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이상 현상 조사부]

[우리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한다]

 

{공고사항: 가을을 맞이하여 최근 이상 현상이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시민들이 안심하도록 사건을 축소하고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십시오. 시민들은 안심해야만 합니다.}


[주의사항: 20번 현상 문서는 3급 보안인가가 필요합니다.]

 

미확인 이상 현상 조사부 파일 #020


[요약 설명]

지하철역에서 조건 불명의 공간 이동을 겪은 피해자는 거대하고 창문 없는 보육시설 같은 곳으로 이동된다.

비정상적인 넓이와 동선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구조 탓에 내부에선 길을 파악하기 쉽지 않으며, 탈출로를 찾을 때까지 방황하게 된다.

영상 대조를 통해 이 공간은 19번 현상에서 보고된 공간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단]

19번 현상을 조사하던 조사팀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역 화장실 앞에서 소변을 지린 바지를 입거나 내린 채 배회하는 여성을 발견한 사례들이 보고되었다.

처음엔 19번 현상의 전조 현상이나 관련 현상으로만 추측되었다.

하지만 발견된 여성들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수 개월씩 실종되었던 인물임이 확인되었고 추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현상임이 밝혀졌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20번 현상은 19번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처음엔 일정 수준 이상 소변을 참은 여성이 대상이라 생각됐으나 현 시점에선 무작위 대상의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주로 역내 화장실 실내 혹은 근처에서 발생.

대상이 인지하기도 힘든 공간 왜곡 현상에 의해 대상은 자기도 모르게 20번 현상 공간으로 진입하여 실종된다.

이곳은 19번 현상에서 보고된 것과 동일하게 창문 없는 거대한 보육시설 혹은 아동용 놀이공간의 형태를 갖는다.

실종자들은 이곳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하기 위해 계속 방황한다.

하지만 정신 침식의 영향인지 긴장 탓인지 대상은 이내 요의와 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 시점부터는 무언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 어디에선가 따라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떻게 그 긴 실종기간 동안 실종자들이 물이나 식량 섭취도 없이 활동할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20번 현상의 공간과 현실 세계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모종의 원리로 공간 자체가 인간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일수도 있다.


탈출 조건은 여럿인 듯하지만 뚜렷한 탈출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특정 시간대에 높은 확률로 20번 현상과의 연결 통로 생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 조사부에선 지속적으로 조사팀을 투입해 20번 현상 공간의 탐사와 실종자 수색을 진행 중에 있으며, 운 좋은 실종자는 이 과정에서 구조를 받을 수 있다.

발견되지 못할 경우 스스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확인된 탈출 조건은 [편집됨], 시설 어딘가에 생성되는 비상문으로 탈출(확률 극히 낮음), 그리고 '포기'가 있다.


가장 확률 높고 사례가 많은 탈출 조건은 포기였다.


[사례]

최근 1년 동안 발견된 피해자는 총 14명.

다만 1명도 발견되지 않은 달도 존재하며, 실제 실종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하철역 내부에서만이 아닌 외부에서도 실종이 발생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피해 대상의 연령대가 고정되어있던 19번 현상보다는 대상 연령 범위가 더 넓을 것이다.

이 탓에 실종자 중에는 미성년자와 3살 된 유아도 존재한다.(아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운 좋게도 첫 조사 대상은 사비로 바디캠을 구입하여 사용하던 여경이었기에 영상 기록을 빨리 구할 수 있었다.


[사례: 안XX 순경]

지하철역 취객을 호송하던 중 실종됐던 안XX 순경은 2개월 동안 20번 현상에서 헤매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발견된 영상 기록은 첫날에만 찍혔고 용량 문제로 길게 촬영되진 않았다.


2번 승강구에서 계단을 오르던 안 순경은 잠시 화장실을 들르러 가던 도중 영상 노이즈와 함께 위화감을 느끼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20번 현상 공간과 조우했고 당황한 순경이 뒤돌았을 때 지하철 역에는 사람이 사라져있었다.

지하철역의 모든 출구가 막힌 것을 확인한 순경은 동료 경찰과도 연락이 닿질 않자 하는 수 없이 20번 현상 공간으로 진입해 출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안 순경이 찾아낸 구역들은 일종의 아동 보육 시설, 놀이 시설, 물놀이장, 교육 시설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그녀는 어떠한 테마파크의 실내 놀이터라고 유추했던 듯하다.


가끔 직원 외 출입금지 문구가 붙은 문을 발견하였으나 잠겨있어 열진 못했다.


안 순경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내부를 헤매면서 갈수록 초조해하고 주의력이 산만해졌다.

이 때부터 안 순경이 지나간 구역들은 19번 현상에서 촬영된 구간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불이 꺼져 있어 밝기는 더 어둡고 길 파악이 더 힘들다.


성인 크기로 확대된 유아용 시설을 지날수록 안 순경의 판단력은 더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원인으로는 19번 현상이 그랬듯 시설 자체가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주는 특성이 추정 가능하다.

하지만 이 외에 안 순경은 탐사를 진행할 수록 불안 증세를 보이며 수시로 뒤를 돌아보곤 하였으며, 누군가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도 하였다.


아쉽게도 바디캠 용량 문제로 추가 촬영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다만 안 순경은 중단 2분 전부터 무언가가 다가오는 걸 알아채고 도망치려는 듯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촬영 중단 38초 전 장면에서 분석반은 구석 모퉁이에 다른 무언가의 그림자가 비친 것을 발견했다.

그림자의 형상으로 정체를 파악하는 건 힘들 것이다.


2개월 후 안 순경은 실종됐던 지하철역 여자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바지는 소변에 젖어있었는데 분석 결과 이전에도 수없이 소변에 젖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다.

안 순경은 의료실로 옮겨져 찰과상 몇 곳을 치료받고 몸을 닦인 뒤 의식을 회복했다.

그녀는 20번 현상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안 순경은 비록 현상을 기억하진 못했으나 검사 후 화장실 재교육 필요 판정을 받고 재활 치료를 받아야했다.

현재는 순경 업무에 복귀했다.


[사례: 이XX 대원]

19번 현상과 유사한 공간의 관측이 확인되고 연관이 의심되는 실종 사례의 증가에 따라 조사부는 즉각 20번 현상 탐사를 계획했다.

19번 현상은 적극적인 대응과 정신 저항 대책으로 피해 규모가 감소세였기에 어쩌면 이것이 19번 현상의 다른 적응일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탐사 계획은 제1안건으로 실행되었다.


실종자가 발생하는 역 위치와 시각을 대조하여 조사부는 오후 5~6시 사이 [편집됨] 여자화장실을 시험장소로 결정하였고 3주에 걸쳐 여러 가설을 기반으로 실험하였다.

그리고 3주째 수요일 오후 5시 20분 이XX 대원이 여자화장실을 출입하던 도중 20번 현상 조우에 성공하였다.

연결통로는 효과적으로 유지되었고 실종에 대비한 유선 케이블을 연결한 이XX 대원은 내부 탐사에 돌입했다.


[편집됨]


탐사 시작 20분 후 원인 불명의 이유로 케이블이 절단됐다.

조사본부 측에선 케이블이 팽팽히 당겨졌다가 끊어진 것이 관측됐으나 이XX대원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가 케이블 절단을 알아챈 것은 탐사 시작 50분 뒤였다.

예상 못한 사태에 당황한 이XX 대원은 급히 복귀 루트를 찾아 헤맸으나 오히려 더 복잡한 길목으로 들어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그녀는 녹화장치를 켜고 휴대형 외장하드에 모든 과정을 녹화하였다.


[편집됨]


이XX 대원은 20번 현상에 ■일 동안 갇혀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무언가 자신을 따라오는 그림자를 목격했고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면서 공포심으로 실금을 저질렀다.

유사시에 대비해 수 차례 공포 잠식과 정신 오염 훈련을 통과했었기에 이것은 정신 공격의 영향이 아니라 순수하게 이XX 대원 본인이 겁을 먹어 저지른 실례로 보인다.

그리고 첫 실금 이후로 조롱하듯 그녀의 앞에 수많은 변기가 가득한 방이 나타나기도 했고, 그림자 여럿이 그녀를 에워싸거나 명백한 공격성을 보이며 벽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림자 몰래 어딘가에 방뇨를 하거나 변기를 쓰는 등 이XX 대원은 어느 시점부턴가 탈출보다는 잡히지 않으면서 볼일을 보는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것에는 19번 현상이 대상의 배변으로 끝난 것처럼 비슷한 재현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행동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일동안 이XX 대원은 20번 현상을 탈출하지 못했고 나중엔 적신 바지를 벗어던진 채 도망쳐야 했다.

그러자 바지 없이 배회하던 이XX 대원 앞에 세탁된 새 바지가 나타났고 그녀는 의아해하며 그것을 입었다.


하지만 ■일째 날에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내몰린 이XX 대원은 ■■번째 실금 이후 더이상 젖은 바지를 벗어 닦거나 내리는 행위를 포기하고 그대로 착용한 채 배회하며 걸으면서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느 시점에 갑자기 이XX대원은 지하철역으로 돌아왔고 이를 인지한 이XX 대원은 무의식적으로 바지를 내린 채 배회하던 도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조사부에게 회수되었다.


[조사부 탐사 결과]

20번 현상은 19번 현상과 별개의 현상인 것 같다.

실종자들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곳에 배치되어있는 소변기나 아동용 변기를 사용할 수 있고 노상방뇨를 할 수도 있으나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하루에도 몇번씩 소변 배출이 요구된다.

정확한 탈출 조건은 여전히 불명이다.

현재 지지받는 가설은 실종된 여성이 이 거대한 보육시설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더러워진 옷을 닦거나 벗을 필요를 부정하고 옷에 실례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때 더이상 참는 행위로 괴롭힐 수 없는 대상을 20번 현상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현재 조사부는 확률적으로 등장하는 20번 현상과의 연결통로를 유지하는 법을 개발한 상태이며 이에 따라 2주에 1번씩 20번 현상 연결통로 설치 시험이 진행된다.

설치에 성공할 경우 조사팀이 투입되어 변칙 탐사와 실종자 수색에 들어가야한다.

또한 실종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장기 실종자의 명단은 [2C-14] 문서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