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훔쳐 가는 자가 있다.

우리 집 안에.


어딘가에 교묘히 숨어

나를 지켜보고 있겠지.


자신을 바라보지 않을 때만을

손 꼽아 기다리면서.


나는 이제 고개를 들고 시간을 훔치려 한다.

나는 이제서야 고개를 들고 시간을 마주한다.


시간의 매끄러운 표면은 빛마저 반사하여

시간의 형상은 온데간데없이 엉성한 인상이 있다.


나는 나와 마주하고 나는 나와 인사한다

시간에서도 나와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