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26. D - 648
지이이잉-
"오오오오..."
"어때 세라야? 신기하지?"
지금... 언니가 가져온 무언 갈 시험하고 있는데...
이거 엄청 편해...
뭔가 기계처럼 감싸고 있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아니야..
따듯하기도 하고... 약간은 따가운데 기분 좋은 따가움?
...이렇게 말하니까 뭔가 이상한데?
왜... 약간 그런 거 있잖아, 얼굴 좋아지려고 빨간 빔 쏘는 마스크 쓰는 거.
딱 그 느낌이야 지금.
"아, 그리고 그거 피부 재생에도 좋아!"
"뼈 재생은?"
"어... 좋을걸?"
"...'좋을걸'이면 안 되지 않아?"
"에이~ 그래도 지금 환자들한테 인기 좋다고?"
...그럼 좋은 거 맞잖아!
참고로, 아직까지 병원에 있다.
언니는 거의 휴직 상태라 딱히 환자를 보거나 그러진 않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랑 같이 있는 이 방을 나가지 않는다.
물론... 다른 직원들도 이 방만큼은 출입 불가.
즉! 이 센트럴 병원에서 나랑 언니만 유일하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곳!
"근데 있잖아 언니."
"응?"
"이 방 침대 왜 이렇게 커? 나 없었을 때는 언니 혼자였잖아."
"아아, 내가 뒹굴 거리는 걸 좋아해서 큰 침대로 산 거야. 잠꼬대도 심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덥석- 와라아악-
"이렇게... 세라를 안고 있어도 공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행복해~"
"우으으..."
가, 갑자기 그렇게 공격하는 게 어딨어어...
...나도 좋아.. 헤헤.
즐길 수 있을 때... 잔뜩 즐겨야지.
이제... 한 650일 정도 남았으니까.
이거 붕대 풀자마자 여행...
...못 가는구나. 그때도 겨울이라.
여행은 600일 넘어가야 갈 수 있을 거 같고..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나도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이게 어쩔 수 없다고...
치이이익...
"앗, 끝났다."
"그러게."
다리에 끼고 있던 기계가 제한시간이 끝나자 자동으로 풀렸고,
찰그락-
언니가 가져가서 다시 충전한다.
"그래서 이제 뭐 할래 세라야?"
"으으으음..."
진짜 뭐 하지... 지금 할 것도 없는데...
최근에 계속 누워있어서 오늘도 누워있기는 좀 그렇고...
산책? 언니 힘들잖아.
운동은... 다리가 이래서 못 하고. 아니, 애초에 하기도 싫어!
야한 거..?
...안 돼, 언니가 중독되면 아예 안 해준다고 했어.
흐으으음...
"언니, 보드게임 있어?"
"보드게임? 당연히 있지?"
"그럼 보드게임 할래!"
생각해보니까 보드게임이 있었어!
시간 빠르게 보내는 건 보드게임 만한 게 없다고!
"어떤 거 할래? 종류는 다 있어."
"으으음... 그러면 젠가랑 우노!"
"알겠어~ 조금만 기다려?"
드르륵- 쿵-
헤헤, 보드게임 재밌겠다...!
언니랑 보드게임도 처음 해보고... 침대에 앉아서 놀아보고도 싶었어!
언니가 나 과자 먹게 해주려나... 과자 먹으면서 하고 싶은데...
요즘에 언니가 나 식단 관리하고 있단 말이야...
장어때만 하더라도 좋았는데...
드르륵-
"어..언니.."
"으응?"
"나... 과자 먹어도 돼...?"
저벅저벅- 투욱-
...안 되나 보네......
"헤헤, 짜잔~!"
"어..어?"
언니가 말없이 내 옆에 보드게임들을 놔두고 뒤로 빠지길래 뭔가 했는데...
언니 손에 콜라랑 팝콘이 들려있어...!!!
"후후, 세라가 원할 줄 알고 미리 가져왔지~"
"언니...!"
쭈욱-
지금은 내가 못 걸으니까... 언니한테 팔만 쭉 뻗는다.
꼬오오옥-
그런 내 모습을 본 언니는 날 안아주고,
스윽스윽-
날 천천히 쓰다듬어준다.
"다..다 먹게 해줄 거지..?"
"그럼~ 저번처럼 과자 8봉지를 동시에만 먹지 않으면 언니는 먹게 해줄 거야~"
"으..응..."
...그래서 내 과자들 봉인 당한건가?
와르륵-
"흐흥~"
언니가 젠가를 까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팝콘도 까서 옆에 놔준다.
"자...! 안 내면 진다 가위바위..."
""보!!""
언니는 주먹을 냈고, 나는 가위!
...졌는데?
"세라가 먼저 뽑아!"
"으..응!"
조심조심... 젠가에 손을 대서 가장 편하게 뺄 수 있는 왼쪽 블록을...!
쏙!
"휴우..!"
"으흠~ 올려야지 세라야!"
"이..이거 올리기까지 해야 해..? 그냥 뽑으면 되는 거 아니었어...?"
"에이~ 그러면 재미없지! 그리고 원래 젠가는 뽑으면 위에 올려놔야 되거든!"
우..우으으으...
덜덜덜덜...
툭-
"휴우!"
"이번엔 언니 차례~"
그리고, 언니도 마찬가지로 여유롭게 블록 하나를 빼고, 젠가 꼭대기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계속 쌓고, 나중에 뽑을 거 없을 때 위에 걸 뽑으면 되는 건가?
"흐으으...!"
얍!
"뽑았다!"
"헤에~ 세라야, 그렇게 신 나하다가 젠가 한 번 치면은 그대로 무너진다?"
"헤에엑!"
그..그건 안 돼...
"아, 그리고 소원 내기하자!"
"소원..?"
"응, 이런 게임에는 소원권 하나 있어야 재밌잖아?"
...그렇긴 하지?
"좋아... 나 이제 제대로 할 거야!"
"지금까지는 아니었어?"
"응!"
방금까지는 즐기면서 했고! 이제 하나 걸렸으니까 진심으로 할 거야!
다시 떨리는 손으로 블록을 하나 다시 빼고..
흔들흔들...
"으아아아...!"
"제발 제발!"
.......
휴우우우!!
다행이다아아...
툭...
스윽-
와작와작-
승리에 팝콘은 맛있어!
...아직 승리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성공했으니까~
그나저나 역시 카라멜 팝콘이야... 너무 맛있어...
와작와작...
"흐으음..."
"...아니지 언니?"
뭔가, 지금 언니 눈이... 저 가운데 하나만 남아있는 블록에 눈이 가 있는데...
저거 빼는 거 아니겠지?
"세라야, 잘 봐."
"아..아니지..?"
그리고 언니가 그 블록을 잡고...
"도박은! 목숨을 걸어야 되는 거야!!"
쑤우욱-!
툭-
"대..대체 뭐야...?"
"후후후! 이게 언니야!"
언니가... 진짜 그걸 뽑았어...
그 가운데에 있는 그 블록을 뽑아서 위에 올려놨다고..!
심지어 젠가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어! 언니가 빼자마자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그대로 내려왔다고!
...나 언니 못 이기겠는데...?
내가 만약에 사이드에 있는 블록을 다 빼고...? 가운데만 언니가 뽑는다면...?
...나 졌는데?
그러다가 언니 턴이 끝나고 가운데에 하나만 남아았으면...
나 그거 못 뽑는데...?
"에..에잇..."
쏙- 툭-
"흐흥~"
투욱-
점점... 블록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블록은...
"우..우으으으...."
"세라야 할 수 있어!"
내가 최악이라고 생각한... 가운데에 있는 블록..
덥석...
"흐으으...!!"
쑥-!
"됐ㄷ...!!!"
우르르르르-
"...안 됐다..."
"언니가 이겼네~"
우으으... 그래도 안전하게 내려왔는데...
갑자기 중심을 잃고... 젠가가 쓰러졌어...
"언니... 그래서 소원은...?"
"지금부터... 나랑 같이 자!"
"에...?"
어디보자 시간이...
'12:42'
"...낮잠이야?"
"응!"
그럼 뭐..."
푸우우욱-
"헤헤헤..."
"하아아... 따듯하다..."
결국엔... 언니랑 이렇게 자고,
"...언니, 나 잠이 안 와."
"낮잠을 너무 오래 잤나?"
저녁엔 잠을 아예 못 자서... 밤을 새버렸다.
그래도 행복했어.. 언니한테 안겨서 있었으니까. 헤헤.
결국엔 젠가만 플레이하고 우노는 버리고 잠들어버린 세라와 메리...
응애, 세라는 아가야. 푹 자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