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화


등장인물들 스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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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사람들의 기쁨을 앗아가지 못하는, 행복한 순간.


광장의 모형 탑에 걸려 있는 커다란 시계의 시침 바늘이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식당가와 카페의 스피커로부터 들려오는 듯한, 짤랑짤랑하는 탬버린 같은 소리와 함께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 곡들.

거리를 누비며 팔짱을 끼고, 이런저런 사랑의 말을 나누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주고받는 커플들.

아직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는 엄마, 또는 아빠의 손을 꼭 잡아 온기를 이어받으며, 해맑은 얼굴로 자신들이 원했던 것을 남은 손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거!"하고 외치는 아이들.


크리스마스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끝나지 않은 크리스마스 가운데,


처음 들으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법한 특별한 취향을 가진 변태 4명이,

커다란 건물 앞에 서 있었다.




당연히, 그 중 한 명이 나였고.




고개를 조금 들어올려 하늘을 45도 각도 정도로 올려다보았을 때 눈 앞에 들어오는 바로 이 건물은,

다름아닌 호텔이었다.




"...할 말이 많은데요."




가장 오른쪽에 서 있던 나는, 왼쪽에 서 있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방귀쟁이 여자 두 명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려 했다.




푸스으으으쉬식-!


"짧게 해."




그러나 내가 뭔가 사실은 그냥 질문을 할 게 아니라, 따지고자 했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듯,

내 옆에 있던 설아가 나에게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작게 방귀를 내보내며 말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부빗부빗-하며, 내 허벅지 쪽에 문질렀다.

마치 한 시도 내 몸에서 자신의 냄새가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느낌으로.


그것보다 짧게 하라니, 질문을 하나만 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잖아.


머릿속에 뭉게구름처럼 떠오르는 궁금증은 많았지만, 이에, 나는 가장 단순한 확인용 질문 하나를 던졌다.




"왜 다시 여기로 온 거죠?"




즉,

내 앞에 있는 이 호텔은,


우리가 오늘 아침에 나섰던-

우리가 체크인 해놓은 호텔이었다.

결국 다시 돌아온 것이다.


나의 질문에, 설아의 옆에 서 있던 민서 씨가 대답했다.




"그야, 승부를 내기 위해서죠."




승부라 함은,

그녀들의 자존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원래부터 '방귀를 남다르게 뀌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던 그녀들은,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로 자신의 방귀가 더 크고, 냄새나고, 민폐라고 주장하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녀들이 지금까지의 데이트 코스에서 뀌었던 방귀들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이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끔찍한 결과를 낳았음을 의미한다.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선량한 시민들이 그녀들의 독가스가 풍기는 악취를 정통으로 맡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거기서 도망쳐 버렸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찰들이 안 오는 것을 보면, 그냥 그것이 그저 '방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이 안된다. 그녀들의 방귀는 전혀 '불과'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지만 말이다.




"여기서 하기로 한 승부는, 흐읏...,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롹!!


"라기보다, 그냥 주인공 아닌가 싶지만."




이 여자들, 둘 다 자신을 제외한 3명이 모두 편해져서인지, 이제는 말하는 도중에도 조금씩 가스를 내보낸다.

그녀들 입장에서나 아주 미량에 불과할 정도의 가스지, 만약 지나가던 일반인이 그 정도의 방귀를 연발로 뀌어대는 것을 본다면 '방귀를 많이 참은 건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민서 씨의 말에 설아가 덧붙인, '주인공'이라는 목적어를 듣고, 나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남자 둘이 (어제 방귀 시합의 여파로 기절해서 의식이) 없을 동안, 그녀들끼리 이미 이 호텔 내에서 하기로 한 종목을 정해놓은 모양인데, 


우리들이 주인공이라는 말에서 대충 감이 와버린 것이었다.




"주인공이라는게 설마..."




그때, 갑자기 맨 왼쪽에서 제혁 씨가 외치는 소리에 신경이 집중되는 바람에,


그 예감에 대해 더욱 자세히 예측해 보지는 못했다.




"어, 저거 우리 캐리어 아니야!?"




그가 갑작스럽게 외침에 따라, 나를 포함한 남은 사람들은 모두 그쪽을 바라보았다.


호텔에서 얇은 외투를 걸쳐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연노랑색 캐리어를 든 채 주변을 살펴보며 빠져나오고 있었다.




"어, 저거 우리 꺼 맞는 거 같은데, 여보?"


"저기요!"




제혁 씨가 외치자, 그는 이쪽을 바라보았다. 제혁 씨가 그쪽으로 달려가려고 하자 그는 캐리어를 든 채로 황급히 도망가기 시작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바로 튀는 거 보소.




"거기 서!"




이에 제혁 씨가 아주 빠르게, 그를 향해 뛰어갔다.

팟, 하고 튀어나가는 게, 그를 향해 거의 돌진하는 듯한 정도의 속도였다.


우리 셋도 그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지만, 제혁 씨는 이미 저 멀리 가 있었다.




"아니, 왜 저렇게 빨라요?"


"제혁이 고등학교 때 육상부 에이스였어요. 나랑은 대학교 때 만나서, 말로만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까 진짜 빠르긴 하네요."




방금 설아와 민서 씨가 달리면서 이 두 마디를 나누는 동안,

나는 제혁 씨가 이미 그 남자를 잡아 제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우리 세 명은 거기에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뛰어갔다.




"아니, 이거 제 캐리어라니까요? 똑같은 캐리어겠죠."




그가 제혁 씨를 향해 따지고 있는 소리가 점차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캐리어라고, 애먼 사람 잡은 거라고 따지기 시작했다.

보니까 비번도 있는 캐리어라 그냥 비번 맞추면 바로 들통나는 캐리어인데, 왜 저런 거짓말을 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뇨. 이 애매하게 연노랑색으로 변색된 무늬... 이건 제 게 확실합니다."




그러나 제혁 씨는 비번을 맞추어 증명하지 않고, 별안간 캐리어의 외형을 언급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멀리서 보면 연노랑색으로 보였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그가 들고 있는 부부의 캐리어는 하얀색 캐리어가 약간 노랗게 변색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이 캐리어는 저희가 항상 차에 두고 보관하는데, 제 와이프가 차 안에서 하도 방귀를 뀌어 대서 가스가 조금씩 스며들며 노랗게 변색됐기 때문이죠!!"


"여보!!"


퍽!!


"으윽!"




맞을 짓 했다 방금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괜한 얘기를 꺼내는 제혁 씨의 다리를 민서 씨가 오른발로 팍, 하고 걷어 찬 것이다. 그 바람에, 제혁 씨는 "아으아악..."과 같은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아무리 육상부 에이스의 다리라도, 아내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지는구나...




"그리고 비번이 있는데, 왜 힘든 거짓말을 하려 하세요. 절도죄를 그렇게 저지르고 싶으셨나?"




제혁 씨의 바톤을 넘겨 받아,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이런 도둑놈은, 뻔하다.

호텔 방 중 문 단속 제대로 안 한 곳 아무데나 들어가서 '땡잡았다' 하고 나오는 그런 부류에 불과함이 틀림없다.


그래놓고서 잡히면 하는 말이,




"아... 신고만 안 해주시면 안될까요. 죄송합니다."




그래. 이런 말.

내 예상이랑 정확히 똑같다.


누가 봐도 건성인 사과. 그리고 상황을 회피하려는 태도.

이런 책임감 없는 인간들이 문제다. 고작 캐리어 하나일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화가 났다.


...근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 방귀쟁이 여자들도 책임 없는 거 아닌가? 아까 그렇게나 민폐를 끼쳤는데.


어...? 뭐지? 사실은 내 여자친구도 똑같은 인간...??


어...???




"좋아요."




이런 윤리적 모순에 뒤틀려 자기주도적으로 괴로워 하는 생각을 하던 와중,

설아가 그 남자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거기 서 있던 나머지 네 명의 사람이 모두 그녀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용서해주겠다고, 저 남자를?




나는 두 손을 들어 그녀를 말리려다가, 다음 순간 설아가-




"대신,"




이라는 부사를 문장 앞에 붙이는 것을 듣고,

손을 다시 내렸다.




그녀는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민서 씨를 가리키며,




"나랑 이 여자 중 누구 방귀 냄새가 더 독한지 평가해주세요."


"????"


"그럼 신고 안 할게요."




라고 말했다.


여기서 '방귀 냄새'라는 단어를 뜬금없이 꺼내는 그녀.


갑자기 모르는 남자에게 방귀 냄새를 맡게 하겠다는 그 의견에 대해,

내가 의문점을 표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설아야...?"


"왜, 오빠나 제혁 씨에게 판단을 맡기는 건 너무 주관적이게 되어버리잖아. 이런 건 제3자에게 부탁해야지, 안 그래?"




그러나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나의 의문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채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게 그런 문제가 아니라...!


...업보는 저 쪽에서 먼저 쌓았으니까, 할 말은 없나?




"그게 무슨..."


"뭐, 좋아요. 할 거에요, 말 거에요?"




남자가 당황해 할 틈도 없이, 민서 씨도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며 그에게 물었다.

그 말은, 민서 씨도 암묵적으로, 갑자기 성사된 방귀 시합 추가 라운드에 참여할 것을 동의했다는 말.


이제 나머지 네 명이 모두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




남자는 상당히 당황한 눈치였다.

도둑질을 했더니 갑자기 여자 두 명 중 누구의 방귀가 지독한지 저울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그 스스로는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두 명의 여자를 번갈아가면서 빠르게 바라보다가, 여전히 궁금증이 가시지 않은 듯한 얼굴로, 마지못해 대답했다.




"이런 걸 왜 시키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거만 하면 신고는 안 해주시는 거 맞죠?"


"그럼요!"

"약속할게요."




남자는 정말로 모를 것이다. 이런 취향이 있는지도 모르지 않을까?

의문이 드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신고하지 않겠다'라는 조건에만 눈이 멀어 이를 승낙한 거겠지.


이런 남자의 말에, 뱃속에 화학 무기를 잔뜩 품고 있는 두 여자가 동시에 대답한 것이었다.

이 방귀에 미친 여자들... 뀔 수 있는 시츄라면 뭐든 괜찮은 거냐...!!


와중에 제혁 씨는 또 폰을 주섬주섬 꺼내고 있다. 절대 '평생 딸감 저장각'을 놓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내 마음 안에서 그를 향한 뭔가 아주 하찮고 이상한 존경심이 일었다.




"그럼 일단 저부터..."




설아는 그렇게 말하며, 남자의 오른쪽 앞에 선 채로, 뒤돌아서 특유의 커다란 엉덩이를 뒤로 쭉 내밀었다. 확실히 그녀의 신체 부위 중,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건 엉덩이임을 절대 부정할 수 없었다.


남자의 얼굴에 그가 설아의 그 큰 엉덩이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뻔히 드러났다.

내 여친한테 손 대려고 하면 콱 그냥 반갈죽을 해버려야지.


그러나, 그 남자가 욕망에 망설일 틈도 없이,

바로 그 풍만한 엉덩이에서 방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흐응~!"


뿌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라라라락!




그 독보적인 크기의 엉덩이를 살짝 씰룩거리며, 힘을 주는 귀여운 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천박하고 커다란 소리로 남자를 향해 뿜어져나오는 그녀의 방귀.

방귀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우렁차고 호쾌한 소리였다.


남자는 얼굴에는 아까의 살짝 상기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만이 남아있었다.




"으, 응하앗...♡ 자요, 빨리 맡아주세요...♡"


"..."




그렇게나 큰 방귀를 웬 모르는 사람을 향해 뀌어놓고는, 그 배출할 때의 쾌감에 흥분해버렸는지, 설아는 재빨리 엉덩이 쪽의 가스를 손으로 부채질해 냄새를 퍼뜨려버리며, 야릇한 목소리로 남자를 재촉했다.


역시, 남자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이게 사람이 뀔 수 있는 방귀인가?"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을 한 채, 눈이 휘둥그레 커져 있었다.

당연하다. 지금껏 살면서 이런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로 5초가 넘도록 뿜어져 나오는 방귀를 뀌는 사람은 못 봤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얼굴을 하는 것도 잠시. 그녀가 친절하게 손으로 퍼뜨려준 그 지독하고도 기분 나쁜 악취가 자신의 코에 들어오자 마자, 곧바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기침과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쿱, 콜록! 우웩! 우우우우우웁!!"




이것도 역시, 예상한 대로의 반응. 그 남자는 나의 예상에서 절대 벗어나질 않았다.

오만상을 지으며, 설아의 방귀 냄새를 맡고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그러면, 제 것도..."




괴로워하는 남자의 왼쪽 앞에서, 설아와 똑같이 엉덩이를 그의 얼굴로 내미는 민서 씨.




"으읏...♡"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다다다닥!




말투만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조신한 여성인 주제에,

한다는 짓이 허리를 숙여 천박하게 엉덩이를 내밀고 방귀를 뀌는 거라니...


방귀 소리만 들으면 인간도 아니지, 무슨 코끼리나 하마인 줄 알겠다.




"쿠헭! 콜룩, 큽, 큭, 우워어억!"




남자가 하는 기침과 헛구역질이, 정체불명의 소리로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햇빛을 받는 좀비같은 모습이었다.


그녀들의 압도적인 가스량에 이미 호텔 앞 전체가 지독한 냄새로 차,

일부 시민들은 여기를 쳐다보거나, 도망치기도 했다.


근데 그들은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기라도 하지,

이들을 모두 정통으로 맞은 남자는...

거기다가 이 사람은 나나 제혁 씨와 달리 둘 중 한 명의 방귀 냄새에 내성도 없으니...




"우욱! 크아아아악! 우웩!"




그가 겪을 고통이 얼마나 클지, 공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속은 시원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들이 겪는 시원함과는 다른 의미였다.


이렇게 냄새에 괴로워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는, 다름이 아닌 기록이 남고 있어서일 것이다.

지금 제혁 씨가 영상을 찍고 있는 것을 그도 아니까, 도망쳐버리면 신고할 까봐 아직 견디고 있는 거겠지.

뭐, 제혁 씨가 영상을 찍는 의도는 그게 아닌 거라는 걸 그 남자는 절대 모를 것이다.




"그래서, 누구 방귀 냄새가 더 지독해요?"

"누구 방귀 냄새가 더 지독한가요?"




남자의 오른쪽과 왼쪽에 서서, 동시에 말하는 두 방귀쟁이 여자들.


남자는 얼른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그는 오른손으로 얼굴을 막고, 왼손으로 한 여성을 가리켰다.


왼쪽에 서 있는 여성은 민서 씨였다.




"이... 이 분..."


"어머나."

"호오, 그래요...?"




민서 씨가 실제로 더 독했다기 보다는, 더 나중에 뀌어서 설아의 악취랑 합쳐져서 그렇게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긴 했다.


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던 찰나, 설아가 약간 자극 받은 표정을 지으며-




"이래도요?"




엉덩이를 쑥, 하고 남자의 얼굴을 향해 들이밀고는,




"흣!"


뿌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빠빠빠빠빠빠파팍!




마치 소라고둥에 바람을 최대로 불어넣을 때 나는 소리처럼,

힘차게 방귀를 내보냈다.


남자의 얼굴을 향해 직격으로 뿜어져 나온 그 가스는, 그와 제혁 씨 뿐만 아니라, 나까지 숨을 쉬기 힘들게 만드는 데에 충분했다.




"웁, 크악!!"




다시 엉덩이에서 뿜어져 나온 그 냄새에 당황하며 괴로워하는 남자는,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없기'라는 남자의 법칙을 간단히 무시해버리고 하남자 같이 선택지를 바로 바꾸었다.




"그럼, 이, 이쪽...!"




뭐, 위기 상황에선 하남자가 되어야지,

그 남자의 심리가 공감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설아 양, 그건 반칙 아닌가요?"




다만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을 뿐이다.


다급하게 다시 오른쪽을 가리키며 설아 승을 주려는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민서는 아까 허리를 숙였던 그 자세 그대로 두 발짝 뒷걸음질 쳐서 더 남자 쪽으로 다가가,




"우으읏...♡"


뿌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부부부부부뿟!




방귀를 뀌는 10초가 조금 안 되는 그 시간 동안, 허리를 천천히 기울임과 동시에, 배에서 생성된 그 가스들을 남자의 얼굴에 친절하게 선물해주었다.




"읏, 하아, 시원하다...♡"


"크읍! 욱, 우우우우우우욱!! 흡...!"




자기가 절대 지독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대 방귀를 뀌어 놓고선, 얼굴을 붉히며 시원하다는 듯이 손으로 부채질을 하는 민서 씨의 모습에, 하마터면 나도 이성을 잃을 뻔했다.




"크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남자는 나와는 다른 의미로 이성을 잃은 듯 했지만.


이렇게 덩달아 방귀를 뀌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설아는 다시 아까와 같이 엉덩이를 그 쪽으로 내밀며 자존심을 발휘했다.




"그래서, 누가 승자에요? 흐응...!"


뿌우우우부부부부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보복!


"잠깐, 설아 양...! 또...! 읏!"


뿌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방!


"고개 돌리지말고, 제대로옷...!♡"


러러러러러러러럭! 뿌우우우웅!!


"맡으라고요!"


"여기, 유부녀의 방귀도 마음껏... 응!♡"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만끽해주세요?"


"으응, 흣...♡"


부푸푸푸우우우우부부부부부우욱! 뿌롸롸롸라라라라라라라락!


"응핫! 후으으...♡"


뿌오오오오오오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복! 뿌바파파팍!




그리고, 갑자기 과열되어버린 방귀 냄새 대결.




"흐읏...! 어때요, 제 냄새...? 장이 어딘가 썩기라도 한 듯한 냄새가...♡"


봐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부오오오오오오오보보보보보로로로록!


"제 방귀... 코를 안 막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독한 냄새지 않나요?♡"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보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남자의 양 쪽에서 번갈아 나오는 우렁찬 소리와, 더러운 냄새.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오옥!


뿌롸롸롸롸롸롸롸라라라라라라락!


"응읍... 쿡, 콜록! 우욱! 우웨엑!"




남자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겹쳐진 악취에, 다리에 힘이 풀린 자세로 주저앉아 이미 눈물을 질질 흘리고 있었으며, 사람의 언어를 구사할 능력을 잃어버린 듯 했다.

두 여자는 대사도 따로 안 치고 그냥 차례를 지키기만 하며 연신 독방구를 뿜어대더니...




"읏, 하으아앗!♡"


뿌바바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박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뿌뿌뿌뽀보보보보복!!


"응흐으으으읏...!♡"


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박!!


"응읏!"

"하아앗...!"


롸바바바바바라라라라바바바바라라라락봐바바박브브브보보보보보브브브브보보복브븍부북오오오오보보보보오오오오보보보오오오오보보보오오오오보뷔비비비비디디디디디디디딕!




"크으우아아아아아악! 우으으으윽!"




이제는 번갈아가면서 뀌는 것도 없이, 그냥 설아는 오른쪽, 민서는 왼쪽에 서서 각자 배에 찬 가스들을 그저 시원하게 남자 얼굴을 향해 내보내고 있었다.




브로로바바바로로로보보보보부다부부부부와아아아아다다다다다다다다아아아아아아다다다다다다다다아바바바다다다바바바바바박!!


"케흡! 우욱, 그... 그만... 제발 그만...!!!"




두 방귀 소리가 겹쳐서 하모니를 만들어낼 때, 그가 힘을 내서, 겨우 사람의 언어를 구사했으나,


그의 노력은, 바로 그 순간 설아가 할 행동에 의해 소용 없게 되었다.




"이야아아아아압!!"




설아가 뒤로 뛰어들며, 엉덩이로 그의 얼굴을 팍 하고 친 뒤-




털썩!




민서 씨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엉덩이로 그의 얼굴을 바닥에 깔아뭉갰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간,




"흐으으으으으응!!♡"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빠바바바바바바바바바라바라바라바라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바닥에 처참하게 깔려버린 그의 얼굴을 감싼 두 엉덩이 사이로, 엄청난 폭음을 내는 설아의 숙성 독가스가 터져나왔고...


이에 거리는 형언할 수 없는 악취로 가득 차버려, 주변에 있던 우리 셋 모두 그 무자비할 정도로 구역질 나는 냄새에 본격적으로 고통받게 되었다.




"읍, 콜록, 콜록!"


"으읏, 설아 양, 이게 무슨...! 콜록, 웁!"


"콜록! 우으으으으으웨에엑! 우으으으읍!"




엄청난 냄새였다.

오늘 맡은 방귀들 중에서도 제일 구린 축에 속하는 냄새. 콧구멍을 바늘로 쑤시는 듯한 고통을 가져다주었다.

제혁 씨와 민서 씨는 손으로 코를 틀어막기까지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아는, 그 최고로 시원한 가스 배출에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 위에 앉은 채로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하으아아앙...♡ 이런 거대한 방귀나 뀌는 여자라 죄송합니다...♡♡"


슷-우우우우욱~




독가스 폭탄을 직빵으로 맞아버린 남자의 얼굴 위에서, 그녀는 단지 잔방귀를 내뿜으며 얼굴을 붉게 물들일 뿐이었다.


나는 남자가 혹시 살아있을까, 하는 걱정에,

앉아서 여운을 느끼고 있는 설아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엉덩잇골과 얼굴 사이에 갇혀있던 냄새가 파악- 하고 확산되며 냄새를 2차적으로 짙게 만들었고...




남자는 거품을 문 채 기절해있었다.


눈물 콧물까지 다 흘려버린, 누가보면 정말로 고문을 받다가 기절한 사람인 거 같았다.




"와... 이거는..."


"제대로 기절했네... 헤헤."


"케흡, 콜록! 이러면..., 우읍, 설아 씨의 승리인가요?"




제혁 씨가 냄새에 괴로워하며, 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서야, 1:0이 된 건가?




"하아... 사실 반칙이긴 하지만, 방금 방귀는 제가 봐도 엄청나긴 했으니, 인정할게요."


"앗싸아~ 이겼다!"




민서 씨의 인정에, 드디어 방귀 시합의 세트 스코어가 1:0으로 올라갔다.


잡고있던 내 손을 위로 들며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그녀.

비록 뀌는 방귀 만큼은 고문기구나 다름이 없지만, 이러한 모습 만큼은 귀여워 보였다.




"헤헤... 으웁!, 윽, 냄새..."


"니가 맡아도 엄청나지...?"


"우와, 이 정도면 지금 입고 있는 옷 전부 버려야겠는데... 내 방귀지만 냄새가, 킁킁, 흐읍..."




자신도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붉어진 얼굴로 약간 부끄러워하는 듯한 느낌을 보이는 설아.


그녀는 숨을 참으며, 두 손을 크게 휘휘 저어 냄새를 퍼뜨리는 행동을 했다.




"그럼, 들어갈까요?"




우리 둘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던 제혁 씨가, 그 연노랑색 캐리어를 잡아들며 말했다.




"그러죠."


"길거리인데... 가스테러 해버렸어...♡"




설아가 내 팔짱을 끼고 들어오며, 작게 속삭였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미안한 표정이 아닌, 흥분한 표정이었다.




"에휴."




나는 '못말려', 라는 의미를 담은 한숨을 쉰 뒤, 그녀의 볼을 꼬집어줬다. 말랑말랑한 촉감이 내 손에 느껴졌다.

어쩔 수 없는 변태 여친 같으니라고.


우리 넷은, 이미 반 쯤 망가져 버린 남자의 몸을 호텔 앞에 내버려둔 채로,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이렇게 즉석 종목이 하나 생겨버렸으니... 3판 2선승제로 가야 할 거 같아요."




호텔 카운터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다 온 민서 씨가, 호텔 로비에 서 있는 우리를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원래 하기로 했던 건 호텔 방 안에서 하는 거죠?"


"그렇죠, 설아 양. 그래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즉석 종목이 하나 더 필요한데..."


"흐음..."




서로를 쳐다보며 고민을 하는 두 여자.

하긴, 지금 1:0이고, 원래 호텔 방에서 하는 종목이 하나 있었으니, 뭔가 '3판 2선승제'라는 대결 구도를 성사시킬 수 있는 시합이 하나 더 필요했다.

즉, 지금 그녀들은 "누가 더 방귀를 잘 뀌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해 생각했어야 했다.


흠...




"그냥 대충 하지..."


"뭐라고 오빠?"

"뭐라고요?"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또 마음의 소리가 실수로 튀어나와 버렸다.


째려보는 두 여자의 눈빛이 무서워, 나도 모르게 깨갱, 하며 발걸음을 한 발짝 뒤로 빼버렸다.

하마터면 호텔 로비에서 두 여자에게 고문당할 뻔했다.

조심해야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 두 여자를 향해서는 뭔가 말 할 거리가 없었으므로, 제혁 씨와 수다나 떨고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에, 나는 호텔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의 바로 옆으로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호텔에 사람이 끊이지 않네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그러게요. 확실히 성수기라 그런지..."


"크리스마스는 최고의 성수기죠."




제혁 씨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치 연회에서 하는 파티의 모습을 연상시키듯, 호텔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아까와 같은 테러를 해버린다면... 홍대 한복판에 수류탄을 던지는 것과 같은 행위 아닐까?

그녀들이 이런 평화로운 호텔 로비에서 방귀 시합을 하자고 할 까봐, 갑자기 두려워졌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던 참에, 설아가 내가 아까 가리킨 방향을 유심히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나는 설아가 뭔가 말하려나 싶어서,

제혁 씨 옆에서 그녀 옆으로 걸어가려는 순간-




"저거다!"




라고 외치는 설아의 커다란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내 여친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도 엉덩이에서 나오는 소리 만만치 않게 크다.





"깜짝이야. 뭔데요, 설아 양?"


"저 엘리베이터."




설아는 아까 내가 가리켰던 쪽을 가리키며 민서 씨에게 대답했다. 나와 제혁 씨 역시 설아의 말에 집중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호텔에는 따로 작동하는 엘리베이터가 몇 대 있었으며, 모든 엘리베이터가 로비 층에 정차할 때마다 수많은 사람이 내리고 있었다.




설마... 내가 방금 생각했던 게 현실이 되어버리는 건가?




나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자신만만한 표정의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설마 저기 있는 사람들한테...?"


"흐흥."




그러자, 그녀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왼쪽에 서 있는 나를 휙, 하고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녀가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바람에, 나는 당황했다.


그녀는 이내 오른손을 자신의 엉덩이에 가져다 대더니...




"읏...♡"


프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브푸푹!




처음에는 못 들을 법 했으나, 마지막에는 우리 세 명에게 확실하게 들릴 정도의 소리로 방귀를 자신의 오른손에 내보낸 뒤,


그 손을 내 얼굴 바로 앞으로 가져와,


화악- 하고 펼쳤다.




"으읍, 콜록...!"





어디 장이라도 뒤틀려 꼬여버린 사람처럼, 바로 코앞에서 맡았을 때 눈을 뜨기 조차도 힘든, 차라리 음식물 쓰레기가 그리워지는 냄새.


심지어 얼굴 바로 앞에서 방금 막 배출된 가스를 직격으로 맡으니, 얼굴에 따뜻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런 냄새를 저 많은 사람들한테 맡게 해 줄 수 있다니, 흥분되지 않아?"




그런 방귀를 나에게 선물해주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이미 꽤나 달아올라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설아야, 그게 무슨..."


"콜록, 콜록! 우읍!"


"콜록, 읍, 하아... 으응...♡"


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내 얼굴 앞에서 퍼져버린 냄새에 부부도 고통 받았는지, 잠시 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별안간 설아 옆에서 익숙한 파열음이 들리길래, 이번에는 그쪽으로 모두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민서 씨가 허리를 살짝 숙인 채, 오른손으로 엉덩이 주변을 휘휘 저으며,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설아 양... 읏...♡"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손으로 휘저어서 냄새를 날리고 있는 와중에도, 얼굴을 붉히면서 방귀를 뀌어 가스의 양을 더욱 늘리는 그녀.


그 모순된 행동 속에서, 대장균도 장 속에서 썩어 죽을 듯한 방귀의 냄새를 선명하게 맡을 수 있었다.




"흡, 크흠. 그냥 간단하게 하죠? 누가 더 많이 기절 시키나."




설아 역시 그녀의 방귀 냄새에 조금 괴로웠는지, 호흡을 조금 가다듬고, 민서 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기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기절 시키겠다고???




"문이 열리자마자, 쏟아내는 거에요. 도망가는 사람은 노 카운트. 기절한 사람 수만 세는 걸로."


르르르르르르루룩...

로로로로로로록!




설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시에 울리는 그녀들의 배가, 두 사람의 흥분감을 알리는 듯 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혼자 조용히 생각했다.


미리 정말 죄송하다고.




신고는 안 당하겠지...?




...그나저나,




"아니, 기절한 사람들 뒤처리는? 내가 해야 해??"




라고 옆을 돌아보며 급히 외쳤지만, 이미 두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다시 엘리베이터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두 여자는 어느새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는 곳 근처까지 향해 있었다.




"하아..."


"그냥 가죠."




내 옆에 여전히 서 있던 제혁 씨가 말했다. 그는 이미 틀렸으니 그냥 즐길 것만 즐기자는 마인드인 듯 했다. 이 상황에선 그게 모범 답안이니까.


나는 그녀들을 반쯤 포기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향해 그와 함께 걸어갔다.


어짜피 우리 입장에서는 이만큼 꼴리는 상황이 없긴 하니까, 뭐.


이번엔 대체 얼마나 큰 것들이 쏟아져 나올까 기대하기나 해보자.




-




"흐흥, 그럼, 나부터 갈게?"




가보니 설아가 먼저, 엘리베이터의 닫힌 문을 향해 자신의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조준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사람들을 마중하기 위해.


누가 대체 엉덩이로 마중을 나오겠냐 만은...




그녀가 조준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는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기를 대기하며 멈춰있는 상태였다.

조금 더 기다리니, 계기판에 "만원"이라는 글자가 떴다.

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2층에서 엘리베이터 탈 거면 그냥 걸어 내려오면 안되나?"


"뭐, 누구나 한 번 쯤 해본 적 있는 생각이죠."




옆에 있던 제혁 씨가 나를 보며 대답했다.


나는 생각했다. 저기서 계단으로 내려갔으면... 눈 앞에서 펼쳐질 가스 지옥을 맛보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야.


앞으로는 가까운 층은 계단을 이용하여 걸어가는 습관들을 들이라고. 안 그러면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갑자기 별안간 엉덩이에서 뿜어져 나온 코가 삐뚤어질 듯한 방귀냄새를 맡게 될 수도 있으니까.




조금 더 기다리자, 엘리베이터가 움직임을 뜻하는 아래쪽 화살표가 사라지며, 숫자가 "1"로 바뀌었다.




"문이 열립니다."




하는 기계음에 맞추어 설아가 배를 살짝 만졌다.


그 와중에도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것은 멈추지 않는 모습이 상당히 천박해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문이 열리며 그 안에 있던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아응, 방귀 나와아앗~!!♡"


우우우우오오오오오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보부부부부부부푸푸푸푸푸푸푸푸푸부봐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40초가 넘는 길이의 엄청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의 공간을 자신만의 냄새로 가득 채워버리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안에 자욱하게 퍼져 사람들의 코와 귀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것의 정체는,

단지 내 여친의 방귀에 불과할 뿐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켈록! 쿠흡, 읍...!!"


"끄읍, 우우우우웁! 이게 무슨...!"


"꺄아아아아아아악! 무슨 일이야 오빠!!"




대부분, 아니, 엘리베이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아비규환 상태가 되었다.


처음 그녀의 엉덩이에서 방귀가 쏟아져 나오는 그 모습을 보고,

'엥?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고 생각한 사람이던,

'뭐야, 이 여자 방귀를 왜 여기서 뀌어'라고 생각한 사람이던,

'와 엉덩이 존나 커'라고 생각한 사람이던,

상관없이,


그 지독하고 지독해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모두 맡을 수 없는 독가스에 고통 받으며, 일행이 누구던 간에 관계없이, 다들 엘리베이터에서 빨리 도망쳐 나왔다.




"흥~ 흐흥~ 흐흥~ 으으응~!!♡"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우욱-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그와중에도 설아는 계속해서 콧노래를 부르며, 변태같이 엉덩이를 씰룩대며 자신의 뱃속에 있던 가스들을 무자비하게 쏟아내고 있었다.


털썩- 하고 사람이 넘어지는 소리가 몇 번 정도 들렸던 듯 하다.




"후으으으읏~!!"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다다다다당!!


"휴!"




마지막의 거대 사이즈 독가스를 뒤로 하고, 배출이 끝났는지, 그녀는 허리를 살짝 세우고, 엉덩이를 탁탁 소리 나도록 털어주었다.

그냥 부채질만 하던 그녀의 평소 습관이랑은 조금 달랐다.


그러자, 그녀의 몸 뒤로 이제 엘리베이터 안에 몇 명이 쓰러져있는지, 지독한 방귀냄새와 함께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남자 1명, 여자 2명. 총 3명이었다.




"어휴... 미친... 설아야... 이 냄새 어떡할거야..."


"우읍, 콜록! 휴... 으응... 설아 양은 3명이네요."




코 근처에서 손을 좌우로 휘휘 젓고 있는 민서 씨가 말했다. 어느샌가 또 휴대폰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는 제혁 씨는 그 냄새에 고통받으며 기침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응하아, 오빠아...♡"


푸스스스스슷뿌오오오옹~




그런데, 방귀를 한바탕 시원하게 뀌어버리고, 잔방귀를 뀌고 있는 설아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 보였다.


어딘가 표정이 풀린 게, 마치...




그녀는 몸을 완전히 세운 뒤,

천천히, 하지만 발걸음은 성큼성큼 크게, 내 쪽으로 걸어오더니...


별안간 내 몸에, 픽, 하고 기댔다.


뭐지, 자기도 자기 방귀 냄새에 버티지 못해 쓰러졌나, 라고 생각하려던 순간, 나는 그녀의 오른손이 그녀의 사타구니에 가있음을 깨달았다.




"으흣, 으으으으으으으으응!!♡'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라라라락!!!




그녀는 또 다시 한 번, 거대한 방귀를 내보냄과 동시에, 내 몸에 기댄 채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흣, 하앗, 하아...♡"


스으으읏- 푸쉭...




그리고는, 또 다시 잔방귀를 내보내면서 나를 올려다보며,

잔뜩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




"아까부터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은 참기 힘들어서... 그냥 가버렸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는 사타구니에서 손을 떼고, 내 몸에 안겨 여운을 조금 더 만끽했다.


여기서 그녀가 말한 '참았던 것', '가버렸다는 것'은,

아마 성적 흥분을 말하는 거겠지.




"스읍, 하아, 킁킁..."




내 가슴팍에 묻혀, 갑자기 강아지처럼 킁킁대는 그녀를 보며, 나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왜?"


"아니 그냥, 오빠 성분이 필요해서..."




라고 하며, 숨을 한 번 더 크게 들이마시는 그녀.




"스으으으으읍- 콜록! 콜록!"




그렇게 내 성분이 필요하다던 설아는, 내 성분을 주입하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순간,

괴로운 냄새가 나는지 별안간 기침을 했다.


순간 혹시 내 몸에서 땀냄새같은 게 나나 싶었지만-




"우으... 내 방귀 냄새 밖에 안나..."




라고 말하는 설아의 모습에, 나는 깨달았다.


그래, 당연히 지금은 내 몸에서 설아 방귀냄새밖에 안 나겠구나.

다행이다.


...아니, 다행이 아니지. 얘 방귀냄새가 전부 내 옷에 스며들어버렸단 거잖아.




이 옷들도 이젠 딸감으로 밖에 못 쓰겠네..




"자기야, 배 만져줘...♡"




우리 둘이 이렇게 꽁냥거리고 있던 도중,

별안간 민서 씨가 반대편에서 애교를 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설아를 두 손으로 잡은 채, 목소리가 나는 쪽인, 엘리베이터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이, 이렇게?"

 

"응, 핫, 흐으... 좋아...♡"


보뷔비비비빗-!!




우리 둘이 이러고 있을 동안, 둘은 이미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자기들 할 걸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서 씨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엉덩이를 내민 채, 그녀의 남편에게 쓰다듬을 받고 있었다.


"저런 걸 보고 '나잇값 못한다'라고 하던가."


"그건 좀 심한 거 아냐?"


"어, 뭐야, 나 방금 말로 했어?"


"..."




아무래도 방금 '나잇값 못한다.'라는 생각을 말로 꺼낸 모양이다. 분명 생각으로만 하려 했는데... 또 말로 나와버렸다.


설아가 나에게 말하고는, 그녀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내 품에서 떠나 종종걸음으로 그들이 있는 쪽을 향했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설아가 민서 씨에게 가진 감정이 적대적 감정만은 아닌가보네, 라고.


개인적으로 민서 씨와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내 입장에서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는 기절한 3명의 사람들에 대해, 대충 둘러대며 직원에게 말씀드려 처리했다.

뭐, 호텔에서 기절한 사람들인데, 호텔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그렇게 뒤처리를 대충 하고는, 반대편 엘리베이터, 즉, 민서 씨가 엉덩이를 조준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향했다.




엘리베이터에는 이미 "만원" 표시가 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천천히 1층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아, 분명,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겠구나,

라는 생각을 나는 머릿속으로 했다.




"으응..."


르루루루루루루루루뷰뷰부북...




민서 씨는 설아처럼 엉덩이를 씰룩거리지는 않았다. 조신하게 엉덩이를 엘리베이터 문을 향해 내밀고 있었을 뿐.

하지만 그 모습이 결국 곧 더럽고 냄새나는 방귀를 천박하게 내보내기 위한 자세라는 점이, 나와 제혁 씨 같은 인간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안 그래도 제혁 씨가 금방이라도 침을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휴대폰 카메라를 들어 자기 아내를 찍고 있다.

저런 점에서, 저 사람, 상당한 아내 사랑꾼이군...


나는 주변을 조금 더 둘러봤다.

호텔 직원들이 우리를 보고 쑥덕거리는 것을 저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엔 진짜로 경찰에 신고당할 수도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뇌리를 스쳤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중얼거렸다.




"...뭐 어때."




고작 여자들의 '방귀'일 뿐인데.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처벌할거야? 고작 방귀 가지고?




...물론 그녀들이 뀌는 방귀는 '고작' 방귀는 아니겠지만...




"...난 모르겠다."


"문이 열립니다."




그러던 와중, 민서 씨의 뒤쪽에 있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남에 따라, 나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다.


문 안에서, 또 다시 많은 희생양들이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풍만한 엉덩이를 내민 채로,




"아,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며, 얼굴만 엘리베이터 쪽으로 돌려 인사하는 민서 씨의 모습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흐으응!♡"


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라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다음 순간, 방귀쟁이 며느리 마냥 하늘이 울릴 것만 같은 위력의 방귀를 방금 인사한 엉덩이로 마구마구 뀌어 엘리베이터 안을 지독한 악취로 가득 채우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코를 잡고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우으으으읍!! 웁!!"


"자기야, 빨리 나와!!"


"엄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번에는 아이들도 좀 있었는지, 아이들이 울먹이는 듯한 소리도 조금씩 들려왔다.


그러면 뭐하는가. 방귀쟁이 며느리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죄, 죄송해요~ 멈추질 않아서, 으응...♡"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보보보보보보보보부부부부부부프프브브브브브부부우우우우우우부뿌부부부뤼리리리리리리리리리릭!!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뀌고 원하는 대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 그저 자신의 쾌락에 몸을 맡겨버리기 위해...

그저 옷에 가려져 안 보이는 엉덩이의 그 작은 구멍으로, 몸 속에 쌓여 있던 농축된 독가스를, 길게, 길게 터뜨릴 뿐이었다.


안쪽에서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가 나는 듯 했다. 털썩, 털썩 하는 소리들.


그녀의 방귀 독가스에 기절한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였다.




"응으으으으읏~!!♡"


뿌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보복-!


"하아...!"




마지막으로 그녀는 엄청난 소리와 양의 초고농축 유부녀 특대 방귀를 엘리베이터를 향해 한 발 선사하고는, 그제서야 시원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엘리베이터에 기절한 사람은...




4명이었다.

여성 2명, 남자아이 1명, 여자아이 1명.




민서 씨는 손으로 부채질하는 것 대신, 그 풍만한 엉덩이를 휘휘- 흔들며 냄새를 퍼뜨려주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천박해보였다.


근데 그 엉덩이가 냄새의 근원지인데 저렇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 아닌가...?




"콜록, 웃, 으... 으으..."


"콜록, 콜록! ...민서 씨는 4명이시네요."


"어머, 그럼 제가 이긴거죠?"




잔뜩 붉어진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키는 민서 씨.




"이건 불공평해! 어린애가 있었잖아!"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설아가 소리쳤다.


나는 생각했다.

확실히 방귀 위력은 비슷했던 거 같은데, 좀 운빨망겜인거 같기도...




"그리고, 그리고... 콜록! 으으, 내 방귀 냄새랑 합쳐져서 더 유리했던 거 아냐!?"


"그런식으로 따지면 설아 양... 아까 도둑 때도 당신이 더 유리했던 거 아닌가요?"


"읏... 그건..."




잠시 대답을 망설이는 설아.


민서 씨의 승리를 확정짓는 쪽으로, 즉, 민서 씨 쪽으로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그, 그러니까..."




이에 설아는, 뭐라고 반박할지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제혁 씨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박수를 짝짝, 하고 두 번 친 뒤 상황을 정리했다.




"자, 자!"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흠칫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이번 건 누나가 이긴 걸로 하고, 그럼 이제 1대1! 이제 원래 하기로 했던 걸로 승부 정하면 되겠다. 그쵸?"




라고 말하면서, 해맑게 웃으며 우리들을 바라보는 제혁 씨.


그 말에, 두 여자가 조용해지며, 제혁 씨를 바라보았다.

그 자욱한 공기 속에, 잠시 침묵.




"...왜요?"




갑자기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두 여자의 눈길이 부담스러웠는지, 그는 그녀들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아마 지금, 갑자기 알 수 없는 위화감에 둘러싸임을 느꼈을 것이다.


...뭔가 잘못된 말을 하기라도 한 것 처럼.




방귀쟁이 여자들이 씨익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말이 맞아 여보. 방에 들어가서 승부를 정하면 되지. 안 그래요, 설아 양?"


"그러네요... 어쩔 수 없이, 방에 가야겠네요... 이러면?"




그렇게 말하며, 두 방귀쟁이 여자는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맞아, 원래 하기로 했던 시합은 아직 하지도 않았었지?




그 눈빛에, 공포심을 느낀 건 제혁 씨 뿐만이 아니였다.


나도, 그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는 정말로 호텔 방 안에서 꼼짝 없이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이쯤 되면, 두 암컷 늑대 사이에서 겁먹은 어린 숫양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제혁 씨도 깨달았을 것이다.




"뭔가 오늘 멀쩡하게 집에 못 들어갈 거 같은 기분이..."




-




호텔 방 침대를 두고, 구석에 가지런하게 놓여져 있는, 한 번도 건드린 적 없어 보이는 캐리어.


저 캐리어에는 사실 어제 설아와 함께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플레이와 관련된 기구들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밖으로 꺼내는 일은 결국 없었다.

왜냐하면 민서 씨네 부부와의 방귀 시합 더블데이트라는 변수가 생겨버렸기 때문.


아직까지 호텔 방에 은은하게 남아있는, 그녀의 냄새가, 나의 코를 살짝 쥐어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방에는 나와 설아 뿐만이 아닌, 제혁 씨 부부도 같이 들어와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각자 씻은 뒤, 호텔 가운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네 명 전부 호텔 가운 한 벌만 알몸에 걸친 상태였다.




"흐음... 설아 양의 방, 우리랑 방 구조가 똑같네요."


"방구 조금이요? 흐읏..."


뽀오오오오오오보부북-


"설아야, 방구가 아니라 방 구조..."




옆에서 가만히 우리 셋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혁 씨가 푸흣, 하고 조용히 웃었다는 사실은,

나만이 목격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승부는 뭘로 결정하실 건가요?"




서론을 뒤로 하고, 내가 민서 씨에게 먼저 물어보았다.


잡아먹히는 건 이미 확정이고, 어떤 식으로 잡아먹힐 지가 관건이었기에.




바로 그때, 어느새 설아는 저 구석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 2개를 끙끙대며 침대 앞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왜 저걸 침대 앞으로 가져오는지 나는 의아해, 설아에게 그 목적을 물어보려 했다.




"설아야, 그건 왜 가져오는..."


"일명, '30초 게임'이에요."





설아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나의 말을 끊고, 민서 씨가 나를 바라보며, 내가 먼저한 질문에 대해 대답했다.


그리고는, 아까와 같은 눈빛을 하고,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사정참기 게임'...이 더 맞으려나?♡"


"...!"




그 맹수의 눈빛.

이 변태같은 눈빛...


설마설마 하며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까의 그 흥분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는, 달콤한 목소리로, 나를 여우처럼 유혹했다.




"민우 씨, 내 방귀 냄새... 직접 맡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서, 나를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동시에 듣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소리로, 방귀를 내보낸다.


미소를 지으며 그 많은 방귀를 가볍게 뀌어버리는 그 모습이 꼴리기도 했으나...

그보다 나는 가장 먼저 의문점이 들었다.


이 사람, 왜 갑자기 내 남편이 아닌 나한테 이러는거지?




"잠깐 거기! 선은 넘지 말기로 했잖아요 저희!"




의자와 테이블을 다 옮긴 설아가, 나와 그녀를 바라보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저기, 지금 이게 무슨 상황..."




침대 옆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던 제혁 씨가 말을 꺼냈다.

그도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는지,

갑자기 외간 남자를 별안간 유혹하는 자신의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당황해 하고 있었다.




"서로 30초동안 번갈아가면서, 남의 파트너에게 방귀를 뀌어버린 후... 남의 파트너를 사정시키면 승리."




이에 설아가, 한숨을 쉬며 그를 바라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남의 파트너?

그 말은, 내가 민서 씨, 제혁 씨가 설아 방귀를?




"버티면... 다음 차례로 넘어가는거죠. 예를 들어 제가 제혁 씨에게 방귀를 30초 동안 뀌었는데, 제혁 씨가 사정하지않고 버텼다면, 다음은 민서 씨가 우리 오빠한테 30초 동안 뀔 차례. 만약 그때 우리 오빠가 사정한다면, 그 쪽의 승리. 뭐 이런 식이에요."


"아, 아하... 그런... 네??!!??"




제혁 씨도, 역시나 당황한 모양이다.


나도 당황했다. 그렇다면 나는, 민서 씨의 방귀를 맡아야 한다고??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오빠는 나한테 뒤지겠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쪽으로 휙, 하고 눈을 돌렸다. 그 눈빛이 마치, 산 속의 범이나 반달가슴곰 같아, 아까와는 다르게, 정말 의미 그대로 잡아먹혀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제혁 씨도, 내 옆에 있는 민서 씨를 보며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만약 이 게임이, 정말로 그렇게 진행된다면...




'무조건 흥분감을 참아야 한다!!!'




만약 남의 여자의 방귀로 사정해버린다면, 후에 자신의 여자로부터 어떤 후폭풍이 들이닥쳐 버릴 지 모르기에.


두 남자, 나와 제혁 씨는 두려움에 벌벌 떨었던 것이었다.

이건 위험한 상황이라고.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파국인 상황이라고.

본능적으로 직감한 것이었다...!


그래, 이 상황이 아무리 꼴리더라도,

꼴리게 받아들이면... 끝장이야!

반드시 참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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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아직 끝이 아니였습니다~

아니 이게 왜 4화까지 가냐...


1 2 3화는 님들 발기도 안 됐을지도 모르지만

4화는 진짜 딸감으로 쓸 거 기대해도 됨

왜냐하면 무려 삽화 커미션까지 넣어가면서

지금까지 썼던 소설 중 가장 긴 길이로 열심히 쓰고 있기 때문...


원래 3화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6.5만자를 넘기더라... 그래서 3화 나누고 부득이하게 또 분량이 넘어갔다

4화는 아마 대회 마지막 날 전날/대회 마지막 날인 19일, 또는 20일에 맞춰서 올릴 거 같음

나도 이렇게 내 망상 속의 빵구쟁이들한테 진심이 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된 이상 4화까지 함께해주면 고마울 거 같다

다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