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오탈자수정안하고개좆대로써서이름같은거잘못쓰여있거나그럴수있으니뭐대충알아서잘봐주길바라게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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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는 메이 링 선생님의 말에, 에리나는 서둘러 자리로 돌아갔고, 테르나 선생님은 수업 참관석으로 향했다.


"하현아! 여기!"


"...아! 지금 가!"


민지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로 향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곳곳에서 따가운 눈총이 쏟아졌지만, 슬슬 익숙해지던 참이었다.


대련 활동에 대해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했던 나는, 최소한의 궁금증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민지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넸다.


"...근데 정확히 연습 대련이라고 하는 게... 뭘 하는거야?"


"문자 그대로 대련이야. 능력 활용도 및 실력 향상, 그리고 실전 대처 능력 증강이 가장 큰 목적이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고... 우리가 가진 고유한 능력에 따라 개인 대 개인, 혹은 팀 대 팀으로 나뉘어져서 대련을 하게 될 거야."


"음... 조금 더 이야기해줄래? 어떻게 해야 이겨?"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방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면 이겨.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우리 몸 속에 있는 그... 아무튼 그 뭐지? 아! 우리 초능력의 근원인 특수한 인자들과 공명하여 신체의 강도를 크게 올려주는 기능을 가진 특수한 장치를 착용하고, 외부와 격리되는 특수 경기장 위에서 대련이 진행되는데, 여기서 전투 불능이라고 하는 건... 능력을 사용하든, 그... 방귀를 사용하든, 상대방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거나, 선생님들이 보기에 더 이상 대련을 속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승패가 결정돼. 음... 자세한 건 직접 해보면서 배우면 더 빨리 늘거야. 나도 그랬거든."


"그렇구나... 고마워. 아예 모르는 것 보단 훨씬 낫네. 너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막막하다야."


"그치? 조금 더 고마워해도 된다고. 크큭... 이거 받아."


"이건?"


"아까 말했던 신체 강화 장치야. 모두 다 끼고 있는게 보이지? 메이 링 선생님이 너 오면 전달해달라고 했거든."


"...이거 어떻게 쓰는..."


"으이구... 놔봐. 촌티나는 촌놈아. 이렇게... 여길..."


"..."


"...왜?"


"...으흠... 조금 가깝다."


"...의...의식하지 마. ...됐다."


나는 조금 멋쩍어져서 괜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무언의 감사를 표했고, 민지는 고개를 돌리면서도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어라. 이거 혹시...


"너네 언제 사귀냐?"


"...그...그런 거 아니래두!"


...이 모습을 놓칠 리 없던 루시가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고쳐 쓰며 민지에게 장난을 걸었고, 그리고 민지는 아주 혜자스러운 반응을 보여주며 주위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아... 아무튼 집중들이나 해. 곧 시작할테니."


"...근데 시작이 늦네? 테르나 쌤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거지?"


평소였다면 한참 전에 시작했어야 할 시간이었다는 것 같은데, 두 선생님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계시느라 이번엔 이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뭔가 분명 내 이야기일 것 같은데...


"...얘들아, 좀 늦었지? 그럼 진짜 시작해볼게? 방식은 늘 그렇듯... 랜덤 선정!"


"랜덤 선정이면... 나도 당연히 들어가겠지."


"...힘 조절 잘해야 해. 알았지?"


"하 참... 날 뭘로 보고?"


"음~ 힘 조절을 너무 잘 하셔서 벽을 저렇게 갈아버리셨나? 푸후후..."


"윽... 민지 넌 예전부터 사람 놀리는 쪽으로는 도가 텄다니까. 여튼 지금은 익숙해졌으니... 다치지 않게, 잘 조절할거야. 후우... 긴장되네..."


[촤라라라라라락-!]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 앞을 바라보니, 어느새 큼직한 전광판 안에서 룰렛이 돌아가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추 오십... 아니, 백 명은 되어보이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수업이라. ...신박하지만 지극히 정신없었다. 뭐, 교실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넓고... 천장에 수납식으로 붙은 TV는 교사를 비추는 카메라와 연결되어 뒤에서 보이지 않을 학생들에게까지 그 자료를 전달하고 있었으니까. ...이전에 형이 말해준 대학교의 풍경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여기가 훨씬 더 넓겠지만.


"저게 조 추첨이야?"


"응. 지금은 개인으로 일대 일 시합을 할 학생들 사이에서 선별하는 거야."


[차락-!]


룰렛이 돌아가길 멈추며, 두 명의 학생을 선별했... 어라? ...아니, 시작부터?


"어머? 벌써? 첫 번째 참가자는... 유하현!"


...아니 메이 링 선생님, 이게 무슨 소리요...? 나라고...?


"...아니 무슨..."


"하현아? 미안하지만 거부할 권리는 없거든. 후후..."


등을 떠미는 민지에게 밀려, 나는 어느새 경기장으로 바뀐 교실 중앙으로 사출되듯이 걸어나왔다. 벌써부터 사방에서 온갖 시선이 느껴지는데...




[차르르르르르... ...차락-!]


...또 다른 룰렛이 고정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내 상대를 말하는 것이겠지? 내 상대는...


"어라, 나야?"


...익숙한 목소리, 비올라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 민지야. 니 남친 안다칠 정도로만 살살 할게."


"그러니까 남친 아직 아니라고!"


"아직? 아~직? 어머나~"


"...니들 진짜 존나 밉다..."


이런저런 농담을 나누며 여유롭게 걸어나오는 비올라. 확실히 자신의 능력을 오래, 그것도 자유자재로 제 수족처럼 부릴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단련한 것일까, 나같은 신출내기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여유롭겠지. 그렇다면...


"..."


"걱정 마. 처음 능력을 쓰는 사람 상대로 인정사정 없이 할 생각은 없거든. 하현아. 대신..."


"...대신?"


"...방귀냄새가 지독하다는 이유로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여고생의 한을 담아서 한 대 강하게 후려줄게!"


"...나...나도 연애경험은 없는데?!"


"아무튼! 서로 썸타는 사이의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업계에서는 사형감이야!"


무슨 업계 국룰이 그따위야?! 히어로 하기 드럽게 힘드네!


"자세 잡아! 자, 간다!"


[삐이이이이이익-!]


불평불만을 제대로 말하기도 전에 얼떨결에 대련이 시작되었고, 비올라는 곧바로 아랫배를 주무르더니, 연보라색의 진한 연무를 내뿜어 경기장을 자신의 냄새로 덮어버렸다.


뿌푸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뿌부부부부부붑-!


"후훗... 향긋하지?"


"...흡...!"


"오호... 숨을 참아서 버티겠다는 심산? ...얼마나 참을 수 있을까?"


속전속결이다. 호흡을 허락하는 순간 비올라의 장기말이 되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야...! 무력화... 행동 불능...? 그렇다면 얼음으로 꽁꽁 얼려주지!


(슈르르륽-!)


액체 조작을 통해, 공기 중의 수증기의 양을 증폭시켜 대량의 물을 만들어낸 나는, 곧바로 그 물의 구슬과 함께 빠르게 달려들어 비올라를 덮치려 했다. 몸을 물로 적시고, 얼려서 고정시킨다면... 이기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


"...생각보다 뻔하네? 흐응..."


하지만 비올라는 예상했다는 듯 염동력으로 스스로의 몸을 가볍게 띄웠고, 달려드는 나를 향해 엉덩이를 돌리고는...?


"흐응...!"


뿌부부부부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르륽-! 뿌라라락!


"...크...크흐읇...!"


곧바로, 진하고 역한, 탁하고 무거운 밤안개같은 방귀를 잔뜩 흩뿌리고는 그 반동으로 나와의 거리를 빠르게 벌리며 우위를 유지했다.


"아핫! 어때, 최면술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씀이지!"


"...크...하아...! 흡...!"


아뿔싸...! 호흡이...!


"...헤에... 늦었어. 하현아."


...정신이 흐릿하고 몽롱해진다. 어느 정도 저항은 할 수 있지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어려워보인다. 내 몸은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더니, 내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더욱 빠르게 숨을 들이쉬며, 그 고통스럽게 폐를 갉아먹는 것 같은 통증을 선사하는 방귀냄새를 들이키며, 시체가 썩어가는 것 같은 부패의 독기가 느껴지는 근원지로, 비올라의 풍만하고, 섹시하며, 새하얀, 그리고 그 뽀얀 젖빛 엉덩이를 겨우 가리는 줄무늬 속옷을 향해, 서서히 걸어가고 있었다.


"오~ 미인계를 쓰네~!"


"야!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말라고!"


"민지 질투하네~!"


"아오! 니들 진짜!"


바깥에서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지만, 이내 그것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게 되었다. 자욱한 악취의 안개 사이에 온 몸이 파묻힌 것 같은 아찔한 감각. 이건... 고통... 저항해야... 아니...


"...자... 여기에 어서 코를 묻어. 귀염둥이. 후후... 민지 냄새, 독했지? 내 냄새는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


"...으...으으..."


...여기서 무너질 수는... 아직 준비한 게 많은데... 이겨야...!


"자... 어서. ...난 네 욕망을 볼 수 있어. 네 마음 속에서 요동치는... 오묘한 욕망이... 어서 냄새를 맡으라고 하고 있지 않아...? ...변태 씨."


"...들켰...나..."


"...음? 내가 말 안했던가? 나... 사람 마음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고. 자, 어서..."


뿌스스스스슷-! 뿟뿌푸뷔리리릭!


...저항... 욕망에...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


"...욕망에 충실해지라구..."


...원하지 않... 원하는... 이 악취는...


"...이걸로... 마무리..."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황홀경이야... 이건...


"...크흡...!"


"옳지... 옳지... 자... 더 맡아야지...?"


뿌루룩! 뿌프프브르르브프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뷰퓨브브르드드브프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뿌푸풁! 뿌뷰즈브브즈즈르르브프브즈즈즈즈즈즈즈즈즙! 뿌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커...허으어억...! 으윽...!"


마취 없이 뇌수술을 하는 것 같은 오싹오싹한, 공포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통증,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동등한 수준의 쾌락. 두려울 정도의 즐거움, 음란함, 그리고 비올라의 이 요염한 모습... 젠장...! 어떻게 이걸 참을 수 있겠냔 말이야...! 더 맡고 싶었다. 그 엉덩이 사이에 코를 한껏 집어넣고, 더욱 더 많은 방귀를 뀌라고 재촉하듯 하반신을 더듬으며, 그녀의 장난기 섞인 웃음을 들으며, 마치 '방귀 공장이 무엇인지 보여줄게' 라고 하는 듯 힘을 줄 때마다 뻐끔거리는 방귀구멍에서 쏟아져나오는 끔찍할 정도로 지독하고 역겨운 괴상망측한 악취의 괴풍.


"...조금 더 맡을 수 있지? 하루 종일도 뀔 수 있거든...!"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부루루룩! 뿌프프브르르르르르르르릇-뿌풁! 푸부루루부푸푸루루루루부푸푸푸푸푸부부북! 뿟푸브브으으으으으으으으읏-푸부뤼리리릭!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부우우우우우부부북!


뇌 속까지 썩어버릴 것 같았다. 비올라의 엉덩이 사이에서 폭발하듯 쏟아져나오는 가스의 맹렬한 대행진은 조금도 그 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머리가 아파오고, 속에서 구토가 올라왔다. 호흡기가 전부 녹아내리는 것 같은 정신 나간 작열감, 하지만 그럼에도 이 호흡을 절대로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너무나도 강렬한 악취, 황홀경에 가까운 지독함... 제길... 너무 행복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으윽...!"


...순간, 내 손가락이 움찔하듯 움직였다. 반사 작용 따위가 아니라, 내 의지로 움직인 것이다. 그 순간, 머릿속을 번뜩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민지나... 에리나의 때 처럼...? 충분한 양의 방귀를... 들이마셨다면...!'


"...흐음...!"


(촤루르르륵-!)


"...어멋?!"


나는 순식간에 내가 모은 물이 어지러이 흩어진 땅 속으로 녹아들었다. ...이거 생각보다 편한데, 하고 생각하며, 나는 곧바로 그녀와 거리를 어느 정도 벌렸다. 하지만...


"꽤 괜찮은 시도였어. 하지만... 내 냄새에서 도망칠 수는 없거든."


뿌부부부부부르르르프브브프프프프브브브브롸라라락!


"어때, 슬슬 또 반응이 오지 않아? 하현아? 후후..."


"...윽..."


분하게도, 비올라의 말이 맞았다.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몰아치는 강렬한 성욕이, 즐거움을 갈망하는 그 추잡한 마음이, 그녀의 엉덩이로 당장 달려가라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대로 돌아갔다간 민지한테 한 대 얻어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나는, 조금 다른 방향의 해결책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욕망을... 으아..."


...그 순간, 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욕망에 대처하는 서적에서 보았던 한 문구.


[...몸을 제어해 욕락에 탐착하지 않고 마음이 순일해 타오르는 번뇌를 소멸하고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 행하면, 곧 스스로 이익이 되고... - 방광대장엄경(方廣大莊嚴經)]


...고행으로 번뇌를 이겨낸다!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나중에 안 사실인데, 실제로 부처님인 석가모니는 고행으로부터 해방된 뒤에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한다. 괜히 나만 바보 된 기분이잖아...)


(파창-!)


"음? 얼음?! 어떻게...! 액체 조작의 능력인가...?!"


비올라를 비롯한 모두는 내가 갑자기 큼직한 얼음판 하나를 만드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란 듯 했다. 에리나와 테르나 선생님은 내가 새롭게 개화한 능력을 이미 알고 있어서 놀라지 않은 것 같지만...


"...무...뭐해!"


...내 다음 행동을 보고 크게 놀랐었다고 한다.


(깡-! 파콰작!)


"...아으아아악! 조... 존나게 아파앗! 크흐아아악!"


"...당연히 아프지 바보야! 얼음판에 머리를 박는 바보가 어딨어! 이 등신아!"


"여친 마음고생 시키지 말고 얼른 GG쳐! 하현아! 내가 봐도 무진장 아파보여!"


"여기로 오면 민지가 잔뜩 보살펴준대~♬"


"아아아악! 마린! 루시! 한번만 더 여친 어쩌구 저쩌구 하면 너네들부터 물 속에 가둬버릴거얏!"


...소리가 들려온다. ...흐릿했던 정신이 또렷해진다. ...효과가 있어!


"...호오... 강한 충격을 줘서 세뇌를 벗어났다, 이거지?"


"...이제 두 번은 안 당해줄테니, 긴장해!"


"좋은 자세인데! 어서 오라고! 다시 내 방귀로 잔뜩 절여줄테니!"


...아파서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훔친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비올라가 어떤 식으로 능력을 활용하는 것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내 능력이나 의사를 전달할 가스같은 매개체가 없는 건 아쉽지만, 여기서 확실해진 것 하나가 있다. 바로, 비올라의 '정신 지배' 를 완벽히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차렸다는 것.


"...으... 으으..."


...나는, 다시 한번 세뇌에 약해진 척을 하며, 서서히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내가 다가오는 것을 본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 더욱 노골적으로 나를 유혹하듯 자세를 취했고, 바닥에 스며들었던 물을 은밀하게 끌어모아 내 손에 압축한 나는...


"...자, 다시 한 번... 이번엔 정말 제대로 내 냄새로 물들여줄..."


"...흠!"


(촤악-!)


"꺄앗?!"


그녀가 당황하는 사이, 난 압축해뒀던 물을 순식간에 원래대로 되돌리며 비올라의 온몸을 감쌌고, 그녀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밀어붙였다.


"내가 말했지...!"


(솨아아아-! 꽈드득!)


"두 번은 안 통한다고!"


(파과자자작-!)


"크으읏!"


그리고, 마침내 물이 얼어붙자, 비올라는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정신 조작이 아예 먹히지 않게 된 것을 본 비올라는 당황하며 탈출을 시도했으나, 정신 조작이 특기인 그녀의 근력으로는 절대 탈출할 수 없는 수준의 단단한 얼음벽 앞에서, 모든 시도는 무위로 돌아갈 뿐이었다.


"...끄으..."


"...후우... 힘드네."


"너... 대체 어떻게 내 정신지배를...!"


"...가스를 들이마신 사람에게, 그 가스와 공명하는 파장을 내뿜어서 조종하는 방식이었더라고. 그렇지? 그런 능력을 카운터치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다가, 결론을 냈어. ...아주 단순해. 그 파장과 가스가 공명하지 못하게 하면 그만이니까. 가령, 체내 전체를 순환하는, 공명을 간섭하는 주파수를 발산한다던가."


"그...그걸 어떻게...!"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네. 적응력? 학습? 하핫..."


"...말도 안돼..."


[삐이이이이이이이익-!]


"이건 큰 이변이네! 개인전 A조 16강 승자는... 유하현! 멋진 시합을 보여준 두 사람에게 모두 박수!"


비올라의 몸을 감싼 얼음을 부숴주고, 경기장 밖으로 나서는 순간...


"와! 어떻게 했어?!"


"같은 계통의 능력이 아니라면 최면 능력은 뿌리치는게 불가능한 수준인데... 정말 어떻게 했어? 알려줘!"


"정말 머리를 쎄게 부딪히면 되는거야? 머리 안아파?"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무수한 질문이 쏟아졌고, 어느새 몸에 묻은 얼음을 털고 다가온 비올라까지 내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중간에 지면과 동화되어 이동한 그 순간... 그때부터 쎄했단 말이야. 완벽히 넘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글쎄...? 방구...냄새를 너무 많이 맡아서 순간 정신이 영향을 받았...나...? 아하하..."


"...분하긴 하지만, 대단하네. 실시간으로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녀석은 처음 봤단 말이지."


"그 정도인가? 어... 하하... 괜히 기분이 막 좋아지네..."


"유하현!"


"...민...지이잇! 아야야야야! 아! 아악! 아파파파파앗! 놔줘!"


"아프라고 하는 거야! 이 멍청아!"


대뜸 내 볼을 꼬집고 흔들던 민지는, 내 어깨를 잡고 끌어내린 다음, 내 정수리 부분을 살피고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두피 전용 진통 연고를 그 부분에 발라주며 잔소리를 마구 퍼부어댔다.


"미쳤지, 미쳤어! 그러다가 진짜 머리 깨지면 어쩌려고 얼음벽에 니 머리를 박아!"


"멀쩡하니까 괜찮... 아얏! 아파!"


"...멀쩡하긴 개뿔이! 톡톡 치기만 해도 아파하면서...! 진짜 간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등신아!"


"...으윽... 살살 해, 살살... 머리 울린다고."


"그런 말 하면서 괜찮다고 해?! 야! 진짜 이게 미쳤지 그냥!"


"...아윽... 죄송합니다아..."


"...이제 됐어. ...몸 함부로 쓰지 마. 진짜. ...알았어?"


"...어윽... 알았어..."


"아주 마누라한테 꽉 잡혀 사는 남편 보는 기분이네. 둘이. 알아? 크흐흐..."


"...이 목소리는..."


"하현 씨에게 묻습니다! 조폭 마누라 민지 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C조에서 경기를 하고 나온 루시는 우리를 보고 자연스럽게 농담하듯 놀려댔고, 민지는 더 화낼 힘도 없는지 툴툴거리며 말했다.


"치. 누가 누구 마누라야..."


"아하하... 미안. 다음부터는 절대로 너 걱정할 일 없게 할게."


"약속한거다?"


"...내 소중한 친구랑 약속한거니까, 무덤까지 가져갈게."


"...뭐래. 사고나 치지 마셔. ...흐응..."


"그만 툴툴거려. 음료수라도 하나 사줄테니까."


"됐거든? ...흐...흐응... 제로 라임 펩시로 부탁할게."


"알았어. 우리 민지야. ...앗..."


"...에엑?!?!"


...젠장. 분위기를 너무 타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땐 한참 늦어있었... 으윽... 미안하다. 민지야...


"와~! 방금 들었어? 우리 민지래~!"


"쌤~ 여기 대놓고 연애해요~"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갈래..."


자포자기한 듯 땅바닥에 흐물거리며 녹아내리는 민지를 뒤로 하고, 얼굴이 새빨개진 나는 경기가 끝난 학생들에게 주어진다고 하는 쉬는시간을 틈타 빠르게 교실 근처의 자판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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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앗 차가!"


차디찬 음료 캔을 민지의 볼에 가져다 대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파도가 치듯 폴짝 솟아올랐다 가라앉으며 뒤를 돌아보았고, 나라는 것을 확인한 뒤 내가 건네는 캔을 받았다.


"자, 여기. 제로 펩시가 다 나갔더라고. 급한대로 제로 코카콜라 레몬맛이라도 샀어."


"레몬 맛이 나왔어?"


"응. 안 마셔봤어?"


"마시던 것만 마시는 타입이라. 레몬 맛은 잘 느껴져?"


"정신을 집중하고 찾으면 합성 레몬향을 한 0.73퍼센트 정도는 느낄 수 있을걸?"


"뭐? 뭐야 그게~ 풋... 옛날부터 너 표현 웃기게 하는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가볍게 웃으며, 한창 다른 조의 경기가 진행되는 것을 관람석에서 보던 중, 나는 민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화는 다 풀렸어?"


"...화난 적 없거든. 바보야. 그냥 걱정이 되니까 그런 거지."


"...고마워. 걱정해줘서. ...여전히 마음씨는 정말 따뜻하구나."


"그래? ...으흠..."


"참, 넌 순번이 몇 번이었더라?"


"응? 아... 대련 말이야? 난 단체조 쪽이라서. ...슬슬 가봐야겠네. 남은 시합도 조심해서 잘 해. 그런 무모한 짓 하지 말고! 알았지?"


"...네 부탁이라면."


...그리고 그 순간, 민지는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주위에 자신들을 신경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뜻밖의 말을 건넸다.


"...그 말, 다시 해줄래...? 그... 음료 사러 가기 전에..."


"...어... 어어...? 그거...? 그..."


"...그냥 해줘. 뭐라 안할게."


"...우... 우리 민지..."


"...으...으윽...! 괜히 부탁했어! ...아무튼 남은 시합 잘해!"


바닥에 녹아들어 빠르게 이동하는 민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평소보다 더욱 간질간질했다. ...뭘까. 이 감정은...


[치직-]


"...응?"


[얘들아~! 쉬는시간 끝! 16강 경기 마친 학생들~! 조추첨을 위해 한번 모여보렴!]


...이번엔 누구랑 대련을 하게 될까, 하고 생각하며... 나는 모두가 모여드는 자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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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르르르르르르륵-]


...너무 느긋하게 도착했는지, 룰렛은 이미 돌아가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내 이름이 불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늦진 않은 모양이었다.


[...르르르르륵... ...차륵-!]


그리고 여려 학생들의 대진을 정해주던 룰렛은, 마침내 나를 지목했다. 이번엔 나보다 먼저 상대로 불린 학생이 있는데, 그럼... 내 상대가 될 사람은...


(슈왁-!)


"헤이~♬"


"...루시? 어디 있다가..."


"남들보다 수십 배 빠른 소녀랑 싸울 준비는 되었어?"


"어? 내 상대가 너야?"


"그래. 어때? 좀 봐주면서 상대할까... 도 했지만, 비올라를 이기고 올라왔다고 하니... 나도 긴장해야겠는걸?"


"...음... 나름대로 운이 좋았기도 했고, 비올라가 봐주면서 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봐달라? 쫄? 남자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닌거같은데~?"


"...윽... 자기 능력이 뭔지도 모르는 남자애한테 너무 가혹한 처사 아니냐고..."


"원래 실전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거거든! 아하핫!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슈팟-!)


"...그러고 보니 루시는 능력을 자주 쓰는데 방귀를 많이 안 뀌는 것 같네..."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나는, 이제 자리로 향하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경기장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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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 타박...)


"이제 왔네? 아핫! 이몸, 등장! 후훗-♪"


(슈팟-!)


"...눈으로 쫓기 힘드네. 대단한걸?"


"속도로는 질 자신이 없거든. 크크..."


경기장에 들어서자, 빠르게 내게 다가온 루시가 손인사를 하며 날 반겨주었다. 대련 전 가볍게 나눈 악수에서, 나는 그녀의 팔, 그리고 어깨를 비롯해 전신에 탄탄하게 발달한 잔근육을 느낄 수 있었다.


"...운동 열심히 했구나."


"나같은 육체파 능력자들은 능력을 감당하기 위한 몸이 필요하거든. 선택이 아닌 필수랄까?"


"그거 되게 멋지네. 오..."


"헤헤... 멋져? 원한다면 이번 주말에 학교 헬스장 올래? 개인 트레이너로 민지 붙여줄게. 푸흐흣..."


"나중에 생각해볼게. ...그나저나, 경기장 바닥이 바뀌었네?"


"내가 미리 요청했거든. 왜냐고?"


그리고, 루시는 날 상대로 기선제압을 하려는 듯 사방 팔방을 빠르게 날아다니듯 움직이며, 피식 웃으며 내게 말했다.


"크흐흐... 이 속도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바닥을 나뒹군다면, 이 잔디밭에서 굴러야 차라리 덜 아프지 않겠어?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말라구. 살살 굴려줄게~♬"


"...뜻대로 되진 않을걸."


"그래. 그렇게 나와주셔야지! 이 누님을 실망시키지 마라고!"


"...누님?"


"...너 생일 몇월이야?"


"...9월 28일."


"난 8월생이니까 내가 누님이지!"


"...얼씨구. 그러셔요. ...아 참,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응? 뭔데?"


"...넌 능력의 부작용이 없어?"


"아하! 있지. 있는데..."


루시는, 자신의 아랫배를 톡톡 두드리며, 씩 웃어보이며 말했다.


"대련이나, 실전 투입의 순간을 위해 여기에 좀 많이 축적하고 있다고 할까? 뭐, 많이 찼다 싶으면 적당히 빼면 그만이니까. ...이번엔 네 얼굴에 전부 쏟아낼거고."


"...신기하네. ...그래서 꼭 이기고 싶어!"


"헤에... 그 투쟁심, 마음에 드는데! 자, 그럼 진짜 간다! 선생님~! 우리 준비 끝났어요!"


"...후우...!"


[삐이이이이이이이익-!]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전자 휘슬이 힘차게 울렸고, 그 신호가 울림과 동시에 루시가 내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어디...?!"


"이얏!"


"...흠!"


(파콰작!)


"...오호... 반응속도 꽤 빠른데?"


"...언제 내 뒤에..."


속이 물로 가득한 얼음을 재빨리 만들어 그녀의 타격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건 너무 빠르잖아...!


"너무 빠르네! 하는 표정이네, 그렇지?"


"...윽..."


"나랑 처음 싸워본 녀석들은 다들 그런 표정을 짓지. 그 다음 표정은 뭔지 알아?"


"...뭔..."


(슈팟-!)


"...크윽!"


(파콰작-!)


"...하아... 하아... 겨우 막았네..."


"이것도 막다니! 대단한데? 아하핫!"


여유만만한 루시와는 달리, 나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빠른 속도라니... 분명 복도에서 처음 만났을 때랑은 차원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 내 공격을 몇 번 막아본 녀석들의 다음 표정은 말이지, 더 경악하는 표정이라고. 왠지는 알겠지?"


"...이것보다도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니...?!"


"바로 그거야! 아하하하!"


(슈팟-!)


또 온다...! 정신을 집중하고...!


(파콰작-!)


"...큭...!"


(슈팟- 팡!)


"...에잇!"


(파콰작!)


"시도는 좋았어! 하지만 부족해!"


(팡-!)


"...어...어디로...!?"


"뒤로!"


"...!"


(파앙-!)


"..크윽...!"


푹신하고 말랑한 무언가가 날 거칠게 후려갈기고 지나갔다. 주먹이나 발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에헤헤... 여고생의 단단묵직한 힙 어택이 어때? 내 엉덩이 정도면 포. 상. 아니겠어?"


"...쿨럭... 너무 빨라..."


...세상에. 여고생의 엉덩이로 얻어맞고 아파하는 꼴이라니,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자, 또 간다!"


"...크읏...!"




(파콰작-! 파작!)


"...후우... 너무 빨라... 다음은..."


"빈틈!"


(퍼억-!)


"...크흡...!"


열 차례 가까이, 점점 더 빨라지는 연격을 구사해오는 루시. 그 공격을 겨우겨우 막으며, 때로는 유효타를 허락하며 시간을 끌어온 나를 향해, 그녀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자신의 비행사 재킷 안주머니에서 꺼낸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후후... 이걸 볼래?"


"...그건...?"


"대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주어지는 징표지! 어때?"


"...하나, 둘, 셋, 넷, 다섯... 몇개야?!"


"총 스물 두개! 대단하지?"


...제기랄! 게임으로 쳐도 1라운드 보스 치고는 너무 딱딱한 벽이잖아! 하지만... 무력하게 지고 싶진 않단 말이지!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져주진 않을 거거든!"


"헤헤... 나도 슬슬 달아오르려고 하는걸? 이제 제대로 갈 테니 막아보라고!"


...제대로? 그럼 지금까진 뭐 놀아준...


(슈팟-!)


"...아..."


...놀아준 게 맞구나.


(퍼억-!)


"...커허헙...!"


"에헤헤... 좀 더 분발해보라고! 의욕이 안 나? 도발이라도 해줄까, 굼벵이 유하현 씨?"


내 안면부를 향해 묵직한 엉덩이가 날아들었고, 막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나는 그대로 그 묵직하고 탄력 있는, 잘 익은 복숭아 같은 엉덩이의 물리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크게 뒤로 밀려나 넘어졌고, 머지않아 루시가 내 안면을 깔고 앉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내려다보며 도발하듯 말을 이어갔다.


"구...굼벵..."


"굼벵이 맞잖아~ 느릿느릿하면 둔해보인다구~"


"으븝...!"


"...탈출하려고? 그 정도 힘으로는 무리일~걸?"


(꿀루루루루루루루르르루를루루루루루룱-!)


"...아차, 오늘 하루종일 쌓였던 가스가 슬슬... 폭발하려고 하네?"


"...어...?"


"그래. 하필. 바로 지금. ...네 코 위에서 말이야!"


"...자...잠까..."


"너한테 선택권은 없어! 끄응...! 이거나 먹고 기절해버려!"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커...쿠우우븝?!"


...옛말에 운동하는 여자들은 닭가슴살에 섬유소 가득한 샐러드에 게다가 각종 파우더까지 골고루 섭취하기에 방귀를 무진장 많이 뀌고, 그 냄새도 무지막지하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이 진짜일까 궁금했는데...


"하아... 이제 한 발 뀌었으니까... 앞으로 한 시간은 너끈히 뀔 수 있겠네~♪ 에에잇~♬"


뿌뷰뷰류류부푸푸푸푸부부브르프프브드드드다다다다다라라라라라라다다다다라라다다닥! 뿌봐봐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락-! 뿌룩! 뿌퓨뷰루루뷰쥬뷰류류쥬쥬쥬뷰류쥬쥬쥬쥬쥭!


...그거... 사실이다. 무조건 사실이다...!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지독한 진실...!


"운동하는 미소녀는 방귀냄새가 지독하다지~ 어때? 내 냄새. 무진~장 구리지? 우읏... 한방 더...!"


부루르르르브르프프브브브르르르르륵!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뿟부푸브프브드드브프브드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뤼리리리비피피디비피디디디디디디디딕! 뿌우우우우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뽜라라라라라라라라랅!


썩은 고기를 식중독 환자의 설사똥에 푹 절인 다음 그걸 내 면상에 거칠게 문지르는 것 같은 냄새다... 아니, 이것도 그나마 젠틀하게 표현한 거지, 내가 아는 표현법으로는 이 끔찍하고 괴상망측한 냄새를 표현할 길이 없다. 고작 내 정신을 붙잡고 있는 게 전부다. 말이 안된다. 이 냄새... 끔찍해...! 너무 지독해...!


"몸부림쳐도 안 봐줄거지롱~ 에헤헤... 지독하지? 냄새나지? 더 맡으라구! 에헤헷! 비올라 몫까지 전부 뀌어버릴거야~♪"


뿌부브브브븟-! 푸부루룩!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뿌푸푸부루루르르브프프드드드득! 뿌푸부르부르르브픗프픗프브드드드드드드드득! 뿟푸붓부루부푸프븟브브븍! 뿌브그르르브프르르그뤄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럴럵-! 뿌우우우우우우우욱! 빠라라라라라라라라랇!


싯누렇게 폐가 썩어버릴 것만 같다. 콧속의 후각 세포가 단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불타버릴 것 같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사흘 밤낮으로 몸을 박박 씻어도 이 냄새가 과연 빠질까 싶은 의문이 든다. 코에 느껴지는 피로감이 너무 강하다. 코피가 흐르는 건지, 콧물이 흐르는 건지... 이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지독하다... 이건 한계다 싶어 입을 벌리고 입으로 호흡하려는 순간, 나는 곧바로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커어어얽...! 브르루룩?! 브웨읍...!"


...곧바로 구토가 올라왔다. 왜냐고? ...루시의 어마어마한 양의 방귀가, 그 농밀하고 끈적한,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악취를 꾹꾹 눌러모아 만든 것 같은 괴멸적인 악취 덩어리가, 내 입 속으로 밀물처럼 들어와, 내 입 속의 침에 섞이며, 그리고 흘러내린 분비물들과 섞여 시큼하고 쿰쿰한, 썩은내를 가득 풍기는 부패의 웅덩이를 만들어내며, 내 입 속을 현세에 강림한 살아있는 생지옥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런 괴멸적인 악취는 정말... 정말로 오랜만이다...


"토할 것 같아? 에에~ 엄살은! 이런 방귀를 잔~뜩 견뎌낼 수 있어야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지낼 수 있단 말이야~! 조금 더 단련시켜줄게. 이 누님이!"


...안돼. 이것까지 맡으면 진짜 큰일난다...! 어서 도망쳐야... 일단 위치를...!


(슈르르-)


"어딜!"


(꽈악-!)


"...크헥?! 뭐 이런 힘이...!"


"헤헤... 녹아들어서 도망치려고 했던거지? 비올라랑 너랑 할때 봤거든, 그 이동 방식을! 내가 몰랐을 줄 알았어? 에헤헷... 얌전히 내 엉덩이 사이에서 방귀 절임이 되버리라구!"


뿌브브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르르르르르브프프르르브프프드드드드드드드드득! 뿌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뿌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뿌와아아아아아악! 뿟뿌웅! 뿌프브브프드즈즈프즈즈즈브브르즈프즈즈즈즈즈즈즙-!


...머리가... 두통이... 의식이 흐려져... 아... 안되는데... 이건... 너무 기분이 좋아서... 고통스러운 만큼... 즐거움이 너무... 더 맡고 싶어... 운동 소녀의 빵빵한 방귀발사대에 코를 쳐박고... 너무 행복해...


"...흐냣...?!"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서 내 안면에 올라타 씰룩거리며 엉덩이를 비비적대는 루시의 허벅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때문일까, 루시가 화들짝 놀라 몸에 힘을 풀어버렸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곧바로 그녀의 우악스러운 마수에서 벗어나 자세를 잡았다.


"...커흑! 콜록콜록...! 우...브웨에에엑!"


"...그렇게 독했어?"


"콜록... 그... 그 정... 브우우욱...! 우욱!"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잖..."


"브웨에엑! 욱... 웨에에에엑...! 우욱..."


"...어우. 보는 내가 다 시원하네... 그렇게 토하면 식도 상해! 이따가 나한테 오면 위장약 하나 줄게."


"...하아... 좀 토하니까 살만하네."


"...저기, 그냥 지금 항복할래? ...내가 너무 심한 것 같아서 미안한데..."


"...아직 할 수 있거든. ...그리고, 미안할 거 없어. 너도 연습하고, 노력한 만큼, 나라는 초보에게 숙련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그저 최선을 다한 것 뿐이잖아? ...그러니까... 이제 내 차례야. 네가 최선을 다한 만큼...! 나도 전부 보여줄거니까! 그게 예의지! 루시!"


...또 다시 느껴진다. 다른 힘이. ...자신감이 솟구친다. 지금의 나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자신감과 고양감이. 전부 다... 설마, 이건...?


"...정말... 정말 멋진 마음가짐이네...! ...그래! '우리 민지' 의 남친이 되기엔 충분한 것 같네. ...하지만, 이건 네가 내린 선택이야! 내 방귀냄새에 범벅이 되어서 기절하더라도... 원망하지 마!"


"덤비기나 해, 루시!"


(파앙-!)


무지막지하게 빠르게 달려오는 루시.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흠!"


(파앙-!)


"...엑?!"


"...빈틈!"


(퍼억-!)


"끄윽!"


(콰지지지지지지직-)


땅이 파일 정도로 강하게 뒤로 밀려나는 루시. ...내 속도를 순간적으로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


"...초고속을...?!"


"...성장했거든. 너 덕분에 말이야! 간다!"


(파앙-!)


"...오호... 재밌네...! 승부욕이 생겨! 넌 반드시 내 방귀로 기절시킬거야!"




(파앙-! 팡! 파바방!)


"...큭...!"


...힘에 부친다. 확실히... 나보다 체력도 좋고, 초고속 이동에 한참 더 익숙한 루시 상대로, 애초에 스피드로 맞불을 놓는다는 것 자체가 미스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충분히 동의한다.


"...음...!"


(파밧-!)


"그만 도망다녀! 너도 슬슬 지칠텐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놀아보자고!"


(팡-! 슈팟-!)


"...그럴 시간은 이제 없어! 다...! 따라잡았거든! 에에잇!"


(퍼억-!)


"큭!"


(드드드득-)


"...후우..."


"하아... 하아... 재밌네, 정말 재밌어. 후후... 그야말로 폭풍의 전학생이네, 하현아?"


"...그...후우... 그러냐."


"하지만... 이제 내가 이긴 것 같지?"


"...글쎄. 난 멀쩡한걸?"


"...아직도 패배를 인정 못한다 이거지? ...그렇다면, 몸소 알려줘야지!"


"어디, 한번 해보시라고!"


"...솔직히 말해볼까? 너랑 놀아주는 것도 지쳤어! 타앗!"


(파방-!)


바람처럼 빠르게, 나를 마무리하려 달려오는 그녀를 보며,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전부 계획대로네...! 지금이다...!"


(촤르르르릇-!)


"...바닥에 물이...?! 어... 어엇?!"


(주르륵- 미끌-!)


"...우에에에에엣?! 미끄러워!"


(쿠당탕-! 질퍽-!)


"...으으윽... 허리야아... 땅이 왜 이래...!"


"잔디밭을 좋아한다며, 그렇지?"


"...질척거려... 진흙?! 이게 다 뭐야!"


"바닥을 흙이랑 점토로 만들고, 풀까지 심어놓은 환경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그 선택이 패인이라고 할까?"


나는, 내 능력을 이용하여 만든 막대한 양의 물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알잖아? 식물에는 풀이 되게 많아. 특히 뿌리는 그 물을 더 많이 머금고 있지. 그리고, 내 능력은 얼음을 다뤄서 물로 만들 수 있고 말이지."


"...!"


"이제 좀 알겠다는 표정이네. 그래. 끈덕지게 포기하지 않고 바닥을 이리저리 도망다닌 것도, 일부러 너한테 맞으면서 바닥에 누워 내 몸을 흙에 접촉시킨 것도, 전부 다. 내가 유리한 필드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거든. 하다못해 물이 잘 빠지는 자갈이나 적색토였으면 내가 힘들었을텐데 말이지."


"...윽... 도대체 언제...!"


"...고생 좀 했다고. 솔직히 실패할 줄 알았어. 이제 능력을 다루기 시작한 풋내기 입장에서는... 그래서 꼼수를 좀 썼지."


진흙이 엉겨붙은데다, 상당히 미끄러워진 바닥에서 자신의 속도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덤벼드는 루시에게 연달아 반격을 먹이며, 나는 오랜만에 여유를 찾은 목소리로 그녀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단단한 땅 아래에 물을 잔뜩 집어넣고..."


(터엉!)


"으읏!"


"...그 물이 스며든 층 위에 껍질처럼 얇은 얼음막을 만들어 덮어두었다가..."


(슈팟-! 쿵-!)


"아윽-!"


"...그리고 그걸 일시에 깨트리며 물과 흙이 순식간에 섞이게 했다고 할까."


(풀썩- 질퍽...)


"...으극... 일부러 땅에 큰 충격을 주면서 뛰어다닌 것도..."


"맞아. 초가속능력을 깨우친 다음 즉석으로 떠올린 방법이라, 얼음 두께를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웠거든. 대충 만든 다음, 오차 범위를 즉석으로 계산해서 그만큼 내가 별도로 적당히 충격을 가한 거지."


"...너 머리에 슈퍼컴퓨터라도 들었냐?!"


"물리랑 수학에 자신이 좀 있긴 하지. 푸후후..."


당했다는 표정으로, 가쁜 숨을 내쉬는 루시를 보며, 나는 일부러 그녀를 도발하기 위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자, 이제 내가 하나 물어봐야겠네. 어때? 내가 만든 진흙탕 위에서 달리는 기분은? 나처럼 액체 조작으로 반쯤 액화된 이 땅에, 몸을 동화시키거나 하지 않으면... 제대로 달리는 건 꿈도 꾸지 못할걸?"


"...으윽...! 까짓것, 익숙해지면 그만...!"


진흙투성이로, 넘어지면서 온 몸에 진흙을 뒤집어쓴 채로 달려드는 그녀에게, 나는 손을 뻗어 순식간에 제압했다.


"진흙에는 물이 되게 많다고, 방금 말했지?"


(파칭-!)


"...크읏?!"


"...이렇게 진흙투성이가 된, 힘이 빠진 사람을 순식간에 그 진흙째로 얼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이 정도는...! 힘으로 부수면...!"


(질퍽-! 촤악-!)


"그냥 보고만 있을 생각은 없거든!"


(꽈드드득- 파칭!)


진흙뿐만 아니라, 그냥 물과 얼음을 이용하여 그녀를 둘러싼 감옥을 만들어 그녀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루시는 그 얼음을 몸에 치렁치렁 감은 채로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움직이려 했지만, 지쳐버린 몸으로는 절대 부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진 얼음 속에 갇혀버린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하고는, 마지못해 패배를 인정했다.


"...자, 어때?"


"크으...으으그그극...! 이익! ...하아... 그래! 내가 졌다!"


분한 듯,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패배를 인정하는 루시. 굉장히 재밌는 것을 봤다는 듯, 모두들 모여들어 경기를 보다가 우리 둘을 향해 환호하는 학생들을 보던 나는...


"..."


(풀썩-)


"...야. 너 왜그래?"


"...루시...? 미안... 지쳐서... 머리가..."


(파과작-)


"...너 괜찮아?"


"...아마 아닐걸..."


"...얼음이... 어? 하현아? 유하현? ...으에에에엑?! 쌤! 쌤쌤! 큰일났어요!"


...루시의 흐릿해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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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와아앗?!"


"흐냐냥?!"


"...아...어어... 여긴...?"


"뭐 그렇게 요란하게 일어나!"


"...민지야?"


"...사람 걱정시키지 말라고 해놓고... 이 씹... 진짜 쓰레기같은 새끼..."


"...울었어?"


"...몰라. 묻지 마."


"...미안해."


"..."


"...조금 승부욕이 생겨서. ...그래도 이번엔 무모한 짓은 안했어."


"...몸을 그렇게 혹사시켜놓고..."


"그냥 힘이 풀려서 그랬던 거 뿐인걸. 그렇게 오래 기절해있지도 않았잖아?"


"...치. 그래. 니 말이 다 맞다."


"...기왕이면 이길 수 있으면 이겨야지. 안그래?"


"그렇게 기를 쓰고 이길 필요까진 없잖아."


"...그으..."


"...왜."


"...너한테 조금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할까...? 아하하..."


"...농담이 하고 싶냐?"


"...농담 아닌데."


"..."


"..."


"...어흠! ...그러니까 그... 간호해줘서 고마워."


"...고마우면 이렇게 쓰러져서 실려오지나 마. 바보야, 이 멍청이. 진짜..."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한 방울 훔치는 민지의 머리를, 나는 가볍게 쓰다듬고 말았다. ... 이 망할놈의 손모가지를 부러트려야 하나, 왜 계속 충동적으로 사고를 치는데...!


"...조금 더..."


"...어?"


"...조금 더 문질러...줘."


"..."


...꿈인가? 생시인가? ...민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이건... 이건 진짜 꿈 같은데... 어... 설마 루시랑 싸우고 아직 난 기절한 상태인건가?


"으응... 왜 그렇게 뻣뻣해?"


"...꿈인가 생시인가... 그게 그... 그래서..."


"...생시 맞아. 머리나 더 쓰다듬어주라고. 그냥 이러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참,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때도 자주 이랬지? 그때는 니가 내 머리를 자주 쓰다듬어줬었는데, 특히 공부 도와주면서. 하하..."


"...정말 친한 친구끼리 할 수 있는 행동... 맞잖아. 그치? 어휴, 이 망할 가시나들이 유튜브로 이상한 것만 보고 배워서 막 조금만 분위기 이상해지면 바로 뭐야뭐야? 이러고 있고... 악성 우결충들이라니까!"


"...우...우결충...? 푸흡.... 이런 행동을 들키면 더 난리가 나겠네."


"그러니까 비밀스럽게 하자는거지."


"뭔가 죄짓는 기분이네. 풋..."


(끼익-)


"...흣!?"


"핫...!"


곧바로 정상적인 자세로 돌아가는 우리. 문이 열리고 들어온 이들은...


"소리 들리는거 보니까 일어났네! 다행이다야!"


"후우... 갑자기 쓰러져서 다들 놀랬어. 에리나랑 테르나 쌤한테도 이야기해줘야지."


"어... 너흰..."


"나도 있지. 우리 병문안 왔어."


고양이귀 소녀 마린, 염력과 정신간섭 능력을 가진 비올라, 그리고 초고속 스피드스터 루시까지... 심지어 루시와 비올라는 나와 대련을 해서 본인들도 피곤했을텐데. 뭔가 반가우면서도 미안했다. ...그러고보니, 민지도 단체전 대련 치르고 피곤했을텐데... 여기저기 민폐만 끼치는 것 같아 괜히 미안해질 뿐이었다.


"...병문안? 그런 거창한 말을... 그나저나 다들 고생만 시키네. 너희도 피곤했을텐데... 민지 너도. 단체전까지 하고 와서..."


"...뭐, 상성이 좋지 않아서 쪽도 못쓰고 져서 체력 손실은 별로 없거든. 그래도 널 간호할 힘이 잔뜩 남은건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 바보야."


"...그... 애초에 이런걸 부상이라고 부를 정도도 아닌 것 같은데 뭘! ...다들 나때문에..."


"에이~ 싸우다 기절했으면 부상이지. 안그래, 루시?"


"...진짜 심장이 철렁했다고! 너 풀썩 쓰러지는데..."


"민지도 아주 가관이었지. 너 쓰러졌다는 소식 듣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라. 펑펑 울면서 뛰어가던데?"


"안 그랬거든!"


"증인이 몇명인데~ 발뺌하지 마라구, 하현이 여자친구 씨!"


"...으으으으..."


웃는 얼굴로 농담을 던지며 내가 누운 자리까지 다가온 마린은 산뜻한 에너지 드링크를 내게 건네주었고, 비올라와 루시도 성큼 다가와 내 상태를 살폈다.


"...괜찮은거 맞지?"


"휘유... 무사해서 다행이네. 뭐... 간호는 알아서 어련히 잘 받고 있었겠네? 그치?"


"...너네들은 여기까지 와서 정말..."


"...뭐, 아무튼. ...무사한 건 확인했으니... 다른 걸 물어보고 싶은데 말이지."


"...물어볼 거?"


마린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물어볼 거...? 뭐가 있나?


"...흐흠. 너, 혹시..."


"...응?"


"...방귀 페티시야?"


"...어?!"


...뭐라고? 어째서? 왜? 어디서? ...도대체 어떻게...?! 일단 침착해야 한다. 일단... 일단 둘러대자.


"...그게 뭔데?"


"모르는 척 하지 말구. ...알잖아. 꼭 내 입으로 말해야 해?"


내가 애써 모르는 척 눈치를 보자, 루시와 비올라는 모르는 척 하지 말라는 듯 오묘한 시선을 보냈고, 마린이 그에 쐐기를 박았다.


"...너, 우리가 '방귀' 라는 단어를 말할 때마다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박동이 요동치는데, 몰랐지?"


"...어...어...?"


"야생의 피가 흐르는 이 몸을 얕보지 말라구. 지금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그...그럴 리가! 이건 방금 깨어나서 지금..."


...순간 고개를 흘깃 돌리자, 민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믿을 수 없다는 민지의 표정은,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하기 충분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난 다 기억하거든. 내가 널 내 방귀냄새로 유혹한 순간... 너의 정보가 내게 흘러들어왔어. ...여자들이 방귀를 뿡뿡 뀌는걸 보면서 자위하고 싶어~ 라고 외치는 것 같았지 뭐야? 후후..."


"아예 내 앞에서는 그냥 대놓고 빳빳하게 세웠잖아? 내가 남들 못 보게 조금 가려줬지만... 흐응... 글쎄에~?"


"...그... 아니야... 진짜 아니라고..."


"...하현아. 진짜야?"


"...윽... 넌 그걸 믿는거냐..."


"그럼 한번 검증해보면 되겠네, 그렇지?"


"검증? 그게 무슨..."


그녀들은, 내 항의를 가볍게 무시하더니, 민지에게 가까이 와보라는 손짓을 하고는, 무언가 귓속말을 잔뜩 하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미친듯이 불안한 이 기분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하현아. 잠깐 눈...감아볼래...?"


(스르륵...)


"...나...남의 바지는 왜 벗기는ㄷ...!"


"쉬잇... 조용히 하구. ...자, 이제 눈을 떠볼래?"


"...어...어어어어엉?!"


내... 내 눈앞에는, 속옷까지 모두 살포시 벗고, 내 남근 위에 올라타듯 걸터앉아, 부끄러운지 귓볼까지 빨개진 채로 있는... 민지가 있었다.


"...민...지야...?"


"...느껴져... 뜨겁고 딱딱한..."


"...그...! 이... 이건 자연재해 비슷한 거라...!"


"...있잖아, 나... 배가 꾸루꾸루 하면서 아프던 참인데..."


야...야단났다...! 차라리 한 발 빼고 올걸...! 지금 자극받아버리면...!


"...바... 방귀... 뀔게...? 으응..."


"자...잠...!"


"...으응...!"


뿌뷰륙-! 뿌르르르르르브브븝! 뿌부푸루루루루루루루르르다다다다다다다닥! 뿌푸부푸프르브드르프브드드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와아아아앙!


"...아으응... 시원해...♡"


아... 안돼...!


"...크읏... 떨어져... 제발...!"


퓨뷰르르르르르르르릇-! 뷰류류류류류륫-! 뷰브르르르르르르르르릇-! 뷰류륫... 도퓻... 퓨웃...


"...우와아... 야동 배우만큼 많이 쌌어..."


"절륜하네. 소꿉친구라 더 많이 싼거야? 아니면 방귀 페티시라 이런 플레이에 잔뜩 싸버린거야? 아니면, 둘 다?"


"...옷 벗길 잘했네... 등까지 튀었어..."


"..."


"...하현아?"


"...윽..."


"...어...우...울어...?"


"...훌쩍..."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차올랐다. 너무 부끄러웠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최악의 방식으로, 소꿉친구와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에게 폭로당해버렸다. 이제 난 어떤 취급을 받게 되는거지... 학년에 유일한 남자애가 끔찍한 변태새끼라는 소문이 퍼지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부모님 보기에 너무 부끄러워서 그냥 죽어버려야 하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뒤엉켜, 백탁액 투성이로 더러워진 아랫도리를 치울 생각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윽...흐...흐으윽..."


"...야! 애 울잖아!"


"...자...장난이 너무 심했나..."


"그걸 말이라고 해?!"


"...으그으... 미... 미안..."


"...훌쩍... 아니아... 아니... 내가... 히끄윽... 이런... 쓰레기같은 변태라..."


정신없이 울던 내게, 따스하고 포근한, 그리고 부드러운 여체의 촉감이 느껴졌다. 민지가 나를 안아주며 눈물을 닦아준 것이었고... 그 때문일까, 결국 어떻게든 울음이 터지는 것만은 참아보려고 했지만, 봇물 터진 듯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흐...흐으으으아앙...! 미안... 미안해애... 흐으윽...!"


"...예나 지금이나 울보는 여전하네. ...우리 울보 하현이."


"...으...흐윽... 그치만... 히끅... 흐으으윽... 윽..."


"...괜찮아. 괜찮아... 내가 말했잖아. 누구나 그런 비밀스러운 취향이 있는 법이라고. ...나도 그렇고, 여기 얘들도 마찬가지고."


"..."


"...오히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운걸. ...장하다, 장해. 우리 하현이. 그러니까 이제 뚝. 응? ...그래. 울지 말고. 옳지..."


"...엄마냐. 니가."


"...싫진 않지?"


그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민지를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갔고, 그녀의 품 속에 고개를 파묻게 되었다. 저절로, 마음에 다시 안정이 찾아오는 것만 같았다.


"...다 울었지, 하현아?"


"...고마워."


"...그럼 그냥 훌훌 털어버려. 얘들이 장난이 심해서 그렇지, 절대 나쁜 마음을 품은 애들은 아니야."


나는 그제서야 비로소 눈물을 닦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네 명의 소녀들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조금 진정한 내게 할 말이 있다는 듯, 옆의 의자를 끌고 와 앉으며 말했다.


"...미안. 우리가 장난이 너무 심했지?"


"...어디다... 말 안할 거지...?"


"절대 안하지. 우린 그저... 너도 우리랑 같은 부류인가, 그것만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야. 악의는 절대 없었어."


"...그러니까... 그으... 우리 너무 미워하진 말아 주라. 응...?"


비올라, 루시, 그리고 마린은 내게 바짝 달라붙으며 진심어린 사과를 해 왔고, 감정이 조금 더 추스러진 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이며, 설마 하는 부분을 물어보았다.


"...저기, 그럼... 혹시 우리랑 같은 부류라고 한다면..."


"...방귀를 뀌거나 맡으면서 흥분하는, 방귀 페티시적 사고가 있는가, 그게 궁금했거든."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있는 내게, 민지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네가 알지 모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를 비롯해서, 학교 내의 수많은 여학생들, 그리고 교직원들이 방귀를 뀌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성적 흥분을 느껴. 이건...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증상이라 학계에 보고는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반쯤 확실하다고 여기거든."


"...그럼 테르나 선생님이나 메이 링 선생님도...? 에리나 반장도...? ...다른 여학생들...도...?"


"음... 직접 보여주는게 더 빠르겠네."


그때, 마린은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어떤 비밀스러운 SNS 계정의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ID : 방귀쟁이판다소녀]


[내용 : 오랜만에 영상 올리네 ㅠㅠ 기다렸지? 고기만두 세봉지 + 김말이튀김 한봉지에 치킨까지 한마리 먹고 공중화장실 테러하기~]


이어지는 동영상 파일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조금 가리긴 했지만 헤어스타일이나 눈매가 누가 봐도 메이 링 선생님이랑 판박이인 여인이 공중화장실이 다 떠나가도록, 나체의 엉덩이를 가감없이 파격적으로 드러내고, 항문을 움찔거리며, 대량의 독방귀를 마구 뀌어대는 모습이 그대로 녹화되어 있었다.


"...이제 알겠어?"


"...흐음... 여기 좋아요 누른 사람  명단에 너도 있네. HH0928. 이거 너지? 이름 이니셜에 생일?"


"...못 본걸로 해줘..."


"아무튼. 놀랍게도 은근... 아니, 그냥 대놓고 많아. 특히, 유일한 남학생이 전학왔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는 다들 널 방석처럼 깔아뭉개고 잔뜩 방귀를 뀌어줄 생각만 가득한... 조금은 달콤살벌, 새디스틱한 여학생들도 많은걸?"


...꿈의 연속인가. 이건 진짜 누가 봐도 꿈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데... 아니면 10분 정도 전의 내가 쪽팔림을 감당하지 못하고 혀를 깨물어 뒤지는 와중에 보는 환상인가?


"...그래서, 하현아. 내 방귀냄새랑... 비올라, 루시의 냄새를 맡으면서... 기분 좋았어?"


"...윽...읏... 그게..."


"...남자의 여기는 진짜 민감한가보네? 톡톡 건들기만 해도... 으응... 다시 커진다... 야해..."


아! 영락없이 꿈이 아니고 현실이구나...! 최악의 순간이 올 것만 같았는데... 이런 꿈 같은 상황이...!


"...그럼, 슬슬 진짜 목적을 말해볼까 하는데..."


"진짜 목적?"


"당연한 답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확인차 물어보려고."


마린은, 귀엽게 솟아오른 고양이 귀를 잔뜩 쫑긋거리며 내게 아주 은근히 질문을 건넸다.


"...야한 일, 좋아하지?"


"...으...으응..."


"아직 아다고?"


"...응."


"...헤...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단 말이지. 그럼... 민지야?"


"...나?"


"소꿉친구의 처음을 가져갈 좋은 기회 아니야?"


"...읏..."


...잠깐. 이거 설마... 진짜 내가 생각하는... 그거...?


"자, 그럼 하현아? 민지가 준비하는동안 여기 누울래?"


"어...으응..."


그녀들이 미리 부드럽게 바닥에 깔아둔 담요 위로 눕다가, 민지와 살며시 눈이 마주쳤고, 민지는 내게 부끄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살짝 쏘아붙이듯 말했다.


"...너무 빤히 보진 마. ...그리고 단거 많이 먹어서 조금... 살찐 거 아니까 그거 지적하지도 말고."


"...너무 마른 것 보다 더 예쁜데 뭘... 훨씬 건강해보이고, 귀엽고... 잔뜩 만지고 싶고..."


"...모...몰라..."


(스르르륵...)


천이 살결에 스치는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깨며, 내 흥분을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누운 내 위로 서서히 올라탄 그녀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부끄러워하며 투정을 부렸다.


"...너...너무 보진 말라니까..."


"...그게 말처럼 쉽겠냐고... 음... 어... 그러니까..."


"...돼...됐고! ...그럼..."


(찔꺼억-)


"...넣...는다...?"


"...거기 맞지...?"


"마...맞을걸...! ...으응...!"


(쮸푸욱-...찌그륵...찌걱...)


"...크흐읏...! 윽...!"


"...응윽...!"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남성기 끝에서부터 요도를 타고 올라와, 온 몸에 퍼지며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환상적인 감각을 안겨주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어질어질한 감각에 머리가 그만 아찔해져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첫경험은... 조금 더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긴 했... 아니다, 이것도 충분히 로맨틱한가...


"하아... 하아... 으읏... 기분 이상한데..."


"...느...나아도... 나도 좀..."


"푸...크흐읏..."


"...왜."


"...하현이 너 표정... 뭔가 약간 고릴라같아서... 후훗..."


"...긴장 풀려고 하는 농담도 좀..."


"그래도... 긴장은 확실히 풀렸잖아?"


그리고, 그녀는 내 위에서 조금 익숙한 듯,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랑하고 따스한, 촉촉한 물풍선같은 그녀의 몸이 내 위에서 부드럽게 위로, 아래로 움직일 때 마다, 내 손에는 절제하지 못하고 담긴 충동이 쌓여갔다. 그 충동은 그녀를 끌어안는 포옹의 형태로 나타나, 내 위에서 눈을 감고 신음을 흘리며, 나만큼이나 전신에 흐르는 쾌락을 주체하지 못해 내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도록 꼭 잡는 그녀를 내 품 안으로 끌어당겨, 그 숨소리와 맥박이, 심지어 두근거리는 심음까지 들릴 정도의 거리까지, 민지를 끌어당겨 안았다. 모범생으로 살아온 지난날에선 상상할 수 없는 아찔하고 부도덕한 쾌락의 행위로 이어진 우리 둘은, 문득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입술을 겹쳤다. 어색하고, 미숙한, 풋풋한...


"...푸하..."


"...처음이야?"


"...응."


"...헤... 나도."


방긋 웃으며 몸을 일으킨 그녀는, 마린과 비올라, 그리고 루시에게 신호를 주듯 눈치를 보냈고, 그녀들 또한 기다렸다는 듯 하의를 벗어 맨살을 드러내고는, 내 주위로 몰려들어 쪼그려 앉으며, 내 안면을... 그 풍만한 둔부로 둘러싸며 웃음기 섞인 말을 했다.


"헤... 아주 둘이 꿀이 떨어지네?"


"야한 소설에 나온 주인공이랑 히로인같네. 후후... 우린 병풍 취급이야?"


"나도 조금 즐기고 싶어서 말이지! 에헤헤... 내 냄새는 맡아본 적 없지?"


"...그... 엉덩이로 날 둘러쌌다는 건..."


"조금 알 것 같지? 우리 같은 부류라는 말 말이야. 그럼, 일단 나부터 가볍게...!"


부브프프브브브브르르르르르륽-! 뿌루루룩!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ㅋ...크읍...?! 자...잠깐...!"


"에헤헤... 이제 못 멈추는데! 잘 견뎌보라구!"


뿌브프드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부루루루루루루루르르르르르르르릅!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코가 찢어져버릴 것 같은 괴로움을 선사하는, 타오르는 용암을 끼얹는 것 같은 무지막지한 악취로 인한 작열감과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를 저절로 악물게 하는, 고통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 같은 끔찍하고 지독한 악취가, 마린의 탱글탱글한 엉덩이 사이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육식동물들은 썩은내를 풍기는 방귀를 뀐다고 하더니, 전부 사실이었다. 분명 마린도 고기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이렇게 시체 썩는 악취를 풍겨대는 냄새를 갖게 된 것이겠지... 이 역겹고, 지저분하고, 숨이 턱턱 막혀오는, 내 폐를 잡고 걸레를 짜듯 비틀어 쥐어짜는 것 같이, 숨 쉬는것 자체가 고문이자 끔찍한 고통으로 전락한 이 상황을 만들어내는 그 말도 못하는 방귀가,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 소녀의 뱃속에서 부글거리고 있었다니... 내겐, 너무나도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그 고통스러운 황홀경의 악취가, 이 몸에서 부글거리고 있었다니...


"하아... 시원하네. 어때, 향긋하지? 너무 지독하면 너 토해버릴까봐 일부러 오늘은 채식 위주로 했는데 말이지~? 그러니까아..."


(부스럭...)


"조금 더 갈게~!"


...잠깐, 방금 그거... 그게 약한... 이...이게 약한 수준이라고...?! 여기서 더 맡으면...!


뿌퐈롸롸롸롸뢁! 뿌르르르르르르브프프브르르르드드드드드드르르륵!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부브프브르르르브드드드득-부부룩! 뿌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푸푸푸푸푸부부부부루부부루부부푸부루루부푸부루루루루룱! 뿌붜뤄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 뿌다다다다당!


아... 으극.... 말도 안된다... 금방이라도 구토가 역류할 것 같은 악취인데... 그리고 더 어이없는건... 그 냄새를 맡으면서...


"읏... 안에서 더 커졌어... 정말 변태구나. 하현아? 여자아이들의 방귀냄새를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다시 봤네에..."


"...으그읏...! 아...윽...!"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처럼, 요도 끄트머리까지 정액이 차올라버린 내 성기였다. ...민지의 말마따나, 난 상상 이상의 변태인 듯 싶었다. 그 순간, 부드러운 무언가가 내 목을 감쌌다. 밧줄같은 이건... 대체...?


"에헤헤... 혹시라도 고개를 돌리거나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이렇게 하니까 좋네. 아직 기절할 생각은 없지? ...아...! 큰거 왔다...! 응...!"


뿌우우우우우웅-! 뿌루루룩! 뿌푸푸푸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봐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랇!


"...커흐흐흡...!"


"헤에...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잖아? 거듭 말하지만, 오늘은 냄새가 약한 날이라구? 화이팅해야 여기 있는 여자아이들의 방귀를 모두 들이마시지! 도망칠 생각..."


"...으윽...?"


"말구!"


(스르르륵-)


...꼬리...? 마린의 꼬리가... 꼬리가 있었던건가...? 아무튼, 그 보드라운 고양이 꼬리가 내 목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내 옆에, 그림자가 질 정도로 커다랗고 묵직한 무언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우리도 좀 즐기고 싶은데 말이지."


"똥구멍이 근질근질하다고 할까? 후후..."


...루시, 그리고 비올라의 묵직하고 말랑한... 너무나도 강렬한 여성의로써의 매력을 맘껏 뿜뿜하는, 그리고 그 무지막지한 방귀를 뿡뿡해대는... 황홀할 정도로 음란한 엉덩이가, 내 양 옆에 나란히 다가와서, 안면을 문지르듯 눌러대기 시작했다.


"...아... 기분 정말 좋네... 정말 기대까지 되고... 남자에게 내 방귀냄새를 맡게 한 적은 네가 처음이야. 하현아. 후후..."


"나도 마찬가지라고 할까? 에헤헷-♬ 오늘 하현이가 여러 사람의 처음을 훔쳐가네~"


"우븝... 그거 무슨 의미야...


"아하! 고개 이리저리 돌리지 마라구. 이 꼬리로 잔뜩 칭칭 감아뒀으니 도망도 못치겠지만. 이제 남은 방귀를 잔~뜩 뀌어볼까?"


그리고, 저마다 자신의 배를 가볍게 문질렀고, 그 순간, 비올라가 살며시 웃으며, 날 내려다보는 눈빛으로 뒤를 돌아보며, 쾌락에 물든 목소리로 아주 끈적하게 말했다.


"아앙... 나온다... 흐응... 이번 건... 조금 끈적할걸..."


뿌뷰퓨뷰류류브브르브브즈즈즈즈즈즈즈즈즈즈즈릅-! 부푸뷰뷰쥬쥬류뷰류뷰쥬쥬쥬쥬쥬륙! 뿌르르르브프프르르브브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앙! 뿌브봐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랇! 뿌푸푸푸포로로보로로로로보로로롥! 뿌로로로롧!


내 얼굴에 설사를 싸지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끈적하고 꾸덕한 악취가, 진보랏빛의 탁한 죽음의 액기스가, 끓어오르는 물에서 휘몰아치는 수증기의 태풍처럼 내 안면을 잔뜩 더럽혔다. 순간 눈이 따가울 정도의 괴상한 악취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 피하고 싶었지만, 마린의 꼬리가 내 얼굴과 목을 꼭 부여잡고 옆으로 움직이는 행위 자체를 봉쇄해버려서, 그 잔혹할 정도로 지독한, 저절로 엉덩이에 코를 파묻고 싶게 하는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나게 하는 악취가, 팬티 따위의 최소한의 천쪼가리조차 없이, 조금도 걸러지지 않은, 지독하고 끈적한, 오물을 푹 삭히고 끓인 것 같은 지독한 악취로부터... 조금도, 단 1mm도 도망칠 수 없었다.


"아... 독가스가 잔뜩 끓어올라... 누군가에게 방귀를 뀐다는 건... 제법 즐거운 일이네, 하현아? 후후웃... 또 나올 것 같네에...!"


뿌푸프브브브다다닥! 뿌우우우우우웅! 뿌붑! 뿌푸푸푸프르르르브브브븝! 뿌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뿌푸즈즈즈즈즈즈즈르르륿!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의 필터링도 거치지 않고 내 코를 처참하게 유린하는 그 끔찍한 악취를 들이키는 것 뿐이었다. 물론, 내 코와 입은.... 그 맹렬한 악취의 대군을 두 팔 벌려 환영하듯, 걸신들린 아귀처럼 들이마셔댈 뿐이었다.


"으흠! 잠시 여기도 좀 봐줄래? 나도 아직 덜 빠진 가스가 잔뜩 있거든~♪"


(꾸루루루루루룱...!)


"...쿠흡! 푸하아... 하아... 루시...?"


"헤헷-♬ 여고생 뱃속에서 잔뜩 농축된 프로틴 가스, 한번 더 맛보고 싶었지? 원없이 맡게 해줄게~♪"


뿟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슷- 뿌쉬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싯-! 뿌푸푸푸프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푸프프프스스스스스스슷...


"...!"


단순한 가스가 아니라 생화학 독가스...! 이거 진짜 독하다...! 아니, 독하다는 표현 따위로는 이 냄새를 묘사할 수 없어... 소리없는 암살자와도 같은 악취... 이 미친 썩은냄새... 머리가 아파....!


"으응... 원래 방귀는 뿡뿡! 터트리는 맛이 있어야 더 맛이 사는데... 아쉽네. 하지만... 어때? 내 실전 압축 무음 똥방귀. 지독하지? 굳이 대답 안해도 괜찮아. 무진장 지독할거 나도 아니까~♬"


...사...사람 놀리나 진짜...!


뿌프프프프프프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슷-! 뿌후흐스쉬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싯- 푸프프프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슷-! 뿌퓌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릵! 뿌푸푸피피피피시시시리리리리리리시시시싯-! 푸부푸후시시싯! 훗슈우우우우우우우우웃... 푸스슷-!


"하아... 엉덩이가 따끈따끈해서 기분이 오묘하고 좋네에... 하현아, 너도 잘 알겠지만... 이런 방귀를 '스카싯페' 라고 하지? 아니면, S.B.D. 라고, Silent, But Deadly. 조용하지만,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냄새라고 해서. 어때? 치명적이야? 독하지? 쿠후후... 이거 재밌네에~♪"


루시의 활짝 열린 연갈색 항문은, 연달아서 끔찍한 악취를, 소리없이 몰아치는 암살자의 대군처럼 마구 쏟아냈다. 끔찍함, 그 단순한 말로는 설명 자체가 되지 않는 괴멸적인 무언가. 공기청정기를 단번에 망가뜨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살포되었다면 모두가 비상연락버튼에 달려들 정도였고, 지하철에서 살포되었다면 목적지고 약속이고 나발이고 죄다 다음 역에서 탈출해서 신선한 공기를 갈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만 같은 맹렬하고 파멸적인 끔찍한 가스의 소리없는 조용한 폭류. 용암도 온도가 높은 용암이 더 고요하고 소리없이 흐른닥고 하지 않았던가. 이것도 마찬가지다. 소리가 없지만, 그렇기에... 더 끔찍하고...


뿌프프프프흐흐흐흐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슷-!


...더... 역겹고...!


뿌푸푸푸푸풒프프프프스스스스스스스슷-푸부부부루루루루룩! 푸뿌프프프브프프프스스스스스스스스슷!


...더... 미칠 것 같고... 황홀하고...!


뿌푸푸푸프프프프프푸프프프푸푸푸풉! 푸부부푸푸푸부푸푸프피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싯... 뿌훗스스스스스스으으으으으으읏-! 뿌뷰퓨쥬륙!


"...나 쌌나? 아니지? 휘유! 다행이네. 사고날 뻔 했어~♪ 근데 어쩌면... 그 사고를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으으극... 더 설명할 표현이 없다... 코가 썩을 것 같이 고통스러운데... 그냥 너무 행복하다... 이 상황이! 그와중에 저렇게 놀리듯이 하는 말이 죄다 사실이라서 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어우... 냄새! 너 프로틴 그만 먹으라니까?"


"그치만~♬ 운동하는 미소녀의 소리없는 프로틴 가득 방귀라니, 너무나도 경쟁력 있는 히로인 아니야? 긴장하라구, 민지야! 에헤헤..."


"그...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왓!"


"헤에... 방귀쟁이 소녀들 사이에서 아주 극락을 맛보네~ 하현이 부러워라~ ...아... 말하다보니 또 가스가 쌓여버렸어. 꼬리로 너무 오래 묶어두면서 엉덩이에 힘을 많이 줘서 그런건가... 가스가 좀 많이 쌓여버렸네!"


뿌르르르브르르브륵! 뿌프프프프브드드드드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닥! 푸뷰류뷰류류류륙! 뿌뷰퓨뷰쥬뷰퓨뷰브브브즈즈프브르드드드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륵부프부르부프브브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빠아아앙!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앍!


...뜨겁다. 역겹고 축축하다. 싯누런 똥물을 끓인 악취가, 더러운 오염물을 잔뜩 빨아들인 도시의 스모그와 섞여 내 면상을 향해 미친듯이 불어닥치는 것 같았다.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은 고통과 함께 찾아온, 뇌 자체에 마약을 사발째로 들이붓는 것 같은, 눈이 뒤집히고 호흡이 절로 흐트러지는 쾌락, 즐거움, 성욕, 그리고 발작적인 중독감... 이렇게 지독한 고양이 소녀의 방귀라니...! 대체 저 나보다 작은 몸에 얼마나 많은 가스가 들어있는거야, 마린...!


"...그럼, 나도 마지막으로 조금..."


"헤에~ 여자친구 방귀도 빠질 수 없다 이거지?"


"..."


"이번엔 부정을 안하네? 그치?"


"오호~ 1학년 1호 공식 커플 탄생? 뚜루뚜~뚜~ 해도 되는거야?"


"역시 소꿉친구가 타율이 좋아, 소설도 그렇고 말이야. 안그래?"


은근하게 놀려대는 친구들의 능청스러운 말을 받으면서도, 민지는 더 이상 부정하거나 화를 내지 않는 대신, 얼굴을 잔뜩 붉게 물들이고, 끔찍한 악취로 물든 내 얼굴을 양 손으로 조물거리며 선언하듯 힘주어 말했다.


"그...그래! 얘는 내꺼야! ....적어도 ㅅ...스으... 세....섹스는 나랑만 해!"


"와아~! 민지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최민지의 당당한 연인 선언! 멋지다~ 걸크러쉬가 이런 건가? 적극적인 여친이네? 푸하핫!"


"으흠... 분위기 좋고? 그럼 민지야, 입으로 하는건 노카운트?"


"...이...입으로...?"


"애널은? 방귀구멍을 잔뜩 혼내주는 플레이도 안돼?"


"...그... 그거느은... 으응..."


친구들의 말에 잠깐 고민하던 민지는, 나와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체력 많이 길러. 길러가지고... 다른 애들이랑 애널 한 번 했으면 나랑은 세 번 해야 해. 알았지? ...그리고 뒤로만 해! 앞으로는... 나랑만 하라...고..."


"...어?"


"나...나름 고민해서 말한거니까! ...몰라! 다른 여자애들 방귀냄새나 맡고 헤롱거리고...!"


(물컹-)


"...으응?"


주위가 순간적으로 푸르른 막으로 물든다. ...잠깐, 내 머리에 뒤집어씌여진 건... 민지의 풍선...?!


"...바람둥이 같으니... 내 방귀냄새로 범벅을 만들어줄테니 반성해! 반성하라고! 으응...!"


뿟뿌룩-!


...잠깐, 이건 격이 다른 악취...!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흐븝?! 우...우붑...!"


"아직... 한참 남았어...!"


...위험해... 이건...!


뿌브브브르브브르븍-푸부부룩! 뿌브브부루루비브브프브브드프브프프브부부부푸부루르르부르르브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푸비비빗! 푸부브브르르르브브브브그그브르브프브그르르부부붑!


"한참... 한참 더...! 잔뜩... 잔뜩 뀌어서...! 으으으응...!"


"...후...후브읏...?! 크...허흐윽...!"


뿌붜붜러러러러뤄러러러러러러러럷!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뿌뷰뷰쥬쥭! 뿌쥬쥬뷰퓨뷰쥬류뷰퓨쥬뷰뷰쥬쥬뷰퓨류류뷰쥬퓨뷰뷰쥬쥬쥬쥬뷰퓨뷱!


겨...결이 다른 악취야...! 참고 있었던건가...? 아니면... 언제부터 가스를 모아왔던건가...?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나도 모르는 사이 훅- 하고 불어닥친 바람에 의식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


"우...우브브븝...!"


"이...이상한 소리 내도 안봐줄거야...! 내 냄새 말고는... 생각도 안 나게 해버릴거니까...!"


뿌르르브브르브르르르르브프프프브르륵! 뿌륵부브부브르부륵부푸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뿌봐롸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랍!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뿌부북! 뿌프프픗픗스스스프픕븍!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롸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랇! 뿌와아아아앙!


하지만 얼굴을 빨갛게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질투를 하며, 나를 더 봐달라고 외치는 듯, 세상에서 가장 역겹고 추잡한, 듣는 것 만으로도 역겨움이 생생하게 전해져오다 못해, 아마 귀가 토할 수 있으면 토해버릴 것만 같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민지의 엉덩이와 다이렉트로 연결된 그녀만의 풍선에, 가스를 채워넣는 민지를 보고 있자니, 기절할래야 기절할 수가 없었다. 후각이 완전히 마비되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민지의 모습을, 1분, 1초라도 더, 내 눈에 담고 싶었다. 코 속 세포가 완전히 사멸하는 고통? 충분히 감내할만한 가치가 있는 행동이야. 민지라면... 민지라면...!


"흐... 흐야앗...!? 가... 갑자기 막 움직이지... 마라...구우... 으아아...앙... 몸이... 이상해애... 기부운... 죠하아... 하혀나아아아... 으응...!"


가스가... 너무 쌓였어... 풍선은 딱 봐도 그냥 터지기 직전의 한계고... 크읏... 내 아랫도리도... 한...계다...! 이거 안에 해버리면...!


"빼지 마...! 안전한 날이란 말이야...!"


....그럼 사양 않고...! 으극... 소꿉친구의 안에...! 민지야...!


"...마지막으로... 전부 들이마셔...! 가버리라구...!"


뿌부부뷰뷰퓨뷰르르브브프브즈즈즈즙! 뿌보보보보포보보로로로로보포보로로록! 뿌브브브븝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브브프픕브드다다다다다다다다다바바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랅! 뿌아아아아앙!


한...계... 진짜로... 크읏...!


(빵-!)


결국, 그 어마어마한 가스를 감당하지 못한 민지의 풍선이 빵 터지며 사방팔방에 악취를 흩뿌렸고, 순식간에 대량의 산소, 악취, 그리고 루시와 비올라, 마린의 악취의 잔향이 남긴 공기를 들이마시며, 정신이 끊어지기 직전의 상황까지 치달아, 내 백탁액을, 그녀의 안에...


뷰프브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릇-! 뷰뷰류류퓨뷰류류뷰퓨퓨뷰류륫-! 뷰류륫-! 뷰브르르르르르르르르릇-! 뷰류륫... 도퓨퓨퓻...


잔뜩, 잔뜩 싸버리고 말았다. 단언컨데... 내 인생에서... 모든 것을 걸고 진짜로 단언컨데... 어떤 꼴리는 야동을 본 이후에도... 이렇게 많이 싼 적은... 의식이 날아가버릴 정도로 황홀했다... 민지야... 모두들...


"...하아... 응... 뱃속이 따뜻해... 안전한 날 아니었으면... 분명 임신했을지도..."


...민지는, 자신의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귓볼까지 새빨개진 채로, 오묘한 만족감이 드러나는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악취에, 루시를 비롯한 민지의 친구들은 코를 싸쥐고 곧바로 환기를 하며, 놀리듯이 나와 민지를 번갈아보며 말했다.


"휘유~ 얼마나 싼 거야? 뭐 정력왕이네!"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그게 딱 하현이 이야기구나?"


"민지 양, 딸인가요, 아들인가요? 크흐흐... 이름은 생각해놨어?"


"모...몰라... 이 바보들아...앙... 하아... 으응..."


"...근데... 그...그렇게 작지는 않... 콜록...! 하아... 하아..."


"...조금... 심했나?"


"콜록... 후우... 안 토하고 버텼어.... 어때... 민지야...?"


"...뭐... 잘했고... 아...아니 애초에...! 제대로 내 냄새를 마지막까지... 기억나게 만들려고 한 거였고... 그러니까..."


...발갛게 달아오른 민지는, 손가락을 이리 비비고 저리 비비며, 쭈뼛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그 귀엽고 아름다운 모습은, 내 심장을 아프게 하기엔... 너무나도 차고 넘치는 수준이었다.


"...요컨대, 민지야. 널 제일 사랑해달라는 말이지?"


"...어...우에...?"


"...물론이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너만을 생각했다고 하면 믿을래?"


"...우...정말...?"


"...그럼. 실은, 널 조금 질투하고, 미워하기도 했었어. 모든 것을 잘하던 널 보면서, 그리고 그럴 때마다, 어려서 몸이 약해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병치레가 잦아 공부도 뒤쳐지는 내 스스로가 너무 미웠어. 하지만... 매일같이, 만년 낙제생으로 방과후 수업, 빈 교실을 떠나지 못했던 내 옆에서, 남아서 공부를 가르쳐주겠다며, 내게 손을 내밀어줬던 그 순간부터. ...조금 많이 오글거리긴 하는데... 그으... 아... 막상 진짜 말하려니까 잘 안나오네에... 그러니까... 으흠... 널, 정말 동경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널 좋아하게 되었어. 한번이라도 날 더 돌아봐줬으면 하는... 그래서, 공부도 더 열심히 했고, 학교 축제도 열심히 참여하고... 너랑 같은 날짜에 당번할 때 농담도 많이 하고... 전부 다, 너한테 조금이라도 더 인상깊은 아이로 남았으면 했어. 중학교 때 갈라지면서 정말... 정말 너무 아쉬워서, 졸업식 끝나고 집에서 울기도 했는데, 여기서 만나서 진짜... 너무 행복해. 이게 내 진심이야. 민지야. 정말... 정말로. 누구보다도... 널 좋아해. 최민지."


"..."


"...그... 너무 그렇게 보진... 아... 그... 야! 나도 나름 진짜 용기낸거라고..."


"헤...헤우우우..."


어디서 솟구친 용기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 얼굴에 풍선을 씌우고, 순식간에 의식을 저 우주 너머로 날려버릴지도 모를 어마어마한 악취를 풍겨대는 가스를 수십, 수백 리터를 쏟아낸 민지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 나는 그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들어있던 솔직한 마음을 그녀에게 모두 털어놓아버렸다. ...이 말같지도 않은 고백을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난 진심...


"...후... 흐아... 우으으..."


...민지의 상태가 이상한데...?


"...앗! 민지가 녹아내린다!"


"흥에에에에에... 에에... 너어... 이건 반칙이야아아... 이렇게 180도 변해서 나타나버리며언..."


서....성공인가...


"너무 기쁘나보네~ 둘 다 귀여워 죽겠다니까?"


"이거 만화에서나 볼 법한 고백 장면이네! 에헤~?"


"...어... 민지야, 기쁘면 그래 보통?"


"우...응냐앜... 맞으니까아... 그만 놀리라구우..."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 그리고, 정말 활기차고 착한 친구들을 잘 만들어서,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우...


"...시간이... 뭐엇?! 벌써 저녁 급식 시간이네! 서두르자! 늦게 가면 맛있는 거 조금밖에 못먹는다구!"


"헤에!? 벌써?!"


시계를 흘깃 보더니, 화들짝 놀란 루시는, 서둘러 옷을 입은 뒤 친구들과 함께 떠날 준비를 하며 내게 말했다.


"서둘러! 오늘 저녁은 마라떡볶이라 사람들 엄청 몰릴거라고!"


"으윽... 정리하는 것 좀 도와줄래, 그러면? 담요가..."


"대충 저기 세탁기에 쑤셔넣으면 그만이지! 자, 그럼 출... 아차, 한 가지 확실히 해두자."


비올라는, 내게 바짝 다가와, 은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여기서 있었던 일은... 당연히 비밀로 하는거다, 알았지?"


"...그래. 비올라."


"좋아! 비올라가 약속도 받아냈고... 뭐! 그럼 우린 먼저 갈게!"


나를 내버려두고 출발할 준비를 하는 루시를... 어? 잠깐, 진짜 나는 어쩌라고?


"...잠깐! 우리라면서 나는?!"


"우리 다 같이 가면 의심을 살 지도 모르니까~ 천천히 오라구~ 민지는 우리가 잘 보살펴줄게, 이 닭살 커플들아! 아하핫!"


"닭살? ...자...잠깐! 그게 문제가 아니라... 루시! 나도 데려가! 민지야!"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빠르게 급식실로 향하는 루시를 보며, 난 허탈한 듯 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푸흣... 이거 참... 만화같은 일만 일어나네. 뭐, 초고속 능력도 배웠고, 마라를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니... 느긋하게 가볼까나..."


오늘따라, 밤 공기가 시원하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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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고백) 1화만 쓰고 1화빌런으로 걍 끝낼까 했는데 반응이 너무 괜찮아서 이악물고 아이디어 긁어모아서 2편 만듬

그리고 옛날부터 통용되는 말 중에 '원본 넘는 속편 없다' 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뭐 아무튼 결국 뇌절로 인해 산으로 가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마주한 작가는 또 어떤 스토리를 짜올것인가?

다음편(진짜언제나올지모름) 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