 엄마 아빠가, 방귀는 누구나 뀌는 거고 응가도 누구나 하는 거니까 부끄러운 거 아니랬어!”


단순하면서도 딱히 틀린 점 없는 말이었다. 논리력과 말솜씨가 빈약한 유년기의 소년은 단 한 번도 그 말에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그 말에 토를 달 수 있게 될 때쯤, 그 멘트는 누나의 입에서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누나가 교실에서 지독한 방귀를 수차례 뀌자,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그 나이대 아이들의 짓궂은 놀림이 그녀에게 쏟아졌던 것이다.  


방귀 살포도 모자라서, 같은 날 누나는 전국 초등학생들의 금기였던 ‘학교 화장실에서 대변 보기’까지도 성대한 소리와 냄새를 자아내며 저질렀기에 놀림의 수위는 내 상상보다도 아득히 높았으리라.


눈물 콧물 범벅이 된 그녀가 집에 돌아와 자기보다 작은 키의 나를 끌어안은 채 몇 시간이고 울어댔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내가 뒤따라 같은 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곧 누나가 교실에서 방귀를 뀌거나 학교 화장실에서 똥을 누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매일 같이 등교하던 누나의 표정을 보면 그녀가 ‘모닝똥’을 누는 데 성공했는지 여부를 매우 쉽게 알 수 있었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로 학교 뒤의 으슥한 곳으로 달려가는 누나를 보는 것도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내가 3학년이 되었을 때, 체육 창고 뒤편에서 대량의 똥과 묽은 똥이 잔뜩 묻은 속옷이 발견되고 그 사건이 우리 학년의 입방아에까지 올라왔던 적도 있었다. 

누나가 체육 창고 뒤에서 참았던 방귀를 자주 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나는 단번에 범인이 그녀임을 확신했지만 굳이 누나에게 그 일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누나 또한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시간이 흘렀다. 이윽고 그녀는 내 앞에서 방귀를 뀌었을 때 "미안"을 입에 담기 시작했고, 화장실에 가겠다는 통보 또한 "응가하고 올게."에서 "화장실 좀."으로 바뀌었다. 

10대 중반이 되어가며 점차 여자 티가 나기 시작한 누나의 외양과 걸맞는, 아주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중학교에 진학하게 된 누나는 더 이상 우리 집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지 않았다. 

그에 따라 누나의 대변에 의해 우리 집 화장실이 막히는 일, 내가 그것을 뚫는 일도 생기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누나가 만들어 내는 지저분한 에피소드가 확연히 줄어들었을 때, 즉 그녀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 배설 행위에 대한 조심성을 완연히 습득하였을 때 첫 번째 대사건은 일어났다. 




3.


같은 중학교에 진학한 우리는 매일 함께 하교했다. 중학교의 하굣길은 개천을 따라 나 있었기에 마치 데이트 코스 같았다. 나는 그녀와의 그 시간이 좋았다.

누나는 꽤나 말이 많은 소녀였고, 나를 자주 놀리기도 했다. 누나가 웃는 것이 좋았던 나도 그녀를 재미있게 해주려 최선을 다했다. 

이야깃거리가 좀처럼 떨어지지도 않던 우리의 하굣길은 거의 매일 떠들썩했다.


더운 8월의 일이었다. 우리는 늘 그렇듯 함께 하교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답지 않게, 그 날의 하굣길은 상당히 조용했다. 이유는 간단하고 명확했다.


그 날의 누나는 대변이 마려워 보였다. 중학교 1학년의 나는 누나의 표정만 보고도 그것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누나에 대한 연심이 이미 싹텄던 때였기에, 그 때의 나는 누나를 관찰하는 데 있어 프로에 가까웠다...라고는 하지만 배를 문지르며 말없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누나는 누가 봐도 대변이 급한 소녀 그 자체였다. 


그녀가 똥을 누고 싶어 집으로 달음질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따라서 나는 '어지간히 알아서 하겠거니' 외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날은 뭔가 달라도 크게 달랐다. 몇 분 걷지도 않았음에도 그녀의 걸음은 확연히 느려졌고,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평소같지 않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아으읏.... 배야...."


구르르륵-


부뤼릭- 부륵-


누나의 배가 나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울렸고, 수분기 가득한 두 번의 방귀 소리가 뒤를 이었다. 

설사 냄새가 났다. 순간 구역질이 올라올 만큼 지독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는 누나의 상태를 살폈다.


"미안해.. 방귀가.."


"누나 괜찮아?"


"아니.."

"나 배가 너무 아파.."


"응가 신호야?"


"...."

"응... 설사 할 것 같아."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자신의 변의를 고백했다. 

사실 그런 말을 듣지 않더라도, 식은땀에 푹 젖은 누나의 앞머리와 엉덩이를 누르고 있는 오른손이 이미 보였기에 누나의 변의가 한계치에 다다른 것은 명백해 보였다. 

실제로 그녀는 곧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아아...! 더 못 걷겠어... 나올 것 같아...!"


"잠깐만, 누나, 저 앞까지만 걸으면 상가니까 조금만 더 참아." 


"너무 멀어...! 못 가...! 가다가 쌀 거야."


뿌뤼리리릭-


계속해서 젖은 방귀를 뀌며 울먹거리는 누나는 정말로 위급해 보였다.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와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보니, 나조차도 조바심이 났다.


누나가 길 한복판에서 속옷에 설사를 지리며 엉엉 우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주변을 살폈다. 개천 옆의 키 큰 갈대밭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누나의 손목을 우악스레 잡고 갈대밭 한가운데로 그녀를 이끌었다.


"뭐... 뭐야!? 너 설마...!"


"물불 가릴 때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따라와!"


억지로 이끌려오던 그녀는 '뿌욱- 푸르륵-'하는 소리의 방귀를 뀌며 걸었다.

속옷에 조금 얼룩을 남기더라도 그것을 입은 채로 묽은 설사를 전부 내보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하고, 나는 누나의 방귀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애썼다.


"보지 마...!!"


부르르르륵- 뿌직!


갈대밭 한가운데의 흙바닥에 도달하자, 누나는 이미 더러워진 흰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며 쪼그려 앉았다.

설사에 푹 젖은 고체 똥이 흙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을 보고 나서야, 나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단한 구린내가 엄습했다.


뿌뤼릭- 푸드드득-

뿌우우우웅-


묽은 똥을 배출하는 소리와 그 사이사이의 지저분한 방귀 소리, 자욱한 설사 냄새. 

누나의 엉덩이 밑 참상은 안 봐도 비디오였다.


놀랍게도 야외에서 똥을 누는 누나를 내 눈으로 본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열한 살, 열두 살까지도 그녀는 급한 변의를 느끼면 가끔 야분(野糞)을 했다. 나는 늘 망을 보았다. 

내가 누나를 끌고 들어간 이 갈대밭 또한 야분의 부끄러운 추억이 새겨진 곳이었으며, 우리는 어릴 때와 완전히 같은 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한동안 직접 맡지 않은 누나의 대변 냄새 또한 여전했다.


뿌릇-

부르륵. 뿌욱.


어린 시절을 잠깐 회상하고 있으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누나의 배변음이 점차 잦아들었다.


"이쪽 보면 안 돼...?"


"알았으니까 볼일 보는 데나 신경 써."


“나… 휴지가…”


“있으니까 다 하면 말해. 줄게.”


“고마워…”

"....."

"으읏.... 으으응-"


뿌더덕. 뿌직.

뿌웅-

뿌득.


누나가 잔변을 내보내려 힘을 주는 소리가 들렸다.

몇 분간 코 훌쩍이는 소리와 숨을 참고 힘을 주는 소리, 소량의 똥과 가스가 나오는 소리만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침묵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인지, 누나는 먼저 말을 꺼냈다.


"미안해... 냄새 많이 심하지...? 학교에서 분명 응가 하고 나왔는데... 또 배가 아파서..."


"오랜만이네, 밖에서 응가 하는 거."


"놀리지 마..."


"놀리는 거 아니야. 오랜만인 건 맞잖아."


"그렇긴 한데..."


"다 했어?"


"응... 휴지 좀."


나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로 그녀에게 여행용 티슈를 건넸다.


"꺄악!"


철퍽.


내 티슈를 잡음과 동시에 누나는 느작없이 비명을 질렀다. 놀란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풀숲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방아깨비가 그녀의 오줌 웅덩이 한가운데 착지한 것이었다. 놀란 누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방금 배설한 질퍽질퍽한 똥 위에.


내가 관람해 왔던 누나의 온갖 흑역사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장면이 틀림없었다.


"으으..."


안 그래도 눈물이 가득했던 누나의 눈에서 끝내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고개를 황급히 돌렸다. 누나가 안쓰러웠다. 누나를 안심시킬 말을 찾아야 했다.


"...."

"괜찮아. 망 계속 볼게. 천천히 해도 돼."


"...."

"그..."

"있잖아..."


"왜."


"그게..."


"말해 봐. 뭔데."


"닦아 주면... 안 돼?"

"너무... 많이 묻어서..."

"티슈도, 모자랄 것 같고..."

"미안해...."


"음..."


'그런 짓을 해도 되는 건가' 하는 고민도 잠시, 그녀가 곤란해하는 것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던 나는 선선히 그 부탁을 수락하였다.

누나가 똥 눈 거 한두 번 보나. 서로 알몸도 몇 번이나 본 사이고, 우리 사이에 못 할 짓도 아니지. 그렇게 생각했다.


누나의 벗은 하반신을 보는 것은 조금 오랜만이기는 하지만 그뿐이었다. 모든 것은 이전과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나 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체크무늬 교복 치마를 위로 젖히고 맨엉덩이를 내민 누나가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시하였다.


거의 모든 것이 이전과 달랐다. 

땀에 젖은 채 새빨개져 있는 얼굴, 곤란함과 수치감이 서린 표정,


완만하다면 완만하고, 급하다면 급한 미묘한 곡선을 그리며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엉덩이,

그에 이어 밑으로 쭉 뻗은 적당한 굵기의 허벅지.


...그리고 하반신 전역에 덕지덕지 묻어 버린 누렇고 무른 대변.

그녀 발 밑에서 처참히 뭉개져 있는 똥 더미와 그 옆의 설사 묻은 팬티.


어느새 여자가 되어 버린 누나의 알몸, 그리고 배설물은 내게 이전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주고 있었다. 

나는 크게 놀랐다. 태어난 이래 가장 큰 충격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누나의 맨엉덩이와 허벅지에 이끌려 성적으로 흥분한 것이 전부였다면 나는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게 가장 강렬한 자극을 안긴 매개체는 다름아닌 누나의 대변과 그 냄새였다. 나는 그것을 쉽사리 자각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했지만 그것은 무의미한 시도에 그쳤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대변은 더러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역한 것들 중 하나이자, 노폐물 덩어리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누나가 내보낸 똥의 냄새도, 외양도 전혀 역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의, 그러니까 희열에 한없이 가까운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성적 흥분이었다.



누나의 엉덩이. 항문. 거기서 나온 배설물.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 

누나의 똥. 대변. 설사. 방귀. 구린내. 똥 묻은 팬티.



패닉과 흥분, 혼란을 동시에 맞이한 내가 몇 초간 멈춰 서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상함을 느낀 누나가 내 쪽을 슬쩍 돌아봤고, 결국 둘의 눈이 마주친 뒤에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는 정황만이 기억에 남아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가까스로 심장을 부여잡고 황갈색의 대변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꽤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

물기가 적은 변이었다면 누나 혼자서도 충분히 닦아냈을 테지만,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은 설사변 위에 철퍼덕 주저앉아 버린 그녀의 하반신은 굳이 묘사하지 않아도 뻔한 상태였다.


허벅지 윗부분을 다 닦은 나는 누나의 엉덩이에 손을 대야 했다.

누나의 엉덩이는 마시멜로처럼 몰캉했다. 뼈는 어디에 있는 걸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엉덩이에 코팅된 누런 설사 똥을 닦아내자 하얀 살갗이 드러났다. 영혼을 빼 가는 듯한 설사 똥 냄새에 살짝 섞인 누나의 살갗 냄새는 더할 나위 없이 야했다.


함께 목욕을 하지 않게 된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누나의 음부 또한 그곳에 있었다.

어릴 때는 별로 집중하여 보지 않았던 부위임에도, 본능적인 성적 호기심이 내 시선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누나의 음부 뒤편과 항문은 대변으로 뒤덮여 형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내 호기심을 채울 방법은 그곳을 깨끗이 닦아내는 것 외에 없었다.

이것은 합의된 사항이다. 그렇게 자신을 다잡으며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누나의 항문을 닦으려 했다.


그러나 내 손에 덮인 휴지 두 장이 항문에 닿는 순간,


"히에엑!?"


뿌우웅!


조심성이 과해 누나의 항문을 간지럽히고 말았던 것이다. 비명을 지르며 배에 힘이 들어간 누나는 큰 음량의 방귀를 뀌었다.


"거, 거긴 내가 닦을게... 엉덩이랑 허벅지만 좀 닦아 줘..."


"미, 미안."


"괜찮아... 말해 줬어야 됐는데."


갑작스레 나와버린 방귀에 놀랐는지, 아니면 수치심의 피크를 기어코 찍어 버린 것인지, 그녀는 더 말하려 하지 않았다.

물론 놀란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패닉이 가시지 않은 내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티슈를 다시 건넬 때, 나는 얼마나 멍하고 한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휴지를 넘기고 다시 망보는 역할로 복귀한 나는 최선을 다해 주변을 살폈다. 개천 옆 갈대밭 한가운데에는 아무도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

누나의 대변과 대변투성이의 엉덩이, 설사 똥과 섞인 방귀를 한꺼번에 내 뇌에서 내보내려면 무언가 열중할만 한 것이 필요했다.


누나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내 코가 석 자였으니, 당연했다.


그 이후 하굣길에 다시 오른 누나는 더 울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바늘로 톡 찌르면 곧바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혼란스러웠던 나 또한 작별 인사 전까지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생애 첫 자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