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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고자 했다.

수선의 길을 걷는 고귀한 자들이 되고자 했다.

마침 내게는 쌍영근이라는 희귀한 영근이 있었다.


“..드디어 나도..!”


신선이 될 수 있다.


감격에 겨운 나는 나의 수선을 일기로 남기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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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당했다.

팔이 하나가 잘려나갔으나, 나를 데려가기로 한 성천종이라는 문파에서 나를 치료해주었다.


“어째서..”


얼마 후, 나를 습격한 자가 고문을 당해 습격의 이유를 털어놓았다.

질투나서.


나를 습격한 이유는 고작 질투 때문이었다.

그는 오영근을 가지고 있는 성천종의 외문 제자였고, 쌍영근인 나를 보며 시기심을 가졌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도를 닦는 신선이..수선자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찌 질투심 때문에 그러한 짓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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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천종에 도착했다.

하늘은 검을 타며 날아다니는 자들이 차지했고.

땅에는 막대한 영기가 서려있었다.

또 외문의 장로라는 자를 만났는데, 엄청난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내일부터 성천종의 외문제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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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외문의 장로를 만났다.

그의 직책은 무각주.

외문제자들을 가르치는 이였다.

역시나 강해보였다.


오늘은 간단하게 수선의 경지에 대해서 배웠다.

생각보다는 복잡하지 않았다.


우선 첫 번째로, 연기기.

가장 낮은 단계이며, 영기를 느끼고 몸에 쌓는 단계이다.


둘째로 축기기.

몸에 정순하기 그지없는 영기가 흐르는 단계이다.

이때부터, 전투력과 수명이 급격히 상승한다.

축기기에 오른다면 물을 불로 바꾸거나, 잘린 신체부위를 수복하는 듯 다양한 기예을 선보일 수 있다.


셋째로 금단기.

온 몸의 영기를 금단이라는 구체로 압축하는 경지.

이때부터는, 단신으로 거대한 괴력난신을 만든다던지, 부보를 제작한다 던지 하는 확실하게 인간을 벗어나는 짓을 할 수가 있다.

또한 대략 천 년의 수명을 부여받는 다고 한다.

성천종의 내문 장로들이 다다른 경지이며, 수도계에서도 대우받는 경지이다.


나는 여기까지 배웠다.

더 이상은 알아도 쓸모가 없을거라나?

내일은 성천공의 공법을 수련한다.

“기대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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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속성 공법 중 하나인 ‘수성공‘을 배웠다.

몸에 어떠한 기운이 쌓여가는 것이 신기했다.

이로써 나는 수도계에 입문했다.

지금은 비록 연기기에 불과하나, 끝에는 신선이 되고야 말리라.

아, 그리고 오늘은 친구를 한명 사귀었다.

이백상이라는 놈이었는데, 빌어먹게도 잘생겼다.


“하하! 꼬우면 너도 잘생기던지!”


비록 이래도 좋은 놈이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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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가 걸렸다.

또다시 나의 영근을 질투한 놈들의 짓이었다.

맞았다.

또 맞았다.

백상도 나의 친구라는 이유로 맞았다.

백상도 쌍영근이었다.


“하, 잘나신 쌍영근들은 끼리끼리 노는군!”


폭행자들은 삼영근.

그러나 놈들은 축기기에 올라, 곧 내문에 들어갈 놈들이었다.

분했다.

어찌 신선이라는 자들이 이런단 말인가.

신선이라는 이름에 입혀진 환상이 깨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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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던 자들이 내문제자들이 되었다.

나는 이제 그들을 사숙이라 불러야만 한다.

그들이 나를 괴롭혔음에도.


“…”


이게 맞는 건가.

나와 백상은 묵묵히 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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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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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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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이 웃긴 농담을 건냈다.

성천이 망하면 낙천이라고.

…이게 웃기면 안 되는데.

나의 소중한 사문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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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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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입문한지 10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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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친구를 사귀었다.

이름은 상주.

놈은 삼영근이었다.

좋은 놈이었다.


“하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놈이었다.

…나를 괴롭히던 놈들도 처음에는 이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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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어쩌다보니 쌍수공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영근놈들이 내문 제자중 하나인, 유아린이라는 여자를 가지고 말하는 음담패설에서 나온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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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영근놈들이 사라졌다.

나는 놈들처럼 말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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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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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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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성공 2성에 올랐다.

느낌 상으로는 곧 삼성에도 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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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날에 개최대는 수선자들의 시장에 대해 들었다.

영석이라는 영기를 가진 돌이 기본 재화라던데.

나는 그것이 없다.

슬슬 임무를 받아볼까.


9/27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수성공 3성, 연기기 2성에 올랐다.

나의 친우들 중에서 내가 가장 빨랐다.


9/28

내문 제자들의 범인 가족을 호위하는 이틀짜리 임무를 맡았다.

보수는 영석 세개.

이건 많은 양일까?


9/30

임무가 끝났다.

내일은 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한번 친구들과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