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이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방식을 따르지는 않을거야”

물론 그녀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이후에 자신이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이름: 김지연

나이: 22세(추정)

//저는 지지 않아요.


20XX년,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은 점차 더 큰 즐거움, 더 큰 자극을 찾는다. 새로운 오락거리.

과거의 스포츠문화는 사람들 눈에 익은지 오래다. 주먹을 휘두르더라도 그 끝에는 더욱 추락하는 모습이 보고 싶을 뿐이다.

화면 뒤에서 나락으로 추락하는 타인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 그 열망이 돈을 끌어오고 게임판은 커져만 간다.

“두 선수 모두 카메라를 향해 엉덩이를 내밀고 양손으로 힘껏 벌려주세요.”

키이로 뱅크 스타디움. 힘겨운 대진운을 뚫고 준결승에 진입한 두 세계급 선수들. 양 선수 모두 약물 도핑 테스트 이후 시청자들에게도 자신들이 정정당당한 승부를 할  준비가 됐음을 증명한다.

“야 이세나 선수 숨 들이쉴떄마다 움찔거리는 애널 속살 핑크빛인거 ㅈㄹ 꼴리지 않냐? ㅋㅋ”

“아 진짜 개변태같아 그런 것만 보고 있고”

선수들은 전부 여자지만 성별과 무관하게 생방사수 하지 않는 사람 찾는 게 더 힘들다.

탕!

경기가 시작된다. 왜 그리 인기 있는 스포츠인지는 복장만 봐도 알 수 있다. 기본 협회규격 복장은 유두가 있는 부위만 도려낸 스포츠 브라와 성기와 항문 주위가 뚫린 팬티인 것이다.

때문에 기초훈련은 언제나 당연한 수치심과의 전쟁이다. GC에 삶을 바치는 선수 한명 한명이 어지간한 탑급 연예인의 인기와 소득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하지만 반대로 재능있는 0.01%는 교내 대회에서부터 동급생들, 그리고 전교생 앞에서 이런 모습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유효타! 이세나 선수 유효타입니다!!”

왼발로 무게중심을 잡고 그녀를 상징하다시피 하는 발차기로 상대 선수의 유방을 명중시킨다.

환호와 함께 땀방울이 공기중에 휘날린다.

곧이어 상대선수의 신음소리와 함께 다리 사이로 작은 물줄기가 조르르 떨어진다.

기세를 이어 돌려차기를 명중시키자 시청자, 관중들 모두 그녀의 승리를 확신한다.

그러나 돌연 뒤로 물러나는 것은 이세나 선수였다.

상대 오무라 유키코는 장타가 특기이다. 몸을 숙여 공격을 피하고 돌연 힘이 빠진 복부에 장타를 날린 것이었다.

“우윽..”

분명히 동작의 흐름의 끊김이 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유키코는 허리와 다리힘으로 상체를 틀어 두번째 장타를 적중시킨다.

 

“아- 이세나 선수 무릎을 꿇었습니다!”

카메라는 공격을 성공시킨 유키코가 아닌 이세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으으 으윽 그흐으….” 

 

그녀의 머릿속으로는 쌓아올린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야 이세나 ㅈㄴ 싸가지 없지 않냐?”

“진짜 GC 좀 친다고 콧대 높아져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만인의 아이돌이 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시기와 질투의 시선을 뚫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90-스포츠입니다. 이번 전국 고교 대회 우승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이번 마지막 경기는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하지만 실력적인 차이도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우- 부욱 부우우욱’

모멸의 소리와 함께 모래성은 무너져내린다.

“난 괜찮아 엄마. 지금까지 항상 이겨왔잖아. 오늘도 되는 날이야. 나 이기고 올게.”

신동, 세계 재패의 문에 다가서다

“으아아으… 크윽… 흐으 안돼애… 여기서 크…흐윽……”

 

"뿌와아아아악- 꾸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뿌루루룩 뿌귝뿌귝  푸파파팟--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뿡♡ 뿌욱 푸슈푸슈 뿌뤼뤼뤼뤼뤼뤼뤼-  뿌웅♡  뿍뿌직뿌직 뿌슈슈슈 파바바파팟---"

힘껏 분홍빛 속살을 들어낸 애널로부터 황갈색 덩어리가 뒤로 나선을 그리며 경기장 바닥에 떨어진다.

TV 

관중들의 눈은 그녀에 고정되어 있다. 그녀의 모습에서 감히 눈을 떼지 못한다.

액과 파편이 항문 주위를 더럽히며 그녀의 뒤에서 적나라하게도 쏟아내는 모습에.

적막함 가운데 악몽 같은 소리만이 케이블을 타고 관중석에, 도시 술집에, 핸드폰 중계앱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브랜드 CF나 유명 토크쇼의 VIP 게스트로만 접하던 그 이세나가 엄청난 소리와 함꼐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몸을 비틀며 한심한 꼴로 배설을 하는 것이었다.

공중파는 그녀의 뒤쪽과 얼굴을 동시에 다시 한 화면에 잡아준다. 여우상의 흑발미녀의 모습과의 극적인 대비가 대조적이다.

이세나는.. 꺾인 모양이다. 눈을 질끈 감거나 이를 악물지도 않았다. 단지 흔들리는 동공만이 그녀 역시 시청자들 만큼이나 큰 충격을 받았음을 시사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