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신력은 검자루와도 같습니다.
잘못 힘주어 치면 휘거나 이가 나가고, 잠시 긴장을 풀었다가는 바닥에 날이 쓸려 쓰지 못하게 됩니다.
또, 너무 험하게 사용하면 금이 가, 고쳐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매일 신경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녹이 슬어 버리고 맙니다.
검에 있어서, 녹이 슨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녹이 슬었다는 것은 주인이 돌보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고, 앞으로 본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리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녹은 한번 슬기 시작하면 대부분 전부를 부식시킬때까지 멈추지 않고 쇠를 좀먹습니다.
그러나 검의 주인은 아마 이것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검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를 죽일 일이 없다는 것이고, 신경을 쓸 일이 하나 줄어든 것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앞으로의 인생은 평화로울 것이라는, 일종의 낙관의 징표가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검의 주인이 어떻게 될 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미래의 그는 다시 검을 뽑아야만 할 때가 오면, 틀림없이 녹이 슨 검을 보고 망연자실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검의 주인처럼 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돌바닥에 쓸려 이가 나가고, 또는 험하게 써서 금이 갈지언정, 우리의 정신력에 녹이 스는 것만은 절대로 가만두어서는 안됩니다.
무난하고 평안한 일상이 지속되더라도, 당장의 평화를 만끽함과 동시에 항상심을 가지고 당신의 정신력을 기름칠하고 갈아두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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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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