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1999 게임에는 매력적인 애들이 많음. 세계관 자체가 독특하다보니 그에 맞게 캐릭터들 개성도 뚜렷한 편인데, 게임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그런지 방귀 관련 2차 창작이 적은게 아쉽다.

 그래서 내가 직접 씀. 오늘의 주인공은 '보이저'라는 캐릭터로 게임 내에서도 말이 거의 없고 바이올린 연주만 하는 과묵한 캐릭터지만 외모도 그렇고 가끔가다 한 마디 할 때의 목소리가 귀엽다는 게 특징.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테니 간단히 설명하고 일러스트도 올려봤어. 게임 모르는 사람도 잘 읽혔으면 좋겠네.


(+화자 이름은 버틴이고 직책 이름이 타임키퍼임. 버틴=타임키퍼 라고 생각해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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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의 떠오름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바이올린 소리. 간단한 음 조율이 끝나고 나면 여행 가방 내부에 비발디의 사계, 봄, 1악장이 울려 퍼진다.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활기가 도는 음악 소리에 아직 잠에서 깰 때가 안 된 마도학자들의 눈도 번쩍 뜨인다.



 "보이저. 들어가도 될까?"



 늘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던 버틴도 오늘만큼은 가볍게 문을 두드린다. 잠시 바이올린 소리가 끊겼다가 이내 듣기 좋은 화음이 들린다. 다장조 화음은 그녀만의 긍정의 표시다. 

 푸른 머리의 그녀는 창문 앞에 서서 태양빛을 그대로 받아들인 채 연주를 마저 이어간다. 역광인데도 머리카락은 한 폭의 은하수처럼 빛나며 흐르고, 활의 움직임에 맞춰 고양이귀 같은 삐침머리가 흔들거린다. 봄의 1악장이 끝나간다는 걸 알기에 버틴은 잠시 모자를 벗고 의자에 앉아 그녀의 연주를 기다렸다.



"...후우."



"훌륭한 연주였어, 보이저."



 버틴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리자 그녀도 잠시 연주를 멈췄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버틴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활을 잠시 떼는 듯 했다. 버틴은 타임키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채, 어쩔 수 없이 해야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침마다 바이올린 연주는 삼가줬음 해."



 누구에거나 귀찮더라도 당연하게 해야할 일이 있다. 타임키퍼에게는 그녀의 편제 아래에 있는 마도학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그 일이다. 이미 수많은 세입자들의 건의사항을 수도 없이 들었고, 오늘에서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이저의 방에 찾아온 것이었다.



"..."



 동물귀 형상의 머리카락이 순간 쫑긋거렸다. 그럼에도 보이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오히려 예상한 일이라는 듯이 바이올린을 마저 들어올리고 2악장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위 세입자들이 잠을 제대로 못잔다는 거야. 일출 시간은 대부분의 마도학자가 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거든. 대부분의 사람은 해가 뜨는 때에 맞춰 일어나지 않으니까."



 버틴은 보이저가 이해하기 쉽게, 정확히는 마도학자들의 문화를 이해해주길 바라며 구구절절하게 설명했다. 마도학자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보이저는 우주 저 너머에서 넘어와 어느날 전조도 없이 모습을 드러낸 초자연적 존재다. 인간 소녀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태어난지 몇 년도 채 되지 않은 아기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보이저의 연주가 끝나기를 기다릴까 버틴은 잠시 고민해보았지만, 그녀가 의도적으로 여린 음으로 연주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이야기는 듣겠지만 바이올린은 켜고 싶으니 조용히 켜겠다.'라는 뜻일 것이다. 결국 보이저와의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건 순전히 버틴의 몫이었다.



"그러니까...하암. 미안. 어젯밤까지만 해도 새벽 작전 근무 때문에 포그 워커랑 대화하느라...어디까지 말했더라."



 버틴의 하품은 불가항력이었다. 여러 서류와 문서 작업으로 지친 와중에 산더미 같이 쌓인 민원도 처리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나온 피곤함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보이저의 어떤 심기를 거슬렀는지는 몰라도 날카로운 불협화음이 2악장을 억지로 끝내버렸다.



"...보이저, 괜찮아? 현이 끊어진 거라면 재단에 새 바이올린을 요청할게."



 갑작스레 끊긴 연주에 버틴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막상 연주를 끊은 장본인은 바이올린을 침대 위에 가지런히 내려두고 서서히 뒤를 돌아 버틴을 향해 웃어보인다. 



 "...응."



 "어떤 말에 대한 대답이야? 새로운 바이올린?"



 보이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버틴이 이렇게 되묻는 이유는 그녀의 대답이 간혹 늦을 때가 있어서기 때문이리라. 버틴은 좀 더 대화를 되돌려보았다.



 "...그렇다면 아침에 연주라는 걸 멈춰달라는 거?"



 보이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웃고는 있지만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표정은 마치 그녀가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그 감정을 말로써 표현해주길 바랬지만 간단한 대답이라도 들은 버틴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고마워. 그래도 너의 행동의 자유를 뺏고 싶진 않아. 다른 사람들이 자는 시간...그러니까 늦은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만 피해주면 언제든 바이올린을 연주해도 괜찮아."



 보이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버틴은 힘 빠진 듯이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해야할 많고 어려운 일 중에서 매우 간단한 일 하나가 끝난 셈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애써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미소가 슥 사라져버렸다.



 (툭 툭)



 모자를 쓰고 방을 나서려는 때 천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버틴은 뒤를 돌아보았다. 마치 메이드복을 떠올리게 하는 어느 나라의 교복을 입은 보이저가 침대에 걸터 앉아 자신의 치마의 무릎단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불보를 툭툭 건드린 것이었다. 누가 보아도 잠시 쉬었다 가라는 의미로 보였다.



"미안, 보이저. 재단에 가기 전에 잠깐 들린거라 마음만 받을-"



"----. ----- -------"



 그래서 버틴은 보이저의 무릎에 누웠다. '그래서'라는 접속사를 쓰는데 바람직한 상황인가? 문 앞에 서있던 버틴이 순식간에 보이저의 무릎을 배고 누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게 된 지금의 상황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분명 보이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왔지만, 버틴의 귀에는 들리지는 않았다.



"내가 언제 여기에... 미안, 금방 일어날ㄱ-."



 버틴은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어떤 힘에 의해 몸을 일으켜 세울 수가 없었다.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지만 벗어나려고 마음을 먹으면 이상하게도 몸이 일어나질 않았다. 이건 마도술도 눈속임도 아니다.


 이건...순수한 인력이다. 


 마치 거대한 천체에 이끌리는 듯한 인력...



"...후훗."



"...이거 네가 한 거야?"



 보이저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로젓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무릎위에 누운 버틴과 눈을 마주치며 버틴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을 뿐이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처한 버틴의 대처는 수상할정도로 침착했지만, 현명했다. 가만히 보이저의 쓰다듬을 받으면서 그녀의 행동 동기를 찾아내려 머리를 굴렸다.



"...쿨쿨."



"방금...뭐라고?"



 다행히 보이저는 버틴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짧은 한 마디, 그것도 단순한 의성어였지만 이미 그녀와 오랜 시간 교류한 타임키퍼에게는 답이 뻔히 보이는 암호였다. 보이저의 의도를 눈치챈 버틴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내가 피곤해보여서 쉬게 해주려는 거구나. 아까 하품한 거 때문에 그러는거지? 오늘치 문서 작업만 끝내면 바로 잠들테니까 나는 괜찮..."



(뿌스으으으으으으....)



 버틴의 목소리가 끊겼다. 아니, 소리의 근원이 뭔지 떠올랐기에 말을 멈춘 게 맞았다. 옷이 스쳤다거나 바람이 불었다거나 하는 그런 우연에 의한 소리라기에는 버틴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명확한 뭔가가 있었다. 버틴은 그녀답지 않게 제법 당황한 표정으로 보이저를 올려다보았다.



"보, 보이저? 방금 그 소리는..."



(...부욱-!!)



 노골적으로 보이저의 무릎 아래에서 들리는 지저분한 소리에 버틴이 흠칫 튀어올랐다. 그리고 뒤이어 올라오는 어렴풋한 노란 연기와 가벼운 악취를 맡고 그녀는 생각했다...예상대로방귀 가 맞았다.


 "흠, 흠, 흠~"



 허나 악취의 장본인은 바쁘게 돌아가는 버틴의 머릿속을 알기나 하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마냥 기분 좋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확실히 평범한 존재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버틴의 머릿속을 스쳤으나 보이저는 마도학자도 아닌 초자연체로 분류되는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고 납득하는 듯 했다. 놀라우리만큼 이성적인 판단으로, 버틴은 쉽게 침착함을 되찾았다.



"보이저도 방귀를 뀌는구나. 인간의 형상에 맞게 변했으니 인간의 행위마저도 흉내낼수 있는 건가."



"흠, 흐음~?"



"...그런데 어째서 나를 이렇게 눕히고...읍?!"



 버틴이 조금이라도 그녀의 행위에 의문을 제기하자 보이저가 바로 버틴의 말을 막았다. 어떤 우주적인 힘이나 그런 게 아니라 이번엔 정말로 물리적으로 입을 막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가볍게 입술 위에 올려 조용히 있어보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푸쉬이이이이익...푸슷, 푸스으으윽...)



...방금 전과는 다른 훨씬 길고 푸근하게 이어지는 소리를 내보낸다. 입이 막힌 버틴은 치마 천 너머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보이저의 향기를 남김없이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후훗. 흠~"



"이 연기는...환각인가? 하지만 마도술을 쓴 기척은 없었는데..."



 이상하리만큼 냄새를 맡으면 맡을수록 버틴은 자신의 의지로 숨을 들이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그래야만 한다고 스스로가 밀어붙이고 있는 묘한 기분을 느껴졌다. 버틴이 자진해서 냄새를 들이마시는 걸 보자마자 보이저는 버틴의 입에서 손을 떼고 그녀의 뺨을 쓰다듬는다.



"울렁거리는 기분도 없고 오히려 편안하고 나른해지는 기분이야...젠장, 세뇌 효과라도 있던 건가."



 뒤늦게나마 버틴은 숨을 참아본다. 보이저가 그녀의 머리를 잠깐 들어올린 사이 교복 치마를 들어올려 스타킹이 신긴 허벅지 위에 다시 버틴의 머리를 올려두었다. 얇은 천 하나를 걷어냈을 뿐인데도 농후한 보이저의 방귀 냄새가 한층 더 진해졌다. 숨을 참아도 코를 비집고 들어오는 냄새를 버틴은 애써 무시하며 정신을 붙들고 있었다.



"...킁킁."



 보이저의 말에 버틴은 숨을 참으려는 의지를 잃고 다시 한 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하얀 스타킹 한 올 한 올 사이에서 느껴지는 구릿한 냄새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버틴의 머릿속은 한줄 한줄 풀어져간다. 누군가 자신의 고개를 돌리는 손짓에 버틴은 순순히 위를 쳐다보았다. 따사로운 햇빛에 보이저의 금빛 머리핀이 찰랑이고 거부할 수 없는 따듯한 미소가 버틴을 사로잡았다.


"...버틴. 좋아?"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고 보듬어줄 것 같은 온화한 미소에, 버틴은 모든 걸 내려놓고 보이저의 품에 얼굴을 묻는다. 이제는 순수한 욕망에 몸을 맡길 때다.


"...보이저."


"응....?"


"더 부탁해도 될까?"


"...응."



(뿌우우우우우욱-!!! 부우우욱-! 부와악- 뿌우우우우우우웅~)



 타임키퍼의 명령에 보이저는 짧은 대답과 함께 그와 대비되는 길고 걸쭉한 방귀를 마구 살포해댔다. 버틴의 귀에는 그 지저분한 소리도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이 조화롭게 듣기 좋은 하모니로 흘러들어갔다. 마치 성운과도 같은 방귀 구름은 보이저의 엉덩이와 허벅지 틈, 그리고 스타킹 실 사이사이로 흘러나와 버틴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다. 


(부우우우욱- 후우우우욱- 뿌부부우우우웅~)


'이 악취...그만 맡아야 하는데...어째서, 어째서지. 맡을수록 머릿속이 개운해지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이렇게 만족감을 주는데 하물며 버틴이 느끼는 냄새는 얼마나 또 황홀하겠는가. 고구마, 와인, 계란, 버터, 어떤 재료가 들어간 어떤 음식을 먹으면 이런 냄새가 날까 행복한 상상을 하며, 그 어떤 상상을 하든 그거보다 더 지독하고 구린 냄새를 한껏 들이마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냄새가 버틴의 머릿속을 더욱 휘저으며 쾌락과 나태의 늪으로 더욱 끌어들이고 있었다.



"...별, 행성, 우주..."



 이건 보이저의 대사가 아니었다. 어느덧 보이저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그녀의 방귀를 음미하고 있던 버틴이 보이저의 치마 안을 들여다보고 한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허벅지 사이에서 스타킹 틈으로 보여야할 건 당연히 속옷이었으나 보이저의 치마 속에는 관측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아니야. 우주가 아니야. 이건...설마 방귀의 근원이..."


"쉬잇...."


 버틴이 무언가를 깨달으려는 순간 보이저의 나긋한 목소리가 버틴을 치마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어둡고 차갑지 않은 푸른 빛 가득한 치마 속 보이저만의 '우주'속에 얼굴을 비집고 들어가자 보이저는 타임키퍼를 위해 준비해두었던 선물을 꺼내기 시작했다.


(꾸륵, 꾸르르륵- 구르르르르륵-)



"...후우...."



(뿌우우우욱- 부욱- 뿌와아아아악- 뿌그르르르륵 부륵- 뿌욱- 부우우우우우우우욱-!!)



  버틴은 자신 주위의 푸른 우주가 노란 안개에 잠식당해 가는 걸 지켜본다. 그 어떤 물질로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광활한 공간이 순식간에 악취로 휘감기는 걸 보고도 그녀는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편안함과 휴식을 가져다준 짙은 방귀에 이제는 일말의 경외심까지 느끼며, 자신을 향해 덮쳐올 것을 그저 기다리고만 있었다.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ㄱ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부우우우우우욱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르르르르르르륵 부르르르르륵 부우우우우욱-)


 마침내 보이저의 방귀가 버틴의 몸을 휘감았을 때, 보이저의 선물은 치맛속을 헤집고 나아가 그녀의 방 전체로 터져나와 전부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다. 좁은 공간에서 시작된 순간적인 폭발, 이것은 샛노란 가스가 만들어낸 초신성이다.


"...히힛."


 폭발은 보이저의 기쁜 웃음과 함께 끝이 났다. 방귀의 누런 색채는 방 여기저기에 들러붙고 쉽사리 지워지지 않으며 어렴풋하게 남은 색채에서마저도 마도학자들 여럿이 죽었다 살아날 악취가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폭풍우에 휩쓸리듯 방 안은 보이저의 향기에 휩쓸려 자취를 감추고 그렇게 보이저의 향기로운 우주 속에서 버틴은 영겁의 시간이 흘러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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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하아...후, 실례합니다. 보이저 씨, 호, 혹시 타임키퍼 보셨나요...어라, 타임키퍼...?"


 주황 머리의 재단 소녀, 소네트가 보이저의 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버틴을 찾기 위해 여행가방 내부를 계속 돌아다닌 탓인지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숨도 가빠져있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가고 위화감이 들 정도로 깔끔히 정돈된 방 한 가운데에 보이저는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다.

 그리고 소네트의 눈에 비친 건 질투날 만큼 보이저의 무릎에 의지해서 세상 편하게 새우잠을 자는 타임키퍼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아시나요...? 올리버 포그 씨와 타임키퍼가 보이저 씨 관련 일로 갈등이 있었다는 것만 듣고 그 이후에 타임키퍼를 본 분이 아무도 없었다고 해서요...혹시..."


 보이저는 손을 들어 소네트의 말을 막았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저물어가는 햇빛을 쬐며, 자신의 무릎에 기대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버틴을 가리키며 단 한 마디만을 속삭였다.


"....쉿."


 오늘은 버틴에게 잊을 수 없는 휴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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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수가 거의 없지만 그래서 더 귀엽고 신비로운 4차원 소녀, 보이저. 그래서 방귀도 부끄러워하긴 커녕 오히려 태연하게 뀌지 않을까 싶은 캐릭터임. 우주적 존재다보니 나름 코즈믹 호러를 표현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네. 그래도 끝까지 봐줘서 고맙다.


  이쪽 2차 창작이 늘어날 정도로 리버스가 흥하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