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새의 소리를 알람 따위보다 먼저 듣고 일어나 덧없게 웃으며 시작하셨는지요?

혹은 5분, 3분마다 맞춰놓은 알람을 하나씩 끄다 괜시리 불안에 깨어 시간을 확인하셨을까요?

아예 오전에 맞췄다고 착각한 알람만 믿다 소중한 계획이 꼬여 정신없이 일어나 애꿎은 머리만 그러쥐셨을지도?

누군가의 활기가 포근한 태양의 냄새처럼, 언제나 없던 것처럼 있다가 기지개를 켜고 알리는 아침의 시작이 문득 궁금합니다.

아침이라는 단어에는 태양의 솟음을 생명의 탄생과 같이 여기는 인간이기에 마음에 둘 수 있는, 참으로 오묘한 울림이 있지요.

우리의 삶을 그 상징에 빗대어 보면 우리는 매번 아침에 새로이 탄생하고 밤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매 밤마다 죽음을 앞두는, 그럼에도 내일 태어날 것을 아는 이의 심정으로 오늘 하루를 궁리하고자 합니다.

언뜻 들으면 우습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잠을 자는 것이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인데, 무얼 죽고 태어나고를 논하느냐며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고로 하여금 더욱 이 상상에 나래를 덧입히고 맙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마감하는 것, 그것이 마치 후대에 뒤를 맡기는 선조의 심리와 같다고 말입니다.

그러하다면 잠을 자는 이의 심리는 유언을 남기는 이의 심리와 유사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그 대상이 '타인'으로 내리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으로 지정됨이 다를 뿐이겠지요.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나라는 웅대한 '역사'의 후사를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고의 연장에서, 저는 문득 묻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그대들의 이번 세대는 어땠습니까?

다음 세대에 무엇을 전하고 싶습니까?

그러하여, 그 숭고하기 그지없을 자신이라는 역사서에 적힐 내용이 무엇이기를 소망하십니까?


쌀쌀한 밤입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잘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