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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24. D - 656
삐... 삐... 삐... 삐... 삐...
치이이이익---
"원장님 이제 저희한테 맡기시고..."
"꺼져..."
"이 주 동안 밤을 새셨어요, 저 환자분 깨어나시기 전에 원장님이 먼ㅈ..."
"닥치고 꺼져... 여기다 엎어버리기 전에.."
"...알겠습니다."
드르륵- 쿵-
세라가 링크장에서 발목이 부러지고 쓰러진 지도 딱 이 주...
아직까지 쓰러져있어....
마취제가 너무 강했나...? 세라의 몸이 못 버틴 건가...?
링크장에서 받은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세라가 못 일어나고 있는 건가...?
내가... 내가...
내가 세라를....
내 욕심 때문에.. 세라가....
꼼지락-
"어...?"
바, 방금... 세라 손이 움직인 거 같은데..?
"세, 세라야..?"
"..........."
...기분 탓이었나...
꿈뻑... 꿈뻑...
몸이 너무 무거워...
이렇게 밤을 새본 건... 영업 이후 거의 처음인데...
아닌가...? 아... 시험이랑 병원 짓는 거랑... 별에 별거로 많이 샜었구나...
근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몸이 무겁지...
치익-
꿀꺽.. 꿀꺽... 꿀꺽...
몬스터로 다시 카페인 충전하고...
휙- 탱그랑- 데구르르르.... 달그락-
방 구석에 쌓여있는 몬스터만 약 20병...
에소프레소 9잔과 물 2리터 46병...
...진짜 내가 먼저 죽겠는데 이러다가... 한도량을 넘은 걸 못해 뚫었네..
비틀... 우당탕탕- 꽈당- 와르르륵-
"콜록콜록..."
하필 넘어지면서 책장을 쳐가지고... 다 엎어졌네...
"콜록..."
....이건 내 기침 소리가 아닌...
"세라야!!!!!!"
"콜록... 에으윽..."
다행이다.. 진짜아아...!!
"세라야! 세라야!!"
"어으으.. 언니이.. 나 머리 울려어..."
와라악-
"흐윽.. 흑.. 세라야아아아..."
"왜 또 울ㅇ... 언니 상태 왜 이래?!"
흐아아아아아아...!!!
"끄윽.. 흑, 하으윽..."
"어..언니 일단 숨 좀 쉬어.."
"하아.. 하아.. 아윽... 하아.. 하아아...!"
다행이다.. 다행... 흐에에에에에엥...!!!!!!
*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니가 깨어난 날 보자마자 안더니 진짜 폭포수가 흐르듯 울고 있다.
나 얼굴이랑 옷 거의 다 젖었어...
"언니.. 나 며칠 동안 쓰러져있었어?"
"훌쩍.. 이 주..."
이 주?
14일?!
"그..그런 거치고는 몸이..."
"크으응... 센트럴에 있는 고급 장비들 다 썼으니까.. 당연하지..."
헤에에엑...
"그..그럼 얼마 정도야..?"
"이 주 동안 쓰러져있고... 그동안 안 썼던 기구들도 다 썼으니까... 못해도 1억은 들겠지...?"
..이럴땐 하베스트 환자라서 행복해.
아니, 언니랑 사귀고 있어서 행복해.
그보다 언니 동생이라 행복해...
친언니라 생각하면 친언니라고! 음!
"아, 맞다! 나 기절해 있는 동안 꿈꿨어!"
"꿈..? 어떤 꿈인데?"
"뭔가... 공허에 둥둥... 떠있었고, 사람 한 명이 있었는데..."
으으으음... 어떻게 생겼더라...
"...아! 회색 눈!"
"어?"
내가 회색 눈이라고 하자마자 언니가 이상할 정도로 놀란다.
뭐..뭐지..? 나 뭐 잘못 말했나...?
"혹시... 회색 눈에 하얀 머리고 하얀 코트 입고 있었어?"
"어, 어... 어떻게 알았어...?"
"뭐, 뭐 말한 것도 있어?"
"마, 말 한 거...?"
방금 막 깨어나기 직전에 꿈을 꾼 거라서... 으으으으....
"'걱정하지 마, 지켜보고 있으니까. '..?"
"...또?"
"으으으... 잠시마안.."
그리고 또오오오...
"..미안 언니... 더 이상은 기억이 안 나..."
"그래..? ..알겠어."
"아, 그래도 단어 하나는 기억나!"
"어떤 건데?"
"뭔가... 찾았다고 말 한 거 같아!"
와라아악-!
"어..언니?!"
"흐에에에엥..!!!!!!!!"
오..오늘따라 언니가 많이 우네...
"괜찮아 언니, 나 진짜 괜찮아!"
"훌쩍.. 크응... 흐에에엥...!!"
...확실히 언니도 아직 어린 거 같아....
내가 기절해서 이렇게 우는 거잖아?
"언니 괜찮아, 응? 그러니까 뚝!"
"훌쩍... 우응.."
...언니의 이렇게 귀여운 모습은 보기 드문데.
"..그래도 깁스는 해야 되네.."
"으응... 어쩔 수 없어... 여기서 더 다치면 큰일 나니까.."
방금까지는 몰랐는데... 슬슬 발이 답답해서 보니까, 내 발에 깁스가 되어있다.
"이거 얼마나 하고 있어야 해?"
"글쎄... 일단 다음 달까지는 하고 있어야지."
"우으으으..."
깁스를 한 달 동안...?
"그럼 나 한 달 동안 못 씻잖아..."
"그건 아니야, 이거 물에 안 젖거든."
"그게 가능해..?"
"과하게 발달한 의학과 과학은 마법과도 같다고?"
...저 말 아무리 봐도 만능이야.
과학이랑 의학으로 이게 가능하다고 이해가 안 될 때 저 말을 하면은 이상할 정도로 다 이해가 돼.
저거 이상해. 저게 진짜 마법 아닐까?
"...그나저나 언니."
"응?"
"방 치워."
"에, 에헤헤헤...."
언니가 왜 이렇게 내 시야를 막고 있는지 드디어 알았네.
...설마 울었던 이유도 이거 때문인가?
..그건 아니겠지.
"헤에엑... 링거는 또 왜 이렇게 많아...? 저기 구석에 있는 몬스터들은 또 뭐야!"
"그, 그게 말이지이..?"
"설마... 나 기절해 있을 동안 한숨도 안 잔 건 아니지...?"
"다, 당연히 아니지..! 헤헤..!"
"똑바로 말하면 살려줄게."
"미안해...!"
짜아악...
'내가! 잠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자라고 했지!!!"
"끄에에엑!!!"
뭐... 내가 때려봤자 아프진 않겠지만, 혼낼 건 혼내야지.
...진짜 방 난장판이네.
책장이 엎어져 있어서 떨어진 책들은 바닥에 널려있고, 저기 방구석엔 몬스터가 산처럼 쌓여있고...
심지어 내 옆에는 무슨 주사나 링거 팩이 쌓여있고...
"언니, 나한테 뭐 이상한 주사 놓은 건 아니지?"
"미약을 조그음..."
"..진짜 죽을래?"
"농담이야! 농담이라고!!"
진짜... 왜 그런 농담을 치는 거야...
"근데 미약이면 불법 아니야?"
"요즘 미약들은 부작용 없어서 괜찮아. ..물론 중독되면 위험하지만."
히이익...
"걱정 마, 하루에 10병씩 쓰는 게 아닌 이상은 중독은 안 되니까."
"그..그래도 위험한 거 아니야?"
"흐음~ 한 번 맞아보고 위험한지 확인해볼까 세라야?"
그러더니 언니가 주머니에서 딱 봐도 불길해 보이는 핑크색의 액체가 담긴 주사위를 보여준다.
"서..설마 그걸 평소에도 챙기고 다니는 거야...?"
"그럼~ 우리 세라가 기분 좋아지고 싶을 때 쓸려고 항상 준비 중이지~"
"...내..내이일..."
"안 돼! 적어도 다리 깁스 다 풀고!"
"아 왜에에에...!!"
"세라야, 그... 언니랑 섹스를 하는 건 좋아, 키스도 좋고. 근데 무엇보다 중독되면 안 돼."
"흐이이잉..."
이 주 동안.. 언니 못 느꼈단 말이야아아....
"그리고, 지금 무엇보다 네 몸이 미약을 버틸 수 있는 지도 미지수기도 하고."
"우으으..... 나..나 이 주 동안... 언니... 못.. 안고.... 언니 온기도 못 느끼고... 나 언니 성분 부족해서... 죽는단 말이야아아아..."
훌쩍...
"...내일 할까..? 검사 끝내고, 내가 생각하기에 괜찮으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세라야."
"저..정마알..?"
"응! 그러니까, 오늘은 이만 자자."
"알겠어...!"
그렇게... 오늘도 언니랑 약속하고,
꼬오오옥....
"잘 자 세라야?"
"언니도 잘 자아.."
평소와 똑같이 언니의 품속에서 잠든다.
헤헤... 언니 쪼아...
딱히 D - 666은 의미가 없습니다! ...정확히는 '없어졌다'가 맞겠군요.
사실 진짜 의미 없어요, 왜... 666은 악마의 숫자잖아요? 그래서 긴장감을 주려고 666을 선택했답니다~ 짜잔~
그리고 몸이 약한 세라다 보니까 이 주간 기절하면 적당할 거 같아서 계산했는데 딱 666이더라고요. 엄청 신기했어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