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쓰기 귀찮으니 걍 짧게 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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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하게 밀어붙여라!!"


전장에서 금속이 부딪치고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퍼졌다.

나팔을 불자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돌격했고 그 기세에 눌려 마왕군이 밀려났다.

깃발을 들고 마법을 씌운 은빛 갑옷을 입은 여기사가 그것을 지휘했다.


"틈을 주지 마라! 예전의 마왕군을 떠올리지 마! 계속 밀어붙여라!!"


그녀가 외치는 것처럼 마왕군은 달라졌다.

한때 군대는 국경만 지키고 종종 모이는 습격대를 토벌하러 여기사단이 내부로 침투해 원정을 뛰면 마왕군이 와해되며 끝났다.

지금은 다르다.

혀를 내두를 만큼 치밀한 전술전략과 다양한 마물들이 역할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움직이면서 두꺼운 갑옷을 입고 인간들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남부 왕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과거 성녀 셀레나가 마왕으로부터 해방시킨 노예들이 남부 왕국의 건국 시조가 되었다.

그 의지를 이어받은 남부 왕국의 여기사들은 비록 초반에는 마왕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온갖 창피를 당하며 위신이 땅에 추락했으나, 지금은 마왕군의 강함에 맞춰 전술을 바꾸고 다른 병력과의 협동을 중시하며 천천히 방어선을 틀어막고 있다.

제국 기사에 비하면 그 수는 턱없이 적으나 예로부터 남부 왕국의 여기사들은 수는 적어도 개개인의 질은 가장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여기서 활약중인 기사 프레이스도 그런 뛰어난 기사 중 하나로, 마왕군의 공세 초기에 포로로 잡힐 뻔했던 동료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제국이 밀리는 와중에도 야금야금 남부왕국군은 마왕령 안쪽으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웃....!"


그런데 갑자기 현기증을 느낀 프레이스가 휘청인 사이, 어느새 다가온 마물이 프레이스에게 달려들었다.


"그아아아아앗!!"


기합을 내지르며 프레이스가 본능적으로 칼을 빼들고 돌격했다.

그리고 둘의 칼이 맞부딪치는 순간....


"허억....!"


눈을 뜬 프레이스가 몸을 일으켰다.


'어....?'


부르르!


몸의 이상한 감각에 몸서리치며 프레이스가 몸을 떨었다.


쉬이이이.....


'어째서....?'


당황한 프레이스가 천천히, 젖어가는 이불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자신의 옷차림이 평소와 다르단 것에 혼란을 느꼈다.

그녀는 알 수 없다. 이것이 과거의 기억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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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그, 하아....!"


아래가 뚫린 의자에 손목과 발목이 묶인 프레이스는 변기에 앉을 때처럼 바지와 속옷을 발목까지 내린 상태였다.

갑옷을 모두 벗은 내의는 얼룩 하나 없이 새하얗다.

그 상태로 문양이 새겨진 안대로 눈을 가린 그녀는 쉴새없이 숨을 헐떡였다.


"아.....!"


쪼르르르르르륵....


아래에 둔 요강이 소변을 받아냈다.

한참 이어진 소변이 끝나자, 요강 속이 빛났다.

그러자 소변이 사라지고 프레이스가 다시 몸을 떨었다.


"하아, 하아....하아....!"


쪼르르르르륵....


남부 왕국의 기사 프레이스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소변을 계속 배출하고 있다.

배출된 소변은 다시 그녀의 몸속으로 돌아가 다시 배출된다.

인간의 몸은 새로운 소변을 계속 만들어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더 많은 소변을 방뇨해야 한다.

아침부터 온종일 이러고만 있었다.


남부 왕국의 근위기사 프레이스. 그녀는 남부 왕국 방향의 요새를 공략하는 전투 도중 기습에 당해 포로로 잡혀왔다.

그 뒤로 마법을 건 안대를 씌워놓고 이렇게 심문을 하고 있었다.


프레이스의 의식은 지금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의 경계에 있다.

그녀는 꿈 속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소변을 참고 싸버린 기억과, 마왕이 인위적으로 집어넣은 조작된 기억을 보고 있다.

기억에 반응하여 소변을 지려버리면 소변은 다시 그녀의 배 속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영원히 소변을 참는 감각에서 벗어날 수 없고 소변을 지리는 기억과 마주해야만 하며, 그녀가 아는 멀쩡하고 자랑스러운 기억들마저 시간이 갈수록 소변을 지려버리는 창피한 순간으로 왜곡된다.

깨어나면 그녀는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조작된 기억인지 구분하지 못하리라.


쪼르르르르륵....!!


그리고 영원히 반복되는 소변에도 불구하고 마왕의 마법은 그녀의 괄약근과 요도가 파열되지 않도록, 대신 소변의 감각에 민감해지도록 해준다.

이로 인해 그녀는 소변을 보는 감각에 무뎌지고 항상 소변의 감각을 느끼면서 오줌을 참는 순간과 참지 않는 순간을 구분하지도, 오줌을 참을 때의 감각도 기억하지도 못하게 된다.

대신 이렇게 취약해진 의지는 일종의 최면 상태가 되어 그녀가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한 중요한 기억들을 강제로 떠올리게 만든다.


옆에서는 항상 그녀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흑마술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흑마법을 통해 추출한 그녀의 머릿속 이미지 중 중요한 정보가 확인되면, 질문을 들려주었다.


"부단장의 대기 장소는?"

".....크라이유 언덕, 하르팡 백작이 지휘하는 주둔지..."


쪼르르르르륵....


소변이 나오기 시작하면 일단 말이 멈추고, 배출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질문에 답하다가도 중간에 답변이 끊어져 다시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

오줌에 대한 생각이 가득해져 질문을 잊어버릴 때도 있다.

의식이 몽롱하다는 것은 이런 번거로운 단점이 있으나 마왕이 직접 심문할 시간이 없을 땐 이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충분한 정보를 모았다 판단한 흑마법사가 심문을 멈추고 나갔다.


"하아....."


쪼르르르르륵....


프레이스는 이후 추가로 3시간을 방치당했다.

이후 이용 가치가 없어져 마왕의 지시로 석방된 그녀는 억제되지 않는 소변을 계속해서 흘리며 남부왕국까지 걸어갔고 그 이후의 행방은 묘연하다.

소문으로는 오줌을 못 가리는 여자로 소문이 나버려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된 탓에 정체를 숨기고 산속의 숨겨진 수도원에서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오줌을 가리는 법을 잊어버린 은퇴한 여기사들이 오줌을 다시 참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수련하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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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지 않은 사이 골칫덩이가 될 줄이야."


어린 소년의 모습을 취한 마왕이 어린애처럼 두 팔을 머리 뒤로 하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지도에는 남부 왕국의 공세 진로가 표시돼있었다.


남부 왕국은 마왕령 수복 공세 초기에 제압당한 나라로, 옛 시대의 국경을 회복한 뒤엔 제국을 신경쓰느라 관심을 덜 쏟고 있었다.

그 사이 남부 왕국은 병력을 재수습하고 여기사들을 앞세워 조금씩 상실한 영토를 다시 수복하고 있었다.

여기사들의 연이은 추태로 더이상 전장에서 여기사를 전열에 세우지 않게 된 제국과는 반대로, 추태에도 불구하고 사기를 잃지 않은 여기사들이 병력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비록 수는 적어도 제국 기사보다 개개인의 질은 높은 남부 왕국은 이젠 충분히 골칫덩이였다.

뒤늦게 남부왕국을 신경쓰는 사이 제국군도 조금씩 병력을 수습하며 역공을 노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왕은 생각한 것이다.

제국에 집중하기 위해서 우선 남부 왕국을 제압해야 한다고.


"제국 쪽 국경은 제1군단장이 알아서 할 것이다. 영 못 미덥긴 하지만 싸움은 아직 잘 하겠지."


한때 2대 마왕이었으나 소년의 모습으로 부활한 마왕에게 힘도 쓰지 못하고 농락당한 뒤 마왕이 무서워 매일 이불에 오줌을 싸는 신세가 된 제1군단장은 그래도 아직 싸움 능력만은 여전함을 귀하게 여겨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었다.

다만 여전히 간혹 전장에서 중요한 순간에 오줌을 지리는 추태를 보여 마왕에게 수시로 벌을 받고 있었다.


오늘도 아침에 개인적인 사유로 포로들을 괴롭히고 화장실을 부숴댔다가 본인의 화장실이 고장나버려 노상방뇨를 하던 중 기습을 당하면서 소변을 뿌리며 지휘한 추태의 죄로 엉덩이를 맞으며 점령지를 돌아다녀야 했다.

그래도 군사 능력을 높이 사 다시 제국군을 경계하는 전선 감시 지휘를 맡긴 것이다.


일단 그렇게 제국 방면을 맡기고 남부 전선으로 온 마왕은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남부 왕국 공격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방향은 왕국이 아닌데, 어디로 가는 것인가요?"

"여전히 그 존재를 숨기고 싶어 하지만 내게선 숨길 수 없지."


마왕의 부관을 맡고 있는 인간 여성이 묻자 마왕이 앞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쿠와아아아아아!!


검은 마력이 폭풍을 일으키며 날아갔다.

그러자 허공이 일렁거리더니, 유리처럼 풍경이 깨졌다.


"진군한다."


영문을 모르는 부관이 조용히 끄덕였다.

소수 정예 병력만 대동한 채 마왕이 검은 숲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인간은 들어가는 순간 길을 잃고 어느 순간 들어온 길목으로 나오게 된다는 장소로.

남부 왕국과의 접경지대에 있는 이곳엔 숨겨진 장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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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친히 여기까지 납셨나?"

"말로 듣던 것처럼 아름답군."

"그러는 당신도 꽤 귀여운 모습인걸."


마왕이 반가운 목소리로 장난기 담아 말하자 마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거대한 탑에서 마법으로 자신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마녀는 세월에 상관없이 언제나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벨레이카.

수백년의 세월을 넘게 살아오면서 젊음을 유지해온  마녀이자, 이 탑의 주인.

그리고 마왕이 기억하는 옛 시대의 전설적인 마녀의 딸이었다.


"너희의 탑은 포위됐다. 요구 사항은 단 하나. 왕국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고 그들의 왕국에 걸고 있는 모든 마법을 해제하라."

"거절한다면? 당신이 이 탑을 부술 방법은 없어. 결계처럼 쉽게 부서질 것 같아? 정 원한다면 직접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와 봐. 그리고 하나 더. 마법이라면 우리도 지지 않아. 당신의 마법으로 손쉽게 농락당하진 않을 걸?"


대화를 끝내고 마녀의 분신이 사라졌다.

마왕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마왕군이 진군을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천년이 넘는 세월간 왕국과 동맹을 맺어온 청의 마녀와 마법사회가 몰락한 날이다.

후대에 마녀들은 더이상 왕국의 비밀수호자들이 아닌, 세계의 각종 기저귀와 대용 화장실 상품의 혁신적인 발전을 불러온 이들이자 정작 본인들의 화장실 사정은 절대로 개선하지 못한 안쓰러운 이들로 알려지게 된다.


이것은 매년 할로윈이라 명명된 화장실 찾는 마녀들의 풍습이 시작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