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다닥. 타닥.


나는 한창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참이었다.



뿌우우우우웅~


뿌와아아아아아앙! 뿌와아아악!!


“아 꺼져”


솔직히 반응해 줄 가치도 없었지만 반응을 안 하기에는 소리가 너무 강렬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뿌와아아아아아악! 뿌ㅇ르르륵!


“아 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뀌어대 놓고도 남아있었는지 왕창 더 뀌고 도망치는 그녀였다. 

소리만 컸으면 잠깐 지나가는 해프닝이었겠지만 

지독한 냄새는 일렁거리며 계속 내 코끝을 툭툭 건드리는 듯했다.





이렇게 더러운 자식이랑 손절치면 되지 않느냐고?

그녀는 하필이면 내 누나였다.


친구들은 내가 부럽다고 말하곤 했다. 

특히나 누나가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게 ‘윤서린’이라는 사실이 더 부럽다고 말했다.


그놈들이 이 꼴을 봤어야 되는데.


‘도대체 밖에서는 어떻게 정상인 척하고 다니는 거지?’


내가 항상 저 자식을 보면서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던 내 알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 누나가 인기가 많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나로서는

도대체 어떻게 저 자식이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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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띠-띠- 띠리리링

도어락 소리가 집에 울려 퍼졌다.


우리 누나가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옷을 벗는 것이었다.

또 대충 바닥에 내팽개쳐 놓을게 뻔히 보였다.


“야”


“왜..  아 옷좀 잘 입고있어!”


“에이 이 정도면 입은 거지~ 거실 에어컨 방금 틀어서 덥단 말이야”


속옷만 입고선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내 소중한 눈이 저 가슴살과 뱃살에 눈갱당해버렸다.


“나 피자시켜주면 안되냐”


“돈 다 썼어??”


“어.”


하..이 자식은 또 이러네. 우리 부모님은 용돈을 굉장히 굉장히 많이 주시는 편이셨지만 

월말만 되면 이 자식은 나한테 사 달라고 조르고 앉아 있었다.


“아 싫어”


그러자 우리 누나는 갑자기 뒤돌아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뿌우우우우우웅!


뿌와아아아앙~ 뽀오오옹!


대답 대신 이렇게 나온다고? 진짜 싸가지 없는 자식..

“읍.. 크헉..”


“아니 어떻게 평소보다 더 심하냐?”


평소에도 지독하던 냄새가 지금은 한층 더 매캐했다. 뭐랄까 계속 맡고 있으면 병원에서 눈 뜰 거 같았다.


“아 몰라 어제부터 똥을 못 쌌어”


“안 사주면 계속 뀐다”


“아 알았다고! 어으 진짜..”


나는 저 말이 진짜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에도 진짜 끊임없이 뀌어대길래 결국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뱃속이 어떻게 돼먹었는지 정말 상상도 하기 싫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저 협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불쌍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힣 사주는거양?”


“피자 4판이면 돼?”


나는 정말 우리 누나만큼 잘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아마 돈이 없는 이유도 식비로 다 탕진해 버려서일 터였다.


“그리고 베라도 사줭”


“알겠으니까 귀여운 척 하지 마”


“뭐?”


나는 말을 뱉고 약간 후회했다.


뿌우웅우웅~


철컥


방귀를 뀌며 문을 닫고 나가는 그녀였다.


‘하.. 진짜 인생에 도움안되는 자식.’



‘윽..냄새..’


도대체 밖에서는 어떻게 저 많은 방귀를 참고 다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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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냠냠냠.. 쩝쩝


와구와구..


피자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솔직히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음~”


음식을 먹으니 만족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짓는데 뭔가 얄미웠다.


“나도 좀 먹자. 적당히 먹어”


“너 어차피 좀만 먹을 거잖아 왜 시비야”


“맞긴 한데.. 아 뀌지 마!!”


갑자기 누나의 몸이 조금씩 기울어지는 걸 포착한 나는 다급히 소리쳤다. 

웬만해서는 누나가 방귀 뀌어도 넘어가는 나였지만 오늘 냄새는 좀 많이 심각했다. 


사실 평소에도 밥 먹을 때 방귀 뀌는 건 짜증났지만 뀌지 말라고 해 봤자여서 

점점 체념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 배 아파..”



 뿌르르르르륵! 뿌우우우우우웅! 뿌와아아앙~~


젠장.

역시나 오늘도 뀌지 말라고 해 봤자다.


“아 뀌지 말라니까”


“아 왜”


그녀의 표정에는 ‘내가 집에서 뀌는데 뭐가 문제임?’ 이라고 써 있는듯 했다.


내 인권은 어디가고..


“아니 오늘 냄새 진짜 좀 심각하다니까”


“아 그니까 똥이 안나와 짜증나 죽겠다니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숭 가득한 모습만 보이면서 나한테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얘기를 하는이 모습을 내 친구들이 봤어야 하는데.


꾸르르륵-


“읏.. 배야..”


뿌웅~ 뽕


‘아놔. 화장실로 가면.. 안되는데..’


방귀로 추진력을 얻으며 화장실로 달려가는 그녀였다.


“누나~ 밖에서 싸라니까!”


아오. 큰일났다.


똥 싸는 거면 무조건 막힐 텐데.


그리고 그거 뚫는 건 내 몫이 될 거잖아..


누나가 대답이 없자 나는 화장실 앞으로 향했다.


뿌우우우우우웅!! 뿌와아아아아아앙!! 


흐읏..


‘아 젠장 내가 이걸 왜 듣고 있어야 돼’


“누나! 밖에서 쓰라고!”


“아 밖에서 긴장돼서 잘 안 나와!”


뿌지지지지지직


풍덩.


‘이미 늦었구나…..’ 

절망감을 느낀 나는 순간 그 자리에 얼었다.


“그리고 집 화장실인데 맘대로 쓰면 좀 덧나냐”


뿌지지드드드득


푸드덕


뿌즈지지지지직


풍덩.


문 앞이었지만 누나가 똥 싸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아놔. 잠깐 정신줄 놨더니 귀갱 당해버렸네….’


결국 10분 정도 흐른 뒤에서야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녀였다.


“음 흐흣~ 유후~”


간만의 쾌변에 신났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나오는 그녀였다.


“하.. 변기 막혔지..?”


“아 맞아.. 막혔어.. 미아냉..”


“또 내가 뚫어야 돼????”


“근데 저거.. 뚫어도 안 될 거 같은데..”


“에?”


이게 무슨 소리지?


‘으악!!’


궁금해진 나는 바로 화장실로 향했으나 엄청난 냄새와 맞닥뜨렸다.


“우욱…”


구역질이 절로 나오는 냄새였다.


“열어보면 알건데.. 열어 보기 싫으면 말로 설명해 줄까?”


뒤따라온 누나가 나에게 말했다.


“아냐.. 열어볼게”


이쯤 되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더 궁금해졌다.


물론 나는 호기심을 내려놓고 말로 들었어야 했다.


탁.


“뭐야!”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팔뚝을 넘어 종아리에 가까운 두께를 사랑하는 그것들이 변기에 한가득 쌓여 있었다. 

변기 물이 안 보일 정도로 가득 쌓인 꼴은 실로 굉장했다.


그때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뚫어뻥의 원리는 배관을 막은 물체를 꺼내 다시 잘 흘려보내는 것인데


그냥 압도적인 크기에 의해 막혀버린 것이니 뚫는 것이 의미없었던 것이다.


“으엑…”


놀라움에 느끼지 못하던 냄새가 그제서야 코에 닿기 시작했다. 유독한 가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니 누나 무슨 짓을 해놓은 거야!”


“아 그니까 나 ㅈ된거 아니냐? 부모님 오시면 어떡하냐..”


꾸르르르륵..


굉장히 불길한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퍼졌다. 


뿌웅! 푸다다다다다다다닥- 푸덕푸덕푸득푸더덕–


눈 깜짝할 새에, 우리 누나는 변기에 앉아 있었다


‘으헉..’


방금 나와서인지 훨씬 생생한 냄새가 코끝을 찌르다 못해 쑤셔댔다.


“아우 미리미리 말 좀 하지 뭐 이렇게 갑자기 싸!”


나는 화장실에서 빠르게 뛰쳐나오며 말했다.


“미안! 갑자기 더 마려웠어!”


푸드드드드득…


화장실을 나오면서도  점점 작아져가는 쏟아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진짜 인생에 도움 안 되는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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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건 일상물 느낌으로 써 봤는데


저번보다는 별로인 것 같네


사실 그래서 안 올리려다가 그래도 취향 맞으면 필력 좀 별로여도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