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방귀쟁이 아내 - 1

방귀쟁이 아내 - 2

흔방하길이 - 1

흔방하길이 - 2

흔방하길이 - 3

전작들을 읽고 오면 두 배로 꼴리게 읽을 수 있음

앞으로는 세계관 확장 다시는 안 해야지 난 역시 찍 싸는게 적성에 맞는다


-



고요하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누렇게 뜬 하늘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태양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짙은 노란색만이 내 눈앞에 보일 뿐.




현실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공허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무엇인가라도 잡히거나,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오로지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땅을 내려다봤더니, 흙색 바닥이 이 공간을 무한히 메꾸고 있었다.




"...꿈인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말하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소리가 안 들린다고 해야하나. 이 공간에는 공기도 없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은, 아포칼립스 배경에서, 모든 것이 멸망하고 난 후의 모습에 가까우려나, 아니면 그냥 금성 땅바닥의 모습에 가까우려나.


그 때, 작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하늘에서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노오란 공허만이 가득찬 하늘을 올려다봤고, 그제서야 뭔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밝은, 선명한 살색의 물체가, 하늘에서... 나란히 두 개가...




저건...




"...엉덩이?"




뭔가를 깨닫기 바로 직전, 천지가 흔들리며 들려오는 소리에-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부봐바바바바바바바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락!!!!




-




나는 잠에서 깼다.




정신을 차려보니, 호텔 침대 위였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내 여친, 설아가 침대에 반 즈음 누워 허리를 돌린 채, 내 얼굴 쪽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며,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살짝 웃고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느껴지는,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는 코를 찌르는 악취.




...그래. 갑자기 뭔 개뜬금없는 전개인가 했다. 나 어제 기절했었지.


무슨 이상한 꿈을 다 꾸고... 




"일어났어, 오빠?"




그녀가 손으로 자신의 엉덩이 주위를 휘휘 저으며 나를 향해 묻는다.


나는 거기에 대응하듯이, 손을 그녀 쪽으로 부채질해 근처에 있는 가스를 그녀 쪽으로 보내며 대답했다.




"그래, 덕분에."


"꺄악, 반사하지 마! 냄새난단 말이야."


"이거 니 방귀거든?"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그때 나는, 여기가 호텔이라는 사실로부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아 맞아. 그래서 어제 그 일은 어떻게 된 거야?"


"뭐가?"


"그때 나랑 제혁 씨 동시에 기절했던 거 같은데. 여자들도 기절했었어?"


"아, 그거!"




설아는 엉덩이를 치우고, 몸을 내 쪽으로 휙, 하고 돌렸다. 그리고, 여전히 누워있었던 나를 내려다보며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나의 물음에 대답했다.




"오늘, 더블 데이트 할 거야!"




물론, 물음에 대해 대답했다고만 했지, 나의 의문을 해결해주었다고 하지는 않았다.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더블데이트?"




=




"후우... 후우..."


"하아, 하아..."


"후웃, 습, 콜록, 웁, 으으으..."


"하아, 하아... 우읍, 우우우욱..."


"...내일, 뭐하실 건가요?"


"네?"


"내일 뭐하실 거냐고요. 그쪽이랑 그쪽 남친 분은."


"우리... 그냥 근처 시내에서 데이트하려고 했는데..."


"흐응..."


"그쪽은요? 남편이랑 더 있어요?"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을까 싶네요. 저희도 내일 시내에서 데이트하려고 했거든요."


"왤케 자꾸 따라하시는 거에요."


"설아 양은... 아직 못 미더우신 거 같네요."


"양이라고 하지 마세요!"


"내일, 시내에서 정하는거 어때요?"


"...뭘요?"


"뭐긴요. 흣...!"


봑! 뿌롸라라라라라라라락!


"...누구 방귀가, 더 민폐인지."


"..."


"재밌을 거 같지 않아요?"




=




...가,


어제 나와 제혁 씨가 쓰러지고, 방귀 가스가 가득 차 있는 복도에서 둘이 나눈 대화라고 한다.




"한 마디로, 방귀 시합을 펼치겠다는 거야? 시내에서?"


"그렇지. 근데 뭐... 진짜로 시합을 할 건 아니고. 그냥 우리들 원래 할 거 하면서 돌아다니면서 하는 거지."


"그럼, 방귀를 뀌고 다니겠다고?"


뿌부우우우우우우우부부북!




그녀는 대답 대신, 침대에 그대로 누워 뒤로 가스를 한 차례 뿜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결심을 꺾을 수는 없어 보인다. 뭐라고 설득을 하려다가, 나는 관두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나도 변태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바기도 했다. 공리를 생각한다면 내가 말리는 게 맞겠지만, 나 자신이 그녀의 결정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얘가 시내에서 방귀 뀌는 거 보고 싶기도 하고. 그녀의 방귀를 대하는 다른 사람들 반응은 한 번도 못 봤단 말이지.


그래서 나는, 다른 말이나 조언들을 하는 대신, 딱 한 마디만 그녀에게 건넸다.




"...자신 있어?"




그러자 그녀가, 확신에 가득 찬 눈빛으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나는 순간적으로 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을 하고 말았다.


저 자신감이 깨진 모습을 한 번 보고 싶다고.

민서 씨가 더한 방귀쟁이여서, 설아를 이긴다면...


민서 씨가 더 매력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그러한 모습의 설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한 번쯤은 정말로 보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만약 이 생각을 들킨다면, 그녀가 나에게 화낼 게 뻔했기 때문에, 그냥 마음속에 묵혀두기로 했다.




-




오전 9시 50분.


우리는 방 정리를 하고, 호텔 방에서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던 장소는, 다름 아닌 그들의 방 바로 앞. 옆방이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문에도 방음이 되어있나?"


"오빠는 왜 그런 걸 궁금해 하는 거야? 당연히 되어있겠지."


"아니,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


"오빠, 저 안에 있는 여자 방귀 소리가 듣고 싶다거나 뭐 그런거야?"


"아냐 설아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고 했잖아."




나는 곧 화를 낼 거 같은 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녀는 고로롱 소리를 내며 얌전해지는 고양이처럼 조용히 나에게 머리를 쓰다듬받았다.


어제 오늘의 설아는 평소보다 약간 다혈질적이고, 얀데레 같았다.




"오빠, 저 여자가 방귀 뀔 때는 숨 참아야 돼. 내 방귀만 맡아."


"설아야..."




오늘따라 나에게 더욱 더 독점욕을 보이는 그녀. 아까 자신만만하게 대답은 했지만 내심 불안한 모양인 듯하다.

즉, 방귀로 이기는 쪽에 있어서는 자신만만하지만, 내가 민서 씨의 방귀에 자기 방귀보다 더 욕정을 느낄 까봐 불안한 거겠지.


나는 그러한 그녀에게,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


"야!"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같은 말로 그녀를 진정시켜 주는 것 보다는, 이렇게 긴장을 풀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우리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녀는 내 쪽으로 다가와 나의 왼팔에 두 손을 사용해 펀치를 연속으로 날렸다. 펀치가 조금 묵직하긴 했지만... 그 모습이 귀여웠다.


나는 확신이 있었다. 아무리 민서 씨의 방귀로 흥분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설아를 찾게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

내가 얘랑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그때, 벌컥, 하고 문이 열렸다.

드디어 나오나 싶은 두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둘은 고개를 문 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문이 열리고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민서 씨의 얼굴이 아니라...




민서 씨의 엉덩이였다.




"?"

"?"




조용히 열리고 있는 호텔 현관문의 가운데, 우리 쪽을 향해 쭉 내밀어져 있는 그녀의 엉덩이에서-




"으응!"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뽜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박! 부부부부부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복도를 향해 뿜어져 나온 폭음 방귀 직격탄을, 우리 둘은 얼굴로 맞게 되었다.




"쿠헥! 우읍, 콜록, 우웁!"


"우웩, 콜록, 콜록! 아니,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갑자기 눈 앞에서 확산되어버린 짙은 구린내에, 우리는 정신을 못 차리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문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설아. 자세히 보니, 문 뒤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제혁 씨도 보인다.




민서 씨는 허리를 세우고, 뒤돌아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어땠어요? 제 모닝 방귀...♡"




그렇게 말하며, 조심스럽게 얼굴을 붉히는 그녀.

어쩌면 그녀는 나보다도 더한 변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와 설아는 복도로 퍼져만 가는 맡기 괴로운 냄새에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었다. 새로운 자극에 흥분이 더해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역시 설아에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우읍, 욱, 우으으..."




설아는 옆에서 괴로워하며, 그녀를 째려보았다.




"왜요, 설아 씨도 저처럼 모닝 방귀, 시원하게 내보내세요."


"나는 아까 오빠한테 다 뀌어줬는데... 그쪽도 남편한테 다 뀌어줬어야죠. 이러기 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약간씩 배를 쓰다듬는 설아.


민서 씨는 그녀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며, 의도가 좋지는 않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그녀가 이긴 모양이다. 하긴, 이번 건 좀 치사했다고 느꼈다. 설아는 이미 나를 깨울 때 그 방귀를 모두 뀌어버려서, 지금은 안 나올텐데-




꾸브부북...꾸보뤼리리리리릭!


"아, 근데 또 나온다."




라고 생각하는 나의 앞에서, 갑자기 별안간 배를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 그렇게 말하며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는 그녀. 그 모습에 나와 민서 씨는 잠깐 멈칫했다.


그러더니...




"으응...♡"


뤼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릭! 뿌우우우우우우우우부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방금 민서 씨의 방귀에 뒤쳐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 많은 양의 가스를 내뿜었다. 바로 귀 옆에서 기관총을 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이게 무슨 천박한 소리인가, 싶은 느낌이 들 었다.


또 다시, 복도에 그녀의 방귀와 섞여버리는,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는 악취.




"으웁, 콜록, 콜록!"


"웁, 스흡, 케헥! 콜록! 콜록!"




이번에는 민서 씨와 제혁 씨가 그 냄새에 고통받을 차례였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고통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익숙하지 않은 지독한 방귀 냄새에, 익숙한 지독한 방귀 냄새가 합쳐지면 그냥 두 배로 지독한 방귀 냄새일 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아는 이런 끔찍한 방귀를 뀌어버리고는, 기지개를 한 번 펴며 여유롭게 말했다.




"으으으으읏- 후으, 시원하다아...♡"


"그야 시원하겠지. 그렇게나 거대한 방귀를 뀌었는데..."


"헤헤."




나는 기지개를 펴는 그녀의 말에 대답했고, 그녀는 '거대한'이라는 형용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살짝 웃으며 손을 휘휘 저어 냄새를 내 쪽으로 날려보냈다.


공기와 냄새 분자가 함께 내 쪽으로 날아오며, 내 콧 속에 충돌하며 꽤나 자극적인 느낌을 줬다.




"흐, 흠!"




숨을 가까스로 가다듬은 제혁 씨가 헛기침을 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어디부터 가나요?"




아마 그도, 자신의 아내에게 모든 설명을 들었겠지.


여기에, 설아가 부채질을 하던 손을 번쩍 위로 들며, 방금의 방귀 소리와 같은 크기로, 복도에서 쩌렁쩌렁 소리쳤다.




"아! 저 가보고 싶은 곳 있어요!"




-




원래는 단 둘이서 와야 했을 곳.


그러나, 어쩌다 보니 어제 초면으로 만난 한 부부와 같이 오게 된 곳.


이 곳은 바로, 고양이 카페였다.




"와... 고양이 카페 진짜 오랜만이다. 한 2년 전인가? 그때 갔던 게 마지막이었던 거 같은데."


"맞아, 그때 나랑 자기랑 데이트하면서 갔었었지."


"우와아...!"




나는 고양이는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양이 카페는 나에게 있어 힐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에 돌아다니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처럼 좋아하는 설아의 모습을 보며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저기요, 얘는 이름이 뭐에요?"


"얘는 네로에요. 검은 고양이~"




이름 진짜 대충 지었네... 검은 고양이 네로라니...




그래도, 여기 고양이 카페는 확실히 환경이 좋았다. 고양이들도 확실하게 관리 받는다는 것이 느껴졌고, 털도 그렇게 휘날리지 않았으며, 냄새도 안 났다. 그냥 카페로서도 오기 좋은 곳일 정도로 훌륭한 곳이었다. 확실히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테이블은 모두 여기저기서 온 커플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앉을 곳은 고양이들이 돌아다니는 바닥밖에 없었다.




"네로야, 이리 와봐~"




원래 얘 성격에 이런 거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확실히, 귀여운 걸 좋아한다는 속성은 안 어울릴 법한 사람에게 있어야 해...!


아, 그렇다고 해서 설아가 귀엽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세간의 시선으로 그녀는 귀엽기 보단 예쁘고 섹시한 쪽으로 평가 받으니까.

나한테 있어서는 최고의 귀염둥...




"꺄악!"




가만히 서서 설아를 바라보던 나의 생각의 흐름을 끊은 것은, 옆에서 들려오는 민서 씨의 비명 소리였다.




"자기야, 괜찮아?"


"이씨... 이 변태 고양이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설아의 옆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민서 씨가 바닥에 넘어진 채... 고양이 한 마리에게 배를 만져지고 있었다.




"냐아아앙~"




가슴을 안 만지고 배를 만지다니... 뭘 좀 아는구나!!




"우으... 안 떨어져, 이 고양이가?"




라고 민서 씨는 역정을 내지만서도... 고양이를 막 쫓아내려 하지 않고, 쓰다듬고 있었다.

결국 그녀도 귀여운 걸 좋아하는 모양인가 보다.


그런 점에서, 여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 서서 제혁 씨가 누워 있는 자신의 아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걸 보니, 아마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냐아!"




그녀의 쓰다듬이 기분이 조금 더 좋아진 모양인지, 그녀의 배 위에 올라가 있던 고양이는, 자신의 발바닥으로 그녀의 배를 도장 찍듯이 꾹, 꾹 하고 눌렀다.




"응앗, 안, 안돼, 거, 거긴...!"




별안간 배를 눌러지는 민서 씨는, 조금 야릇한 신음 소리를 내더니...




"흐으으...!"


뿌그르르르르르르르르륵!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그녀의 의도로 나온 방귀가 아니여서 그런지, 그녀가 평범하게 뀌는 방귀와 다르게, 더럽고 추잡한 소리였다.


그리고, 냄새는... 그녀가 평범하게 뀌는 방귀와 같이, 더럽고 추잡한 냄새였다.




"냐아아!!"




고양이도 그 냄새를 맡아버린 건지, 재빠르게 배에서 내려와,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후으으..."




민서 씨는 뭔가를 느껴버린 건지, 자리에 누워서 몸을 살짝 떨며 꿈쩍하지 않았다. 제혁 씨가 말을 걸며 그녀를 일으키기 전까지.


나는 다시 설아 쪽을 바라보고, 설아를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흔들리는 솔이 달려있는 고양이용 장난감을 들고, 아까의 그 네로라는 고양이 앞에 앉아있었다.




"그거 가지고 놀아주려고?"


"으음..."




그러다가 설아는, 별안간 장난감을 자신의 엉덩이 뒤로 가져가더니...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어."




라고 하며,




푸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쉬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길이가 긴, 무음 방귀를 장난감에 내보내, 그 장난감을 자신의 방귀 냄새로 물들였다.


저 장난감, 다른 사람들도 전부 잡게 될텐데... 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어짜피 오늘 하루종일 그녀와 민서 씨가 민폐만 끼치게 될 테니, 이타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꼴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장난감을 다시 자신의 얼굴 앞으로 가져온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면, 과연 고양이는 장난감을 잡으려 할까? 아니면 도망칠까?"




또 다시 코를 찌르고 들어오는 악취에, 나는 생각할 수 있었다. 과연 흔들림을 보고 쫓아올 것인가, 아니면 냄새를 맡고 도망칠 것인가...!?


나도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자, 네로야, 이리 온~!"




그녀는 쭈구려 앉은 자세로, 고양이 장난감을 흔들며 네로를 유혹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장난감, 흔드는 장난감이라는 사실이다.

이에... 그녀가 방금 장난감에 흩뿌려 놨던 냄새가 빠르게 공간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야옹~!"




네로는 그 냄새에 놀랐는지 펄쩍 뛰면서, 캣타워로 도망쳤다.




"후후, 도망친다가 정답이었네."


"뭐, 난 예상하긴 했어."


"근데 얘네 쓰레기 냄새 같은 거 좋아하지 않아? 막 그래서 쓰레기통도 뒤지고 막 그러지 않나?"


"그건 일단 첫째로 길고양이니까. 둘째로 그 안에서 먹을 거나 쓸만한 걸 찾는 거지, 냄새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셋째로, 아무리 냄새를 좋아하는 길고양이라도..."




라고 말하다가, 나는 말을 멈추었다.




"길고양이라도 뭐?"




그녀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나를 툭툭 치며 물었다.




"길고양이라도... 쓰레기 냄새보다 더한 건 싫어하지 않을까...?"


"흐흥~ 그 정도였단 말이지~"




그러니까, 왜 좋아하냐고...

오늘의 설아는 왠지 모르게 자꾸 자신감 뿜뿜인 듯 하다.




우우우욱-!




...그냥 뿡뿡인 듯 하다. 방귀 좋아하는 뿡뿡이.


나는 쭈그려 앉아 방귀를 내뿜는 설아가 괜스레 귀여워 보여, 볼을 한 차례 꼬집어 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자세를 고쳐서 편하게 앉은 뒤, 천천히 나의 몸에 기대었다.


그리고, 주변에 고양이들.


이제서야, 커플로서 제대로 고양이 카페를 즐기는 느낌이 나는 것 같





뿌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푸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빠빡!!




-나 싶었더니, 옆에서 바로 이 한적한 분위기를 깨는 폭음이 들려왔다.


나와 설아를 포함해, 가게에 있던 모든 커플이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민서 씨'라는 고양이가, 고양이 자세를 한 채로 엎드려 제혁 씨를 향해 엉덩이를 내밀어 살살 흔들고 있었다.




"하아, 하아...♡"




민서 씨는 방귀를 뿜어낸 여운에, 제혁 씨는 뿜어진 그 상황과 냄새에 흥분하여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저 미친 사람들, 저게 대체 뭐하는 시츄에이션일까.




"...저 사람들은 사람 다 보는 데서 대체 무슨 짓을..."


"흣!"


뤄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부부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던 도중, 이번에는 바로 옆에서 엄청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모든 커플들의 시선이 이쪽을 향함이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아는 안장다리를 한 채로 몸을 기울인 상태로, 한쪽 팔을 얼굴 근처로 들어올리며, 요망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야~옹.♡"




말했다기 보단, 울었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여러 커플들이 우리 넷을 보며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자기들도 데이트를 즐기러 왔을 텐데, 왠 여자 두 명이서 갑자기 지독한 탈인간 급의 방귀를 내뿜는걸 봤을 터이니, 이 상황이 어이가 없을 것이다.


민서 씨가 일어나, 옆에 있는 설아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한 마디를 건넸다.




"그럼, 고양이들이랑 조금 놀아줘 볼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고양이들 다섯 마리 정도가 앉아 있는 캣타워를 향해 걸어가는 그녀.


그리고는,




"흐읏!♡"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북! 뿌우우우우우욱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바바밧!!




힘을 한 방 주어, 엄청난 방귀들을 캣타워를 향해 분사했다. 그 모습이 흡사 나무에 대고 방귀를 뀌는 방귀쟁이 며느리를 생각하게 하였다. 괜히 별명이 방귀쟁이 며느리가 아니구나, 하는 마음을 몰래 품었다.


거기에 앉아 있다가 괜히 봉변당한 고양이들은 저마다 키야앙, 니야옹, 냐앙 등의 소리를 내며 캣타워에서 빠르게 떨어져 나가 커플들이 있는 테이블 쪽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곧이어 여기까지 확산되어 오는 엄청난 농도의 구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여기에 있던 모두가 다 맡기에 충분한 양. 커플들은 저마다 표정을 찡그리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민폐로 나오신다면..."




옆에 앉아있던 설아가 일어서서, 역시 캣타워 쪽으로 걸어갔다.


흥분감에 숨을 몰아 내쉬는 민서 씨 옆으로 가 선 뒤, 허리를 숙여 엉덩이를 아래쪽으로 쭉 내밀었다.


그녀가 엉덩이를 조준한 곳은...

고양이 밥그릇이었다.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자신의 밥그릇에 담긴 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앞으로 자신들에게 닥칠 운명도 모른 채.




"응흐으으응...♡"


푸스으으으으으으으브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붓...부뿌오오오오오오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로로로로로로로록!




처음에는 조용히 나오나 싶더니, 역시 엄청난 양의 가스를 내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소리로 밥그릇을 향해 빠져나왔다.


그리고...




"흐읏!!"


아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고양이 카페 밖까지 들렸을 수도 있을 만큼 큰 소리의 방귀의 위력에, 사료가 후두둑, 하고 고양이의 얼굴을 향해 튀었고, 역시 고양이들은 냄새에 괴로워하며 테이블을 향해 도망쳤다.




고양이들이 모두 테이블 위에 있음을 확인한 그녀는, 카페의 정중앙을 향해 걸어갔다. 민서 씨도 약속이라도 한 듯, 카페의 정중앙으로 이동했다.


두 명의 여자에게 카페 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었다. 마치 장기자랑을 하는 것과 같은 구도로, 두 명은 카페의 가운데에 나란히 서 있었다. 모든 고양이들도 테이블에 올라가 두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일하게 나와, 제혁 씨 만에 바닥에 앉아 그녀들을 보고 있었다. 사실, 멀쩡하게 보고 있는 건 나와 제혁 씨 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이미 기침을 하거나 욕을 하거나 하는 느낌으로 멀쩡하게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저기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도 하나 둘 보이는 걸 보니, 냄새를 버티지 못하고 기절한 모양이었다.



그 무대와 같은 공간에서, 둘은 동시에 휙- 하고 뒤돌았다.




그리고, 관객처럼 서 있는 우리를 향해,

엉덩이를 쑤욱- 하고 내밀어 조준한 뒤,


마치 화염 방사기를 뿌리듯,

또는 소화전으로 불을 끄듯,

또는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듯-


엉덩이를 흔들며,

동시에 방귀를 마구 우렁차게 내뿜기 시작했다.




"후으응...!!♡"


바아바바바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락와아아아아아아아아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뿌오오우우우우우부븍부뤄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


뿍뿌와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바바바밧뿌르르르르르브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더더더더더더더더더덕!




"꺄아아아악! 우욱! 으아아악!!"


"저기요, 지금 이게 뭐하는...! 웁, 콜록, 콜록! 읍, 우우우욱!"


"푸화악! 흡, 우욱, 우웨에에엑..."


"냐아아앗-!!"




카페 안은, 그야 말로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그대로 하나 둘 씩 냄새를 못 버텨 쓰러져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신의 연인을 데리고 재빨리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양이들은 그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난리를 피기 일쑤였다.


그야말로 흔들리는 엉덩이에서 울려 퍼지는 엄청난 소리와 냄새에, 모두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지금 이 상황이 테러랑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





"하읏♡, 흣, 으응!♡"


바바바바바바바박! 뿌부부부부부부우우우우우우욱!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으흣♡, 후으으으으으...!!♡"


푸브부부부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룻-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봐바바바박!!




점점 심각해지는 냄새. 가스의 농도가 실시간으로 짙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장실 안에 들어가 있다가, 나오면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직원이 나와, 그녀 둘을 잡으며 외쳤다.




"저기요,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당장 나가세요!! 지금 안 나가시면 영업 방해로 신고할 거에요!!!"




-




"후우, 후우..."


"흣, 하앗, 읏, 하아아...♡"


푸슷, 뽀오오옹...


"읏, 후응...♡"


우우우우웅~




카페 밖 길거리 앞에 서 있는 두 여자가 잔방귀를 내뿜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그래도, 신고는 안 당해서 다행이다... 선 넘기 전에 쫓겨나서 다행이야.

아니, 이미 넘은 건가? 한참...




"저기요, 민우 씨."


"어, 네?"




옆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제혁 씨가 말했다.


그는 내 옆으로 조금 더 살짝 다가와,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내게 내밀었다.




그의 휴대폰 화면에는...

아까의 그 상황이 동영상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카페 가운데에 서서 천박하게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고 있는 두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영상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이건 페티시 업계에서도 희귀할 정도로 엄청난 영상이라는 것.




"연락처 좀 알려 주실래요?"




라고, 그가 말했다.


그 말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는 대답했다.




"좋죠."




역시, 같은 페티시라 그런가. 나와 그는 우리가 같은 처지와 같은 마음을 느낀다는 걸 서로 아는 듯했다.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거기 두 사람! 뭐 해요?"




설아가 우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마치 플스 산 걸 숨기는 남편의 모습처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이번엔 저희가 원래 가려고 했던 곳으로 가는 거 어때요? 12시에 예약 잡아 놨는데."


"아, 지금 가면 시간 딱 맞긴 하겠다 여보."


"어딘데요?"




내가 민서 씨를 바라보며 물어봤고, 그녀는 허리춤에 살짝 손을 올리며 대답했다.




"배고프지 않아요?"




-




민서 씨가 우리를 이끌고 향한 곳은, 꽤나 맛집처럼 보이는 돈까스 집이었다.




"여기가 저희 집 근처거든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요."




집에서 멀리 나왔을 줄 알았는데, 이 근처에 살구나. 내 집도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아, 한 번 쯤은 마주칠 만 했을 법 한 거 같은데.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거의 모든 좌석에 사람이 꽉 차 있었다.




"근데 방송 한 번 나간 뒤로 항상 사람이 많아져서... 자주 오진 못하고, 가끔 포장만 해가요."


"아 오빠! 나도 여기 본 적 있는 거 같아. 이름 들어봤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인 만큼, 예약해서 찾아왔죠. 나만 아는 맛집이었는데..."




민서 씨는 자신의 맛집이 너무 커져 버린 것에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뭔지 알지, 저 감정. 마치 인싸들에게 뺏긴 오타쿠라던가, 나만 알던 작은 스트리머였는데 라던가...


그 와중에 그녀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를 자연스럽게 안내하며 자리에 들어섰다.


딱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구석에 하나 있었다. 나와 설아는 벽쪽 소파에, 부부는 반대쪽 의자에 앉게 되었다.




"금방 나올 거에요. 예약해 놨으니."




제혁 씨가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부부 쪽을 쳐다보며,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선이 갔다. 이번에는 아까 커플만 잔뜩이던 고양이 카페와는 달리, 가족이나 친구 모임처럼 보이는 테이블도 꽤 보였다.


그렇게 가게를 둘러보던 와중, 옆에서 갑자기 들썩- 하며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응흣...♡"


박!!




설아가 별안간, 스타킹을 헤집고 하나하나씩 터져나오는 듯한 방귀를 분사했다.


그것도 엉덩이를 옆 테이블 쪽으로 내밀고.




"하아, 시원하다아...♡"


"너 오늘 왜 그래, 원래 밖에서 이러는 성격은 아니었잖아..."


"사실 평소에, 이래보고 싶다는 생각 하면서 혼자 많이 했었거든... 물론 집에서만..."




얼굴을 붉히며, 공공장소에서 일부러 큰 소리로 방귀를 뀌고 흥분하는 이런 여친의 모습을 처음 보는 나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이미 테이블에 존재하는 옆 자리들의 음식 냄새는, 그녀의 방귀 냄새로 덮어진 지 오래.




"설아 양은 이런 취향 언제부터 있었어요?"




민서 씨가, 볼을 상기시키고 있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으음... 오빠 만나고 나서부터인 거 같아요..."


"나 때문이라고??"




나는 놀라, 대답을 되받아쳐 설아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야... 이 취향은 오빠 앞에서 천박하게 방귀 뀌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천박하게 방귀 뀌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걸로 발전한 거인걸...//"




설아가 부끄러운 건지, 흥분한 건지 (어쩌면 둘 다인 건지) 단정 지을 수 없는 표정을 한 채 대답했다.


물론 나도 그녀가 일부러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방귀를 살짝 내보내는 걸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뀌는 건 처음 보기 때문에...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그거 무슨 의미야, 변태란 의미?"


"아, 아니, 딱히 그게 아니라-"


"뭐가 아니야, 어짜피 오빠도 내가 이렇게 천박하게 방귀 뀌어버리는 거 좋아하면서."




그렇게 말하면서 설아는,




"하으읏...!♡"


뿌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바파파팍!!!




아주 약하게, 나한테만 들릴 정도로 신음소리를 내며,

아주 강하게, 가게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정도로 방귀소리를 냈다.


아까와 같은 자세로, 엉덩이의 방향만 반대로 해서.

즉, 그 방귀는 나를 향해 직격으로 뿜어진 셈이었다.




"읍, 콜록, 콜록!"


"저랑 똑같네요. 나도 이 취향, 제혁이 때매 생겼는데."




민서 씨가 살짝 웃으며, 우리 둘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내가 먼저 덮쳐졌었지."


"맞아요. 원래는 우리 둘 다 취향 없었거든요. 그냥 제가 방귀를 잘 뀌는 아내였을 뿐."


"그래서 처음에는 막 숨기려고 했잖아. 그때도 지금 생각해보면 귀여웠는데..."


"어머, 그럼 지금은 안 귀엽다는 소리?"


"트고 나서 너무 능글 맞아졌어, 누나. 방귀는... 원래도 안 귀여웠고."


"흐응."




나와 설아는, 의도치 않게 그 둘이 의자에 앉아서 주고받는 티키타카를 바라보게 되었다,




"음식 나오기 전까지 간단하게 썰 좀 풀어볼까요?"


"네 뭐, 궁금하긴 하니 듣고나 가죠."




내가 대답했다. 설아는 썩 내키진 않는 표정이었지만, 딱히 대화 거리가 없기도 했고 자신도 조금 궁금하긴 한 모양이라 넘어간 듯 보였다.




"방귀 트고 나서, 제혁이 앞에서 시원하게 뀌었던 거 같아요. 생각 없이 막 뀌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소리도 커지고, 냄새도 독해지는 거 있죠."




그녀가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 뒤에 숨겨진 내면이 방귀쟁이 며느리라는 걸 생각하니, 안 그래도 계속 서 있는 상태를 유지하던 바짓속의 요놈이 또 자극을 받기 시작한 모양이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근데... 어느순간부터였던 거 같아요. 제혁이 앞에서 방귀를 뀌고 느끼는 시원함이, 성적 흥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그냥 방귀가 아니라, 막 5초, 7초 이렇게 되는 우렁찬 방귀들이었죠. 그걸 누나는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게 뀌듯이 뀌니까..."


"방귀도 몇 배로 크게 뀌시니까, 느끼는 쾌감도 몇 배로 커서 그런 거 아닐까요?"




내가 정리해서 대답하자, 설아는 내 팔을 살짝 꼬집었다. 다른 여자 방귀에 주목하지 말라는 질투의 의미.

나는 설아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었다. 미안하다는 의미와, 귀엽다는 의미 둘 다를 내포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설아는 그걸 알아채고 받아준 듯 하다.




"근데 나도... 사실 그랬던 거 같아. 처음에 오빠 만날 때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점점 가스가 비정상적으로 차는 체질이 되다 보니까, 뀌는 거 자체에 쾌감이 커지는 느낌...♡"




설아는 나에게 머리를 만져지고 있는 채로 내 품 안에서 말했다.




"저도 맞는 거 같아요. 처음에는 제혁이한테 숨겼죠. 그냥 시원하게 평소처럼 뀌는 척 하고 방에 들어가서 몰래 혼자 해결하거나..."


"맘고생 많이 했대요 그때."


"그러다가 성욕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됐을 때, 방귀 한 사흘 동안 참고, 남편이 무슨 일 있냐 물어봐주기만을 기다렸죠."


"그렇게 물어보자마자... 누나가 커밍아웃하고. 내가 괜찮다 하고. 그 후는 예상하시는 대로에요. 바로 잡아먹히고, 나도 취향 생겨버리고. 그 날 밤이 진짜..."




부부는 그날을 회상하면서 다시 흥분감을 떠올리는 듯 했다.

나도 그날을 상상해봤다. 저렇게 방귀를 많이 뀌는 사람이, 사흘 동안이나 참았다가 뀌어버리는 방귀는 대체 어떨까. 상상해보려다가 어제 설아도 그 정도 참아왔던 걸로 아는데, 그 정도랑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결론을 머릿속으로 내릴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취향을 모두 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19금 대화.

좋은 타이밍에 맞춰 각자 시킨 메뉴에 맞는 돈까스 네 개가 나왔고, 민서 씨는 앞에 놓여진 돈까스를 나이프로 썰기 시작하며, 말을 이어갔다.




"암튼 설아 양, 그런 점에서 저랑 취향이 완전 잘 맞는 거 아닌가요?"


"그, 그건...!"




설아는 흠칫하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마, 맞긴 한데..."




그러면서, 나이프를 들어 돈가스를 후다닥, 하고 썰었다.

설아는 여전히 민서 씨를 적대하는 것 같았지만, 민서 씨는 좀 달랐다.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자꾸 든달까. 처음 만났을 때의 적대하던 느낌은 사라진 것 같았다.




"맛있게 먹어요."




그저, 이 순간 느낄 수 있는 쾌락을 즐기려고 하는 듯 했다. 아마 그녀는 평소에는 혼자 하기 부끄러워서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방귀를 크게 뀌는 것과 같은 욕망은 표출하지 못했을 터이다. 설아 역시 그러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은 혼자가 아니니, 이런 짓도 할 수 있는 거겠지.


그 마음을 증명하듯이, 그녀는 포크로 자른 돈까스를 한 입 입에 넣으면서-




"으음...♡"


뿌봐바라바바바라바바바라바바바라바바바박!




5초 정도 되는, 거대한 방귀를 뒤로 뿜어냈다.


분명 내 쪽으로 방귀를 뿜어낸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느껴지는 구린내. 손님들이 냄새에 괴로워하거나, 그녀를 경멸하는 듯한 반응을 뒤에서 보였다. 하지만 이조차 그녀가 원하는 바. 그야말로 '변태와는 말이 안 통한다'라는 느낌의 상황이었다.




"진짜 막무가내시네요."




설아가 그 모습을 보고 말하더니, 자신도 포크로 돈까스를 한 입 입에 넣고는,




뿌북! 뿌우우우우우우우부부브버버버버버벅!




앉은 자세 그대로, 방귀를 내보냈다. 말도 안 되는 변태인 건, 내 여친 쪽도 마찬가지.

내보내는 가스가 시원하게 소파에 부딪혀 둔탁한 진동음을 냈다. 같은 소파에 앉아있었기에, 냄새와 소리 뿐만 아니라 진동까지 내 감각에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혁 씨는 조용히 돈가스를 먹으면서, 흘깃하는 눈치로, 다시 시작된 둘의 대결을 지켜봤다.




"읏...♡"


부르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롹!!




시동이 걸렸구나, 하는 생각에 걸맞게, 정말 오토바이에 시동 걸때 나는 소리처럼 방귀를 뀌어버리는 민서 씨에 이어,




"흐으응...!♡"


뿌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붑! 뿌보보보보보보오오보보봇!




그녀의 방귀에 맞추어 돈까스를 한 입 더 베어 물며 방귀를 뿜어대는 설아까지.


그야말로, 정신이 나간 듯한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식당에서 방귀 시합을 한단 말이야??




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뿌우우우부부부부드더더더더더더더더덕!


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붓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뤼리리리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말없이, 돈까스를 한 조각 씩 베어먹으며,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방귀 싸움에, 각자의 파트너에게 내성이 있는 나와 제혁 씨도 어질어질한데, 이미 식당 뒤의 사람들은 모두 이 쪽 테이블을 넋을 잃은 채 쳐다보거나, 음식을 먹다가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재빨리 뛰어가기 일쑤였다.




"방금 뒤에서 쿠당탕하는 소리가 난 거 같은데."


뿌르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뿌뿍!!


"아무것도 아니에요."


푸륵! 푸뤄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




뒤도 안 돌아보고, 식사를 하며 방귀를 뀌는 민서 씨의 말에, 설아가 엉덩이 한 쪽을 들고 더러운 소리로 방귀를 내보내며 대답했다. 사실 그녀들이 대화하는 소리보다 방귀 소리가 훨씬 커서, 자칫하면 뭐라고 하는지 못 들을 뻔했다.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부우우우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룩! 뿌으욱!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녀들의 방귀 세례.

뒤에 있는 직원들도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뒤에 있는 손님들이 불쌍하긴 하다.

커플으로서 크리스마스에 데이트하러 왔는데, 선물로 받는 게 오장육부를 괴롭게 만드는 독가스라니... 그거도 점심 시간에...




"하압, 으응...♡"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브브뤄뤄러러러러러러러러럭!


"우읏...♡"


푸쉬이이이이이이이이비비비포뽀뽀뽀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무엇보다, 돈까스를 한 조각, 한 조각 먹으면서 방귀를 한 번 씩 뀌다 보니, 벌써 돈까스가 거의 남지 않았다.

이 여자들, 내보내는 속도가 차는 속도보다 더 빠른 것 같다. 미치도록 꼴리긴 했지만, 그만큼 두렵기도 했다.


와중에, 제혁 씨는 돈까스를 먹다 말고 폰을 가로로 들어 테이블을 비추고 있었다. 아마 아까처럼 영상으로 기록을 남겨두려는 듯 했다. 그 모습이 어이없어서 조금 웃겼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설아가 수저를 놓더니-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하는 용트림과 함께, 빈 그릇을 어필하며 식사를 마쳤다. 방귀는 많이 들었지만, 트림은 정말 오랜만에 듣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녀가 뀐 방귀들 보다 더욱 더 소리가 컸다는 점에서... 이 쪽으로도 재능이 있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할 정도였다.




"잘 먹었습니다~!"




해맑게 말하며 웃는 설아. 속에 쌓인 가스를 위아래로 다 내보내서, 시원해진 모양이었다.

민서 씨 역시, 지금 포크에 들린 돈까스 조각이 마지막이었다. 설아는 그녀를 자신만만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

그녀는, 배를 한 번 슥슥, 쓰다듬어주더니...




뿍!? 로뤼릭-!




생전 처음 들어보는 기괴한 소리가 배에서 들려왔다.

작지 않은 소리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였다.


그리고는, 제혁 씨의 얼굴을 한 번 스윽 바라보았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가, 흠칫, 하며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




"자기야, 이렇게..."




그러더니 별안간 제혁 씨의 손을 오른손으로 잡으며,

카메라의 위치를 직접 돌려주었다.


테이블 쪽이 아닌, 조금 더 자신의 엉덩이의 뒤쪽을 비추도록.

그리고는 왼손에 들린 포크로 돈까스를 입에 넣은 뒤,


조심스럽게 두 손을 배에 올리고...




"흐응!"




하고 힘을 주자,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파바바바파파파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봐바바바바바바바바바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엄청난 소리와,

앙과,

냄새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하이퍼인 방귀가 그녀의 엉덩이에서 빠져나옴과 동시에,




쨍그랑-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몸을 기울여 살짝 뒤를 보았다.


보니, 바로 뒤에서 음식을 운반하려고 하고 있던 직원이 접시를 바닥에 떨어뜨린 채 나란히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그 음식을 운반받을 예정이었던 테이블에 있던 커플 역시 엎드린 채, 사이좋게 기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콜록, 우웨에에에에엑!!"


"꺄아아아아악!!"




뒤에서 사람들은 냄새에 경악하며, 뭐라 화낼 생각도 못하고 전부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아마 밀폐된 공간이었다면, 방귀로 인한 압력 때문에 가게가 무너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도망쳐나갔으니 해프닝 정도로 끝나겠지만, 진심으로 걱정되는 것은 돈가스 집이었다. 이 정도 방귀면 벽지에도 냄새가 스며들어 환기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 거라는 추론이 뇌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옆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방귀에, 설아도 생각보다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으응...♡ 시원하다, 하읏, 하아아...♡"


"여보, 괜찮아?"




제혁 씨가 휴대폰을 테이블에 놓으며, 배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는 민서 씨를 부축했다.

아니, 댁 아내를 걱정할 게 아니라, 뒤에 사람들을 걱정해야지.




"으읏, 아니,♡ 그냥... 조금 가버려서...♡ 으응...♡"


푸스읏- 부우우우우우우욱!




그녀는 작게 속삭이며, 나름대로의 잔방귀(조차 일반인들 수준에서는 큰 방귀)를 뀌어댔다.




"흥, 저도 그 정도는 뀔 수 있거든요?"




라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와, 또 다시 고개를 돌려 옆을 쳐다보자, 설아가 일어나서 민서 씨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휙, 하고 180도 뒤돌아, 그녀 역시 가게 쪽(정확히는, 민서 씨의 얼굴 쪽)을 조준하고-




"으으응!!♡"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루루루루루루루루루부봐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락!!




역시, 엄청난 소리를 내며, 거대한 양의 가스를 한 번에 내보냈다.


하지만 방금 민서 씨의 방귀에 비하면 확실하게 약하긴 한 수준. 물론, 직빵으로 민서 씨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 거대한 방귀는 민서 씨를 냄새로 괴롭게 하는 데에 충분했다.




"으읍! 휴우, 콜록!"




그녀는 얼굴 앞에서 재빠르게 한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설아의 방귀 냄새를 날려보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




"당신들..."




...코를 막고 서 있는 점장이 있었다.


저 얼굴은,

누가 봐도 곧 윽박을 지를 거 같은, 울그락불그락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뒤를 본 설아는, 엉덩이를 내민 자세로, 에헤헤...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가 소리쳤다.




"당장 나가!!!"




-




"아니, 이렇게까지 했는데 경찰에 신고를 안 당한다고?"




거리를 걷기 시작한 네 명의 가장 오른쪽에 서서, 나의 왼 편에 서서 천천히 걷는 설아를 보며 나는 의문을 표했다.


정말 놀라웠기 때문이다. 고양이카페에서든, 식당에서든...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민폐를 끼쳤는데, 단지 그냥 '쫓겨나기'만 했을 뿐이었다.




"왠지 알아? 누가 방귀로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하겠어."


"아하, 그렇구나."




그냥 별 미친놈들이 다 있네, 정도로 생각한다는 느낌인가보다. 아니면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같은 느낌. 아니, 이건 아닌가? 왜냐하면 아까 민서 씨의 방귀를 보고 가게 밖으로 도망친 사람들은, 진짜 겁에 질린 거 같았는데...




"근데, 스페인에 그런 사례도 있대요.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뀐 방귀가, 실제로 가스 테러 신고로 접수된 사건."


"어, 그런 사례가 있어요?"




제혁 씨가 알려주는 TMI에, 설아는 흥미로운 듯 나랑 같이 의문을 표했다.




"그건 무음 방귀였겠지. 아무도 사람들이 방귀일 줄은 몰랐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신고를 한 거고."




가장 왼쪽에서 걷고 있던 민서 씨가, 거기에 대답했다.




"하지만 나랑 설아 양은, 누가 봐도, '저희 방귀 뀌고 있어요~'라는 듯이 행동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신고는 안하고, 그냥 피해버린 거겠죠. 그쵸?"


"듣고보니 그런거 같기도... 읏,"


프르뤄러라라라라라라락!


"...하네요."




설아는 그녀의 대답에, 엉덩이로 내 허리춤을 팍- 하고 치며 방귀를 또 한 번 뀌고는,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저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요."


"뭔데?"

"뭔데요?"




방귀쟁이 두 명이 동시에 내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승부는 어떻게 나는 거에요?"




두 여자를 바라보며, 내가 물어보니, 둘 중 내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잠시 정적만이 흘러갈 뿐. 방금 뀐 설아의 뱃 속에 있던 가스의 잔향만이 이 조용함을 채워주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걸 생각 안하고 있었네요?"


"으, 응... 너무 즐거워서..."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 설아와, 약간 허를 찔렸다는 표정을 짓는 민서 씨.




"아니 그러면, 지금까지 뭘 위해 공공장소에서 방귀를 뀐 거에요?"


"그, 그치만 좋았잖아! 오빠도, 나도, 그리고 그쪽도!"


"크흠!"




맙소사, 승부 따윈 안중에도 없고, 그냥 순수하게 상황을 즐긴 두 여자의 모습이었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 많은 사람들이 고막을 찢을 듯이 강타하는 방귀 소리와 쓰레기더미나 오물더미와 같은 방귀 냄새들로 희생되어야만 했단 말인가. 단지 두 여자의 쾌락을 위해...


라기보단, 남자 두 명도 즐겼으니, 네 명의 쾌락을 위해?




"사실은... 앞 두 곳에서도 승부를 정했어야 하긴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거기에서만 정할까요?"


"그, 그럴까요?"




설아와 민서 씨의 알 수 없는 대화에, 나는 또 다시 질문을 던졌다.




"거기가 어딘데요?"




그러자, 두 방귀쟁이는,

내 쪽을 바라보며,

이번에는 미소를 띤 채,


동시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정해놓은 곳이 있죠!"




-




원래는 2편 소설로 계획해서

크리스마스 오전쯤에 올려서 끝내버리자고 생각했는데

결국 시간이 없어서 걍 잘라서 24초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올리고 남은 내용이 3편으로 가버렸다

1편은 설아에게 초점을 맞췄던 만큼 2편은 민서에게 초점을 맞췄음

확실히 유부녀는 여유가 있는 모습이 꼴리는 듯

생각보다 중간에 쓰면서 캐붕도 너무 심해지고

너무 개연성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하고 (이건 소재가 소재다보니 어쩔 수 없는듯)

앞으로는 생각없이 전 소설 인물 갖다 쓰면 안되겠다 반성되네


솔직히 지금 스토리 진행 마음에 별로 안 들어서 3편은 유기할 수도 있음

아이디어 없나


다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