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각 저는 공원 벤치에 누워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올려다본 밤 하늘은 유명 사진 작가들이 찍은 사진들 만큼 별들로 반짝이지도 달이 예쁘게 떠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휴대폰을 쥔 오른손을 하늘로 뻗어보았습니다.

휴대폰의 화면과 맞대어 보니 광할한 밤하늘에 비해 휴대폰의 6.4인치 디스플레이는 너무나도 작아 보였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이 조그마한 화면으로 세상을 들여보려했었던 제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미련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찌나 부끄러웠던지 너무 창피해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러자 이내 깨닫게 되었습니다 .


나는 여태 내 손으로 내 눈을 가리고 있었구나 휴대폰의 조그마한 화면으로 내 눈을 가려 저 넓은 세상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 이구나.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보았던 것이 아니라 깜깜한 칠흑을 보고 있었기에 아무것도 보지 못해서 아무 것도 보지 않았기에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기에 모든 것을 보았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였구나.


결국 제가 보았던건 저 넓은 하늘이 아니라 내 손바닥 안안이였습니다. 저는 손바닥을 하늘로 가리려한 멍청이를 비웃으며 제 눈을 두 손으로 가린 머저리였습니다. 


우수한 자신이라는 망상에 취해 제 얼굴에 씌워진 멱목도 눈치채지 못한 머저리 중의 머저리 말입니다.


한동안 저는 깊은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서라도 깨달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봉투를 뒤집어쓴 우스운 광대꼴은 피하겠다 하는 깊은 안도감을 말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고개를 땅바닥에 처박고 멍하니 땅만을 바라보다 그러다 문득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밤 하늘은 처음 올려다 보았을때와 별반 다르진 않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속에 무언가가 채워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제서야 발 걸음을 땔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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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적었던 글 같은데 최근에 문서 뒤지다가 찾았음. 그때는 아직 감성적인 아이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